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가장 흔한 물질이 수소 물기둥에 수소가 있다는 건 뭐냐면 물속 어딘가에서 수소가 녹아 나온다는 거 그래서 그걸 수열작용이라고 해서 바닷속 어딘가에 녹아있는 곳에 뜨거운 물이 있다는 거 뜨거운 물에 의해서 광물에서 물질이 녹아 나오고, 이런 것들이 반응하면서 거기에 수소가 나오는 거 이 수소와 더불어 이산화탄소도 발견됐는데,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결합하면 메탄 이때 열이 나온다. 이 에너지를 가지고 우리 지구에서도 심해조 같은 곳에서 메탄 균들이 살아간다. 심해조 같은 경우에는 햇빛이 안 들기 때문에 에너지를 받을 곳이 없다. 그런 곳에서 이렇게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합쳐지는 메탄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가지고 사는 균들도 있다. 그래서 뭔가 에너지원이 있고 거기에 액체상태의 물이 있으니까 원시 상태의 생명체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생명체가 있다 없다는 것이다. 지구에만 생명체가 사는 것으로 발견됐는데, 지구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있다고 한다면 진화과정을 거쳐서 조금 더 고등 생명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
외계 생명체? 물
피, 땀, 눈물. 이 셋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액체 상태의 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생명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은 생
명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지구 밖 외계 생명체를 찾는 천문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많은 천문학자들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
일부 사람들은 이에 의문을 품는다. “왜 반드시 물이 있어야만 하는가? 그건 결국 지구의 생명체만 보고 생각한 편협한 기준 아닌가?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전혀 다른 환경의 외계 생명체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당연히 이 넓은 우주에 지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를 상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상상일 뿐이고, 천문학자들이 물에 ‘집착’하는 데에는 분명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천문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왜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걸까?
#물은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
기본적으로 생명활동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액체 상태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고체와 기체만으로는 생명활동을 하기 어렵다. 고체는 너무 속도가 느려서 효율적인 생명활동이 어렵다. 기체는 가벼워서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밀도가 너무 작아서 역시 효율적인 생명활동에는 유리하지 않다. 영양소를 녹여서 몸 곳곳으로 빠르게 운반하고, 노폐물을 녹여서 몸 바깥으로 빠르게 배출할 수 있는 용매 역할을 할 액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체 혹은 기체로 구성된 생명체가 있을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상상에만 의존한 그런 꼬리물기로는 의미 있는 과학적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액체 중에서도 왜 하필 물이어야 할까?
우선 물은 우주에서 아주 흔하다. 화성에서, 달에서 물을 찾으려고 그렇게 애쓰는데 물이 우주에서 흔하다고?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물 분자는 단순히 수소 두 개와 산소 하나가 결합한 것으로 수소와 산소는 우주에서 아주 흔하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성분은 무려 전체의 75퍼센트를 차지하는 가장 가볍고 가장 단순한 수소다. 그다음으로 많은 성분이 수소 다음으로 가볍고 단순한 헬륨으로 나머지 25퍼센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기율표에서 원자번호 1번과 2번에 해당하는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나머지 원소들은 다 합해봤자 겨우 1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 극미량이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화학 성분을 수소, 헬륨, 그리고 나머지(중원소 또는 금속 원소)로 구분한다.
그런데 이 나머지, 중원소에 해당하는 성분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산소다. 결국 물은 우주에서 가장 첫 번째로 흔한 수소와 세 번째로 흔한 산소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다만 둘의 격차가 좀 넘사벽이기는 하다.) 두 번째로 많은 헬륨은 다른 성분과 화학 반응을 하지 않는 비활성 성분이다. 결국 물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성분 중에서 화학 반응이 가능한 가장 흔한 두 성분,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졌다. 지구 생명체에게 물은 우주에서 가장 흔한 구하기 쉬운 재료이므로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었으리라.
