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 과학 Applied 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초자극, 초정상 자극, 2차 보상, Super Normal Stimulus

Jobs9 2024. 3. 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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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극, 초정상 자극, SuperNormal Stimulus

 

심리검사 중 하나로 TCI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기질 및 성격검사)가 있다. 그 세부 영역 중 하나로 '자극 추구(Novelty Seeking)'에 대한 척도가 있다. 자극 추구란 '다양하고 독창적이고 복잡하며 강렬한 경험을 추구하는 것'인데 이 점수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의 경우 신체적, 경제적, 법적, 사회적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 암벽등반, 카레이서, 행글라이더 등 모험심이 강하고 위험을 동반한 취미생활을 가진 사람들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런 성향을 가진 회사 대표자의 경우 타 회사에 비해 새로운 제품 출시가 월등히 많을 가능성이 높다. 자극은 반응을 초래하게 되는데 자극 추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에 있어서 지루해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장 하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되면 견딜 수 없거나 이유를 알지 못하면 답답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자극 추구 성향이 적절하면 자신의 삶을 적절히 즐길 수 있지만 의도치 않게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오해를 사기도 하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초'라는 접두어이다. 초자극 문화, 초연결 시대, 초지능 시대, 초연결 플랫폼 등 그만큼 빠르고 세다는 의미로 붙여지는 듯하다. 여기에 나는 '초자극 시대'라는 말을 하나 더 얹어 놓고 싶다.   

비슷한 단어로 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i)이 있다.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를 쓴 디어드리 배릿은 인간이 비만, 섹스, 인형, 정크푸드, TV와 게임, 전쟁, 예술 등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너무 극단적으로는 해석하지 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초정상 자극에 쉽게 끌린다는 것이다. 초정상 자극이라는 용어의 등장은 1973년 콘라트 로렌츠와 함께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니코 틴버겐이 처음 사용한 것이라 한다. 초정상 자극은 정상적이지 않은데 실제 자극보다 과정 된 자극이라는 뜻이다. 동물이 그런 자극에 더 강하게, 쉽게 반응한다는 것을 틴버겐이 처음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동물행동학자로서 로렌츠는 거위를 통해 발견한 '각인효과(로렌츠가 신은 고무장화에 각인된 새끼 거위가 마치 제 어미를 쫒아 다니듯 떼 지어 로렌츠를 따라다님)'로 알려진 바 있다. 초정상 자극은 '위험한 자극'으로 해석하는 반면 동물과 동일하게 인간의 본능으로 보고 있다.  

큰 가시고기
큰 가시고기 수컷의 아랫배가 빨간색이다. 이 수컷은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침입자를 경계하지만 암컷(아랫배가 빨갛지 않은)이 오면 둥지로 유인하여 알을 낳게끔 허락하는 것이다. 그런데 암컷의 아랫부분에 빨간색을 칠하면 수컷인 줄 알고 공격을 한다는 건데 이런 원리를 살펴보면 초정상 자극은 정상적이지 않은 자극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것처럼 오인하여 강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이치이다. 

예를 들어 앞에 '마약'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더 자극적이다. 음식 이름 앞에 붙이거나 화장품 이름 앞에 붙여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 데는 성공적이다. 마약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금지하고 있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 노래 '총 맞은 것처럼'의 제목도 자극적이어서 더 듣게 되는 노래이다. 사랑의 상실을 '총 맞음'으로 표현하여 그 애절함을 전달하려는 시도이다. 

*모형 알을 치워버리자
디어드리 배릿은 눈에 띄게 잘 팔리는 것은 무엇이든 일종의 초정상 자극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과장된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디어드리 배릿은 술을 즐겨마시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 미디어를 즐겨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자연식을 하거나 정크푸드를 먹는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가 비슷하다고 한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환경을 설계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불가피하게 나열되어 있는 초자극들을 인식하고 거절할 수 있다. 초정상 자극에 휩싸이는 것은 동물적 본능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은 '본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 거짓 배고픔, 거짓 구매욕구, 거짓 성적 흥분, 불필요한 필요를 제거해야 한다. 사람들의 만족감은 경험에 익숙하다. 초자극에 민감한 채로 머문 채로 산다면 삶의 만성 염증을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이 초자 극적인 것에 민감했다면 그다음은 여러분의 선택이다. 그것만이 염증을 줄이고 건강함을 회복하는 길이다.  

