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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짐 알칼릴리, The World According to Physics

Jobs 9 2024. 2. 1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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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물리학, 뭐가 매력이라는 걸까?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바라보기의 멋짐에 대하여

40여 년 전, 십대 시절 물리학과 사랑에 빠졌다는 저자의 고백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좀처럼 다가가기 쉽지 않은 과목인 물리학, 무엇이 과학자 짐 알칼릴리로 하여금 평생토록 물리학을 ‘사랑하게’ 만들었을까? 
알칼리리는 몇 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자신이 물리학에 다소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닫고 나니 더 좋아지기도 했다는 솔직한 고백을 시작으로, 퍼즐 풀이와 상식을 재미있게 섞어놓은 듯하고 자연과 우주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물리학이 너무나 매혹적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실험과 이론이 완벽하게 협력하면서 진보를 향해 나아간다는 특징을 물리학의 특별한 지점으로 꼽는다. 지질학이나 생물학 같은 관찰과학이 데이터 수집, 꼼꼼한 실험 설계와 검증으로 이해를 넓혀간다면, 물리학은 그런 실험을 바탕으로 이론적 도약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기존에 확립된 이론에 부합하는 이론을 발판으로 물리학자는 다시 연구하고 검증하고, 새로운 이론을 세상에 내놓는다. 알칼리리는 이를 ‘물리학만큼 이론과 실험이 나란히 손을 잡고 끌어주면서 서로에게 다음 발 디딜 곳을 가르쳐주는 학문은 없다’는 말로 표현한다. 
현대 물리학은 지금도 끝없이 변화하고 연구를 거듭해나가고 있는 학문이다. 뉴턴, 디랙, 힉스, 슈뢰딩거, 아인슈타인, 스티븐 와인버그에 이르기까지, 이미 규명되었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또다시 생겨나는 새로운 난제를 물리학은 꿋꿋이 놀라운 방식으로 풀어왔다.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에서는 이렇게 복잡한 미로 속을 헤매고 때로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마침내 진리를 향해가는 물리학의 멋짐을 모두와 공유하고픈 저자의 진지하고도 다정한 에너지가 행간마다 전해진다. 


이론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가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대하고 고차원적인 물리학의 흐름과 발전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비전공자에게는 특히 멀게 느껴지는 물리학이라는 학문을 대중에게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과알못’은 물론이고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도 현대 물리학의 정수라고 불리는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등을 충분히 잘 이해하기란 무척 어렵다. 시간과 공간, 넓디넓은 우주와 작디작은 양자세계, 이론물리학과 생활 속 물리학까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은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방법론과 철학적인 부분까지 망라한다. 물리학 전반의 흐름과 현대 물리학을 이끄는 3대 이론과 가장 최신의 논의도 비전공자가 알아두면 좋을 선에서 짚어준다.  
이 방대한 부분을 작은 책 한 권에 효과적으로 펼쳐 보일 수 있었던 비결은 그 자신이 양자물리학자이면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BBC 과학 다큐멘터리를 인기리에 진행한 바 있는 저자의 내공이다. 복잡한 공식을 설명하는 교과서 같은 설명들을 떠올렸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어려운 수식 없이 펼치는 친근한 스토리텔링에 놀라게 될 것이다. 저자는 실제로 과학 팟캐스트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동시대 과학자들의 최신 지식을 대중에게 잘 소화되게 전달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대중과 과학의 소통을 진전시킨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스티븐 호킹 메달을 최초 수상하기도 했다.


“물리학, 어디까지 와 있는가?”
가장 최신의 물리학을 한눈에 보기

지금 이 순간 가장 최신의 물리학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쉬운 언어로 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이 책은 무척 유용하다.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이후의 물리학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에 관심 있는 과학 덕후들에게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19세기가 저물 무렵 물리학은 완성된 듯 보였다. 뉴턴역학, 전자기학, 열역학을 발전시켜 모든 물체와 현상(포탄, 시계, 폭풍, 증기기관, 자석, 모터, 진자, 행성…)을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이 물리학의 미시 구성성분인 원자와 분자로 관심을 돌리자, 기존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대 물리학의 시작이자 이 책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단순히 물리학의 이론과 개념에 대해 설명하기보다 물리학 이론이 어떻게 발전해왔느냐에 집중한다. 양자역학의 개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끈이론, 고리양자중력 등 양자이론에서 시작한 물리학계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예컨대 소립자가 사실 숨겨진 차원에서 진동하는 작은 끈이라고 말하는 ‘끈이론’은 시공간 안 ‘물질’의 양자역학적 속성에서 시작한다. 고리양자중력은 시공간이 담은 물질보다 ‘시공간 자체’가 더 근본적 개념이라고 보는 데서 시작한 이론이다.  
이렇게 기존의 이론을 발판 삼아 새로운 이론으로 뻗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물리학자의 연구는 진보한다. 실험과 이론이 함께 발맞추어 나아가는 그 과정이 저자가 사랑하는 물리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물리학 설명이 쉽게 와닿는다면 이렇게 과학적 진보의 흐름에 주목하는 저자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이론의 심연을 파고들기보다는 이론의 전개를 따라가면서, 물리학이 발전하고 진보하는 원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과학과 지식에 대한 사랑에서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는
세상에 대한 개방적 자세

