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캐서린 제타존스 주연의 2004년작 영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서 18년 동안 머물렀던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Mehran Karimi Nasseri, 1942~)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모티브
이 작품은 1942년생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Mehran Karimi Nasseri, مهران کریمی ناصری)가 샤를 드골 공항에서 겪었던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나세리는 1973년 9월 유고슬라비아학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3년짜리 유학을 나왔다. 1977년 팔라비 왕조 반대 시위를 벌여 비밀경찰에게 고문 당하고 이란으로부터 추방당했다고 주장하며 동독,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 망명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던 그는, UN에게 난민 지위을 얻어 영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나세리는 자신의 친모는 아버지와 불륜을 한 영국인 간호사였다는 사실을 뒤늗게 알고 친모를 찾고자 영국으로 가고 싶다고 주장했다. 2005년 <가디언>지의 보도에서 고문을 받고 추방당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고 그의 가족들도 나세리의 출생의 비밀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RER 기차역에서 여권과 서류가 든 가방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프랑스로 되돌려졌다. 오갈데 없던 그는 합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 눌러앉아 1988년 8월 26일부터 2006년 7월까지 공항에서 생활했다.
1995년 벨기에 당국이 그가 사회복지사의 관리 아래 벨기에에 머무를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그는 당초 계획이었던 영국행을 고수하며 벨기에 입국을 거부했다. 그 이외에도 아무런 증빙서류가 없었기에 벨기에로 돌아가고 싶어도 프랑스에서 출국 허가를 내주지 않는 상황.
1999년에는 프랑스 측이 난민용 여권을 교부하며 정식 이민자로 받아주었지만 공항 생활이 익숙한 나세리는 거절할 명분으로 난 귀족인 알프레드 헤르만 경이며 이란인이 아니라고 미친 척(망상증이 있다고 하지만 이걸로 고집부리거나 남을 괴롭히지 않았기에 연극이라는 말도 많다.)하며 스스로 거부했다. 나세리를 도와준 변호사가 문제의 증빙서류를 찾은 후에도 자신의 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공항에 계속 머물렀다.
나세리는 매일 아침 5시 첫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에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했다. 매우 당당하게 행동하고 구걸이라든지 행패를 부리지 않았으며 공항 측에 피해가 갈 일을 일절 하지 않았다. 덕분에 공항 직원들에게 호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18년씩이나 살 수 있었겠지만... 주변을 반드시 청소하고 자신의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했으며 직원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기에 직원들은 나세리의 옷을 무상으로 세탁하거나 듣고 싶은 음악이나 방송을 보게 해준다든지, 소파나 의자를 제공하고 나세리와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는 주요 일과로 신문을 보았고, 경제학을 공부하거나 일기를 썼는데 이때 쓴 일기를 바탕으로 <The Terminal Man> 이라는 이름의 자서전을 2004년 영국, 독일, 폴란드, 일본, 중국 등에서 출간했다.
공항 사람들은 이전부터 나세리에게 알프레드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나세리는 이 새로운 이름을 낯설어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렇게 공항에서 살면서 책도 내서 알아보는 사람에게 사인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이 영화가 실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사인 드림웍스로부터 30만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번 돈을 저금도 했지만 공항 직원들에게 후하게 한턱 내기도 하며 꽤 기분파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몸에 이상이 생겨 2006년 7월 병원에 입원, 기나긴 공항 생활을 마감했다. 2007년부터는 한 프랑스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살고 있다.
<터미널>의 무대는 JFK 공항이다. 미국의 심장인 뉴욕의 입구이자 출구이다. 영화 <터미널> 속의 거대한 공항은 부자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답게 100% 세트다. 세트는 세상과 격리된 소왕국이며 그곳에서 감독은 왕이 아니라 신이다. <터미널>의 공항에 존재하는 것과 부재하는 것은 오로지 감독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곳에 표면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합리적이며 체계적인 통제와 질서의 스펙터클이다. 그 스펙터클은 스필버그의 마음에 담긴 미국의 이미지다. 그 스펙터클은 웅장하고 화려하나 무언가 빠져있다. <터미널>의 이야기는 그곳에 없으나 스필버그가 보기에 반드시 있어야 할 그 무언가를 채워가려는 의지의 산물이다.
그 무언가의 현신이 영화의 주인공인 촌스럽고 가난한 이방인 나보스키(톰 행크스)다. 뉴욕으로 가기 위해 그곳에 내린 그는 비행하는 동안 조국 크라코지아에 쿠데타가 터져 비자가 무효화되면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샤를드골 공항에서 16년 동안 숙식을 해결해온 이란 남자의 실화에서 빌려온 이 주인공은 공항의 골칫거리에서 점차 공항 노동자들의 영웅으로 변신하며, 아름다운 여인 아멜리아(캐서린 제타 존스)의 마음까지 얻는다.