#물은 높은 온도에서도 액체로 존재한다
게다가 물은 아주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액체로 존재하는 굉장히 드문 재료다. 대부분의 물질은 굉장히 낮은 온도에서만, 또는 아주 좁은 온도 범위 사이에서만 아주 잠깐 액체로 존재한다. 주변에서 대부분의 물질은 상온에서 고체 아니면 기체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물은 무려 0도에서 100도 사이의 아주 넓은 범위에서 액체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액체 질소, 액체 산소는 실험실에서나 만들 수 있는 엄청난 극저온의 환경에서만 존재한다. 상온에 꺼내는 순간 순식간에 기화해 다 날아가버린다.
물 외에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것으로 식용유, 알코올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대부분 수소와 산소가 아닌 수소와 탄소로 구성된 화합물이다. 그런데 우주의 중원소에서 탄소는 산소보다 더 양이 적다. 따라서 굳이 산소보다 더 드문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액체를 선택하는 건 경제적이지 못하다.
보통 액체가 끓기 시작하는 끓는점 온도는 그 물질의 분자량에 따라 결정된다. 분자량이 더 큰 무거운 분자일수록 더 높은 온도에서 끓는다. 그런데 물은 이 규칙을 벗어난다. 물의 분자량은 18이다(산소 16+수소 1×2=18). 물은 100도의 높은 온도까지 올라가야 끓기 시작한다. 그런데 물보다 분자량이 거의 두 배 더 크고 무거운 메탄올(CH3OH)는 물보다 더 낮은 65도에서 이미 기체가 되어버린다. 예를 들어 온도가 70도가 되면 물은 여전히 액체로 남아 있지만 메탄올은 진작 다 날아가버린다. 놀랍게도 물은 자신보다 두 배나 더 무거운 성분에 비해서 더 높은 온도에서도 끓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특징이다. 온도가 더 높을수록 화학 반응이 더 활발하게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액체로 버틸 수 있는 물은 다른 성분에 비해서 더 효율적으로 화학 반응의 용매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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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어떻게 작은 분자량에도 높은 온도에서 증발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물 분자의 결합력이 다른 성분에 비해서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물은 산소 원자 양 옆에 수소 원자가 하나씩 붙어 있는 구조다. 얼핏 생각하면 세 원자가 일직선으로 나란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약 104.5도 각도로 구부러져 있다.
#물은 극성을 띤다
산소는 약간 음의 전하를, 수소는 약간 양의 전하를 띤다. 만약 산소 양 옆에 일직선으로 수소가 하나씩 붙어 있었다면 이러한 전하의 차이는 서로 상쇄되어 극성을 띠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약간 구부러진 형태이기 때문에 전하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비대칭한 분포를 갖게 되어 극성을 띠는 것이다. 이 극성 덕분에 물 분자는 유독 다른 성분에 비해서 서로 더 끈끈하게 붙어 있다. 게다가 물 분자의 수소끼리 서로 끌어당기는 수소 결합력도 아주 강력하다. 그래서 물은 다른 성분에 비해서 유독 높은 온도에서도 쉽게 날아가지 않고 오랫동안 액체로 버틸 수 있다.
물 분자의 극성은 재밌는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 풍선을 수건으로 비벼서 정전기를 일으킨 다음 수도꼭지에 물을 틀어서 그 주변에 대보자. 정전기에 이끌려서 수도꼭지 물줄기가 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Passport Academy
게다가 물 분자의 극성은 전하를 띠고 있는 전해질을 비롯해 많은 성분을 쉽게 녹일 수 있게 한다. 영양소와 노폐물 등 생명활동에 필요한 재료들은 잘게 쪼개지면서 전하, 극성을 띠는 알갱이로 바뀌게 된다. 다른 대부분의 액체 용매들은 이런 극성 분자들을 쉽게 녹이지 못한다. 하지만 물은 강한 극성 덕분에 다양한 성분을 높은 농도까지 쉽게 녹이면서 활발한 화학반응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정리하자면, 우선 물은 우주에서 가장 흔하고 구하기 쉬운 재료(수소, 산소)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약간 구부러진 형태로 극성을 띠고 있다. 그 덕분에 아주 높은 온도에서도 액체로 존재할 수 있고, 다양한 물질을 쉽게 녹일 수 있는 최고의 용매다. 우주에서 물이 특별한 이유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발견된 액체 상태의 메탄 호수와 비교해보자. SF의 상상력을 동원해 메탄 호수에서 살아가는 신비로운 생명체를 그려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메탄은 극성을 띠지 않기 때문에 생명활동과 화학 반응의 무대가 되기 어렵다. 액체 메탄만 가지고는 효율적으로 영양분과 노폐물을 녹여서 운반하기 어렵다.
