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의 발견, 돌턴, 톰슨, 러더퍼드, 보어, 전자현미경, 원자 흐릿한 전자구름
1.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
(1)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의 발견순서
양성자 발견(양극선 실험, 골트슈타인, 1886년) → 전자 발견(음극선 실험, 톰슨, 1897년) → 원자핵 발견(α입자 산란 실험, 러더퍼드, 1911년) → 중성자 발견(채드윅, 1932년) |
(2) 원자모형의 변천사
돌턴 | 톰슨 | 러더퍼드 | 보어 | 현대 |
작고 단단한 구 | 원자 내 전자가 고르게 분포 | 원자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주변에 전자가 존재 | 원자핵 주변에 전자가 일정한 궤도로 운동 | 전자의 궤도를 확인할 수 없어 전자가 나타날 확률로 표현 |
2. 원자를 구성하는 입자의 발견 실험
(1) 양성자의 발견(골트슈타인, 1886년)
[과정] 방전관에 소량의 수소기체를 넣고 높은 전압을 걸어 주면 (+)극에서 (-)극 쪽으로 흐르는 양극선이 발생
[결과] 양극선의 흐름이 양성자의 흐름이다.
※ 양극선 : 양성자의 흐름 ➡ 기체의 종류에 따라 생성되는 양이온이 다르다.
(2) 전자의 발견(톰슨, 1897년)
① 음극선 진행 방향에 장애물을 놓았더니 반대편에 그림자가 생겼다. 음극선은 직진성이 있다.
② 음극선의 진행 방향에 바람개비를 놓았더니 바람개비가 움직였다. 음극선은 질량을 가진 입자이다.
③ 음극선의 진행 방향과 수직으로 전기장을 걸었더니 (+)극 방향으로 진로가 휘었다. ➡ 음극선은 (-)전하를 띠고 있다.
[결과] ∙ 음극선은 (-)전하를 띠며 질량을 가지는 입자(전자)의 흐름이다.
∙ 음극선 : (-)극의 금속판이나 방전관 속 기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음극선의 량에 대한 전하량의 비는 일정하다.
➡ 모든 원자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입자이다.
(3) 원자핵의 발견(러더퍼드의 α입자 산란실험, 1911년)
[과정]
[결과]
① 대부분의 α입자가 금속박을 그냥 통과 ➡ 원자의 대부분은 빈 공간으로 구성
② 일부의 α입자가 90° 이상의 큰 각도로 산란 ➡ 원자의 중심에는 대부분의 (+)전하가 작은 영역 안에 모여 있다.
③ 극히 일부의 α입자가 반사 ➡ 원자의 중심에는 대부분의 원자 질량이 작은 영역 안에 모여 있다.
[결론] 원자는 대부분 비어 있으며 (+)전하와 질량의 대부분은 작은 영역에 모여 있다.
※ 중성자 예언 - 러더퍼드
헬륨 원자핵 | 수소 원자핵 | |
전하량의 비 | 2 | 1 |
질량비 | 4 | 1 |
(4) 중성자의 발견(채드윅, 1932년) : 베릴륨 원자핵에 α입자를 충돌시키는 실험
수소 원자 내부 포착
-양자 현미경을 이용, 2만 배 증폭해
화학 시간에나 배울 수 있는 원자의 내부 구조를 처음으로 촬영한 실제 이미지가 공개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물리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양자 현미경을 이용해 원소 중 그 구조가 가장 간단한 수소 원자 내부를 들여다보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아네타 스톨도나 네덜란드 원자분자물리학연구소(FOM Institute AMOLF) 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정말로 기뻐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에 동참한 제프 룬딘 캐나다 오타와 대 물리학자는 “이번 연구는 수소를 이용했기 때문에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는 수소가 우주 질량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룬딘은 “이번 연구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현미경은 과학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을 위해 수소 입자에 수많은 레이저를 투과시키고 이를 2만 배 이상 증폭할 수 있는 정전 줌 렌즈가 장착된 슈퍼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추적 조사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수소 원자는 내부에 원자핵 하나에 전자 하나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촬영은 다른 어떤 물질보다도 간단하다고 한다.