 



초정상 자극, SuperNormal Stimulus
"인간의 뇌는 본래 영화감상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영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그건 영화제작자들이 - 알게 모르게 - 뇌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그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This is a long-held biology principle stating that rare and important stimuli in the environment (like energy-dense foods) become magnified and more desirable (or Super Normal) if made larger than expected—like a supersized order of French fries or the 1,400 kcal Monster Thickburger. Meat is a valuable and precious macronutrient in our evolutionary past, and half a heifer on a bun is visually exciting and stimulates the overall ingestive response. Several studies indicate that big portions excite the palate, and people just eat more. Although the super size phenomenon is waning, big portions are still the norm in many restaurants. Many of our favorite foods are supernormal combinations of salt, fat, and sugar that exceed anything available to our wandering ancestors. We evolved to crave these valuable and rare nutrients. Hence, we respond with an exaggerated eating response (hyperphagia) to the super normal sundae. 
Super normal stimuli exist in other avenues, such as the entertainment world. The cartoon drawing of Jessica Rabbit (from the movie Who Framed Roger Rabbit) and, to a more limited extent, Barbie, are popular examples of obvious accentuation of physical attributes beyond normal physiological probability, with the intent of enhancing female desirability. For a discussion on this phenomenon, see E. O. Wilson’s book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  
Brian Wansink, marketing professor at Cornell and author of Mindless Eating, has studied this phenomenon and found that portion size can even supersede taste as a driver of ingestion.13 Similar to the supersize phenomenon in fast food, he found moviegoers given popcorn in large buckets ate 34 percent more. 

현실 속의 살아 숨 쉬는 인간관계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버린 '텔레비전'이나 남자의 성적 본능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포르노그래피', 여성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멜로드라마'와 '로맨스 소설', 어떤 과일보다 달콤한 '사탕', 어떤 아기보다 눈이 큰 봉제 '동물인형', 지방과 당분과 탄수화물을 정제해서 만든 '정크푸드'와 '패스트푸드', 영역 본능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선전선동'과 맹목적 '이데올로기'....... 진짜보다 더 강렬한 매력을 지닌 이 모든 인공물은 중독과 집착 같은 인간의 과잉 행동을 유발하는 초정상적인 자극에 속한다. 인간이 만든 이 모조품들은, 우리가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 우리가 먹는 음식의 종류, 사랑하고 싸우는 방식, 심지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을 교란해왔다. 섹스, 음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 나아가서는 인류 문명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이러한 인공물들의 위험한 자극에서 인간은 왜 벗어나지 못할까?
이 책의 저자 디어드리 배릿은 음식, 섹스, 영역 보호 등을 위해 진화한 인간의 본능들이, 인구가 밀집된 도시, 기술혁신, 오염이 가득한 오늘날의 세계가 아니라 1만 년 전 사바나에서의 삶을 위해 진화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현대 식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기름진 음식, 설탕, 소금에 대한 간절한 욕구는 그런 물질들이 희소했고 한 조각이라도 발견하는 것이 생존을 좌우했던 사바나 생활을 위해 진화해온 것이다. 문제는 본능은 강렬하고, 진화는 더디다는 것. 굼뜬 진화는 현대생활의 급속한 변화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반면, 인간의 끈질긴 충동은 점점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모조품을 만들어내, 스스로 그 해악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진짜보다 더 강렬한 매력을 가진 모조품, '초정상 자극'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분석 