#물을 대체할 수 있는 용매가 있을까
그래서 여전히 많은 천문학자들이 물을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 중 하나로 여기는 것이다. 물론 물이 필요하지 않은, 오히려 물이 없어야 살 수 있는 생명체도 있지 않을까 상상하는 것은 재밌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위대한 상상력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고실험일 뿐, 경제적이고 생물학적인 고민에 근거한 의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천문학자들은 외계행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지가 생명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본다. 이것은 단순히 지구만 보고 고집하는 편협한 기준이 아니라 나름대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다. 그리고 실제 지구처럼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행성은 아주 많다. 이미지=NASA
이 글을 통해 천문학자들이 물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단순히 지구인의 편견이 아니라는 점을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물론 앞으로도 내가 쓰는 외계 생명체 탐색과 관련된 글에는 계속 똑같은 댓글이 달리겠지만).
물이 왜 가치 있는가, 그리고 외계 생명체를 찾으려면 왜 먼저 물이 존재하는 곳을 찾아야 할까에 대해 나는 “지구 생명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라는 식의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복잡한 생명활동을 위해서는 화학 반응이 가능해야 하고, 우주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재료여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기본적인 경제적 관점의 근거를 제시했다.
여기까지 와서도 “화학 반응을 하지 않아도, 우주에서 극히 드문 재료라 하더라도, 액체가 아닌 고체와 기체만으로 생명 활동을 하는 존재가 있을 수 있다! 비물질적인 정신, 영혼으로 존재하는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목성 같은 행성 자체가 생명일 수도 있지 않냐!”라고 반박한다면, 안타깝지만 그들의 끝없는 상상력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다. 이는 양성자 하나, 전자 하나조차 새로운 관점에서 생명체로 봐야 한다는 수준의, 아예 생명체라는 단어의 과학적 정의를 파괴해버리는 주장이다. 그들이 찾는 게 정말 외계 ‘생명체’이기는 한지 되묻고 싶다. 그러한 딴지는 SF 소설의 소재는 될지언정, 외계 생명체 탐색에 필요한 근거 있는 과학적 고민은 될 수 없다. 물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집착은 단언컨대 지극히 합리적인 편견이라 할 수 있다.
지구와 인간, 어떻게 거대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
주전자에서 끓는 물 분자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고 하자. 그럼 주전자는 경계, 주전자 내부는 계, 주전자 외부는 외계가 된다. 그리고 경계의 특성에 따라 열린계, 닫힌계, 고립계로 분류된다. 경계에서 내부와 외부의 물질과 에너지가 교환 가능하면 열린계, 에너지만 교환 가능하면 닫힌계, 모두 교환이 불가능하면 고립계다. 예로 든 주전자는 열에너지가 들어오고 수증기가 빠져나가는 열린계다.
지구는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복사 에너지를 내보낸다, 그리고 미량이지만 지구의 대기가 우주로 빠져나가고 가끔 운석도 떨어지는 물질 교환도 일어난다. 하지만 이는 지구 질량보다 너무 미미해서 지구는 (당분간 실질적인) 닫힌계다. 생태계는 지구와 동일한 계가 아니다. 지구가 생명이 넘치는 푸른 행성으로 보이는 이유는 생태계가 얇은 습자지처럼 표면에 골고루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태계가 차지하는 부피는 지구의 0.03%도 되지 않는다. 생태계는 지구가 품고 있는 다양한 계의 하나이며, 지구와 물질과 에너지를 교환하는 열린계다.