연구진은 수소 다음으로 원자번호 2번인 헬륨 입자에 관해 실험하고 있지만 그 구조가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온라인판 20일 자로 발표됐다.
X선 또는 엑스레이는 전자가 물체와 충돌할 때 방출되는 전자기파다. 보통 부러진 뼈나 치아를 확인할 때 필요한 과학 현상으로 생각한다. 일반인은 X선을 병원에서 주로 접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환자의 X선 사진에서 신체 이상을 알아낸다.
과학자들도 X선을 유사한 용도로 사용한다. 다만 대상이 사람이 아닐 뿐이다. 연구에 투입하는 고출력 X선은 생물 대신 분자 정도로 작은 물질을 찍는다. X선을 미시 세계를 포착해 원자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술력 문제로 개별 원자를 촬영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계를 극복한 물리학자들이 최근 네이처(Nature) 저널에 X선으로 포착한 단일 원자들을 공개했다.
논문의 저자인 스와이흘라 아르곤 국립연구소 물리학자는 "X선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됐다"며 "하지만 그동안 개별 원자를 촬영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몰라서 놀랍다"고 말했다.
촬영 기술의 한계를 넘어
과학자들은 1955년 최초로 원자 특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 주로 원자를 촬영한 도구는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이다. STM 기기는 박테리아 크기 정도로 작은 침을 장착한다. 연구자들은 원자 표면 위로 머리카락 굵기의 백만분의 1만큼 STM 침을 움직인다. 그렇게 되면 침과 원자 사이로 지나가는 전자가 전류를 생성한다. 이후 감지한 전류를 바탕으로 원자 이미지를 작성하는 구조다. 침을 정교하게 움직이면 원자를 조작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X선으로 더 많은 원자를 분류할 수 있었다. 원자 속 전자는 X선에 에너지를 전달받아 흥분한다. 전자가 진정하면서 에너지를 X선으로 방출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전자에서 나오는 X선으로 원자 구조를 파악했다.
다만 원자의 성질을 분석하려면 단순히 사진만 찍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미지를 이해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특성을 분류하고 어떤 화학반응을 보여줄지 이해하는 과정은 이보다 복잡하다.
X선 분광법은 분자 구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특정 집단군에 소속된 분자들이 누구이며 어떤 전자 배치를 보여주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에도 한몫을 해낼 정도였다.
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한 집단만 관찰할 수 있을 뿐 개별 원자 개체까지 조사할 수 없었다.
논문의 공동 저자 볼커 로즈 아르곤 국립연구소 물리학자는 "우리는 축구선수로 구성된 팀과 댄서들이 모인 팀을 볼 수는 있지만 개별적인 축구선수나 댄서 한 명을 식별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출력 입자 가속기 도입
치과에 있는 X선 사진기로는 분자를 분석할 수 없다. 훨씬 더 밝고 강력한 광선이 필요하다. 싱크로트론(synchrotron)이라고 불리는 입자 가속기 정도는 되어야 한다.
논문에서는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운영하는 가속기를 사용했다. 일리노이주 평야에 있는 거대한 고리 모양 구조물로 950미터가 넘는 길이다.
논문 저자들은 강력한 싱크로트론과 STM의 정밀도를 결합했다. X선으로 원자 속 전자를 활성화했다. STM은 일부 전자를 조작해 빼냈다. 새로 개발한 방법은 싱크로트론 X선 주사 터널링 현미경(SX-STM)이라고 이름 붙였다.
X선과 STM 기술을 융합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단순히 기술을 덧붙이는 정도가 아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연구하는 두 과학자 집단이 사용하는 개별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합하는 데 수년간 노력이 필요했다.
논문 저자들은 SX-STM으로 두 원자 내부에서 전자 배열을 검출해냈다. 철 원자와 희토류 원소인 테르븀 원자를 볼 수 있었다. 로즈는 "완전히 새로운 결과이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고 밝혔다.
새로운 검출 기술은 원자를 읽어낼 수 있다. 연구진은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자 컴퓨터로 원자 속 전자 배치를 조작해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화학 반응을 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스와이흘라는 신기술로 X선이 사회에서 하는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X선은 우리 문명에서 많은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예로 들어 특정 원자가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지 알수록 더 나은 합성 물질을 제조해 낼 수 있다.
