수의 비밀
한용운
나는 당신의 옷을 다 지어 놓았습니다.
심의(深衣)*도 짓고, 도포도 짓고, 자리옷도 지었습니다.
짓지 아니한 것은 작은 주머니에 수놓는 것뿐입니다.
그 주머니는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짓다가 놓아두고 짓다가 놓아두고 한 까닭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가 없는 줄로 알지마는, 그러한 비밀은 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
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가 나와서 나의 마음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는 그 주머니에 넣을 만한 무슨 보물이 없습니다.
[B] 이 작은 주머니는 짓기 싫어서 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짓고 싶어서 다 짓지 않는 것입니다.
*심의: 신분이 높은 선비들이 입던 웃옷.
해제
이 작품은 임이 부재하는 현실을 감당하며 재회를 준비하는 화자의 모습을 통해,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 시이다. 화자는 임의 옷에 수를 놓으며, 임을 사랑하는 데서 오는 아픔을 감내하고 임에 대한 사랑을 성숙시켜 가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경어체를 바탕으로, 임의 옷을 짓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화자의 태도를 통해 화자의 내면적 심리를 형상화하고 있다.
주제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구성
•1연: 옷을 지어 놓았으나 주머니에 수놓는 것은 미루는 화자
•2연: 주머니를 짓다가 놓아두는 까닭
나는 당신의 옷을 다 지어 놓았습니다.(당신에 대한 사랑)
심의(深衣)*(신분이 높은 선비들이 입던 웃옷)도 짓고, 도포도 짓고, 자리옷도 지었습니다.
짓지 아니한 것은 작은 주머니에 수놓는 것뿐입니다.(당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마지막 순간)/당신의 옷을 다 짓고 주머니에 수놓는 것만 남겨 둠
그 주머니는 나의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그리움)
짓다가 놓아두고 짓다가 놓아두고 한 까닭입니다.(못 지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안 지은 것임)
다른 사람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가 없는 줄로 알지마는, 그러한 비밀은 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수의 비밀 – 계속 짓고 싶어서, 주머니에 넣을 만한 보물이 없기 때문에)
나는 마음이 아프고 쓰린 때에 주머니에 수를 놓으려면,(이별의 상황으로 힘들 때, 사랑을 완성해 가는 과정) 나의 마음은 수놓는 금실을 따라서 바늘구멍
으로 들어가고, 주머니 속에서 ㉡맑은 노래(임과의 이별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회를 바라는 화자의 마음을 드러냄)가 나와서 나의 마음(아프고 쓰린 마음)이 됩니다.(순수한 사랑)
그리고 아직 이 세상에는 그 주머니에 넣을 만한 무슨 보물이 없습니다.(당신을 만날 때까지는 수놓기는 계속 될 것이다)
[B] 이 작은 주머니는 짓기 싫어서 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짓고 싶어서 다 짓지 않는 것입니다.(역설법. ‘짓고 싶음’과 ‘짓지 않음’이라는 화자의 모순된 태도를 드러냄. 이러한 모순적 태도는 임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면서 임과의 재회를 소망하는 화자의 내면을 드러냄과 동시에 임과의 재회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드러냄. 주머니에 수를 놓는 일이 당신을 기다리는 유일한 행위이기 때문이다)/수놓은 과정에 담긴 의미와 주머니에 수늘 놓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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