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만파식적(萬波息笛) -남편에게, 김승희 [현대시]

Jobs 9 2022. 3. 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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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萬波息笛) -남편에게

김승희

더불어 살면서도

아닌 것같이,

외따로 살면서도

더불음 같이,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간격을 지키면서

외롭지 않게,

외롭지 않으면서

방해받지 않고,

그렇게 사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두 개의 대나무가 묶여 있다

서로간의 기댐이 없기에

이음과 이음 사이엔

투명한 빈자리가 생기지,

그 빈자리에서만

불멸의 금빛 음악이 태어난다

 

그 음악이 없다면

결혼이란 악천후,

영원한 원생동물처럼

서로 돌기를 뻗쳐

자기의 근심으로

서로 목을 조르는 것

 

더불어 살면서도

아닌 것같이

우리 사이엔 투명한 빈자리가 놓이고

풍금의 내부처럼 그 사이로는

바람이 흐르고

별들이 나부껴,

 

그대여저 신비로운 대나무피리의

전설을 들은 적이 있는가?……

외따로 살면서도

더불음 같이

죽순처럼 광명한 아이는 자라고

악보를 모르는 오선지 위로는

자비처럼 서러운 음악이 흘러라……

 

 

1. 성격 : 관조적, 비유적, 상징적

2. 표현상 특징

(1) 수사의문문과 생략 부호를 사용하여 여운과 강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수사의문문(修辭疑問文)=반어 의문문(反語疑問文) : 문장의 형식은 물음을 나타내나 답변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강한 긍정 진술을 내포하고 있는 의문문. 예를 들어 '철수한테 책 한 권 못 사 줄까?'의 '못 사 줄까'는 '사 줄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2) 전통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3) 역설적인 표현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관조하고 있다.

(4) 비유법을 사용하여 의미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은 ‘만파식적’을 소재로 아내와 남편의 관계를 대나무에 비유한 작품으로서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는 아내와 남편 간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함을 담고 있다.

3. 주제

(1) 적절한 간격을 통한 아름답고 조화로운 부부관계에의 소망

(2) 독립된 인격체로서 더불어 사는 부부의 모습

 

시의 구성 

[1연] 더불어 살면서 외따로 사는 삶에 대한 의문
[2연] 더불어 살면서 외따로 사는 삶에 대한 긍정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유대감을 잃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
[3연] 투명한 빈자리(적절한 거리)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음악
[4연] 적절한 간격이 없는 결혼 생활의 부정적 모습
[5연] 적절한 간격이 있는 결혼 생활의 긍정적 모습
[6연] 적절한 간격이 있는 결혼 생활에 대한 소망
-만파식적 고사에서 깨닫게 되는 아름다운 부부의 관계

 

시어

*더불어 살면서도/아닌 것같이,

: ① 부부가 함께 살면서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모습

  ② 부부가 서로의 차이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

*외따로 살면서도/더불음 같이,

: 차이점을 인정하며 독립적으로 살면서도 함께 어우러져 사는 모습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 더불어 사는 삶과 외따로 사는 삶의 공존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

*간격 : 부부가 원만한 관계(삶)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심리적 거리를 의미(긍정적)

*외롭지 않게, : 서로에게 무관심하거나 배려가 없지는 않게

*방해받지 않고, : 그러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그렇게 사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면서 서로를 배려하며 아껴주는 사는 삶

 

▶ 만파식적(萬波息笛)과 그 전설

(1) 고전(古典)에 전하는 신라의 신적(神笛)으로 왕이 이 피리를 부니 나라의 모든 근심과 걱정이 해결되었다고 전해진다.

  ‘만파식적’은 설화에 전하는 일종의 가로피리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의하면 신라 제31대 신문왕(神文王)은 아버지 문무왕[文武王 태종 무열왕(김춘추)의 맏아들]을 위하여 동해변에 감은사(感恩寺)를 지어 추모하였는데, 죽어서 해룡(海龍)이 된 문무왕과 천신(天神)이 된 김유신(金庾信)이 합심하여 용을 시켜 동해(東海) 중의 한 섬에 대나무를 보냈다. 이 대나무는 낮이면 갈라져 둘이 되고 밤이면 합하여 하나가 되는지라, 왕은 이 기이한 소식을 듣고 현장에 거동(擧動)하였다.

  이때 나타난 용에게 왕이 대나무의 이치를 물으니, 용은 “비유하건대 한 손으로는 어느 소리도 낼 수 없지만 두 손이 마주치면 능히 소리가 나는지라, 이 대도 역시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나는 것이요…… 또한 대왕은 이 성음(聲音)의 이치로 천하의 보배가 될 것이다……”라고 예언하고 사라졌다. 왕이 곧 이 대나무를 베어서 피리를 만들어 부니, 나라의 모든 근심·걱정이 해결되었다 한다. 그리하여 이 피리를 국보로 삼았는데, 제32대 효소왕(孝昭王) 때 분실하였다가 우연한 기적으로 다시 찾게 된 후 이름을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이라 고쳤다고 한다. 대금(大笒)의 기원을 이 만파식적에 두는 사람도 있으나, 이미 이전에 삼죽(三竹 대금, 중금, 소금)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 설화에는 신라가 삼국통일 이후, 흩어져있던 백제와 고구려 유민의 민심을 통합해 나라의 안정을 꾀하려 했던 호국 사상이 담겨 있다.

(2) ‘무수한 파도를 잠재우는 피리’라는 뜻으로, 순탄하지 아니하고 어수선하게 계속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나 시련을 없애서 세상을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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