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꽃
이해인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용서하지 않은
나 자신을 용서하기
힘든 날이 있습니다
무어라고 변명조차 할 수 없는
나의 부끄러움을 대신 해
오늘은 당신께
고운 꽃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토록 모진 말로
나를 아프게 한 당신을
미워하는 동안
내 마음의 잿빛 하늘엔
평화의 구름 한 점 뜨지 않아
몹시 괴로웠습니다
이젠 당신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참 이기적이지요?
나를 바로 보게 도와준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아직은 용기가 없어
이렇게 꽃다발로 대신하는
내 마음을 받아주십시오
정신건강의학과 심리학에선 무관용과 비난을 투사(投射)로 설명합니다. 자신에게도 있는 문제를 남에게 전가시켜 마음의 짐을 더는 ‘도피기제’라는 것이지요. 콤플렉스가 심할수록 투사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병자호란이 끝나고 청나라를 탈출해 귀국한 여성들에게 ‘화냥년’이라는 올가미를 씌워 돌팔매질 한 것은 투사가 외적으로 집단화된 대표적 사례이겠죠? 도덕, 정의 등 윤리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자기 생활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주위를 둘러봐도 쉽게 알 수 있고 정치권에서는 거의 매일 극명히 보여주고 있지요. 대한체육회도 자기 영역에 자신감이 있다면 이런 징벌을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러나 용서를 실행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회이든 용서와 관용이 퍼질 때 구성원의 삶이 더 여유로워지고 윤택해질 겁니다. 용서에 대한 명언 10개를 골라봤습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고 큰 삶을 펼치고 있겠지요?
“관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애의 소유이다. 우리는 모두 약함과 과오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어리석음을 서로 용서한다. 이것이 자연의 제1법칙이다.” -볼테르
“(역사에선) 아는 체하고 혹평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고 인내하며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늘 승리했다.” -헤르만 헤세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에게 어마어마한 혜택을 주기 때문에 이기적에 가까운 행동이다.” -라와나 블랙웰(미국의 소설가)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도 용서받는다.” -누가복음
“용서는 어떤 관계에서도 사랑의 최고 형태라고 믿는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며, 용서하는 사람은 더욱더 강한 사람이다.” -욜란다 하디드(미국의 모델 출신 방송인)
“용서는 과거를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풍성하게 만든다.” -폴 보스(미국의 영화 프로듀서)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이 용서한다.” -캐서린 대제(러시아의 여제)
“약한 사람은 절대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강한 사람의 특성이다.” -마하트마 간디
“남들에겐 많은 용서를 베풀되, 스스로에겐 그러지 말라.” -데시무스 아우소니우스(로마의 시인)
“어리석은 자는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는다. 순진한 자는 용서하고 잊는다. 현명한 자는 용서하지만 잊지 않는다.” -토머스 사즈(미국의 정신건강의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