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생의 감각, 김광섭 [현대시]

Jobs 9 2022. 3. 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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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감각

김광섭

여명(黎明)의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빛은 장마에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개관

- 제재 : 생의 감각
- 주제 : 생명의 신비로운 부활

- 성격 : 감각적, 상징적
- 표현 : 의식의 세계와 죽음의 그림자가 여러 사물을 통하여 구상화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여명 → 밤의 절망에서 아침의 희망으로의 전이를 상징하는 것으로, '부활'의 시간적 출발점에 해당함.
1연 → 청각과 시각의 표현을 통해 생명의 부활을 감각적으로 환기시켜 줌.
2연 → 내가 존재함으로써 세계가 비로소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제시함. / 공동체적 삶에서는 상대적으로 서로의 의미가 드러나지만, 그 궁극적 의미는 개체로서의 생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깨달음을 제시해 줌.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 병고로 쓰러졌을 때, 삶에 대한 회의와 절망을 느낌.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 아픔이 끝나고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됨.
가슴에 뼈가 서지 못했다 → 삶에 대한 의욕과 의지가 왕성하게 회복되지 못함.
푸른빛은 장마에 /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 생의 의미에 대해 허무와 절망을 느끼고 있음을 감각적으로 표현함.
깨진 하늘, 장마, 흐린 강물 → 절망(병고)의 체험
무너지는 둑 → '절망의 끝'을 상징.
채송화 → 고통과 절망으로 이어진 투병 체험 속에서, 화자에게 생명의식을 환기시켜주는 강렬한 생명력을 상징함.   '소생과 부활의 생명 의식'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다시 깨어난 첫 새벽에 느끼는 삶의 감각
- 2연 : 내가 존재함으로써 세계가 비로소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깨달음
- 3연 : 죽음의 체험에서 겪은 절망감
- 4연 : 극적인 소생의 과정 회상(절망의 극복과 강렬한 삶의 의지)

 

이해와 감상
이 시는 1965년 고혈압으로 쓰러져 일주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다시 소생한 체험을 구상화한 작품이다. 여기서 '생의 감각'이란, 생에 대한 자각인 '부활'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시에는 인생론적인 면과 소생 과정의 극적인 면이 동시에 수용되고 있다. 고통과 절망으로 이어진 투병 체험 속에서 새롭게 발견하게 된 생명의 의미와 인간 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동사에 나타난 시제를 유심히 살펴보면 1연과 2연에서는 현재형 시제가 사용되었으나 3연에서는 과거형 시제가 쓰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로 보아 3연의 내용은 병마에 시달렸던 지난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추리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기슭에 피어 있는 채송화가 '나'에게 생의 감각을 흔들어주었다는 것은, 채송화가 '나'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존재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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