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정주성, 백석 [현대시]

Jobs9 2022. 3. 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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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백 석

산(山)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빛이 외롭다
헝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城)터
반디불이 난다 파란 혼(魂)들 같다
어데서 말있는 듯이 크다란 산(山)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城門)이
한울빛 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개관

- 주제 : 역사적 허망함에도 계속되는 일상적 삶의 행위
- 성격 : 감각적
- 특성
① 평서형 종결어미로 끝맺어 형태적 통일성을 드러냄.
② 감각적(시각, 청각) 이미지가 두드러짐.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1연 → 시각적 심상과 청각적 심상을 통해 시적 상황을 제시함.
* 2연 →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여 공간의 분위기를 조성함.
* 3연 → 시간이 경과한 후에 일어날 상황을 예측함.
* 아즈까리 기름의 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고향의 적막감을 강조함.
*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터 →허망함의 정서
* 한울 → 하늘
* 청배 → 토종배인 청실배를 가리키는 말
*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 '또'와 연결되면서, 허망감 속에서도 일상적 삶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줌.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산 중턱 원두막의 적막감
- 2연 : 폐허가 된 성터의 허망함
- 3연 : 일상적 삶의 행위

 

이해와 감상
폐허가 된 고향의 모습을 쇠락한 역사적 장소를 통해 보여준다. 역사적 장소인 정주성은 허망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작가는 그 속에서도 일상적 삶은 끈끈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이 시는 백석의 등단작이자 그의 초기 시 세계를 확연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정주성과 그 주위의 밤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정주성'은 형태가 온전히 남아 있는 성이 아닌, 성문은 헐려져 그 일부만이 남아 있을 뿐인 퇴락한 성이다. 화자는 그처럼 폐허가 된 성의 모습을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터'와 '헐리다 남은 성문이 / 한울빛같이 훤하다'라는 시각적 묘사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와 아울러 '정주성' 주위의 밤풍경들을 다채로운 감각적 이미지로 묘사함으로써 폐허가 된 성의 모습을 한층 실감나게 환기시키고 있다. '헝겊 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라는 청각적 묘사와, '반디불이 난다 파란 혼들 같다'와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와 같은 시각적 묘사가 바로 그것이다. 
'정주성'과 그 주위의 밤풍경들에 대한 이러한 다채로운 감각적 묘사는 폐허가 된 '정주성'의 풍경을 한층 을씨년스럽게 만드는 동시에 무너져 버린 역사의 허망함까지도 환기시켜 주고 있다. 다시 말해, 풍경 묘사는 단순히 유물로서의 '정주성'에 대한 정물적 풍경 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폐허가 된 '정주성'의 풍경으로부터 역사의 허망함을 환기시켜 주는 것이다. 
이 같은 풍경 묘사에 이어 마지막 시행에서 '날이 밝으면 또 메기 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라는 행위의 서술을 첨가시키고 있다. 여기서 '메기 수염 늙은이'의 모습은 폐허가 된 '정주성'의 모습과 절묘한 시적 대응을 이루어, '정주성'의 황폐함과 역사의 퇴락함을 더욱 실감나게 환기시켜 준다. 물론 이러한 모습의 유사성보다도 풍경 묘사에 이어 첨가된 인간의 행위가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즉 그 행위의 서술은 '청배'를 파는 것으로, 그것은 일상적인 삶의 행위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상적인 삶의 행위는 '또'라는 부사와 '올 것이다'라는 미래 시제와 관련 맺으면서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시는 역사의 허망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상적인 삶의 행위는 계속 이어진다는, 인간의 끈끈한 삶을 퇴락한 '정주성'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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