지구가 형성되었을 때 생태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원시 지구의 뜨거운 열기가 식고 형성된 대양에서 최초의 생태계가 시작되었다. 이후 생태계는 계속 확장되었지만 육상 식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바다가 경계였다. 식물에 이어 동물들이 육지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생태계는 지구 표면을 뒤덮게 되었다. 지구는 닫힌계이기 때문에 탄생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존재하는 물질(원자)의 종류와 양에는 변화가 없다. 이 물질들이 열린계인 생태계에 흡수되어 더 복잡한 유기물(생체 고분자)로 재구성되면서 확장이 된 것이다. 단순한 무기물이 복잡한 유기물(생체 고분자)로 전환되는 것은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스르는 현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에서 공급되었다.
생태계를 지탱해주는 물의 3가지 특성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기본 환경은 물이다. 특히 활발한 생명 활동의 무대가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의 액체 상태가 지속되어야 한다. 이는 물의 특이한 성질 때문이다. 산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두개가 약간 기울어져 결합이 되어 있어 물은 극성을 가지게 된다. 이 때문에 움직임이 자유로운 액체의 물이 고체 상태인 얼음보다 밀도가 더 높아진다. 이 특성은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을 통해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만약 극성이 없었다면 물은 바닥부터 얼어서 올라왔을 것이다.
극성으로 일어나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은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어는 현상이다. 이는 물의 극성 때문에 얼음으로 질서 정연하게 결정화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물이 수증기로 기화되기 위해서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물을 가열하면 99도까지는 조용하다 100도가 되면서 갑자기 끓기 시작한다. 극성을 가진 물 분자 사이의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많은 열에너지를 품을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은 지구의 수냉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지적으로는 낮과 밤의 온도 차이를 줄여준다. 사막의 낮과 밤 기온 차이가 심한 이유는 주변에 물이 없기 때문이다. 지구적으로는 해류라는 현상을 통해 적도에서 흡수된 많은 열을 추운 극지방으로 날라주어 기온의 차이를 줄여준다. 이 덕분에 온도 변화에 민감한 단백질로 구성된 생물들이 지구 표면에 넓게 분포될 수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물의 특성은 생명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용매라는 점이다. 극성을 가진 물은 생체 고분자를 포함해 많은 종류의 분자들을 녹일 수 있다. 분자생물학 수준에서 생명활동은 끊임없는 움직임 속에서 분자들이 빠른 속도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이 흡수한 많은 열에너지는 물 분자 극성의 섭동을 일으킨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증명한 브라운 운동 현상을 통해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런 물의 활발한 움직임이 생체 고분자가 동작하는 기본 에너지를 제공한다. 고체나 기체 상태에서는 에너지 전달 효율이 떨어져 생명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물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 사막에서 살아가는 생명일지라도 그 구성 세포는 물(체액)이라는 환경에서 활동한다.
