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광장, 김광균 [현대시]

Jobs9 2022. 3. 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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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김광균

비인 방에 호올로

대낮에 체경(體鏡)을 대하여 앉다

 

슬픈 도시엔 일몰이 오고

시계점 지붕 위에 청동 비둘기

바람이 부는 날은 구구 울었다

 

늘어선 고층 위에 서걱이는 갈대밭

열없는 표목(標木) 되어 조으는 가등(街燈)

소리도 없이 모색(暮色)에 젖어

 

엷은 베옷에 바람이 차다

마음 한 구석에 벌레가 운다

 

황혼을 쫓아 네거리에 달음질치다

모자도 없이 광장에 서다

 

 

주제 : 도시 속에서 느끼는 개인의 고독과 불안

 

작품 감상

이 시는 도시 문명 속에서 개인이 겪는 고독감과 불안감을 표현한 작품이다. 화자는 ‘비인 방’에 ‘체경(거울)’을 대하여 앉아 고독감을 느낀 후 황혼 무렵 낯선 ‘광장’으로 달음질쳐 나온다. 화자는 차가운 바람에 의식이 깨어 광장에 모자도 없이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이는 화자의 고독감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도시의 풍경을 표현하였으며 시간적, 공간적 이동이 시상 전개의 축을 이룬다. 어둡고 차가운 도회지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급격한 도시화를 맞이하는 화자의 쓸쓸한 내면 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시의 구성

[1연] 혼자 있는 공간에서 느끼는 고독감

[2연] 일몰이 오는 도시의 풍경

[3연] 도시에 황혼이 찾아드는 모습

[4연] 도심 한복판에서 느끼는 슬픔

[5연] 모자도 없이 광장에 선 자신을 발견하는 불안감

 

시어

*체경(體鏡): 몸 전체를 비추어 볼 수 있는 큰 거울

*슬픈 도시: 도시를 대하는 화자의 고독감, 슬픔의 심리 상태가 투영된 표현

*청동 비둘기: 3연의 ‘가등’과 함께 도시의 풍경에 해당하며 화자가 도시에서 마주하는 이국적인 도시 문명을 나타냄.

*서걱:「부사」「1」벼, 보리, 밀 따위를 벨 때 나는 소리.

「2」눈 따위를 밟을 때 나는 소리.

「3」연한 과자나 배, 사과 따위를 씹을 때 나는 소리.

「4」갈대나 풀 먹인 천 따위의 얇고 뻣뻣한 물체가 스칠 때 나는 소리.

예) 방문 앞에 치맛바람이 서걱 소리를 내더니 젊은 여자 하나가 우뚝 와 서는 것이다.

*열없는 표목(標木) 되어 조으는 가등(街燈)

: ① ‘열없는’은 ‘좀 겸연쩍고 부끄러운’, ‘어설프고 짜임새가 없는’ 뜻

② ‘가등(街燈)’은 거리의 조명이나 교통안전, 또는 미관을 위하여 길가에 설치해 놓은 등. ‘거리 등’으로 순화. ‘표목(標木)’은 무엇을 표시하기 위하여 세우거나 박은 말뚝=푯말(標-)

③ 의인화

*모색(暮色): 날이 저물어 가는 어스레한 빛

*엷은 베옷에 바람이 차다: 계절적 배경을 짐작함.

*마음 한 구석에 벌레가 운다: 도시와 마주하는 화자의 슬픔이 투영된 표현이라 할 수 있음.

*황혼을 쫓아 네거리에 달음질치다

: ① 1연의 ‘비인 방’과 함께 공간적 배경에서 시상을 이끌어 내고 있음.

② 변해가는 도시와 마주한 화자의 태도, 즉 도시의 변화에 대해 화자가 느끼는 혼란스러움을 드러냄.

*모자도 없이 광장에 서다

: 4연의 ‘엷은 베옷’을 입고 ‘모자도 없이’ 광장에 섰다는 것은 어떠한 준비 과정도 없이 도시의 문명과 갑작스레 마주했음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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