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언(定言) 삼단 논법, 가언(假言) 삼단 논법, 선언(選言) 삼단 논법, 양도 논법(디렘마)
1. 연역법의 갈래
연역법은 전통적으로 삼단 논법이라 부른다. 그것은 대전제, 소전제 및 결론의 3 단계로 나뉘어 추론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삼단 논법은 명제의 종류에 따라 정언(定言) 삼단 논법, 가언(假言) 삼단 논법, 선언(選言) 삼단 논법, 양도 논법(디렘마) 등으로 나뉜다. 우선 그 보기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정언 삼단 논법
(가) 모든 포유 동물은 척추 동물이다. [대전제]
(나) 모든 소는 포유 동물이다. [소전제]
(다) 그러므로 모든 소는 척추 동물이다. [결론]
(2) 가언 삼단 논법
(가) 봄이 오면 뒷 산에 진달래가 핀다. [대전제]
(나) 봄이 왔다. [소전제]
(다) 그러므로 뒷 산에 진달래가 핀다. [결론]
(3) 선언 삼단 논법
(가) 이 바둑알은 백이나 흑이다. [대전제]
(나) 이 바둑알은 백이다. [소전제]
(다) 그러므로 이 바둑알은 흑이 아니다. [결론]
(4) 양도 논법(dilemma)
앞으로 나가면 적의 총알에 죽을 것이고 뒤로 물러나면 지휘관의 총알에 죽을 것이다. 앞으로 나가거나 뒤로 물러나거나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어느 경우나 총알을 받게 되어 있다.
(1)의 정언 삼단 논법은 전제 명제나 결론 명제가 모두 정언 명제(판단)으로 되어 있다. (2)의 가언 삼단 논법은 대전제의 전건("봄이 오면")이 가언 명제 곧 가정적 표현으로 된 것을 말한다. (3)의 선언 삼단 논법은 대전제에 선언 명제(판단) 곧 선택문이 나타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4)의 양도 논법은 가언 명제와 선언 명제로 구성된 삼단 논법의 일종이다.
위 4가지 중에 가장 기본되는 것은 정언 삼단 논법이다. 우리는 이것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그것이 논술법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익히기로 한다. 그 밖의 삼단 논법에 따른 논술법은 뒤에서 보이도록 한다.
2. 삼단논법과 논술법의 실제
삼단 논법 중에 가장 대표적인 정언 삼단논법을 바탕으로 논술법의 글을 쓰는 실례를 살펴 보기로 한다. 정언 삼단 논법은 두 개의 단언적 판단/명제를 전제로 하여 새로운 단언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정언 판단 또는 단언적 판단이란 "무엇은 무엇이다"와 같이 단정적인 서술법을 말한다. 이것은 의문법이나 가정법 또는 선택 서술과는 달리 우리의 생각을 단정적으로 나타내는 문장이다. 그 전형적인 보기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가) 모든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대전제]
(나) 철인도 사람이다. [소전제]
(다) 그러므로 철인도 감정의 동물이다. [결론]
(1)에서 (가), (나)의 각 전제나 (다)의 결론이 모두 단정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삼단 논법이 정언 삼단 논법이다. 정언 삼단 논법을 이루는 각 전제는 그 자체로서 타당한 명제일 뿐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결론 명제를 필연적으로 도출될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렇게 도출된 결론은 그 자체가 참일 뿐 아니라 전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주장이 되어야 한다. 결론이 그 자체로서 참이라 할지라도 전제를 딛고 넘어서는 새로운 명제가 아니고 전제와 같은 정도의 내용이어서는 추론의 근본 의도에 어긋난다.
가령, (1)의 결론 명제가 "철인"에 관한 주장이 아니고 "모든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와 같이 전제와 똑 같은 명제가 된다면 새로운 주장이 못된다. 이런 추론은 하나마나한 결과를 빚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논리적 추론은 논술법의 뼈대가 될 뿐이다. 위와 같은 추론 그대로 내놓아서는 좋은 논술법의 글이 되지 못한다. 대개는 그 전제가 되는 명제를 뒷받침하여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아무리 널리 인정되는 사실을 나타낸 명제라도 그것만 달랑 놔두어서는 글의 몰골이 온전치 않다. (1)을 논술법으로 쓸 때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뒷받침을 하여 살을 붙이게 된다.