지구의 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럼 생명을 가능하게 만든 지구의 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납을 금으로 바꾸려 노력했던 과거의 연금술사(뉴턴도 포함해)들은 몰랐겠지만, “자연 상태”에서 원자는 생성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은 이제는 초등학생 교과서에도 나오는 상식이다. 그럼 물을 구성하는 산소와 수소 원자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보자. “자연 상태”라는 말은 화학적 반응만 일어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가면 원자가 생성되거나 소멸되는 핵반응의 영역이다. 경제적 의미는 없지만 현대 과학에서는 핵반응을 이용해 수은에서 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핵반응을 통해 발전하여 그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 핵반응은 (지구 같은) 행성 수준이 아닌 (태양 같은) 항성 수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수소와 산소를 포함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는 우주라는 거대한 ‘계’의 구성원인 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주라고 하면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대의 공간이 생각난다. 그런데 우주 ‘계’라고 하면 이 우주에 경계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과학이 다루는 우주의 경계는 관찰 가능한 범위다. 우리 우주가 열렸는지 닫혔는지 고립되었는지도 알 수 없고, 비슷한 우주가 옆에 존재하는지 아니면 평행 우주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관찰 가능한 경계의 바깥은 과학이 아닌 추상적 관념의 대상이다. 우리 인류의 과학 지식은 관찰 가능한 우주를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쌓아 올린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과학자가 우주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관찰 가능한”이라는 개념이 생략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우주 전체의 구성 원자의 88%는 수소, 11%는 헬륨이다. 나머지 90종의 원자를 다 합해도 1%도 되지 않는다.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소와 헬륨은 138억년 전 빅뱅에서 만들어졌다. 빅뱅을 ‘특이점’ 혹은 ‘사건의 지평선’이라 부르는 이유는 관찰을 통해 빅뱅 발생 1초 이후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잘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이전 상황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앞서 루카에 대한 설명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이런 아이러니 때문에 ‘빅뱅 이론은 빅뱅만 빼고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빅뱅이 일어나고 3분 후 등장한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뭉쳐져 헬륨이 되고 남은 양성자는 수소가 되었다. 이때 수소와 헬륨이 생성된 비율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빅뱅 이후 1억년이 지나 팽창된 우주는 열기가 식어가자, 억눌려 있던 중력의 힘이 작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흩뿌려져 있던 수소와 헬륨이 중력에 의해 뭉쳐지면서 최초의 별들이 탄생한다. 고온고압의 별의 중심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이때 남는 질량은 빛에너지로 방출되면서 별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생물의 기본 구성 원자이기도 한 탄소, 질소, 산소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우주와 지구, 그리고 우리 몸에 들어 있는 물을 구성하는 산소는 여기에서 온 것이다.
인간을 ‘초신성의 후예’라고 부르는 이유
별의 심장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통해 생성 가능한 가장 무거운 원자는 철이다. 그런데 우리 인체에는 철보다 무거운 구리, 아연, 셀레늄, 요오드 등의 미량 원자도 존재한다. 이런 원자들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핵융합보다 훨씬 거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는 초신성(super nova)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초신성은 이름과 달리 새로운 별의 탄생이 아니라 수명을 다한 별의 화려한 죽음이다. 더는 중력의 붕괴를 버틸 수 없는 거대한 별이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는 것인데, 멀리서는 갑자기 밝은 빛이 보이기 때문에 초신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 엄청난 폭발의 에너지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생성된 원자들은 폭발의 여파로 우주로 산산이 흩어져 먼지가 된다. 그리고 폭발의 충격이 가라앉으면 다시 중력으로 뭉쳐져 철보다 무거운 원자들을 가진 별이 탄생한다. 새로운 별로 진화하기 위한 늙은 별의 화려한 최후가 초신성이다.
요즘 MZ 세대나 이전의 X 세대처럼, 세대의 개념을 사용해 별을 분류할 수 있다. 빅뱅 직후 처음 등장한 별들은 1세대이며, 초신성 진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별은 2세대로 분류가 된다. 하지만 모든 별이 초신성이 되는 것은 아니고 쓸쓸히 식어가며 죽는 별도 있다. 또한 별은 크기에 따라 수명에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재 우주에는 1세대에서 3세대의 별들이 모두 존재한다. 빅뱅 이론에 의해 가장 오래된 별은 137억살 정도의 1세대일 것인데, 현재까지 발견된 최고령 1세대의 별은 135억살이다. 최근 활동을 시작한 제임스웹우주 망원경이 빅뱅에 더 가까운 순간에 탄생한 별을 찾아내는 것도 흥미진진한 관심거리다.
빅뱅 이후 수십억년이 지난 어느 시점에 은하계 가장자리에 있던 어느 2세대 초신성이 폭발하였다. 충격이 가라앉자 흩어졌던 먼지 구름이 중력으로 다시 뭉쳐지면서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45.6억년 전 중심부에 3세대 항성이, 긴 팔에서는 8개의 위성이 형성되었다. 우리 태양계(solar system)의 탄생이다. 태양에 가까운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무거운 원자들이 뭉친 암석형 행성이고, 먼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가벼운 원자들이 뭉친 기체 행성인데 여기에는 지각(땅)이 존재하지 않는다.