<터미널>은 <스미스씨 워싱톤 가다>로 대표되는 프랭크 카프라식 인민주의 코미디의 변주다. 얼굴 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거대한 기성 제도가 우연히 끼어든 한 ‘작은 남자’(little guy)에 의해 삽시간에 유쾌한 혼란에 빠지고 그는 민중의 영웅이 된다. <터미널>엔 가족주의에 대한 스필버그의 유아적인 집착이 남아있지만, 그 가족주의는 인민주의적 휴머니즘 혹은 민중들의 수평적 연대를 향해 열려있다. 이 영화의 가장 재미있는 대목도 공항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나보스키의 데이트를 응원하는 장면이다. 스필버그 영화가 사랑해온 ‘길 잃은 소년’이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고 있다.
<터미널>에서 원천적으로 부재한 것은 국제정치학적 현실이다. 이 인공 세트에 9·11 이후의 뉴욕은 없다. 뉴욕에 불법체류하려는 중국인들의 모습은 묘사되지만, 테러리스트를 찾는 신경과민의 눈빛은 한순간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늘의 뉴욕 공항을 무대로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스필버그는 욕먹어도 싸다. 그런데 실은 그것은 부재한 것이 아니라 흔적으로서 존재한다. 나보스키 외에는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TV 이미지로서의 크라코지아 유혈 쿠데타는 전가된 악몽이다. 이건 9·11이라는 미국의 참화를 한 이방인의 현실로 치환함으로써 자신의 악몽과 불안을 다독이려는 스필버그의 무의식적 안간힘이다. 더구나 오로지 기다림으로써 그 곳의 문제는 해소돼버린다. 또 다른 흔적은 나보스키의 떠남과 아멜리아의 선택이다. 아멜리아는 유능한 유부남에게 돌아가면서 그것을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보스키는 유혈쿠데타가 해소된 조국으로 떠난다. 인도에서 온 굽타도 조국으로 되돌아간다. 나보스키를 박해하던 국장은 승진한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엔 한 이방인으로부터 비롯된 아름다운 소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적 질서의 정화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스며있다. <터미널>은 완벽한 인공성에도 불구하고, 부재한 것의 흔적이 있어 흥미롭다.
You may have got the wrong idea about The Terminal. You might be thinking it’s another splashy romantic comedy with Tom Hanks back on home turf, goofing off in a funny accent and lifting those puppy-dogs in the direction of brittle, lovely Catherine Zeta-Jones. Well, Sleepless At Gate 67 it ain’t.
For Steven Spielberg, in later career, is having a whale of a time mixing up his native crowdpleasing with a caustic independent spirit. Yes, The Terminal is funny, romantic and sentimental, but inside Spielberg’s purpose-built airport lounge, an open-plan cathedral of endless flux, he’s channelling both Capra and Kafka. This is a post-millennial fable about how the world really kinda sucks.
The plot itself is loose-limbed, a vague blend of quest (to get out of the damn airport), survival and romance. It makes you think of Cast Away, while the posters, with their lone journeyman Hanks, recall the sap and charm of Forrest Gump. Yet this graceful satire feels more in touch with The Shawshank Redemption, where the looming prison boasts its own sushi bars and Borders superstore, but is every bit as repressive.
Navorski must live by his wits or go under, and in the slow churn of Hanks’ expert performance lies the movie’s substance, a subtle process of unpeeling a goofball tourist, located somewhere between Charlie Chaplin and Andy Kaufman, to reveal a singular man of purpose; direct, noble, irrepressible, and so very un-American. It’s a brilliant deception, forcing us to confront the rash judgement that all English-deficient travellers are basically idiots.
Less effective, though, is Navorski’s role as romancer. Wearing his heart on the sleeve of a new Hugo Boss suit, he woos listless, man-troubled stewardess Zeta-Jones, who is drawn to his honesty, failing to register this curious person as anything more than a frequent flier. Half the world, it seems, is to some extent trapped in an airport.
Never Spielberg’s forte, the romance unfortunately feels false, too removed from the movie’s menacing undertow. So he sensibly keeps it sidelined from the ongoing duel with Tucci’s brusque commandant. In a delicious performance, the vibrant actor underscores the required weaselling with an understanding that rules are necessary. Navorski, to his mind, represents chaos — a slipping cog in vital clockwork. In many ways, he’s right.
The film also traverses a wonderful array of supporting players, immigrant workers caught on the fringes of life with whom Navorski finds communion. In one throwaway yet spellbinding sequence, Wes Anderson regular Kumar Pallana, as a perpetually agitated Indian cleaner, displays a sublime knack for plate-spinning and juggling hoops. It’s a welcome burst of surreal indulgence, both hilarious and poignant, a new type of ‘Spielberg moment’.
Away from the knots of dramedy, you can sit back and drink in the director’s effortless class. His camera glides, feather-light, across this multi-storied shopping mall, keeping pace with the ebb and flow of passengers, Navorski the one static point of focus. There is a dazzling use of reflection, impossible shots in mirrors and glass panels; everything in the terminal is a reflection of the real America, a microcosm of the capitalist wonderland outside the doors.
And it’s very evident that the last thing Navorski’s chasing in the world — a bitter, unreliable place — is this dubious American Dream that comes wrapped in Cellophane, emblazoned with logos and wrung-dry by corporate red tape. Without giving anything away, the last line says it all: “Take me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