흘라와 동료 연구진은 개별 원자를 조사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는 과학자가 분자 집단 전체를 정교하게 파악하는 길을 열어준다. 그는 "원자 하나를 검출할 수 있다면 10개, 20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원자는 눈으로 볼 수 없어서 전자 현미경이 필요
눈으로 볼 수 없는 원자
**원자는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원자의 지름은 수소 원자의 경우 약 0.1 나노미터(nm)에 불과합니다. 이는 가시광선의 파장(약 400~700nm)보다 훨씬 작습니다. 따라서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광학 현미경으로는 원자를 볼 수 없습니다.
**원자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전자현미경은 빛 대신 전자를 사용하여 물체를 확대하는 현미경입니다. 전자현미경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자를 볼 수 있습니다.
전자현미경으로 원자를 볼 수 있지만, 원자의 정확한 구조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원자 속의 전자들이 파동운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원자의 모습은 흐릿한 전자구름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현미경은 원자의 구조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면 원자의 배열, 결합, 결함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물질의 성질을 이해하고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데 활용됩니다.
원자를 직접 보려는 시도와 전자현미경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20세기 물리학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가 이 사실을 확고부동하게 정립한 것이다. 그러나 원자를 직접 관찰하지 않고는 그 존재를 믿기 어렵다는 주장도 상당 기간 존재했던 터라 원자를 직접 보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계속됐다.
원자의 크기는 매우 작다. 수소원자의 직경이 약 1/100억미터 정도이니 원자를 눈으로 직접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미경 같은 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본다'는 것은 어떤 광원에서 나온 빛이 보는 대상 물체에 반사된 뒤, 눈의 수정체로 들어와 망막의 시신경을 자극하고, 이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인지되는 전과정을 말한다. 인체의 시신경은 가시광선 파장 영역(380~740나노미터)에서만 반응하므로, 반사된 빛이 이 영역에 있을 때에만 어떤 대상을 직접 볼 수 있다.
가시광선은 원자핵 주변에 퍼져 있는 전자들과 반응해 흡수되거나 반사되므로, 본다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빛에 대한 전자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다. 즉 어떤 물체를 본다는 것은 그 물체를 이루는 원자의 전자를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자의 특징 이용해 원자 관찰하기
원자를 직접 보려면 광학현미경의 배율을 높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광학렌즈 배율을 아무리 높여도 '회절한계' 때문에 사용하는 빛의 파장보다 작은 물체를 볼 수 없다. 가시광선 파장보다 훨씬 작은 원자를 구별해 내기는 어렵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엑스선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눈으로 엑스선을 직접 관찰할 수 없다. 물론 엑스선에 감광된 필름을 통해 얻은 사진으로 몸속 뼈 모양을 알 수 있듯이, 어떤 장치를 사용해서 이미지로 바꾼 다음에 눈으로 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려면 전자의 특징을 이용해야 한다.
전자는 양자역학적으로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다. 전자를 10만볼트 전기장에서 가속시켜 100킬로전자볼트 에너지를 가지도록 하면, 드브로이 물질파 파장이 3.7피코미터(0.0037나노미터)가 된다. 이는 수소원자보다 약 27배나 작은 크기이므로 원자 크기의 물체를 관찰하더라도 회절한계 문제가 없다.
게다가 현대기술로 이 정도 파장의 전자빔을 구현하는 것은 엑스선이나 감마선 생성보다 쉽다. 또 광학렌즈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전자빔렌즈 역시 전기장과 자기장을 조합해 만들 수 있다. 이런 기술들의 결합으로 나온 전자현미경으로 원자 크기에 근접하는 물체의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눈으로 원자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면에 이미지를 형성하는 방법에는 투사(projection)와 주사(scanning)가 있다. 투사는 인간의 눈이 망막에 혹은 카메라렌즈가 필름에 이미지를 형성하는 방법이다. 한편 주사는 텔레비전 화면에 한 줄씩 또는 한 픽셀씩 이미지가 형성되는 방법을 말한다. 전자현미경에도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전자빔을 아주 작은 크기로 모은 뒤 이를 어떤 물체에 입사하면 물체에서 다시 튀어나오는 전자를 이용해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사'전자현미경(SEM)이고, 또 하나는 아주 얇은 시료를 투과한 전자빔이 투사로 이미지를 형성하는 '투과'전자현미경(TEM)이다.
