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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02, 사기열전(史記列傳), 백이열전(伯夷列傳), 안회(顔回), 顏淵(안연), 착한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하늘의 도인가, 天道無親, 常與善人

Jobs9 2024. 10. 2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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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은 배우기를 좋아하는 최고의 덕을 지녔지만 쌀독이 자주 비어 변변치 못한 음식도 맘껏 먹지 못하고 죽었다. 도척은 모질고 사나운 짓을 멋대로 하고 천하를 휘젓고 다녔지만 천수를 누렸다. 천도가 있다면 이것이 바른 것인가? 그른 것인가?


或曰: "天道無親, 常與善人." 若伯夷、叔齊, 可謂善人者非邪? 積仁絜行如此而餓死! 且七十子之徒, 仲尼獨薦顔淵爲好學. 然回也屢空, 糟糠不厭, 而卒蚤夭. 天之報施善人, 其何如哉? 盜蹠日殺不辜, 肝人之肉, 暴戾恣睢, 聚黨數千人橫行天下, 竟以壽終. 是遵何德哉? 此其尤大彰明較著者也. 

누군가 말하길(或曰): "하늘의 도에는(天道) 사사롭게 친함이 없으니(無親), 늘(常) 선한 사람과 같이 한다(與善人)."라고 했다. 만약 백이와 숙제 같다면(若伯夷·叔齊), 선한 사람이라고(善人者) 이를만하지 않은가(可謂非邪)? 인을 쌓고(積仁) 행동을 깨끗이 한 것이(絜行) 이와 같은데도(如此而) 굶어 죽는가(餓死)! 또(且) 70 제자의 무리 중에(七十子之徒), 중니가(仲尼) 오직(獨) 안연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顔淵爲好學) 추천했다(薦). 하지만(然) 안회는(回也) 자주 <창고가> 비어(어려워)(屢空), 변변치 못한 음식을 싫어하도록 <먹지> 못하고(糟糠不厭, 而) 마침내(卒) 일찍 죽었다(蚤夭). 하늘이(天之) 착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報施善人), 어찌(其) 이와 같은가(何如哉)? 도척은(盜蹠) 매일(日) 허물없는 사람을 죽이고(殺不辜), 사람의 고기를 잘라먹고(肝人之肉), 모질고 사나운 짓을(暴戾) 멋대로 하고(恣睢), 무리 수 천을 모아(聚黨數千人) 천하를 제멋대로 돌아다녔지만(橫行天下), 결국(竟以) 제 명을 다했다(壽終). 이것은(是) 무슨 덕을 따른 것인가(遵何德哉)? 이것은(此) 아마(其) 더욱(尤) 크게 드러난 것이다(大彰明較著者也). 

顏淵(안연) : 안회(顔回, 기원전 521년? ~ 기원전 491년?).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이다. 자는 자연(子淵)이다. 



* 糟糠(조강): 1. 지게미와 쌀겨라는 뜻, 2. 가난한 사람이 먹는 변변하지 못한 음식(飮食)

* 報施(보시): 은혜(恩惠)를 갚아서 베풂.

* 不辜(불고): 아무 허물될 것이 아님.

* 暴戾(폭려): 인도(人道)에 벗어 나게 모질고 사나움.



若至近世, 操行不軌, 專犯忌諱, 而終身逸樂, 富厚累世不絶. 或擇地而蹈之, 時然後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그렇다면(若) 근세에 이르러(至近世), 행동거지는(操行) 규범을 따르지 않고(不軌), 오로지(專) 나라의 법을 어기면서(犯忌諱, 而) 종신토록(終身) 편안하게 즐기고(逸樂), 부유함이 두터워(富厚) 대를 이어 끊이지 않는다(累世不絶). 혹은(或) 땅을 골라서(擇地而) 그것을 밟고(蹈之), 때에 맞은 뒤에야(時然後) 말을 내고(出言), 길을 가는 것은(行) 작은 길로 가지 않고(不由徑), 공정하지 않으면(非公正) 떨쳐 일어나지 않는데도(不發憤, 而) 화와 재앙을 만나는 것은(遇禍災者),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不可勝數也). 내가(余) 매우(甚) 의심스러우니(惑焉), 만일(儻) 이르바(所謂) 천도라면(天道), 옳은 것인가(是邪) 그른 것인가(非邪)? 



