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람 소리
신석정
대바람 소리
들리더니
소소한 대바람 소리
창을 흔들더니
소설(小雪) 지낸 하늘을
눈 머금은 구름이 가고 오는지
미닫이에 가끔
그늘이 진다
국화 향기 흔들리는
좁은 서실(書室)을
무료히 거닐다
앉았다, 누웠다
잠들다 깨어보면
그저 그런 날을
눈에 들어오는
병풍의 '낙지론(樂志論)'을
읽어도 보고······
그렇다
아무리 쪼들리고
웅숭거릴지언정
대바람 타고
들려오는
머언
거문고 소리 ······
핵심 정리
1. 갈래 : 자유시. 서정시
2. 주제 : 세속적 부귀영화를 초월하는 삶의 여유,
은둔과 달관의 삶에 대한 다짐,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
3. 표현상의 특징
- 공감각적 심상 : 청각의 시각화, 후각의 시각화
- 생략법 : 여운을 남기는 효과
- 깨달음이 드러남 (= 인식의 전환) : 그렇다!
- 인용 : "어찌 제왕의 문에 듦을 부러워하랴." - 화자의 태도를 효과적으로 나타냄
시의 구성
1. 1연 - 창을 흔드는 대바람 소리
2. 2연 - 대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창가(싸늘하고 스산한 겨울 풍경)
3. 3연 - 서실에서의 화자의 삶의 일면
4. 4연 : 병풍의 낙지론(樂志論)을 읽는 화자
5. 5연 : 세속적 부귀영화를 거부하는 삶에 대한 다짐
6. 6연 : 거문고 소리를 음미하는 삶(안빈낙도의 삶) 대한 다짐
감상
신석정의 <대바람 소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를 통해 삶에 대한 화자의 깨달음을 보여주고 대나무의 곧은 기상과 굳은 절개를 시정신의 바탕으로 삼아 세속적 부귀영화를 초월한 은둔자로서의 한중진미(閑中眞味)를 노래하고 있는 시이다. 비록 생활은 궁핍할지라도 대바람 소리와 함께 지내는 여유로운 생활 속에서 세속의 부귀영화(제왕의 문)가 부러울리 없다는 것이다. 대바람 소리는 국화향 거문고 소리와 함께 시적 화자의 그러한 기상과 여유를 드러내고 있다.
시 속에서 좁은 서실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며 내적 갈등을 겪던 화자는 '낙지론'을 읽었는데 이것은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은둔의 삶을 살아갔던 중장통이 지은 글이다. 화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가난하고 궁핍한 삶이어도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는 자족(自足)의 태도를 깨닫고 세속적 부귀영화를 초월한 여유로운 삶에 대한 다짐과 의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화자의 깨달음은 '대바람 소리', '거문고 소리'와 같은 청각적 심상과 '국화향기'의 후각적 심상을 통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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