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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코스모스, 진화생물학, 40억 년에 걸친 미생물의 진화사,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Jobs 9 2023. 8. 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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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코스모스 40억 년에 걸친 미생물의 진화사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인간과 자연은 어떤 관계일까? 인간의 과학적 명칭, 즉 린네식 학명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 다시 말해서 “인간, 현명하고 또 현명한”이다. 하지만 더 겸손한 명칭 또는 신랄한 명칭을 붙인다면 호모인사피엔스, 즉 “인간, 현명함과는 거리가 멀고 멋도 없는”이 적격이겠다. 우리는 스스로 자연의 지배자라고 생각한다. 지금으로부터 2400년 전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모든 것의 척도이다”라고 이미 선언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당당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이 책은 우리 스스로 강화했던 그런 허상에서 과감히 탈피해 인간은 지구 행성의 한 바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 p.12  

인간은 지구에서 태어나서 종족을 널리 퍼뜨리는 데 크게 성공했지만 이것을 정복의 역사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마치 부유한 집안의 건방진 상속자처럼 우리는 지구의 대규모적인 멸종의 재해에서 살아남았던 동물들에서 풍부한 유전물질을 상속받은 것에 불과하다. 생물 역사에서 유명한 동물 대멸종 사건은 약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일어났는데, 이때 공룡뿐만 아니라 수많은 포유동물과 해양성 플랑크톤 종이 지상에서 사라졌다. --- p.273 

 


인간은 지구에서 태어나서 종족을 널리 퍼뜨리는 데 크게 성공했지만 이것을 정복의 역사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마치 부유한 집안의 건방진 상속자처럼 우리는 지구의 대규모적인 멸종의 재해에서 살아남았던 동물들에서 풍부한 유전물질을 상속받은 것에 불과하다. 생물 역사에서 유명한 동물 대멸종 사건은 약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일어났는데, 이때 공룡뿐만 아니라 수많은 포유동물과 해양성 플랑크톤 종이 지상에서 사라졌다.  


다시 쓰는 지구 생명의 역사! 그 속에서 새롭게 정립되는 인간의 위상!
현재 생물진화사의 주류라고 한다면 당연히 다윈의 진화론일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출간 후 영향력이 가히 혁명적이었다. 하지만 여기 다윈 이후 자연철학사 흐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꾼 책 《마이크로코스모스》가 있다.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의 이 책은 생물진화사 논의는 다윈의 진화론보다 40억 년 전까지 앞당긴 화제작이다. 이것의 의미는 인간 중심으로 짜여진 진화사의 판도를 인류의 출현보다 까마득히 더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생물, 즉 미생물에게 생명 탄생과 진화의 공로와 찬사를 되돌려준다는 것이다. 인간 중심의 진화사에서 주연의 위치를 자연에 넘겨줌으로써, 생명과 자연 앞에 겸손할 줄 아는 인간과 과학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강조한다. 《마이크로코스모스》는 단순한 생물학 서적을 넘어서, 위대한 자연철학사상서로 자리매김하여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인류의 기원을 다시 생각하다!
“생명이란 특정 식물, 동물이 아니라 지구와 높이 20km 이내의 대기권 전체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그토록 혁명적이었던 것은 우리가 인류의 기원에 오랜 고민이 드디어 종착역에 닿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된 생물진화사의 진전은 다윈의 진화론이 최종적인 정답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아직도 우리는 인류의 진정한 기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 되었을 것이라는 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들 역시 이런 호기심에서 생명에 대한 새로운 정의, 그리고 미생물에서 시작하는 놀라운 서사시를 적었고, 그것은 바로 지구의 역사 자체이다. 생명의 역사를 40억 년 전 미생물 생명의 역사로까지 확대시킨 이들의 업적은 20세기 이후 진화생물학이 이룩한 위대한 업적이다.  

21세기까지 이어지는 이 책의 놀라운 생명력!
현대는 인간의 이성과 과학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세계이다. 인간은 자연계에서 감히 어떤 생물도 넘볼 수 없는 절대적인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인간을 위해서’ 연구, 개발되고 있는 핵과 생명공학은 필요한 도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그리고 ‘인간의 위해서’라는 허울 좋은 명목 이면에는 국가간 정치?군사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핵무기 개발과 인류 수명연장을 위한 유전공학 연구가 세계적으로 경주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런 연구 경쟁에서 생명윤리는 이미 무시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인간의 절대적 지위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이 책의 메시지는 더욱 강력하게 다가온다. 1986년 발간 당시에도 우리를 생명에 대한 혁명적인 인식의 세계로 안내했고, 21세기에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이 책은 현대의 고전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저자 : 린 마굴리스 Lynn Margulis
미국의 생물학자로 메사추세츠 앰허스트대학교의 교수이다. 세포생물학과 미생물 진화에 대해 연구, 지구 시스템 과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미항공우주국 우주과학국의 지구 생물학과 화학진화에 관한 상임위원회의 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NASA의 지구생물학에 관한 실험들을 지도하고 있다. 공생진화론과 같은 충격적인 가설로 생물학계를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지칠 줄 모르는 연구로 19개의 상을 수상했으며 수많은 국제학술 강연, 100종이 넘는 논문과 더불어 1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영구그이 대기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에 공헌한 바가 크다. 아들인 도리언 세이건과 함께 책들을 펴냈으며, 『진핵세포로의 진화』, 『공생과 세포진화』 등의 저술이 있다. 



저자 : 도리언 세이건 Dorion Sagan
사이언스라이터의 공동경영자로, 『생물권, 행성 지구의 변신』의 저자이다. 어머니인 린 마굴리스와 함께 『소우주』, 『성의 기원』, 『미생물의 낙원』, 『수수께끼 춤: 인류의 성 진화에 대하여』 등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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