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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파리시, 2021년 노벨 물리학상, 복잡계 물리학, 자기 쩔쩔맴

Jobs 9 2022. 9. 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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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파리시(이탈리아어: Giorgio Parisi, 1948년 8월 4일 ~ )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이다. 원자에서 행성까지 물리적 시스템의 무질서와 변동(fluctuation)간 상호작용, 무질서한 물질(disordered material)과 무작위 과정(random process)에 대한 기여와 공로로,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링에 의한 온난화를 예측한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은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클라우스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조르조 파리시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앞의 두 명은 지구물리학자이고 파리시 교수는 통계물리학자이다. 이 세 사람은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수학적으로 확인하는 길을 열었다.  

마나베 교수는 50년 전 지구 대기 이산화탄소층 두께와 지표면 수온의 평균 온도와의 상관관계를 예측했다. 그 10년 후 하셀만 연구원은 빈번히 일어나는 기상이변과 서서히 일어나는 지구의 온난화와의 관련성을 설명했다. 파리시 교수는 복잡계에 숨겨져 있는 기본 원리를 찾아냈다. 복잡계란 지구 기후시스템과 같이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져 지구온난화와 같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현상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말한다.

먼저 파리시 교수가 수행한 연구를 살펴보면 한 공간에 세 사람이 있고, 각자는 빨간색과 파랑색의 옷을 가지고 가정하자. 두 사람이 만날 때는 상대방과 같은 색 옷을 입는 것을 싫어해 한 사람은 빨간색, 다른 한 사람을 파란색 옷을 입는다고 하자. 그러나 세 명이 모일 경우 빨간색 또는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이 두 명 생기게 되어 서로 난감한 상황을 겪게 된다. 이런 현상을 '쩔쩔맴 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쩔쩔맴 현상은 사람들 사이에 의견 대립 현상과 비유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물질 속에 있는 전자의 스핀들 사이의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파리시 교수는 쩔쩔맴 성질을 가지고 있는 물질의 자기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고 '복제품 이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오늘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속 의견 대립 현상, 기상현상, 신경망에서의 신호전달 현상 등 여러 형태의 복잡계에 적용될 수 있어 복잡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복잡계 물리학



복잡계에서 생겨나는 무질서도는 시스템 크기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제어하기 어렵게 된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같은 색 옷을 입고 나온 사람이 짝이 되어 쩔쩔맴을 겪는 경우는 10명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생기는 경우의 10배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일어나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소셜네트워크 사회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 파리시 교수는 쩔쩔맴을 겪는 쌍들 간의 관계성이 형성된다는 것을 밝혔다. 이와 같은 원리는 오늘날 인공지능을 작동시키는데 유용한 원리로 사용된다.   

파리시 교수는 복잡계에서는 같은 조건에서도 다른 경우가 엄청나게 많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고 대신 확률적인 방법을 통해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고의 전환은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복잡계 연구에 수학적 기반을 제공하게 됐다. 

하셀만 연구원은 아인슈타인의 확산 이론을 기후시스템에 적용했다. 아인슈타인은 브라운 입자 운동에서 생겨나는 위치의 요동 값이 열역학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하셀만 연구원은 국소적인 환경 변화에 의해 빈번히 변덕스럽게 바뀌는 날씨가 거시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1905년 천재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이론이 100년이 지난 오늘날 지구온난화 현상에 적용돼 노벨상 수상의 기초가 된 것이다.  

 


 

 

조르조 파리시는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어떤 숨겨진 규칙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으며 이 발견은 복잡계 물리학에 있어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는다.
무작위나 복잡계라는 말만 듣고는 어떤 업적이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과연 복잡계가 무엇이길래 중요한 취급을 받았을까?
복잡계에 대한 이론은 19세기 무렵에 다수의 입자로 이루어진 상황을 다루기 위해 등장했다. 입자의 개수가 많아지면 계를 기술하는 방정식을 푸는 것이 불가능하다.
제임스 맥스웰, 루드윅 볼츠만, 윌리엄 깁스 등의 과학자들은 기체와 같은 다입자 상태를 다루기 위해 통계학을 물리학에 접목시켜 통계역학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물리학을 제안했다.
통계역학은 개별 입자들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입자들이 무작위로 거동한다고 가정하고 이 거동의 평균을 통해 전체 계의 성질을 이해하려는 시도였다.
물체의 온도, 압력 등을 기술하는데 통계역학은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그러나 통계역학은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했고 복잡계가 대표적인 예시다.
액체를 냉각시키거나 고압을 가하면 고체로 변한다. 일반적으로 물질의 상이 고체로 변하면 분자들은 규칙적인 배열을 가진다.
하지만 액체를 급격하게 냉각시키면 분자들은 규칙성을 가지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배열된다. 이러한 상태를 무질서하다고 한다. 유리가 무질서한 배열을 가지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무질서한 배열을 가지도록 냉각시키는 경우에는 똑같은 상황에서 실험을 여러번 반복하더라도 결과물은 매번 다른 배열을 가진다. 이런 경우는 수학적으로 기술하기가 어렵다.


파리시는 유리와 유사한 '스핀 유리'라는 물질에 대해서 연구했다. 스핀 유리는 자성을 가지지 않은 물질에 자성을 가진 자성체를 조금 섞어서 만드는 물질이다.
자성체 원자는 작은 자석과 같은 성질을 띠며 자성의 방향을 스핀이라고 한다. 스핀들은 서로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그러나 스핀 유리에서는 특이한 상황이 일어난다.
윗 방향과 아랫 방향을 가리키는 2개의 스핀이 있다고 가정한다. 두 스핀 주변에 있는 다른 자성체는 어떤 방향을 가리켜야 할까? 이 문제를 '자기 쩔쩔맴' 문제라고 한다.

자기 쩔쩔맴


주변 스핀이 윗 방향을 가리킨다고 주장하기엔 다른 아랫 방향 스핀과 정렬하지 못하고 주변 스핀이 아랫 방향을 가리킨다고 주장해도 다른 윗 방향 스핀과 정렬하지 못한다.
이런 '별난 성질' 때문에 스핀 유리는 복잡계의 대표적인 예시중 하나로 제시된다. 1970년대에는 스핀 유리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스핀 유리의 상태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파리시는 '복제품 이론'이라는 이론을 사용했다. 그는 복제품 이론을 통해 자기 쩔쩔맴 상태에 숨겨진 규칙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복제품 이론은 스핀 유리 뿐만 아니라 다른 복잡계를 수학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었다. 그의 방법은 물리학을 넘어서 다른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빙하기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나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운동과 같이 여러 분야의 복잡계에서 숨겨진 규칙성을 찾아 원리를 이해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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