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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노의 성공, 자전거 잘 모르겠으면 그냥 시마노 제품을 쓰라

Jobs9 2021. 9. 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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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형이나 보급형이 저품질이라는 인식을 깨부수는 회사로, 모든 제품이 가격이 수십 배 비싼 유럽제 컴포넌트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자랑한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시마노 제품을 쓰라는 말이 있을 정도.

1990년 전까지 일본은 세계최대 자전거 수출국이었지만, 이후 일본 메이커들이 줄줄이 쓰러졌습니다. 저가는 중국, 중·고가는 대만과의 가격·브랜드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이언트·메리다 등 대만 업체가 자체 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합쳐 세계 고급 자전거의 절반을 만듭니다. 반면 시마노는 출혈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고품질·고부가가치 부품에만 집중해 다른 일본 자전거 업체의 비극을 피했습니다.

시마노는 전세계 레저용 자전거 부품 시장에서 원톱입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시마노는 관련 시장의 80%를 차지합니다. 변속기 점유율도 70%로, 경쟁 메이커인 이탈리아 캄파뇰로, 미국 슬램을 크게 앞섭니다.

시마노 성공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래의 자전거 시장을 가장 먼저 예측해 고부가가치 부품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산악자전거(MTB) 전용부품을 먼저 개발했고, 브레이크·변속기 등 핵심부품을 일체화한 ‘컴포넌트’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시마노 컴퍼넌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전거가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시마노 부품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속도를 추구하는 로드 바이크에서는 관련 레이스의 최고봉 ‘뚜르드프랑스’에서 시마노 부품을 쓰는 팀이 급증하면서 고급 로드바이크 부품 시장의 80%를 독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920년대 시마노가 처음 만든 제품은 ‘프리휠’ 즉 자전거 뒷바퀴에 다는 기어였습니다. 이후 내장 3단 변속기를 내놓아 히트했지요. 레저·스포츠용 자전거 부품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보급형 자전거용 부품으로 기술력을 다져 놓은게 이후의 압도적 점유율로 이어졌습니다.

시마노의 강점은 높은 품질과 내구성,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이것을 실현시킨 열쇠가 1960년대부터 갈고닦은 정밀 냉간단조 기술이었습니다. 1965년 미국에 진출하면서 처음 습득했고 1980년대 미국에 MTB 바람이 불 때 냉간단조로 재빨리 부품을 양산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다른 업체들은 이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그 격차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냉간 단조는 상온인 채로 금속에 압력을 가하는 가공법입니다. 절삭 공정이 최소한으로 끝나 원재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열을 가하는 것보다 정밀한 가공이 가능해 제조과정에서 버리는 부품도 적습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경쟁사·신규업체가 같은 제품을 만들려 해도 가공의 정확도를 재현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시마노는 고성능 부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팔 수 있었고, 이것이 경쟁사를 따돌리고 압도적 점유율과 고수익을 유지해온 비결이 됐습니다.


시마노는 사카이의 철공소 직원이었던 시마노 쇼자부로(島野庄三郎)가 1921년 창업한 시마노철공소가 시작입니다. 사카이는 16세기 때부터 대장장이의 마을이었고 칼과 총포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메이지 시대 들어서 자전거 부품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일본 자전거산업의 최대 중심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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