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과 구별하여 북극해항로(北極海航路, Northern sea route), 북동항로(Northeast passage)라고도 한다. 라페루즈 해협 및 베링 해협을 지나 북극해 중 러시아 인근을 지나는 항로를 말하며, 캐나다 인근의 항로는 북서항로로 구별된다. 빙산과 유빙으로 인해 오랫동안 항로로 쓰이지 못하다가 20세기 증기선과 라디오의 도입 이후 개척되었다.
현재는 국제법상 공해이기는 하나 유빙과 빙산 때문에 러시아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통행이 가능하며 그 이용료를 지불하고서라도 이용하는 선박이 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이용 시기도 길어지고 쇄빙선의 에스코트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어서 유망한 분야다. 다만 INMARSAT 이용에 제한이 따르다보니 바닷가에서 100해리 이상 떨어져서 운항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
통신 기술이나 우주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스타링크가 혹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타링크는 어디까지나 범용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위성 배치 계획을 보면 극지방은 비어 있다.
부산항에서 출발해 말라카 해협과 수에즈 운하를 거쳐서 유럽까지 가는 것보다 크게 거리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해적이 없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남방항로나 홍해는 여러 국가가 위치해 있어 해적 제압이 어려운데다 소말리아나 예멘과 같은 파탄국가도 몇 개씩 있어서 해적이 이런 나라의 부패한 관료와 결탁하거나 숨어버리면 통제가 어렵다.
북극항로의 경우 군사강국인 러시아의 단독 영해인데다가, 해안선 끄트머리의 얼음이 녹아서 좁은 해로가 생기는지라 해군으로 통제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다 얼음이 녹고 있다고 해도 북극권이라 매우 춥고 인구가 희박하기에 소말리아처럼 쪽배와 소총만 믿고 쪼리에 맨몸으로 활동하는 해적은 있을 수 없다.
북극해에서의 해적이라면 러시아인일텐데 러시아가 경제위기니 뭐니 해도 소말리아처럼 해적질로 목숨 걸고 돈 벌어야 할만큼 못 살거나 정부에서 통제하지 못하는 막장국가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오지에서 사는 사람들은 현지 원주민이거나 자원 및 군사 관련한 업무 때문에 온 사람들로, 러시아 내에선 꽤 사는 사람들이다.
지리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동아시아의 한중일이 특히 북극항로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중이다. 다만 미국은 이를 마뜩잖아 하는데, 러시아 해군의 태평양/북방 함대 간의 연계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 열릴 이 북극항로로 인해 미국의 해양전략은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역사적으로도 북동항로/북서항로는 경제적 가치 때문에 수많은 도전과 탐험의 대상이 돼 왔다. 지금은 러시아와 캐나다 등지에 지명으로 이름을 남긴 비투스 베링(1681~1741), 윌리엄 배핀(~1622), 헨리 허드슨(1550~1611), 드미트리 랍테프(1701~1771), 빌럼 바렌츠(1550~1597), 존 프랭클린(1786.4.16~1847.6.11) 등의 탐험가들이 항로 개척에 나섰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북극해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탐험가들이 귀환하지 못하고 탐험지에 뼈를 묻었다. 결국 실패했기 때문인지 동시기의 서인도제도나 인도 항로 개척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편. 세계 최초로 북동항로를 완주한 사람은 핀란드에서 태어난 스웨덴 탐험가 닐스 아돌프 에릭 노르덴시욀드(Nils Adolf Erik Nordenskiöld)#인데, 1878년에 증기선 베가 호를 타고 스톡홀름에서 출발해, 베링 해협을 건너 1880년 요코하마에 도착했다. 참고로 북서항로는 그 유명한 로알 아문센이 1906년에 처음 완주했다.
하지만 실제로 북극항로가 유라시아 물류혁명을 선도하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거리에 비해 과다한 항행비용이 문제로, 현재 단계에서는 쇄빙선 운항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쇄빙선이 6대이고 그중에서 북극항로에 투입되는 쇄빙선은 3척에 불과하다.