물리학자처럼 생각하고 검증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 가리키는 과학자적 태도의 핵심은, 바로 의심을 수용하는 개방성이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지배당하지 않고, 새로운 실험이 나오면 기존 이론이 폐기될 수 있음을 가정하는 개방성의 학문이 과학이라는 것이다. 대중은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혼자 연구를 하거나 완벽한 공식만을 추구하여 현실과 유리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과학, 특히 물리학은 실험과 이론이 협력해야만 진보하는 학문이며, 기존의 이론과 실험 위에서 새로운 이론이 발전할 수밖에 없으므로 어떤 학문보다도 공동체적 학문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과학적 방법론의 ‘동료심사’ 과정은 바로 이런 공동체로서의 내부수정 절차다. 과학자에게 비판적 평가는 당연한 절차다. 견고한 이론을 이뤄내고, 정직한 이론에 다가가기 위해 꾸준한 의심과 비판을 수용하는 과학자의 개방성은 저자가 ‘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 다른 대안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게 하는 객관적 과학적 방법론의 본질이다.  
저자가 말하는 ‘물리학자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은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이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자신이 믿는 것이 근본적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염두에 두는 태도, 지식을 사랑하는 동시에 다른 의견에 개방성을 가지는 자세. 그럼으로써 세상의 진리에 다가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점. 이 책이 말하는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물리학에 부치는 송시입니다.
10대 시절, 저는 물리학과 처음 사랑에 빠졌습니다. 솔직히 제가 물리학에 재주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더 좋아진 면도 있죠. 물리학은 퍼즐 풀이와 상식을 재미있게 섞어놓은 과
목 같았습니다. 방정식과 대수학 기호를 만지작거리며 수치를 집어넣으면 자연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었죠. 서문_11쪽 

인생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어떤 사람은 종교에, 어떤 사람은 다른 이데올로기에, 어떤 사람은 신념체계에 의지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조심스럽게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서 자연에 대한 사실을 추론하는 방법 말고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이것은 과학적 방법론의 전형적인 특징이죠. 세상을 이해하려는 여러 가지 진리 탐구 방법이 모두 똑같이 유효하다고,
과학 특히 물리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것도 그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고 저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학이야말로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죠. 서문_12쪽

과학에는 다른 분야와 다른 중요한 차이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널리 뿌리내리고 있던 과학적 관점이나 오래된 이론이 단 한 번의 세심한 관찰이나 실험 결과만으로도 쓸모없는 퇴물이 되어 새로운 세계관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_23쪽

세상에 대한 관점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모든 과학자가 즉각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당사자들의 문제일 뿐입니다. 과학의 진보는 멈출 수 없으며, 진보는 항상 좋은 것입니다. 무지보다는 지식과 계몽이 언제나 나은 법입니다. 우리는 무지의 상태에서 출발하지만 모르는 것을 기어코 알아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논란이 생기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가 밝혀낸 것을 무시할 수는 없죠. 세상의 실체에 대한 과학적 이해라는 문제에서 ‘모르는 게 약’이라는 주장은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더글라스 애덤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죠. “언제라도 무지에서 오는 경외감보다는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을 택하겠다.”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_24쪽

과학 분야는 이론과 실험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진보하는데 물리학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이론은 예측이 실험으로 입증된 동안에만 시간의 검증에서 살아남을 수 있죠. 좋은 이론이라면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예측을 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실험 결과가 이론과 충돌할 경우에는 이론을 수정하거나 아예 폐기해야 합니다. 역으로 새로운 이론이 필요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실험실에서 찾아낼 때도 있죠. 이런 협력관계가 물리학만큼 아름답게 이루어지는 과학 분야는 없을 겁니다. 이론수학의 정리는 논리, 연역, 공리적 진리로 증명됩니다. 실제 세상에서 검증될 필요가 없죠. 반면 지질학, 행동생물학, 행동심리학 같은 분야는 대부분 관찰과학이라 자연계로부터 데이터를 공들여 수집하거나, 꼼꼼하게 설계된 실험으로 검증을 해서 이해를 넓혀갑니다. 하지만 물리학은 이론과 실험이 나란히 손을 잡고 끌어주면서 서로에게 다음 발 디딜 곳을 가리켜줄 때만 진보할 수 있습니다.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_29~30쪽 

