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특수상대성이론의 배경
A. 1895년 로렌츠는 빛의 속도가 관측자의 상대속도와 관계없이 항상 일정한 값으로 측정된다는 마이컬슨과 몰리의 실험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물체가 달리면 달리는 방향으로 길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의 피츠제랄드(George Francis FitzGerald, 1851~1901)도 같은 주장을 했기 때문에 이것을 로렌츠-피츠제랄드의 수축이라고 부른다. 로렌츠는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전자기학의 법칙이 같은 형식으로 나타내지기 위해서는 관성계마다 다른 시간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1899년 시간의 변환식을 길이의 변환식에 덧붙이고, 이것을 로렌츠 변환식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B. 아인슈타인은 로렌츠의 수축이 단순히 길이가 줄어드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의 특성과 관계된 좀 더 근본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운동하는 두 관성계에서 측정한 물리량을 상호 변환하는데 로렌츠의 변환식을 이용했다. 따라서 로렌츠 변환식은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적인 식이 되었다.
2. 특수상대성이론이 바탕으로 하는 두 가지 원리
A. 상대성 원리 :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632년 “두 체계에 관한 대화”라는 책에서 밖을 볼 수 없는 갑판 아래의 방에서는 어떤 실험을 해보더라도 배가 움직이고 있는지 서 있는지를 알아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지 상태와 등속운동 상태는 물리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우주 공간에 나만 남고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다면 내가 정지해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이 것을 상대성 원리라고 한다. 정지해 있으면서 측정한 물리법칙과 등속으로 달리면서 측정한 물리법칙이 같을 뿐만 아니라 속도를 제외한 물리량(측정된 양, 길이/면적/무게 등)도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속도가 달라지는 것은 상대방과의 거리의 변화를 나타내는 양이기 때문이다.
B. 광속 불변의 원리 : 마이컬슨과 몰리는 정밀한 측정을 통해 빛의 속도가 지구의 공전 속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일정한 값을 가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모든 관측자에게 빛의 속도가 같게 관측된 다는 것은 갈릴레이의 상대론, 더 나아가 (당시에) 200년 넘게 가장 완전한 물리법칙으로 생각해왔던 뉴턴의 역학이 옳지 않다는 것을 뜻했다.
3. 특수상대성 이론
A. 아인슈타인은 우선 누구에게나 항상 빛의 속도는 같다는 광속 불변의 원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등속 운동하는 관측자에게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되어야 한다는 상대성 원리를 받아들였다. 단, 이 두 가지가 사실이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측정한 물리량이 달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B. 그리고 이 달라지는 물리량을 환산하기 위해 로렌츠 변환식을 제안했다.
C. 위의 로렌츠 변환식은 정지해있는 관측자가 측정한 물리량을 x방향으로 v의 속도로 달리는 관측자가 측정한 양으로 환산하는 식이다. 그러니까 특수상대성이론은 한 마디로 말해 [모든 관성계에서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하고, 빛의 속도가 일정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운동 상태에 있는 관측자가 측정한 물리량이 달라야 한다]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상대성 원리와 빛의 속도를 위해 물리량을 희생시킨 이론인 것이다. 빛의 속도와 물리량 모두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인슈타인은 과감하게 빛의 속도를 선택했던 것이다.
4. 특수상대성이론의 의미.
A. 특수상대성이론은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여러 가지가 내포되어 있다. 물리량이 변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길이가 다르게 측정된다. 그리고 질량과 시간마저 다르게 측정된다. 이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마저 바꾸지 않으면 상대성이론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시간마저도 상대적인 양이 되어 버린 것이다.
B. 질량과 에너지가 서로 변환될 수 있다. 다른 상태에 있는 두 관측자에게 똑같이 운동량 보존 법칙이 성립하려면 질량도 관측자의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양이어야 한다. 속도가 빨라져서 빛의 속도에 다가가면 질량은 엄청나게 커진다. 정지해 있는 물체에 에너지를 가해 속도를 높이면 물체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한다. 뉴턴역학에서는 질량은 일정한 채 속도가 증가하여 운동에너지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속도가 빨라지면 질량이 증가해야 한다. 따라서 물체에 가해준 에너지의 일부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데 사용되지만 일부는 질량을 증가시키는데 사용된다. 다시 말해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량과 에너지 사이의 이런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E=mc2이라는 식이다.
C.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런 내용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빛의 속도와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입자들을 다루기 위한 필수적인 이론이다. 가장 큰 의미는, 기존의 역학 체계를 뒤흔든 혁명적인 이론이자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D.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은 등속도로 운동하는 관성계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아인슈타인은 가속도를 가진 관성계에도(대부분은 관성계이다) 적용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