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당질과 단백질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 관심을 끌지 못했던 단백질
이제까지 소개되어온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들은 주로 지방과 탄수화물(당질)에만 초점을 맞 췄다. 칼로리 밀도가 높은 지방을 적게 섭취하라는 ‘저지방’ 다이어트, 당질 섭취를 철저 하게 제한하는 ‘당질제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로 잘 알려진 앳킨스 다이어트가 여기 에 해당된다), 혹은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라는 ‘저인슐린’ 다이어트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지방 섭취량을 줄였음에도 비만과 당뇨병 발생이 급증한 이유는 당질섭취가 늘었 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질은 건강에 좋으니까 많이 섭취하고, 지방은 건강에 해로우니까 적게 섭취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는 설 땅을 잃었다. 미 농무성은 최근 일반인 교육을 위한 식품 피라미드를 새롭게 바꿨다.
전통적으로 ‘고(高)당질, 저(低)지방’ 식사를 하고 있는 중국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사 를 ‘건강식’으로 보았던 생각도 바뀌고 있다. 경제수준이 향상되면서 농업인구나 육체노 동인구가 줄고 신체활동량이 거의 없는 좌업 인구가 늘다보니 식사 패턴은 그대로인데 비 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환자들이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로리밀도가 높은 지방을 적게 먹으려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당질 섭취량이 늘었고 특히 단 순당이나 정제된 당질 섭취가 늘면서 복부비만이나 당뇨병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현재 단백질에 새롭게 눈을 돌리는 것이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 단백질이란?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물질이면서 당질이나 지방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다. 매일 자라는 머리카락이나 손톱은 물론 피부에 탄력을 주는 콜라겐, 엘라스 틴도 단백질이다.
단백질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외부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이물질이 들어왔 을 때 대항해 싸워 물리쳐야 하는 항체나 면역화학물질도 단백질이며, 우리 몸 구석구석 이 동해야 하는 호르몬이나 약물을 운반하는 역할도 단백질이 한다. 체내에서 일어나는 대사반 응의 효소, 혈액을 응고시키는 데 필요한 인자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헤모글로빈, 근 육을 수축시켜 신체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액틴도 단백질이다. 체중의 약 40%를 차 지하고 있는 근육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쉼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온몸에 혈액 을 공급하는 심장근육도 단백질이다. 입으로 들어오는 모든 영양소 중에서 왕중의 왕이라 지칭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20여개의 아미노산이 서로 결합하여 다양한 단백질 을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적어도 수 백~수 천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모글로빈, 콜라겐을 비롯하여 수백 개의 효소 등 각각의 단백질들은 모두 그 단백질의 독 특하고도 고유한 아미노산 배열이 있다.
아미노산을 기능적으로 분류해보면, 신체 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거나 소량만 합성되므로 꼭 음식으로부터 얻어야 하는 아미노산을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하고, 체내에서 필요한 양만 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아미노산을 '비필수 아미노산'이라 한다. 아무리 음식을 많이 섭취해도 필수 아미노산(류신, 이소류신, 발린, 트립토판,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 레오닌, 히스티딘)의 일부가 들어오지 않으면 인체라는 공장은 생산라인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 단백질의 일일대사량
우리 몸 속 단백질은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 새로 운 단백질을 합성하는가 하면 또다른 한쪽에서는 오래된 단백질을 분해한다. 분해된 단백질 로 재활용되거나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소변이나 피부를 통해 배출된다.
체중 70kg의 성인 남성을 예로 보면, 대략 하루 300g의 단백질이 체내에서 합성되는데, 이 중 200g이 체내의 다른 단백질을 재활용한 것이고, 100g정도가 음식으로 섭취한 것이다. 재 활용 단백질은 장관이나 세포, 혈장, 근육, 노화된 혈구세포 등에서 나온다. 하루 100g의 유 리 아미노산까지 합하면 총 400g의 아미노산이 매일 교환이 되는데 이중 300g (체내 단백 질의 약 3% 정도)이 끊임없이 합성과 분해과정에 관여하고 나머지 60~100g 이 당질이나 지 방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로 소비된다.