인간본능과 인간이 창조한 환경 사이의 급격한 단절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1930년대에 네덜란드의 노벨상 수상자 니코 틴버겐이 발견한 '초정상 자극' (Supernormal Stimuli)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초정상 자극들이 어떻게 비만, TV와 게임 중독, 그리고 지난 세기의 광포한 전쟁들을 일으켰는지 최초로 설명한다. 
니코 틴버겐은 동물의 본능을 진화시킨 원래의 실물보다 실험자가 만든 모조품이 그 본능을 더 강하게 자극할 수 있음을 확인한 뒤 '초정상 자극'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동물계에서 육아기생, 일명 탁란(托卵: 어떤 새가 다른 종류의 새의 집에 알을 낳아 대신 품어 기르도록 하는 일)으로 유명한 뻐꾸기를 보자. 이 새는 뱁새라고 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 자기 알을 밀어넣어 숙주로 하여금 그 알을 부화시키도록 만든다. 뻐꾸기의 알은 숙주의 알보다 약간 더 크거나 밝은데, 숙주는 제 알보다 뻐꾸기 알 위에 앉기를 더 좋아하고, 부화한 뻐꾸기 새끼의 넓적하고 붉은 입에 먹이를 물어다 준다. 거위가 자신의 알은 팽개치고 색, 크기, 무늬를 과장시켜 만든 모형알을 품는 것이나, 빨간색 배를 가진 물고기를 잠재적 공격 상대로 여기는 큰가시고기가 우체국 트럭을 보고도 공격 태세를 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멍청한 동물의 반사 본능 같지만, 사실 웃을 일이 아니다. 인간도 화려한 뻐꾸기 알에 속는 뱁새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구석기 시대의 성 본능, 섹스숍을 발견하다
우리의 본능은 반대 성의 가장 뚜렷한 특징과 가장 생식력이 높은 특징에 이끌린다. 단 몇몇 특징에서만 과장된 것을 선호하는데, 남자의 얼굴에서는 강한 턱, 여자는 도톰한 입술, 두드러진 광대뼈, 작은 턱, 아기 같은 얼굴, 큰 눈, 작은 코 등이다. 이 특징들을 제외하면, 매력은 평균에서 나온다. 가장 아름다운 여자 얼굴은 여러 여자들의 평균을 낸 다음 그것을 70퍼센트 택하고, 나머지 30퍼센트는 아기 얼굴 특징을 합성한 것이다. 신체 비율도 비슷하다. 궁둥이 대 허리 비율이 .7인 여자들이 매력적으로 꼽힌다. 
남자들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초정상 성적 자극'인 포르노그래피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과장된 크기의 가슴, 예쁜 얼굴, 가벼운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 나체나 반라의 젊은 여자를 보여준다. 포르노의 해악은 '포르노는 강간의 교과서'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폭력적이지 않다.(※ 50~52쪽 참조) 그러나 시간이 금이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유대의 결핍을 느끼는 세계에서, 시간, 정력, 실제 남녀관계의 가능성을 잡아먹는 것은 절대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벼운 섹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선호하는 남자와 달리 여자들은 한 번의 불가항력적인 데이트와 배우자 선택에 어울리는 아이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들에겐 두 종류의 매체가 초정상 성적 자극 역할을 하는데, 하나는 당신도 이상적인 매력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는 이미지와 충고, 또 하나는 로맨스 소설과 멜로드라마 같은 대리만족을 제공하는 매체다. 멜로드라마에 웃고 우는 진풍경은 불과 몇 세대 전만 해도 가능하지 않았다. 열병 반응은,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국한되었다. 그런 환상을 뒷받침하는 매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양육 본능, 귀여움만 진화시키다 
유아기의 특징이 성년까지 남아 있는 현상을 "유형성숙(neoteny)"이라고 한다. 진화생물학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귀여움"은 성인의 보살핌을 촉발하는 메커니즘이고, 이는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적응 형태다. 법정에 선 피고들 중에서도 얼굴에 유년기 특징이 남아 있으면, 유죄 선고를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 베이비 페이스에 끌리는 이유도 똑같다. 인간 아기를 입양하는 다른 동물의 예(※ 78~79쪽 참조)를 보면 동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포케몬과 헬로키티, 포켓펫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왜 유독 귀여움에 집착할까? '카와이(일본어로 '귀엽다'를 뜻함) 랜드' 일본에 대한 저자의 명민한 분석에 따르면 이렇다. 일본에서 유년기는 온갖 응석을 받아주는 시기다. 응석은 대개 어머니가 받아주지만, 사회도 받아준다. 일본의 출산율 저하도 또 다른 원인이다. 가정에서 보살필 아기가 줄어들면서 어른들의 본능이 귀여운 만화를 통해 충족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대표적인 노령화 사회인 일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노령인구가 증가하면 이성적으로는 노인을 보살피는 데 자원을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포켓펫을 위해 돈을 쓰게 만드는 양육 본능은 노인들을 보살피는 데로 좀처럼 돌려지지 않는다. 