세번째 행성 지구의 지각에는 47%의 산소와 규소, 알루미늄, 철, 칼슘, 나트륨 등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모두 이 지구 지각에 존재하던 것들이고, 이들은 빅뱅에서부터 2번의 초신성 폭발을 통해 점차 만들어진 것이다. 천문학자들이 우리 인간을 ’초신성의 후예’라 표현하는 것은 아주 과학적 표현인 셈이다.
탄생 초기 지구에는 생명이 싹틀 수 없는 용암이 끓어 넘치는 지옥도가 펼쳐졌을 것이다. 수소, 헬륨 등 가벼운 기체로 이루어진 최초의 대기는 태양풍과 지구의 열로 우주로 흩어졌다. 중력에 붙잡힌 물질들은 서로 부딪치면서 격렬한 화학반응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다양한 화합물(분자)이 만들어져 뿜어져 나왔다, 이렇게 생성된 원시대기는 지구에서 뿜어낸 메탄, 암모니아와 우주에서 날아온 수증기가 가득했다. 원시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열 에너지는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시켰고, 암모니아에서 질소를 분리시켰다. 산소는 메탄과 반응하여 탄산가스와 물이 생성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기의 주성분은 탄산가스와 질소가 되었다. 수억 년이 지나 지구가 충분히 식자 두꺼운 구름에서 지구 최초의 비가 내렸다. 지구에 바다가 생기고 대기와 비의 순환이 지속되면서 생명의 기본 재료들이 바다로 흘러가 모였다.
지구 환경과 비슷한 행성은 몇개나 될까
그리고 40억년 전 태양계 외부에서 날아온 다량의 운석들이 태양계의 내부 행성을 폭격하기 시작하였다. 이 폭격은 2억년 가까이 지속되었다. 지구의 대기는 두꺼운 구름에서 끝없이 번개가 치는 환경이었고 운석의 충돌은 강력한 에너지를 발생시켜 유기 화합물들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었다. 운석의 폭격은 지구의 형제 행성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달의 곰보 자국(크레이터)의 많은 부분이 이 시기 운석의 폭격으로 생긴 것이다. 지구에는 물과 대기의 순환에 의해 운석 자국이 풍화된 반면 대기가 없는 달에는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지구에는 원시적인 바다가 이미 존재하였고, 운석 충돌 에너지가 유기물로 전환되는 용매 역할을 하였다. 혼란이 끝나고 하늘이 맑아졌을 때 대기의 두꺼운 구름은 유기물로 가득한 바다가 되었다. 생명의 재료가 가득 찬 원시 해양이 만들어진 것이다.
나사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는 우주 탐사의 기본은 먼저 액체 상태의 물을 찾는 것이다. 원시 지구에 바다가 존재한 것이 생명체가 탄 생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우주에서 물을 찾기는 쉽다. 수소는 지천으로 널려 있고 산소는 1세대 별이 탄생했을 때부터 계속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체도 기체도 아닌 액체 상태로 모여 있는 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에너지를 뿜어내는 별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를 골디락스 지역이라고 한다. 골디락스는 ‘곰 세 마리’라는 동화에서 딱 맞는 침대와 음식을 차지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우리 지구가 바로 골디락스 행성이다. 제임스 웹 이전 최고의 천체 망원경인 허블이 찾아낸 행성 3000개 중 30개가 골디락스 행성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지구 환경과 95% 이상 동일한 행성이 최소 일억개가 존재할 것이다. 이 행성 중 물을 품고 있는 것에 생명이 존재할 최소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빅뱅을 통해 만들어진 수소, 1세대 별을 통해 만들어진 산소, 2번의 초신성의 폭발을 거쳐 만들어진 90여종의 원자들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딱 적당한 위치에서 딱 적당한 시기에 탄생한 지구라는 행성. 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들어맞아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오래 시간을 거쳐 지금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의 역사에서 아주 특별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