철학, 논리학, 이론수학 등과 달리 물리학은 실증과학이자 정량적 과학(quantitative science)입니다. 물리학은 재현 가능한 관찰, 측정, 실험으로 개념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물리학자들이 때로는 색다르고 기이한 수학적 이론을 제안할 수도 있지만, 그 이론의 효율성과 진정한 힘을 평가하려면 그것이 검증 가능한 실세계의 현상을 기술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스티븐 호킹이 1970년대 중반에 블랙홀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인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에 대해 연구하고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죠. 노벨상은 실험적으로 확인된 이론이나 발견에만 돌아가거든요. 2. 척도_43쪽 

물리학의 세계는 17세기에 들어서야 어엿한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모든 과학 분야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장비가 발명된 덕이 컸죠. 바로 망원경과 현미경입니다.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만 이해할 수 있었다면 물리학은 그리 발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2. 척도_44쪽 

19세기가 저물 무렵에는 물리학이 완성된 듯 보였습니다. 물리학은 뉴턴역학, 전자기학, 열역학을 만들어냈고, 이 세 가지 영역이면 포탄의 궤적부터 시계, 폭풍, 증기기관, 자석, 모터, 진자, 행성까지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물체의 운동과 행동, 주변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현상을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줬죠. 이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통틀어 ‘고전물리학’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주로 고전물리학이죠. 고전물리학이 꽤 뛰어난 것은 사실이었지만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리학자들이 물리학의 미시 구성성분인 원자와 분자로 관심을 돌리자, 기존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들이 발견됩니다. 지금껏 사용해왔던 법칙과 방정식이 그곳에서는 더 이상 효력이 없어 보였죠. 5. 양자세계 127쪽 

미시적인 양자세계와 거시적인 고전적 세계 사이의 경계 설정 문제 같은 골치 아픈 논쟁거리는 1930년대에 에르빈 슈뢰딩거에 의해 처음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당시 슈뢰딩거는 유명한 사고실험을 고안했죠. 슈뢰딩거는 양자역학 분야의 개척자이자 창시자 중 한 명이었음에도, 양자역학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의혹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방사성물질과 치명적인 독병이 든 상자 속에 고양이를 집어넣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물었습니다. 그 상자는 방사성물질이 입자를 방출하면 그것을 감지한 장치가 병에 든 독을 흘려보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5. 양자세계_147쪽 

과학의 진정한 가치는 확실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한 개방성으로부터 나옵니다. 과학은 현재의 지식에 의문을 품고, 더 나은 것이 등장하면 언제든 더 깊은 지식으로 대체할 준비가 되어 있죠.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태도가 변덕스러움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과학자가 양질의 정직과 의심에 흔들림 없이 전념할 때 비로소 과학은 발전합니다. 10. 물리학자처럼 생각하기_273~274쪽 



P.273~274 : 과학의 진정한 가치는 확실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한 개방성으로부터 나옵니다. 과학은 현재의 지식에 의문을 품고, 더 나은 것이 등장하면 언제든 더 깊은 지식으로 대체할 준비가 되어 있죠.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태도가 변덕스러움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과학자가 양질의 정직과 의심에 흔들림 없이 전념할 때 비로소 과학은 발전합니다. 10. 물리학자처럼 생각하기 

P.147 : 미시적인 양자세계와 거시적인 고전적 세계 사이의 경계 설정 문제 같은 골치 아픈 논쟁거리는 1930년대에 에르빈 슈뢰딩거에 의해 처음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당시 슈뢰딩거는 유명한 사고실험을 고안했죠. 슈뢰딩거는 양자역학 분야의 개척자이자 창시자 중 한 명이었음에도, 양자역학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의혹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방사성물질과 치명적인 독병이 든 상자 속에 고양이를 집어넣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물었습니다. 그 상자는 방사성물질이 입자를 방출하면 그것을 감지한 장치가 병에 든 독을 흘려보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5. 양자세계 
 
P.127 : 19세기가 저물 무렵에는 물리학이 완성된 듯 보였습니다. 물리학은 뉴턴역학, 전자기학, 열역학을 만들어냈고, 이 세 가지 영역이면 포탄의 궤적부터 시계, 폭풍, 증기기관, 자석, 모터, 진자, 행성까지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물체의 운동과 행동, 주변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현상을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줬죠. 이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통틀어 ‘고전물리학’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주로 고전물리학이죠. 고전물리학이 꽤 뛰어난 것은 사실이었지만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리학자들이 물리학의 미시 구성성분인 원자와 분자로 관심을 돌리자, 기존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들이 발견됩니다. 지금껏 사용해왔던 법칙과 방정식이 그곳에서는 더 이상 효력이 없어 보였죠. 5. 양자세계 

P.44 : 물리학의 세계는 17세기에 들어서야 어엿한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모든 과학 분야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장비가 발명된 덕이 컸죠. 바로 망원경과 현미경입니다.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만 이해할 수 있었다면 물리학은 그리 발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2. 척도  