푸드코트에서 길을 잃은 수렵채집인
구석기 시대 수렵채집인들은 수백 가지의 동식물을 먹으면서 완전단백질과 비타민을 넉넉히 섭취했다. 그러나 1만 년 전 농업이 등장하자 양상이 달라졌다. 즉 쉽게 재배하고 수확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식물들이 식단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쌀, 옥수수, 밀이 소비 칼로리의 대부분을 공급하게 되었다. 각각의 곡물은 적어도 한 종류의 필수아미노산이 결핍되어 있고, 체중 증가를 부채질하는 단순탄수화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1900년대 초 정미 방법이 도입되자, 거의 모든 곡물에서 대부분의 섬유소, 다량의 단백질, 비타민이 들어 있는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고기 지방도 버렸지만, 지금은 기름덩어리를 갈아서 햄버거에 끼워 넣어 먹는다. 사바나에서 희소한 자원이던 음식, 설탕, 소금에 대한 욕구는 인간이 '정제'하는 능력을 갖게 되자 고삐가 풀려버렸다. 

선전선동에 놀아나는 도살자 유인원
우리는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저자는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면 결코 불가능할 것이라고 회의한다. 그러나 절망적이지는 않다. 방어 본능과 공격 본능의 과도한 자극을 역전시키고, 평화와 화해의 충동을 일깨울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을 인터넷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공격성이 강한 남성 지도자들보다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여성 지도자를 더 많이 선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흥미로운 예시는 군대를 해산하고 그 돈을 환경 문제에 돌린 코스타리카의 경우다. 

텔레비전에 빠진 원시인
인간에게는 동작이나 소리처럼 갑작스럽거나 새로운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는 기본적인 본능이 있다. 이 반사행동을 정향반응이라 한다. 이것은 진화가 우리에게 물려준 유산의 일부다. 즉 잠재적인 포식자, 먹이, 적, 짝을 발견하고 평가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정향반응을 하는 사람 또는 동물은 눈과 귀를 자극 쪽으로 돌리는데, 그런 다음 동작이 얼어붙는 동시에 새로운 학습과 관련된 뇌 영역들이 더 활발해진다. 
텔레비전의 모든 시각적 기법은 정향반응을 일깨운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긴장에 도달한 뒤에는 학습과 주의 효과가 역전된다. TV를 많이 시청하는 아이들일수록, 주의력 결핍장애 같은 행동 문제를 더 많이 보이고, 평균적으로 학업 성적이 더 나쁜 것도 이 때문이다. 
텔레비전이 인지 문제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프렌즈]의 활기 넘치는 룸메이트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우정에 흠뻑 취하고,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서 평생 만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낭만적 모험을 경험한다. 스포츠는 움직임을 대신하고, 액션영화는 모험 본능을 충족시켜준다. 우리는 사회적인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텔레비전 프로가 제공하는 삶에 흠뻑 빠지지만 사실 얻는 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닌텐도 위스포츠처럼 신체적 운동을 요구하거나 사회적 활동을 촉진하는 소셜네트워크가 긍정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술과 경영, 지적 본능의 놀이터
지성이 복잡해짐에 따라 인간은 어떤 다른 동물에게는 아무짝에 쓸모없을 강한 열정에 사로잡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문제를 파헤치고 공격하면서 보상을 구했다. 게임과 퍼즐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일깨우는 초정상 자극의 가장 분명한 예다. 게임을 보면 풀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은, 귀여운 장난감을 보면 먹여주고 입혀주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잡지 중간의 사진을 보면 섹스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과장된 위협의 소리가 들리면 싸우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과 같다. 

여기서 흥미로운 저자의 분석 하나를 들어보자. 태영열, 풍력, 지열 등의 천연에너지원 개발이 핵에너지 개발보다 지체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미해결 문제들이 너무 어려워서가 아니라 너무 쉬워서, 혹은 최소한 따분해서였다.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과 각국 정부들은 꾸준히 원자로를 건설하고 정교하게 발전시킨 반면, 천연에너지원에 대한 연구에는 집중하지 않았다. 강입자충돌기 하나에 든 60억 달러 이상의 돈은 천연에너지 연구개발비의 총액을 넘어선다. 이 충돌기가 찾는 보손, 페르미온 같은 새로운 입자들은 천연에너지 발생장치를 돌리는 것과 무관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것은 강력한 지적 자극이 된다. 