따라서 체내에 있는 약 10kg의 아미노산은 방대한 에너지 저장고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 다. 하지만 당질이나 지방산과 다른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단백질은 이들처럼 열을 발 생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지만 모든 단백질은 고유한 생물학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상적인 환경에서 체내 단백질은 비상용으로 비축되고 당질과 지방산이 우선 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비축된 단백질의 양도 글리코겐 처럼 큰 폭의 출렁거림 없이 일정하다.
단백질이 가진 또한가지 중요한 점은 지방산은 포도당으로 변환이 되지 않지만 아미노산은 포도당으로 변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식을 하거나 당질 제한 식사를 하여 당질이 충분 히 공급되지 않으면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초반에 비축된 단백질을 우선 사용한 다.
▒ 질소균형
단백질 6.25 g 에는 질소가 약 1 g 들어있다. 따라서 하루 약 16 g 의 질소를 섭취한다. 이 가운데 약 2g은 흡수되지 않은 단백질로 대변으로 배출되고, 0.5g은 피부나 점막으로 분비 된다. 나머지는 소변에서 요소, 암모니아, 요산, 크레아티닌 등의 형태로 배출된다. 소변의 질소노폐물의 약 80%가 요소이다. 단식을 계속할 경우 특히 산증에 반응하여, 암모니아 형 태로 소변의 질소소실이 증가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 요구량은 질소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 질소균형은 단백질 합성 보다 분해가 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는 것이고 (+) 질소균형은 분해보다 합성이 더 빠르 게 일어난다는 의미다. 독감에 걸려 고열이 생기면 단백질분해가 빠르게 일어난다. 이럴 때 충분히 단백질을 공급해주지 못하면 (-) 질소균형이 오게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때 닭죽을 먹으라고 권고하는 데에는 다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는 데에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 이다.
질소균형은 총에너지 섭취량에도 영향을 받는다. 총에너지섭취가 필요량보다 적으면, 단백질 요구량이 증가하고 질소균형은 음성이 된다. 총에너지섭취가 3,500칼로리 이상으로 증가하면 아미노산 요구량은 단위체중(kg)당 0.5g 정도지만, 총에너지섭취가 하루 2,500~3,000 칼로리 정도면 아미노산 요구량은 단위체중당 0.8~1g로 증가한다. 하지만 총에너지섭취가 하루 2,500 칼로리 미만이면 아미노산을 1g /kg 이상 섭취해야 한다. 총에너지섭취량이 아무리 충분하더라도 필수아미노산 중 몇가지만 결핍되면 음성 질소균형을 초래한다. 따라서 단백 질 총량도 중요하지만 단백질의 질(質)도 고려해야 한다.
▒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면
초저열량식(일일 총에너지섭취량 800 칼로리 미만)을 하면서 충분한 단백질 공급을 받지 못 하는 경우 근육단백의 손실이 커진다. 특히 심장 근육이나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들에서 아 미노산이 빠져나가 위축이 일어나면 부정맥이나 심근염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 라서 초저열량식을 할 경우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해도 문제가 없을까?
‘몸짱’이 되고 싶은 욕심에 헬스클럽을 매일 찾아가서 하루 2시간 이상 땀흘리는 사람들 은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무리하게 욕심을 내어 하루 200g 이상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모자라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단백질을 필요량 이상으 로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글루카곤이나 카테콜아민 등의 작용으로 더 이상의 단백 합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포화상태를 넘어서 들어온 단백질의 운명은 당질과 다르지 않다. 에너지원 으로 쓰이거나 지방으로 바뀌어 비축된다. 질소균형은 양성이 되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단백질을 권장량보다 많이 섭취해도 문제가 없을까? 일부에서는 고단백 다이어트는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칼슘 손실을 염려하기도 한다.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한 고단백식이요법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 이유를 다 음과 같이 열거해 놓았다.
1) 육류, 계란, 치즈 같은 음식 섭취를 강조하는데 여기에는 단백질과 함께 포화지방산이 많 이 들어있다.