* 操行(조행): 태도(態度)와 행실(行實)을 아울러 이르는 말.

* 忌諱(기휘): 1. 꺼리거나 두려워 피함., 2. 나라의 금령(禁令).

* 累世(누세): 여러 대

* 發憤(발분), 發奮(발분): 마음과 힘을 떨쳐 일으킴.



子曰'道不同不相爲謀', 亦各從其志也. 故曰'富貴如可求,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凋'. 擧世混濁, 清士乃見. 豈以其重若彼, 其輕若此哉? 

공자가 말하길(子曰) '도가 같지 않으면(道不同) 서로 모의하지 않는다(不相爲謀)'라고 했으니, 또한(亦) 각자(各) 자기 뜻을 좇는 것이다(從其志也).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부유함과 귀함이(富貴) 만약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如可求), 비록(雖) 말몰이꾼이라도(執鞭之士), 내가(吾) 또한(亦) 할 것이다(爲之). 만일(如) 구할 수 없는 것이라면(不可求),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從吾所好)'라고 했다. '날이 추워지고서야(歲寒, 然後)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知松柏之後凋)'라고 했다. 온 세상이(擧世) 혼탁하면(混濁), 깨끗한 선비가(清士) 비로소 드러난다(乃見). 어찌(豈) 그 무거움이(以其重) 저것(백이와 숙제가 서로 양보한 일)과 같고(若彼), 그 가벼움이(其輕) 이것(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것)과 같겠는가(若此哉)?  



'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賈子曰: "貪夫徇財, 烈士徇名, 夸者死權, 衆庶馮生." '同明相照, 同類相求.' 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睹.' 伯夷、叔齊雖賢, 得夫子而名益彰. 顔淵雖篤學, 附驥尾而行益顯. 巖穴之士, 趣舍有時若此, 類名堙滅而不稱, 悲夫! 閭巷之人, 欲砥行立名者, 非附靑雲之士, 惡能施于後世哉? 忌諱, 而終身逸樂, 富厚累世不絶. 或擇地而蹈之, 時然後出言, 行不由徑, 非公正不發憤, 而遇禍災者, 不可勝數也.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군자는(君子) 죽고 나서(沒世而) 이름이 불리지 않는 것을(名不稱) 싫어한다(疾焉).' 가의가 말하길(賈子曰): "욕심 많은 사람은(貪夫) 재물을 따라 죽고(徇財), 열사는 이름을 따라 죽고(烈士徇名), 뽐내기 좋아하는 사람은(夸者) 권세를 따라 죽고(死權), 뭇 서민은(衆庶) 사는 것을 의지한다(馮生)."라고 했다. '같은 밝음은(同明) 서로 비추고(相照), 같은 부류는(同類) 서로 어울린다(相求).' 구름은 용을 따르고(雲從龍), 바람은 범을 따르고(風從虎), 성인이 일어나서(聖人作而) 만물이 뚜렷해진다(萬物睹).' 백이와 숙제가(伯夷·叔齊) 비록 현명하지만(雖賢), 부자를 얻고 나서(공자가 칭찬하고 나서)(得夫子而) 이름이(名) 더욱 드러났다(益彰). 안연이(顔淵) 비록 학문을 돈독하게 했지만(雖篤學), 천리마의 꼬리에 붙고 나서야(附驥尾而) 행실이(行) 더욱 드러났다(益顯). 바위굴에 사는 선비가(巖穴之士), 나아감과 머무름에(趣舍) 이와 같은 때가 있고(有時若此), 이런 류의 명성이(類名) 자취도 없이 사라져(堙滅而) 불리지 않으니(不稱), 슬프구나(悲夫)! 길거리의 사람 중에(閭巷之人), 행실을 닦아 명성을 세우려는 사람이라도(欲砥行立名者), 청운지사에 의지하지 않으면(非附靑雲之士), 어찌(惡) <명성이> 후세에 퍼질 수 있겠는가(能施于後世哉)?



* 貪夫徇財(탐부순재): 욕심(慾心) 많은 사람은 재물(財物)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  

* 驥尾(기미): 준마(駿馬)의 꼬리. 준마(駿馬)의 뒤.

* 趣舍(취사): 나아감과 머무름.

* 堙滅(인멸), 湮滅(인멸): 자취도 없이 죄다 없어짐. 또는 없앰.

* 閭巷(여항), 閭閻(여염): 백성(百姓)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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