P.43 : 철학, 논리학, 이론수학 등과 달리 물리학은 실증과학이자 정량적 과학(quantitative science)입니다. 물리학은 재현 가능한 관찰, 측정, 실험으로 개념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물리학자들이 때로는 색다르고 기이한 수학적 이론을 제안할 수도 있지만, 그 이론의 효율성과 진정한 힘을 평가하려면 그것이 검증 가능한 실세계의 현상을 기술하는지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스티븐 호킹이 1970년대 중반에 블랙홀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인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에 대해 연구하고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죠. 노벨상은 실험적으로 확인된 이론이나 발견에만 돌아가거든요. 2. 척도  
 
P.29~30 : 과학 분야는 이론과 실험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진보하는데 물리학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이론은 예측이 실험으로 입증된 동안에만 시간의 검증에서 살아남을 수 있죠. 좋은 이론이라면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예측을 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실험 결과가 이론과 충돌할 경우에는 이론을 수정하거나 아예 폐기해야 합니다. 역으로 새로운 이론이 필요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실험실에서 찾아낼 때도 있죠. 이런 협력관계가 물리학만큼 아름답게 이루어지는 과학 분야는 없을 겁니다. 이론수학의 정리는 논리, 연역, 공리적 진리로 증명됩니다. 실제 세상에서 검증될 필요가 없죠. 반면 지질학, 행동생물학, 행동심리학 같은 분야는 대부분 관찰과학이라 자연계로부터 데이터를 공들여 수집하거나, 꼼꼼하게 설계된 실험으로 검증을 해서 이해를 넓혀갑니다. 하지만 물리학은 이론과 실험이 나란히 손을 잡고 끌어주면서 서로에게 다음 발 디딜 곳을 가리켜줄 때만 진보할 수 있습니다.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  

P.24 : 세상에 대한 관점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을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모든 과학자가 즉각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당사자들의 문제일 뿐입니다. 과학의 진보는 멈출 수 없으며, 진보는 항상 좋은 것입니다. 무지보다는 지식과 계몽이 언제나 나은 법입니다. 우리는 무지의 상태에서 출발하지만 모르는 것을 기어코 알아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논란이 생기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가 밝혀낸 것을 무시할 수는 없죠. 세상의 실체에 대한 과학적 이해라는 문제에서 ‘모르는 게 약’이라는 주장은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더글라스 애덤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죠. “언제라도 무지에서 오는 경외감보다는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을 택하겠다.”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 

P.23 : 과학에는 다른 분야와 다른 중요한 차이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널리 뿌리내리고 있던 과학적 관점이나 오래된 이론이 단 한 번의 세심한 관찰이나 실험 결과만으로도 쓸모없는 퇴물이 되어 새로운 세계관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 

P.12 : 인생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어떤 사람은 종교에, 어떤 사람은 다른 이데올로기에, 어떤 사람은 신념체계에 의지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조심스럽게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서 자연에 대한 사실을 추론하는 방법 말고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이것은 과학적 방법론의 전형적인 특징이죠. 세상을 이해하려는 여러 가지 진리 탐구 방법이 모두 똑같이 유효하다고,과학 특히 물리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것도 그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고 저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학이야말로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죠. 서문  

P.11 : 이 책은 물리학에 부치는 송시입니다.10대 시절, 저는 물리학과 처음 사랑에 빠졌습니다. 솔직히 제가 물리학에 재주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더 좋아진 면도 있죠. 물리학은 퍼즐 풀이와 상식을 재미있게 섞어놓은 과목 같았습니다. 방정식과 대수학 기호를 만지작거리며 수치를 집어넣으면 자연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었죠. 서문  

 

 

The World According to Physics

Shining a light on the most profound insights revealed by modern physics, Jim Al-Khalili invites us all to understand what this crucially important science tells us about the universe and the nature of reality itself. 

Al-Khalili begins by introducing the fundamental concepts of space, time, energy, and matter, and then describes the three pillars of modern physics—quantum theory, relativity, and thermodynamics—showing how all three must come together if we are ever to have a full understanding of reality. Using wonderful examples and thought-provoking analogies, Al-Khalili illuminates the physics of the extreme cosmic and quantum scales, the speculative frontiers of the field, and the physics that underpins our everyday experiences and technologies, bringing the reader up to speed with the biggest ideas in physics in just a few sittings. Physics is revealed as an intrepid human quest for ever more foundational principles that accurately explain the natural world we see around us, an undertaking guided by core values such as honesty and doubt. The knowledge discovered by physics both empowers and humbles us, and still, physics continues to delve valiantly into the unknown. 

Making even the most enigmatic scientific ideas accessible and captivating, this deeply insightful book illuminates why physics matters to everyone and calls one and all to share in the profound adventure of seeking truth in the world around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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