그래서 지금도 북극항로 쇄빙선 이용 비용은 상당한 골칫거리로 러시아 쇄빙선 업체들은 수에즈 운하와의 경쟁력을 저울질하며 가격 책정에 부심하고 있다. 거리는 수에즈 항로의 절반 수준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고민해야 할 수준이니 그 비용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북극항로를 이용해보려 했으나 쇄빙선 가격 문제로 포기한 사례가 있다.
부빙해 천지인 북극항로가 온난화로 개척된다 해도 유빙해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기는 어려우니 여전히 내빙선 등의 특수 선박이 필요해진다. 또한 온난화가 진행된다 해도 연간 항행 가능 기간은 8개월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연간 4개월은 북극항로 돌파를 위해 쇄빙선, 내빙선 등의 각종 장비와 북극항로 인근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건설한 항만, 도시 등의 인프라들이 놀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북위 66도 이북 지역은 전파가 잘 잡히지 않고 있으며, 온난화로 인해 기존의 북극지역 항구 도시들이 해수면에서 멀어지는 등 북극항로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에즈 항로에 비해 투자 소요가 엄청나다. 그리고 이 투자가 요구되는 구간이 수에즈 운하와는 비교도 안 되게 광범위하다는 것이 큰 고민거리. 이런 상황이라 업계에 따라서는 북극항로의 가능성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지구온난화의 가속으로 2030년 즈음에는 연중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북극항로의 상시개통을 통해 부산항이 환적항으로서 우뚝 서고, 쇄빙선 수주로 조선업이 부흥하는 장밋빛 전망이 실현될지 지켜보아야 한다.
알렉세이 체쿤코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은 2030년 해당 항로의 물동량이 1억톤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5년까지 북극해 항로 구간에 액화천연가스 및 가스 응축수 터미널과 석유 선적 터미널, 석탄 터미널 등을 건설한다.# #
2021년 10월 7일 북극항로와 북극해안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북극함대가 창설될 수 있다고 러시아 해군 관계자가 타스 통신을 통해 언급하였다.
2018년 8월 28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 벤타 머스크호가 부산항을 출발했다. 8월 22일 블라디보스톡항을 출항하여, 보스토치니항과 부산항을 거쳐 9월 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항에 입항했다.
노르웨이의 국립대학인 노드대에서 북극물류센터(CHNL)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비외른 군나르손 박사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부산까지 오는 데 19일을 단축할 수 있다”며 북극항로의 경제적 가치를 설명했다. 노드대 북극물류센터는 영산대 북극물류연구소와 함께 2015∼2016년 북극항로 운항 여건 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해 지구 온도가 관측 이래 가장 높이 오르면서 북극 프런티어 회의 내내 북극항로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기후 변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2020년이면 연간 6개월, 2030년이면 1년 내내 선박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툴라 헨리크센 노르웨이 선주협회 회장(61)은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면서 물동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극항로를 이용한 물동량은 633만4000t으로 2년 전보다 59% 늘었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증가할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점은 북극 얼음이 녹는 속도가 인프라가 갖춰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 지역에 투자할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러시아와의 협력도 중요”
다만 북극항로가 수에즈 운하를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1만 TEU(1TEU는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분)가 넘는 컨테이너를 운반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게 아직은 더 경제적이라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얼음이 녹더라도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중간에 쇄빙선으로 얼음을 깨거나 선박 자체도 더 튼튼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군나르손 박사는 “북극항로를 주 항로로 이용하기보다는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특정 상품을 운반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미 북극항로를 개발하기 위한 통합 계획을 세워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150개 프로젝트로 이뤄진 이 계획에는 2030년까지 총 5조 루블(약 97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군나르손 박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세르게이 발마소프 씨(41)는 “북극항로는 러시아에 전략적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한국이 긴밀하게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페루즈 해협
일본 홋카이도 북부의 소야곶과 러시아 사할린의 크릴론곶 사이의 해협이다. 중국, 일본에서는 소야 해협(宗谷海峡)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너비 약 40km에 수심은 평균 5m~120m이다.
