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인생에서 가장 슬픈 사건이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기 때문. 사람이 죽으면 화장이나 매장 등 문화에 따라 장례식을 치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죽은 다음 시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 기회는 많지 않다. 만일 시체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인간은 죽은 직후부터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대체로 시간당 0.8도 속도로 온도와 같아질 때까지 내려간다. 세포도 죽기 시작한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세포는 서서히 죽어가고 더 이상 폐와 심장 등은 작동하지 않는다.
인간이 죽은 뒤에도 세포는 곧바로 죽지 않고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어 세포는 점점 산성으로 변화하고 세포 내 효소가 세포막을 부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액이 샐 수도 있다.
세포액에 의해 운반된 효소는 다른 세포로 퍼져 나간다. 세포 파괴에도 가속이 붙는다. 또 장기에 혈액 흐름이 없어져 혈색이 사라진다. 장기에는 피가 스며 들기 시작하는데 누운 시체의 경우 중력 때문에 허리 부분에 혈액이 쌓이게 된다.
사후 2∼6시간 사이 일어나는 게 바로 사후경직(Rigor Mortis)이다. 인간은 살아있을 때에는 근육을 이용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근육에 영양이 끊기면 근육도 딱딱해져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이를 사후 경직이라고 하는 것. 사후 경직은 사후 3일 동안 계속된다.
며칠이 지나면 부패(Putrefaction)가 시작된다. 박테리아 작용으로 세포 조직이 파괴되기 시작하는 것. 부패로 인해 냄새도 나는데 이는 세포에서 메탄가스나 황화수소가 방출되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발생한 가스는 내장을 넓히고 압력이 높아지면서 내장에 있는 혈액이 몸밖으로 나온다. 가스가 최대치가 될 때까지 쌓이면 가스가 방출될 수도 있다.
사후 20∼50일이 지나면 낙산발효(Butyric Fermentation) 현상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시체는 완전히 건조된다. 동물이나 벌레, 박테리아 등의 영향을 받은 시체는 몇 년 지나면 뼈만 남겨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