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생원이라는 한 장돌뱅이의 삶을 통해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情)을 그린 소설로, 특히 배경 묘사와 문체가 조화를 이루어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낭만주의 소설
* 성격 : 서정적, 낭만적, 묘사적
* 배경
① 시간 - 1920년대 어느 여름날의 낮부터 밤까지
② 공간 -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가는 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情)
* 특징
① 전지적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서술함.
② 서정적이며 시적인 문체를 구사하여 배경을 낭만적으로 묘사함.
③ 암시와 여운을 남기는 결말 구성을 취함.
* 출전 : “조광”(1936)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의 어휘 풀이
* 가제 : 갓.
* 확적히 :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게.
* 객줏집 : 예전에, 길 가는 나그네들에게 술이나 음식을 팔고 손님을 재우는 영업을 하던 집.
* 토방 : 방에 들어가는 문 앞에 좀 높이 편평하게 다진 흙바닥. 여기에 쪽마루를 놓기도 함.
* 장도막 : 한 장날로부터 다음 장날 사이의 동안을 세는 단위.
* 상수 : 본래 정해진 운명.
* 항용 : 흔히 늘.
* 사시장철 :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느 때나 늘.
* 널다리 : 널빤지를 깔아서 놓은 다리.
* 전망나니 :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못된 짓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 섬 : ‘철(들다)’의 평창 지역 방언.
* 해깝다 : ‘가볍다’의 방언.
* 실족 : 발을 헛디딤.
* 피마 : 다 자란 암말.
* 훗훗이 : 약간 갑갑할 정도로 훈훈하고 덥게.
* 아둑시니 : 어둠의 귀신. 여기서는 ‘눈이 어두워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의 뜻.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일생을 길 위에서 살아가는 장돌뱅이의 삶과 애환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애정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은 토속적인 어휘 구사와 서정적이고도 낭만적인 묘사로 한국 근대 단편 소설의 백미(白眉)로 평가되고 있다.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달밤의 산길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부자(父子) 상봉의 모티프를 한 폭의 수채화 속에 구현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중심 구조는 허 생원과 동이 사이의 갈등과 해소에 있다. 작가는 치밀하게 계산된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구조적으로 배치하고 적절한 공간적 배경과 향토적 어휘를 구사하면서 갈등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줄거리
[발단] 장돌뱅이인 허 생원이 봉평 장에서 동이라는 장돌뱅이가 충줏집과 수작을 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쫓아버린 후 바로 화해한다.
[전개] 다음 장터로 가는 길에 허 생원, 조 선달, 동이는 동행하게 되고, 허 생원은 오래 전 추억을 이야기한다.
[절정] 동이가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동이 어머니의 친정이 봉평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허 생원은 개울을 건너다가 물에 빠진다.
[결말] 허 생원은 동이의 등에 업혀 개울을 건넌 후,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라는 점을 발견한다.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의 인물 소개
* 허 생원 : 얼금뱅이에다 왼손잡이인 장돌뱅이. 투전을 하는 호탕함과 함께 서정적인 면도 간직하고 있는 소박한 인물이다. 평생을 나귀와 함께 장돌뱅이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의 낭만적인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살아간다.
* 동이 : 행동에서는 본능적이지만,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한 인물이다. 성격이 소박하고 꾸밈이 없으며 허 생원의 친자식으로 암시되고 있다.
* 조 선달 : 허 생원의 친구로 순박한 성격을 지닌 장돌뱅이이다.
작품 연구
‘메밀꽃 필 무렵’의 이중적 구성
이 작품은 두 개의 사건을 축으로 하고, 그 두 축이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허 생원이 회상하는 과거의 추억이고, 다른 하나는 등장인물들이 봉평 장에서 대화 장으로 옮겨 가는 과정과 관련된 현재의 사건이다. 그리고 그 두 축을 결합시키는 것이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달밤이라는 배경이다. 작가는 전자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유랑의 삶을 보여 주고 있으며, 후자를 통해 인간의 혈육에 대한 애정을 부각하고 있다.
‘달밤’의 기능은?
달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품의 서사 구조를 이끄는 기능을 한다. 허 생원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서사가 진행되는 것도 달밤이며, 허 생원과 성 서방네 처녀가 만나게 된 것도 달밤이었기 때문이다. 배경이 작품의 서사 진행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이다.
허 생원의 인생관
허 생원은 성 서방네 처녀와의 인연은 물론 장돌뱅이로 살아온 자신의 삶 역시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동양의 숙명적 인생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제천, 봉평’ 등 지명의 기능은?
제천은 동이의 어머니가 동이를 낳은 곳이며, 봉평은 그녀의 고향이다. 그런데 허 생원 역시 봉평과 제천에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 지명들이 거론됨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가 암시되는 것이다.
서술자의 태도에 대해 알아보자.
이 소설의 서술자는 인물의 내면을 직접적으로 서술하거나 사건의 전모를 직접 밝히지 않고 관찰자적인 태도로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가끔 직접 개입하여 자신의 입장이나 견해를 밝힐 때가 있는데, ‘경망하게도 발을 빗디뎠다’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허 생원이 심리적 충격으로 넘어진 것임에도 일부러 모르는 척 이렇게 진술한다. 또한 마지막의 ‘아둑시니같이 눈이 어둡던’에서는 허 생원이 그동안 뻔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함으로써 서술자는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었음을 밝힌다. 그럼에도 직접적 진술은 피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상상과 여운을 남겨 주고 있다.
‘메밀꽃 필 무렵’에서 배경이 지니는 의미
이 작품은 배경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배경 자체가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나 시간을 제시하는 본래 기능뿐만 아니라, 작품의 분위기 형성과 사건의 진행, 주제 형성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달이 비치는 메밀밭과 산길이 향토적 서정이라는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허 생원과 동이를 결합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시간적 배경
*달밤 : 인간의 본연적인 애정(혈육의 정) 부각
공간적 배경
*산길 : 삶의 역경, 허 생원과 동이의 혈육 관계 확인
*개울 : 허 생원이 동이에게 육친의 정을 느끼게 함.
‘허생원’과 ‘나귀’의 관계
‘나귀’는 허 생원과 정서적으로 동일한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나귀의 과거 내력이나 외모, 행동 양상이 허 생원과 흡사하다. 나귀의 눈곱 낀 눈은 나이 든 허 생원의 모습을 대변하고 강릉집 피마에게서 새끼를 본 것은 성 서방네 처녀와 인연을 맺고 동이를 얻은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허 생원과 나귀의 밀접한 연관성은 단순한 묘사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과 인간의 합일이라는 작가의 주제 의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작가 소개 - 이효석(李孝石, 1907 ~ 1942)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초기에는 현실 문제를 다루기도 했으나, 이후 심미주의 소설로 일컬어지는 작품들을 창작하였다. ‘돈(豚)’, ‘수탉’ 등 순수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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