 



“새 속에 새를 넣어 17마리의 새들로 속을 채운 요리” 즉 “들칠면조 속에 칠면조를 채우고, 그 속에는 거위를 넣고, 그 속에는 꿩을 넣고, 그 속에는 닭을 넣고, 그 속에는 오리를 넣고, 그 속에는 뿔닭을 넣고, 그 속에는 작은 오리인 쇠오리를 넣고, 그 속에는 누른도요새를 넣고, 그 속에는 자고새를 넣고, 그 속에는 검은가슴물떼새를 넣고, 그 속에는 댕기물떼새를 넣고, 그 속에는 메추라기를 넣고, 그 속에는 개똥지빠귀를 넣고, 그 속에는 종달새를 넣고, 그 속에는 멧새를 넣고, 그 속에는 정원솔새를 넣고, 그 속에는 올리브를 넣는다” 

영국의 고고학자 필리파 패트릭Philippa Patrick은 기원 476년부터 1450년 사이에 살았던 수도사들의 유골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많은 수도사들이 비만으로 인한 관절염과 허리 통증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수도사들이 체중 때문에 관절 문제를 겪을 확률은 일반인들보다 세 배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세 유럽의 수도사들이 이렇게 비만했던 것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면서도 불필요하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다. 패트릭의 추정에 따르면 수도사들은 하루에 6,000칼로리씩을 먹었으며, 심지어 금식 중에도 4,500칼로리를 먹었다. 이들이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있었던 비결은 12세기의 수도사 베른하르트 폰 클레르보의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과식하는 동료들을 비난하며 다음과 같이 썼다.
“그대들이 첫 번째 코스에 이미 배가 부른데도, 요리사들은 두 번째 코스의 음식을 나르고, 이 음식들은 그대들이 첫 번째 코스를 먹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모든 것이 네 가지 혹은 다섯 가지의 요리를 먹은 후에도 계속해서 먹을 수 있게 하려고 신중하고 독특한 요리법으로 만들어진다. 포만감이 결코 식욕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하이드룬 메르쿨레 저, 신혜원 역, <식탁 위의 쾌락> p.190, 열대림
- 당시 코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러시아식이 아니라 프랑스식이었다. 한 상을 차려서 먹고 나면 또 한 상을 차린다. 한정식만 두세 번을 먹는 걸 상상하면 된다.
- 요리사들은 첫 상과 그 다음 상에 오르는 음식은 겹치지 않도록 해서 계속 식욕을 자극했다. 모든 사람이 이 방식으로 많이 먹진 않겠지만, 잡식성이 강한 나 같은 사람이 당시 수도원에 살았다면 하루 6,000칼로리는 충분히 가능했을 거라는 짐작이 간다.
- 유기농, 천연식품을 먹어도 과체중과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걸 굳이 실험으로 증명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수도사들의 식단과 유골만 봐도 답이 나온다.
뭘 얼마만큼 먹으면 하루 6,000칼로리가 가능한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가벼운 메뉴 소개로 마무~으리.
13세기 수도사 1명분의 점심과 저녁 식사
점심(오전 11시-오후 1시)
삶거나 프라이한 달걀 3개, 콩, 리크, 당근 등의 야채를 넣은 죽, 포크찹, 베이컨, 양고기, 오렌지를 곁들인 닭, 오리, 거위 고기, 적셔먹기 위한 빵 반 파운드, 복숭아, 딸기, 빌베리와 계란과자, 4파인트의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1파인트는 570cc)
저녁(오후 4시-6시)
마늘과 양파를 넣은 양고기 죽, 달걀·우유·무화과로 만든 술, 마가목 열매·무화과·자두·헤이즐넛·사과를 곁들인 사슴고기, 장어·청어·창고기·돌고래·칠성장어·연어·대구·송어 스튜, 적셔먹기 위한 빵 반 파운드, 과일과 유크림으로 만든 후식, 4파인트의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1파인트는 570cc), 프랑스, 스페인 또는 포르투갈산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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