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의 오류, 人身攻擊의 誤謬, Argumentum ad hominem
인신공격의 오류란 토론이나 회의에서 발언자의 '말'이나 행동 자체가 아닌 그 말을 한 '발언자'를 비하하는 비형식적인 논리 오류를 말한다. 해당 오류는 통계학(공학)적으로 옳을 수도 있으나 문장의 논리적으로 틀리는 경우가 많다. 보통 논리학이나 토론, 일상적인의 회의 등등에서는 제시된 의견만 놓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그 '의견' 자체가 아닌 '의견을 말한 사람의 문제점'을 근거로 삼아 반대할 경우, 당사자의 자격·신용도·행동이 내로남불스러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할 수는 있어도 그 사실들이 현재 제시된 논제의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 정보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 반대하는 주장이 논리적 오류가 되는 것이다.
202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인신공격'이라는 단어의 뜻이 '외모나 성격, 출신지 비하' 처럼 단순하게 통용되다 보니 일부 논리학자들은 이 오류의 정식 명칭을 '사람 공격의 오류', '발화자 공격의 오류', '사람에 의한 논증'[2]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쓰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오류의 모든 경우가 '당사자'나 '사람'의 사적인 부분만을 트집잡는 것은 아니고 피장파장의 오류는 그중에서도 더욱 포괄적인 범위를 다루기 때문에 보다 적합한 명칭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시
주장을 한 사람이 비도덕적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주장이 틀렸다는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주장이 틀렸음을 증명하려면
그 주장 자체가 틀린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
스티븐 제이 굴드 <인간에 대한 오해>
같은 주장이래도 다른 사람이 펼친대서 그 주장의 진위가 변하지는 않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아무리 중죄를 저지른 범죄자나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인물이라도 옳은 말을 했다면 그 논점 자체는 논리적으로 옹호받아야 하는데, 그냥 "범죄자가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말의 적격성을 시작부터 봉쇄해 버리는 전형적인 인신공격의 오류(그 중에서도 피장파장의 오류)이다. 물론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인물이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특정인에게 하는 위선이면 '너는 그럴 말을 할 자격이 없지 않나?' 혹은 '이런 식으로 말해서 저 사람들에게는 네가 잘못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거지?' 식으로 대응해 줄 때 그건 오류가 아니게 된다. 네 글자로 요약하자면 '너나 잘해' 또는 '너야말로'가 된다.
이 오류의 존재를 부정할 때는 전과자가 "부정부패는 나쁘다."라고 한대도 부정부패는 좋은 것이 되어 버릴 수 있다.
토론에서의 발언권은 특권이 아니며, 적격성 여부를 따지다간 상당한 비논리적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또한 주장만을 판단할 때 무관한 자료를 근거로 삼는 것은 엄연히 논증 밖의 행동이므로 해당 주장의 당위성을 폄하할 수는 없다. 진지한 토론이나 논리학 대담에서는 '사실적 가치'를 추구해야지, 적격성이나 도덕적 가치 등 토론에 목적과 관계없는 잣대를 꺼내들면 안 된다.
다른 주제를 꺼내는 바람에 상대가 인신공격의 오류에 말려들면 자연스럽게 논점일탈의 오류가 일어난다.
이러한 오류에 속하는 논법은 일상에서 특히 정치 관련해서 지겹도록 볼 수 있는데, 한 쪽을 쉴드치는 측의 논법은 사실상 이런 인신공격, 피장파장의 오류에 속하는 논법의 원패턴임을 볼수있다.
인신공격의 오류 유형
크게 '피장파장'과 '특수 환경 공격'으로 나뉜다. 일상에서는 인신공격으로 묶지만, 논리학 및 PSAT를 준비할 때는 두 개념을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실제로 두 개념을 혼동하며 남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발화자의 과거 이력이나 부도덕적인 행위를 근거로 드는 것은 '피장파장' 말고 '특수 환경 공격'에 속한다.
공통점: 과거 이력에 대해 논한다.
차이점: 피장파장은 지적하려는 행위를 상대가 똑같이, 혹은 더 심한 행위를 저지른 것을 반대 근거로서 내세우지만, 특수 환경 공격은 같은 행위가 아닌 비슷한 이력을 빌미로 든다.
"너는 저번에 그 문제를 틀린 적이 있으니 그 문제에 대해 논할 수 없어."
피장파장
"소크라테스는 사형을 받고 죽었으니 그 사람이 발언했던 철학적 가치는 무의미해."
특수 환경 공격
피장파장의 오류 (위선 공격)
Tu quoque / Appeal to hypocrisy
피장파장의 오류는 논쟁에서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의견 자체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발언자의 비일관성이나 도덕성 문제를 근거로 발언자의 의견이 거짓이거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피장파장'이란 맹자의 구절인 '彼丈夫我丈夫(피장부아장부, 그 쪽이 대장부면 나도 대장부다)'의 줄임말로 이 오류의 흔한 유형인 "너나 나나 똑같으니 너는 날 흠잡을 수 없다."라는 논리의 자기합리화적인 특성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가 있다. 서양권에서는 그러한 논리로 "그러는 너는/누구는" 할 때의 문장을 따와서 'whataboutism'으로도 불린다.
이 오류를 범하는 사람은 '발언자도 비슷한 잘못을 했었는데 그러지 않은 척한다'는 점이 위선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므로 발언할 자격이 없다(말해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너도 저번에 ○○했으면서 나는 ○○하면 안 되냐?"가 있는데, 이 말은 "너도 저번에 그랬으니 나도 그래도 된다."라는 자기합리화를 내포하고 있다.
발언자든 발언의 대상자든 둘 다 잘못을 했었으면 그냥 둘 다 잘못을 했었다는 것일 뿐이며 그 잘못을 누가 먼저 저질렀다는 사실은 발언자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피장파장으로 반박한 사람은 발언자의 주장을 판단하는 대신 발언자의 흠결을 들춰내어 공격하였으므로 인신공격을 한 것이고, 이 뒤에는 공격당한 상대와의 감정싸움으로 변질되기 쉬워서 논점도 흐려진다.
상대방의 잘못이 아닌 자신과 유사한 잘못을 저지른 제3자의 이력을 끌어내어 자신의 행위를 옹호하거나 정당화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자신의 잘못을 사회나 체계 같은 더 큰 것의 잘못으로 확대하고 전가하여 논점을 흐리는 행위이다. 또한 상대의 잘못이든 제3자의 잘못이든 '그들의 잘못은 잘못이지만 자신은 그 사례로 하여금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니 두 경우 모두 이중잣대의 오류까지 저지르는 것이다.
또한 논리적 토론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의견에 관한 특정 자격 여부'란 애초부터 필요하지 않다. 그런 자격 여부는 법·도덕·윤리 같은 주제로 논의하는 특수한 경우에나 고려해 볼 수 있는데, 그런 주제들은 사람마다 정보의 해석이 천차만별일 수 있어서 정보 신뢰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없으면 논의가 진행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논의에서 자격 여부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논의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규칙일 뿐, 발언에 필요한 조건 같은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