처음 발명된 전자현미경은 당대의 광학현미경에 비해 훨씬 작은 물체를 볼 수 있었으나 원자 하나를 관찰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에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원자 하나를 관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입사하는 전자빔은 원자 크기로 작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에너지가 높아서 물질 속 수백개의 원자와 충돌하면서 넓은 범위로 튀어나오는 전자를 검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용하면 시료 두께가 원자층 몇개 정도로 매우 얇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기는 해도 원자를 하나씩 뚜렷이 구분해서 관찰할 수 있다. 오늘날 초정밀 반도체 소자에 사용되는 미세구조의 크기가 수십 원자층 정도이니 이들의 원자배열 구조를 분석하는 데 투과전자현미경은 꼭 필요한 도구다.
원자를 볼 수 있는 최신 기술로는 뾰족한 탐침을 이용하여 원자를 하나씩 관찰하고 이를 조작할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이라는 것도 있다.
원자 시각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원자를 보려는 과학자들의 꿈은 결국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제한된 원자에 대해서만 가능하고, 시료 내부에 있는 임의의 개별 원자 모양이나 위치를 알아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탐구 대상으로서 원자를 어떤 방법으로든 시각화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관찰가능한 원자에 대한 제약 조건은 하나씩 제거될 것이다.
기원전 460년 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Democretus)는 만물이 쪼갤 수 없는 작은 입자, 즉 원자로 이루어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데모크리토스의 생각을 묵살하고 세상이 ‘물, 공기, 불, 흙’의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의 견해는 18세기에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John Dalton)이 다시 원자론을 주장하기까지 2000여 년 동안 세상을 지배했다.1) 하지만 오늘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가 원자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왜? 여러 가지 과학적 사실이 원자론이 옳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우리가 보았기 때문이다. 물질을 확대하고 확대하고 또 확대했더니, 거기에 원자가 있다는 것을.
원자 단위의 물질세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광학현미경(optical microscope)으로는 관찰하기 어렵다. 원자의 지름은 1~2옹스트롬(A) 쯤 된다. 1옹스트롬은 1나노미터(nm)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길이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수백 나노미터를 훌쩍 넘기 때문에 가시광선을 이용한 기구인 광학현미경으로는 1나노미터도 안 되는 크기인 원자는 볼 수 없다. 한마디로 원자라는 입자를 거르기에 광학현미경이라는 체의 구멍이 너무 큰 것이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베의 회절 한계를 설명한 이 블로그의 다른 포스트를 참고하자.)
나노 물질도, 피부 속도 꿰뚫어 본다! 광학현미경의 끝없는 도전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영미 속담이 있다. 어쩌면 인간은 믿기 위해서는 보아야만 하는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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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현미경보다 못했던 최초의 전자현미경 TEM
그런데 ‘좀 더 촘촘한 체’를 만들자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가시광선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가진 파동을 이용한 현미경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위해 전자(electron)를 이용하기로 했다.
1926년 독일의 과학자 한스 부슈(Hans Busch)는 움직이고 있는 전자가 자기장을 지나갈 때 운동 방향이 휘어진다는 점을 밝혔다. 1927년 미국 벨연구소의 클린턴 데이비슨(Clinton Davisson)과 레스터 거머(Lester Germer)는 실험을 통해 전자가 파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에너지가 높을수록 그 파장이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31년, 독일 베를린공대의 에른스트 루스카(Ernst August Friedrich Ruska)와 그의 스승인 막스 놀(Max Knoll)은 전자를 진공에서 가속시키면 파장이 가시광선의 10만 분의 1일 밖에 안 되는 파동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루스카와 놀은 새롭게 밝혀진 전자의 성질을 이용해 현미경을 만들기로 했다.
