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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지방, 라드유, 인공 조미료(MSG), 커피, 흰 설탕, 유해 논쟁 그만

Jobs 9 2022. 7. 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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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드유, 인공 조미료(MSG), 커피, 흰 설탕. 오랫동안 건강에 해롭다며 비난받아온 식품의 대표적 ‘빌런(악당)’

 

돼지 비계를 즐기는 것을 우습게 보는 전세계적인 현상은 최근 수십년 이래의 별 근거 없는 광풍이다. 돼지 비계는 버터에 비해 건강에 해로운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함량은 절반 수준이며,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의 함량은 2배 이상이다.

또한 돼지 기름에는 비타민 D가 풍부히 들어있어 어린이의 성장과 어른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아주 유익한 것이다. 빵에다 버터 발라먹거나 밥에 버터 비벼 먹는 사람을 화성인 취급이라도 하는가? 버터는 동물성 지방 중 가장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소기름보다도 더 콜레스테롤과 포화 지방의 함량이 높고 불포화 지방의 함량이 낮다. 

돼지 비계는 향이 강하지 않고 버터에 비해 발화점이 높아 조리에 유리하며 상온에서 잘 굳으므로 각종 프라이와 제과용 재료로 버터를 대치하기에 아주 적격인 기름이다. 한국에서도 원래 빈대떡 같은 지짐류는 돼지 비계로 구워야 바삭하고 고소하여 그 맛이 일품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돼지 비계(라드)의 억울함은 뜻있는 선각자들에 의해 서양에서는 조금씩 풀리고 있는 모양이다. 영문 위키피디어의 ‘버터’ 항목에서는 각종 기름의 성분을 비교하고 있는데, 버터가 쇠기름(Suet)보다도 나쁜, 건강에는 최악의 기름이며, 돼지 기름은 버터보다 훨씬 건강한 기름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트랜스 지방의 보고인 마가린(수소처리되어 경화된 식물성 기름)에 비하면 버터가 더 낫기는 하다.

 

라드유는 돼지 지방을 녹여 정제한 식용유의 일종이다. 라드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식물성 기름은 좋고, 동물성 기름은 나쁘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 식물성 기름은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반면, 동물성 기름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포화지방이 많다고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라드유는 100g당 포화지방이 39g인 반면, 불포화지방은 56g(단일불포화지방 45g, 다불포화지방 11g·미국 농무부 자료)으로 오히려 더 많다.

게다가 포화지방보다 트랜스지방이 더 해로우며,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마가린이나 쇼트닝에 다량 함유됐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라드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100g당 하루 권장량의 4배가 넘는 비타민D를 함유한 건강한 기름으로까지 소개되고 있다. 식재료 전문가인 간편식 유통·개발업체 ‘요리반상회’ 김왕민 연구소장은 “유명 맛집 요리사들의 맛 비법이란 이야기가 퍼지면서, 라드유가 서서히 옛 영화를 되찾고 있다”며 “10여 년 전보다 외식업계에서 사용량이 3~4배 증가한 듯하다”고 했다.


국내에서 MSG(Monosodium Glutamate·글루탐산나트륨) 유해 논란은 1990년대 초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한 식품업체가 첨가물업계에 진출하면서 차별화 전략으로 ‘무첨가 마케팅’을 하면서 MSG를 ‘화학조미료’라고 공격했다. 2012년부터 방영된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마치 MSG를 사용하면 ‘나쁜 식당’, 사용하지 않으면 ‘착한 식당’이란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해 논란은 더 커졌다. 

위기는 의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매체에서 검증에 나서면서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0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근에는 MSG의 긍정적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2017년 국제아미노산과학연구회는 MSG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에 의한 위 손상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해 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소비자 인식도 변하고 있다. 대상그룹은 2020년 ‘미원맛소금팝콘’을 출시해 한 달 만에 30만개 이상 팔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선보인 ‘미원라면’은 한 달여 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MSG가 건강에 유해하다는 건 대표적 불량 지식이자 오해”라고 알려온 식품공학자 최낙언씨는 “MSG를 당당히 내세웠음에도 시비는커녕 인기인 걸 보면 세상이 바뀌긴 바뀐 모양”이라고 했다. 

커피는 신경을 흥분시키는 카페인을 다량 함유해 하루 1잔만 마시거나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밝혀졌다. 하루 3~5잔 정도 커피는 건강에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것. 일본 규슈대 의대 연구팀은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들이 간암 예방과 함께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커피의 폴리페놀은 홍차나 녹차, 포도주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까지 많다. 당뇨병 개선, 노화 방지, 치매 예방 등 순기능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흰 설탕은 여러 설탕 중에서 가장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심지어 표백 처리를 한다는 오해도 있다. 사탕수수를 분쇄하고 압축하면 나오는 액즙을 탄산으로 처리·여과해 농축하면 원당(原糖)이라는 결정이 탄생한다. 이 원당을 녹여 각종 착색 물질과 불순물을 제거하면 순수한 백설탕이 된다. 갈색 흑설탕은 사탕수수를 설탕으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럽인 당밀, 캐러멜 등을 백설탕에 첨가해 색을 입힌 제품으로 영양 성분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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