[보기1]
모든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사람이 누구나 이성과 함께 감정을 가진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만일 사람에서 감정을 빼 버린다면 목성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철인으로 알려진 강심장을 가진 이도 사람의 범주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런 사람도 꼬집으면 아프고 기쁜 일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리며 슬픈 일을 당하면 심통하는 마음을 가진 점에서 우리 보통 사람과 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감각이 정지된 기계적인 존재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철인이라도 감정의 동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 이는 경우에 따라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위에서 밑줄친 부분은 각기 대전제, 소전제 및 결론을 나타낸 것이고 그 뒤에 각각 덧붙여진 한 두어 문장들은 그러한 전제나 결론을 뒷받침하여 납득시키는 설명적 구실을 한다. 이처럼 추론이 글로 나타날 때에는 설명법이나 그밖의 뒷받침 서술과 함께 나타나서 글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다음 보기도 삼단 논법의 추론 과정이 글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각기 대전제, 소전제 및 결론 명제와 그것들을 각기 뒷받침하는 문장들 을 가려 보며 읽어 보자.
[보기 2]
지적 교양의 주원천은 독서이다. 지적 교양에 필요한 지식은 무엇보다도 책에서 얻을 수가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언론 매체 등을 통하여도 교양을 쌓을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계가 있고 필요한 때에 섭취하기가 힘들다. 이와는 달리 서적은 동서고금의 숱한 지혜와 지식의 보고이고 아무 때라도 필요할 때에 얻어 볼 수가 있다. 책에는 이런 지식의 샘물이 언제라도 마르지 않고 넘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적 교양이 많이 필요하다. 남과 어울려 살아 갈 때에 어느 정도의 지식과 교양이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사회나 가정의 지도급에 있는 이들은 남다른 지적 교양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서를 많이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서만이 그것을 가장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위 글에서 첫 문장은 대전제이고 그 뒤에 따르는 문장들은 그것을 성립시키는 설명법의 문장들이다. "그런데"로 시작되는 문장은 소전제이다. 그 뒤의 문장들은 소전제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그러므로"로 시작되는 문장이 결론 문장이다. 논술법에서는 이처럼 추론의 뼈대 명제와 함께 그 뒷받침이 곁들여지는 것이 보통이다.
Q 다음 글에서 추론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논리실증주의자들에 따르면, 만약 어떤 것이 과학일 경우 거기에서 사용되는 문장은 유의미하다. 그들은 유의미한 문장의 기준으로 소위 ‘검증 원리’라고 불리는 것을 제안했다. 검증 원리란, 경험을 통해 참이나 거짓을 검증할 수 있는 문장은 유의미하고 그렇지 않은 문장은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두 문장을 예로 생각해 보자. (가) 달의 다른 쪽 표면에 산이 있다. (나) 절대자는 진화와 진보에 관계하지만, 그 자체는 진화하거나 진보하지 않는다. 위 두 문장 중 경험을 통해 검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비록 현실적으로 큰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가)는 분명히 경험을 통해 진위를 밝힐 수 있다. 즉 우리는 (가)의 진위를 확정하기 위해서 무엇을 경험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근거하여 논리실증주의자들은 (가)는 검증할 수 있고, 유의미한 문장이라고 판단한다. 그럼 (나)는 어떠한가? 우리는 무엇을 경험해야 (나)의 진위를 확정할 수 있는가? 논리실증주의자들은 그런 것은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나)는 검증할 수 없고 과학에서 사용될 수 없는 무의미한 문장이라고 말한다. |
① 논리실증주의자들에 따르면 무의미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② 논리실증주의자들에 따르면 과학의 문장들만이 유의미하다.
③ 검증 원리에 따르면 아직까지 경험되지 않은 것을 언급한 문장은 무의미하다.
④ 검증 원리에 따르면 거짓인 문장은 무의미하다.
【해설】 정답 ①
‘논리실증주의자들에 따르면, 만약 어떤 것이 과학일 경우 거기에서 사용되는 문장은 유의미하다’는 가언 삼단 논법(만일 p이면 q이다)이 적용된 것이다. 즉 만약 어떤 것이 과학일 경우(p이면) → 그것에 사용되는 문장은 유의미하다(q이다)의 논리 구조를 보이는 것이다.
①은 후건을 부정하여 전건의 부정을 도출해 낸 것이므로 적절한 추론이다. 즉 만약 어떤 것에서 사용된 문장이 무의미하다면(q의 부정) → 그것은 과학이 아닌 것이다(p의 부정).
② ‘과학의 문장’은 ‘유의미한 문장’에 포함된다. 즉 과학의 문장 이외에도 유의미한 문장은 존재할 수 있으므로 ②는 잘못된 추론
③ · ④ 검증 원리란 ‘경험을 통해 참이나 거짓을 검증할 수 있는 문장은 유의미하고 그렇지 않은 문장은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아직까지 경험되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경험을 통해 참, 거짓을 검증할 수 있다면 유의미하다. 또한 경험을 통해 거짓을 검증할 수 있는 문장이라면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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