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
1. 개념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사(Travelers Insurance Company)의 엔지니어링 및 손실통제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1931년도에 펴낸 「산업재해 예방 : 과학적 접근(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 A Scientific Approach)」에서 처음 밝힌 개념으로, 그는 약 5천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하여 하나의 통계적 패턴을 발견하였다. 한 건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와 관련 있는 소형 사고가 29회 발생하고, 소형 사고 이전에 징후들이 무려 300건이나 나타난다는 것으로 일명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2. 사례
1993년 10월 10일 전북 위도 해상에서 서해훼리호가 침몰하여 29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서해훼리호는 규정을 초과해서 화물을 실었다. 사고 한 달 전 해운항만청 안전검사에선 고장난 구명정이 합격 판정을 받았다. 휴가 간 항해사 대신 갑판장이 키를 잡았고, 승객 또한 221명 정원을 140명이나 초과한 361명을 탑승시켜 구명조끼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1995년 6월 29일 발생했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도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작은 사고와 징후들이 줄을 이었다. 옥상에 76톤이나 되는 설비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원래 설계하중의 4배를 초과하였을 뿐만 아니라 천장에 금이 가는 등의 작은 징후들이 수없이 포착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미한 징후들을 사소한 것으로 무시해 버렸으며,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에어컨 진동소리에 관한 고객들의 불만이나 벽의 균열에 대한 위험 경고 등이 있었고, 내부 직원들의 신고와 전문가 진단과 같은 작은 사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후와 작은 사고들을 무시한 결과 502명의 사망자를 포함하여 1천여 명의 사상자를 낳은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말았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도 하인리히의 법칙이 확인되고 있다. 짙은 안개 속에 출항한 세월호는 화물 적재 기준을 묵살했다. 과적 때문에 복원력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평형수를 제대로 채우지 않았다. 선장과 선원들은 안전훈련도 받지 않았고 구명벌은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는데도 한국선급은 불과 사고 2달전 이뤄진 안전검사에서 문제없다고 판정했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여객선 사용연한을 26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였다. 해양수산부도 무리한 증축을 막지 못하였다.
3. 1:10:100의 법칙
하인리히 법칙과 유사한 법칙으로 1:10:100의 법칙이 있는데, 세계적인 물류회사인 페덱스(Fedex)가 최상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법칙으로 불량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즉시 고치면 1의 원가를 들이기만 하면 되지만 책임소재를 두려워해서 불량 사실을 숨기게 되면 불량 상품이나 서비스가 기업의 문을 나서는 경우 10의 비용이 들고, 이것이 고객의 손으로 들어가 불평불만이나 클레임으로 연결되면 100의 비용이 들게 된다는 것으로 사소한 실수를 방치했을 때 그 비용은 10배, 100배로 커지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4. 평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하인리히 법칙은 마크 트웨인의 이러한 명언에 잘 부합하는 법칙으로 현재 산업재해에서 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과 사고, 실패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반면, 하인리히 법칙을 역으로 해석하여 逆하인리히의 법칙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사소한 성공 징후들을 미리 포착할 수 있다면 의외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대형사고의 우연성을 부정하고 사전의 노력을 통해 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입증하고 있으며 현재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대형사고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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