2. 명칭[편집]
라페루즈 해협이라는 명칭은 1787년에 이곳을 거쳐 세계일주를 시도한 프랑스의 탐험가 장프랑수아 드 갈로 라페루즈 백작(Jean-François de Galaup, comte de Lapérouse)의 이름에서 따왔다. 더 나아가 라페루즈는 이 해협의 북쪽 크릴론 곶의 이름도 명명했다.[1]
라페루즈는 루이 16세의 명을 받고 1785년에 태평양 탐험에 나섰다. 대서양을 건너 칠레 해협을 돌아서 하와이, 알래스카, 필리핀을 거쳐 1787년 5월에 제주도와 울릉도 근방을 지나갔다. 그 후 사할린과 아시아 본토 사이의 타타르 해협을 지나가려다가 실패하고 대신 남쪽 해협을 지나갔는데 그 해협이 바로 이 라페루즈 해협이다. 이 해협을 통과한 후 9월에 페트로파블로프스크에서 잠시 쉬었다가 오세아니아로 향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 북쪽 섬을 지나가다가 좌초되어 행방불명되었다. 배의 잔해는 1826년이 되어서야 발견되었다.
일본 측에서 사용하는 소야 해협이라는 이름은 해협 남쪽의 곶인 소야곶에서 온 말이다.[2] 유래는 이쪽이 좀 더 현지인과 관련되어 있는데,[3] 왓카나이시 문서에서 다루듯 본래 '소야'라는 이름은 소야곶 서쪽의 암초를 가리키던 아이누어에서 온 것으로 아이누어로 "해안", "암초"를 의미한다고 한다.#
3. 특징[편집]
여름에는 쓰시마 난류의 일부가 통과하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발생하며 겨울에는 결빙된다. 이외에 동해와 오호츠크해를 잇는 주요 항로로 꽤 중요한 곳이다. 또한 북극항로가 개통된다면 지금과는 비교가 불가능할정도로 중요한 항로가 된다.
남쪽 홋카이도 왓카나이시 쪽 소야곶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왓카나이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이다. 날씨가 좋으면 해협 너머의 사할린을 조망할 수 있다.
남쪽 홋카이도에는 왓카나이시가 해협에 비교적 가까이 면해있으며 소야곶에도 어느 정도 마을이 형성되어있지만 북쪽 사할린 크릴론곶에는 마을이라고 할 만한 민가를 찾기 어렵다. 러시아 측에서 해협에 가장 가까운 대도시 코르사코프는 해협 동쪽의 아니바 만(Залив Анива, Aniva Bay) 안쪽으로 100km 정도 들어가야 나온다.
4. 교통 연결 가능성[편집]
만약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해저터널 또는 다리가 생긴다면 이곳에 생길 것이다. 2016년에 러시아가 일본에 이곳을 통해 철도를 연결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사할린-홋카이도 해저터널도 이곳을 지날 것이다.
이미 해저터널이 놓인 쓰가루해협(58km)보다 라페루즈 해협(40km)의 폭이 좁아 기술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궤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궤를 달릴 수 있는 열차가 한국에서 개발된 사례가 있으므로# 기술적으로 극복 가능하다.
만약 이곳이 이어지게 된다면 사할린과 러시아 본토 사이의 해협 상단의 네벨스코이 해협은 불과 7km이기 때문에 유라시아 대륙과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막대한 건설비용이 드는 사업이고 러시아에 비해 일본측의 반응은 소극적이라서 현재로서는 연결될 가능성이 없다.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일관계도 매우 냉각되었기 때문에 더욱 요원해졌다. 2019년까지 하절기 한정으로 운영되던 왓카나이-코르사코프 페리조차 코로나19로 중단된 이래 2020년대 중반에 이르도록 재개되지 않을 지경이니 다리나 해저터널을 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