그들이 만든 현미경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광학현미경과 비슷했다. 다만 광원으로 가시광선 대신 전자빔을 이용하고, 유리 렌즈 대신 코일을 감아 만든 전자렌즈2)를 사용하며, 직접 눈으로 보는 대신 형광판이나 사진필름에 물체의 확대된 상을 맺게 한다는 점이 달랐다. 그리고 현미경 속이 진공 상태라는 점이 큰 차이였다. 이것이 최초의 전자현미경인 투과전자현미경(TE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이다. 투과라는 말이 붙은 것은 전자빔이 얇게 자른 시료를 통과하면서 상을 맺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광학현미경, 투과전자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의 기본 원리(출처.한국기계연구원)
1931년 루스카가 처음 만든 전자현미경은 민망하게도 당시 광학현미경에도 훨씬 못 미치는 배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노력하여 전자현미경의 품질을 향상시켰고 2년 후에는이미 광학현미경의 분해능을 뛰어넘는 전자 현미경을 만들었다. 배율은 12,000배에 달했다. 루스카는 1939년경에는 최초의 상용화된 전자현미경을 제작하였다. 1980년대에 이르러 전자현미경은 원자 세계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배율과 분해능이 향상되었다. 평생 전자현미경 성능을 개선하는 데 헌신한 루스카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 80세의 나이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왼쪽)전자현미경 발명의 공로로 198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과학자 에른스트 루스카(오른쪽) 루스카가 최초로 구상한 전자현미경 스케치(1931년 3월 9일)과 전자현미경 설계도면(1933년 12월 12일) (출처: Nobelprize.org)
찌르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주사전자현미경 SEM
또 다른 방식으로 전자현미경을 만든 사람도 있었다. 1937년 벨기에의 맨프레드 폰 아르덴(Manfred von Ardenne)이다. 그는 투과전자현미경으로는 잘 관찰할 수 없는 두꺼운 시료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었고 마침내 주사전자현미경(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을 개발하였다.3)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빔으로 시료의 표면을 쏘아 시료에서 튀어 나온 전자를 측정하여 화면에 이미지가 나타나도록 하는 방식4)이다. 시료에서 튀어나온 전자는 전자총으로 광원으로 쏜 전자(1차 전자)와 구분하기 위해 2차 전자라고 한다.5)
현미경 이름에 ‘주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시료를 찌른다든가 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주사(走査)란 약물을 뾰족한 바늘을 이용해 몸속에 주입하는 기구인 주사(注射)가 아니라 ‘훑는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스캐닝이라 번역된다. 즉, 전자빔으로 시료를 꼼꼼히 훑어가며 측정하여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주사전자현미경이다. 이 때 관찰하고자 하는 시료는 에너지가 높은 전자빔에 상하지 않도록 금과 같은 금속으로 얇게 코팅해주어야 한다. 주사전자현미경은 투과전자현미경보다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재료의 형태와 입체적 구조를 알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산업용으로 활발히 이용된다.
(왼쪽) 주사전자현미경의 구조와 원리, (오른쪽) 코일을 감아 만든 전자렌즈(출처. ammrf.org.au)
미세한 손가락으로 원자라는 점자를 읽는 STM
198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사람은 에른스트 루스카 말고도 두 사람이 더 있었다. 1981년 스위스 취리히의 IBM 연구소에서 일하던 독일 태생의 물리학자 게르트 비니히(Gerd Binnig)와 하인리히 로러(Heinrich Rohrer)다. 두 사람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rling microscope)이라는 장치를 만들었다.
