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고모네 집 뱃노래, 고은 [현대시]

Jobs 9 2022. 3. 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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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네 집 뱃노래

고은

구암리 샛강 고모네 집

갈대밭 사이

배 저어가는 뱃노래

배하고 뱃사공은 안 보이는데

그러나 문득 머리에 수건 동여맨

젊은 뱃사공 보이는데

젊은데 늙은 사람 목청 잘 나온다

 

휘영청 달도 잘도나 밝아라

노 저어라 노 저어

너울너울 칠산 바다

노 하나 저어 건너간다

반짝반짝 별도나 많구나

노 저어라 노 저어

강남길 멀고 멀어도

노 하나 저어 건너간다

 

고모네 갈대밭에서

나는 컸다

뱃노래 들으며 컸다

크면 눈물이 나오는지

그 노래 멀어져가며

나는 서러웠다

고모가 준 깻묵도 먹지 않고

노 하나 저어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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