터널링이란 말 그대로 전자가 원자 표면에 굴을 뚫고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6) 원자 속에서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들은 파동운동을 하며 마구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만일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전자는 원자핵을 둘러싼 구름 같이 모호한 덩어리(전자구름)로 보일지도 모른다. 전자는 마구 움직이다보니 원자의 표면을 아주 살짝 벗어날 수도 있는데 이를 터널링이라 부르는 것이다. 터널링 현상 때문에 전기가 통하는 물체를 아주 가까이 접근시키면 양쪽 물체를 구름(물론 그 구름의 두께란 엄청나게 얇을 것이다)처럼 둘러싸고 있는 전자가 중간에서 만나게 되고 한쪽으로 이동하는(전류가 흐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전자의 터널링 현상을 이용한 주사터널링현미경의 원리
주사터널링현미경의 원리는 이러한 터널링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우선 아주 가늘고 섬세한 탐침(probe)을 만든 다음 관찰하고자 하는 시료에 아주 가까이(보통 원자 2~3개의 지름) 가져다 댄다. 그런 다음 탐침과 시료 사이에 전압을 걸면 전자는 둘 사이의 아주 좁은 틈에 형성된 전자구름을 타고 흐른다. 이를 터널전류라고 한다. 탐침을 시료 위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이동시키면 탐침과 시료 사이에 흐르는 전류가 변화하는 것을 감지하여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터널전류는 침과 시료표면 사이의 거리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가령 원자 1개의 직경만큼 거리가 변하면 터널전류는 약 1천배 이상 변한다. 주사터널링현미경은 탐침이 시료를 기계적으로 접촉하지는 않는다는 사실만 빼면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점자책을 읽는 것과 원리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게르트 비니히와 하인리히 로러 이전에도 터널현상을 이용하여 전자현미경을 개발하고자 한 이들은 여럿 있었지만 그들은 몇 가지 기술적인 한계를 넘지 못했다. 진동의 영향을 극복하면서도 탐침이 시료 위로 정밀하게 움직이며 시료와의 거리를 잴 수 있는 기술과 그 끝에 원자가 겨우 몇 개만 존재할 정도로 예리한 탐침을 만들어내는 기술, 측정한 터널 전류를 이미지로 구현하는 기술 등이었다. 게르트 비니히와 하인리히 로러는 이 모든 한계를 극복한 전자현미경을 만들었고 그들의 현미경은 재료 표면의 미세한 원자구조를 조사하고 세포 속 DNA 관찰을 가능케 하는 등 현대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원자현미경의 탄생과 전자현미경의 계속되는 도전
주사터널링현미경의 또 한 가지 대단한 점은 원자처럼 작은 물체를 관찰할 뿐 아니라 움직이거나 깎아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실험을 하던 중 매우 우연히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원자 수백 개의 덩어리를 깎아내는 정도로밖에 조작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원자 하나하나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였다.
기초과학연구원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Andreas Heinrich,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은 2017년 3월 주사터널링현미경을 이용하여 홀뮴(Ho) 원자의 스핀 방향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메모리소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 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개별 원자를 움직여 만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스톱모션애니메이션 영화’로 기록되기도 했다.
주사터널링현미경은 원자를 관측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초의 ‘원자현미경’으로 불리기도 한다. 게르트 비니히는 전기가 통하는 물질(도전체)만을 관측할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의 한계를 넘어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을 관측하기 위해 1985년 원자간힘현미경(AFM, Atomic Force Microscpe)을 개발했다. 원자간힘현미경은 캔틸레버라는 탐침과 시료 사이에 작용하는 원자끼리의 인력(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하여 측정하는 기구다. 이 밖에 시료 표면의 마찰력을 재는 LFM(Lateral Force Microscope), 시료의 경도를 재는 FMM(Force Modulation Microscope), 자기력을 재는 MFM(Magnetic Force Microscope), 시료의 전기적 특성을 재는 EFM(Electrostatic Force Microscope) 등 다양한 원자현미경이 개발되었다. 원자현미경의 탐침을 이용해서도 나노 단위의 무늬를 새기거나 나노 물질을 원자 단위로 보면서 자르고, 옮기고, 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생체분자를 관찰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전자현미경의 한계도 차차 극복되었다. 기존 전자현미경은 진공상태에서 관찰해야 하는데 진공상태에서는 생체분자를 둘러싼 물이 증발하고 구조가 붕괴되어 버렸다. 또한 해상도를 높이려고 전자빔의 에너지를 높이면 시료가 타 버리기도 했다. 스위스의 자크 뒤보셰(Jaque Dubochet), 미국의 요아힘 프랑크(Joachim Frank), 영국의 리처드 헨더슨(Richard Henderson)은 극저온전자현미경(Cryo Electron Microscope)을 개발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생체분자를 액체질소로 얼려 잠시 멈춘 뒤, 원자 수준의 해상도로 3차원 구조를 관찰하여 3D 영상으로 기록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나, 지카 바이러스 등의 구조가 모두 극저온전자현미경 기술 덕분에 밝혀졌다. 최근에는 이 현미경으로 촬영한 다양한 단백질 구조의 사진들이 각종 유명 학술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을 개발하여 생화학의 새 장을 연 이 3명의 과학자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