2) 시리얼, 곡류, 과일, 채소, 저지방 유제품 같은 당질섭취를 제한하라고 한다. 오랫동안 당질섭취를 제한하게 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3) 몸 안에 케톤체가 형성된다. 케톤체가 많이 생기면 식욕을 떨어뜨리고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나 다이어트를 쉽게 할 수 있게한다.
4) 미국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양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5)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한다. 고단백 동물성 식품을 많이 섭 취하면 포화지방산 섭취가 많아진다. 포화지방산 섭취가 많으면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혈관 질환, 암 등이 잘 생긴다.
6) 과도한 양의 단백질을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면 신장질환이나 간질환이 생 길 위험이 커지고 골다공증이 잘 생길 수 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 여기서 얘기하는 '고단백식이요법’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 취하라는 식이요법이 아니라 당질섭취를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은 마음껏 먹으라는 당질제 한 식이요법, 즉 앳킨스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를 지칭하는 것이다.
앳킨스 다이어트 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유행 다이어트 방법이다.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미국인들에게 고기를 마음껏 먹으라고 하니 쌍수를 들고 환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심장학회의 지적처럼 포화지방산 섭취가 많아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무엇보다 케톤체 를 일부러 과다하게 생성되도록 만드는 방법은 단기간에는 신체에 별 무리가 없어도 오랫동 안 지속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아미노산 대사과정에서 아미노기가 떨어져나가면서 부산물로암모니 아다.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암모니아는 체내에서 독성물질에 해당한다. 다행히 우리 몸은 이를 빠르게 해가없는 요소로 전환시켜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낸다. 따라서 신장 기능 이 정상이라면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백질 과다섭취가 신장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전세계적으로 근육질 몸매를 평생 자랑하던 사람들은 지금쯤 모두 혈액투석을 받는 신세를 져야 한다. 이들은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 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에도 엄청난 신경을 쓴 사람들이다. 신장 하나를 남에게 떼어줘도 남은 하나로 제 기능을 다하는 신장을 우습게 보지 말라.
단백질 섭취량이 많으면 칼슘 배출량이 많아진다고? 이론적으로는 단백질 섭취가 50g 증가 할 때마다 칼슘 60mg이 배설된다. 하지만 고단백식사와 골밀도와의 관계는 임상연구에서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국에서 장기간 추적 관찰한 한 연구 결과에서는 고단백 식사(하루 100~150g)를 한 그룹이 하루 100g 미만으로 단백질을 섭취한 그룹에 비해 골밀도 가 더 낮았거나 골다공증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또다 른 연구에서는 하루 98g 을 섭취한 그룹이 63g을 섭취한 그룹에 비해 손목 골절 빈도가 높 았다고 보고하였다. 칼슘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족한 영양소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저지방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면 칼슘 보충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물론 당뇨병 합병증 등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 단백질이 체중감량에 유리한 이유
체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휴식대사량(혹은 기초대사량)과 운동이나 신체활동으로 소비되 는 에너지, 그리고 음식 섭취와 관련하여 소비되는 에너지로 나뉜다.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 흡수되어 체내에 축적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를 음식에 의한 열발생, 혹은 TEF(thermic effect of food)라 한다. TEF는 영양소마다 달라서 지방은 거의 무시할 정도의 수준인 반면, 당질은 약 10%, 단백질은 약 25%에 달한다. 100 칼로리의 당질을 섭취하면 이를 처리하는데 10 칼로리 정도 소비되지만 100 칼로리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25 칼로리가 소비된다는 얘기다. 한끼 식사에 단백질 함량이 두배가 되면 TEF, 즉 음식에 의한 열발생 도 2배 정도 증가한다.
또한 단백질은 당질이나 지방에 비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단백질은 식후 포만감 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CCK의 분비를 촉진한다. 포만감이 빨리 올 뿐 아니라 다음 허기가 생기는 시간을 늦춰준다. 단백질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주는 효과는 다음 식사에도 긍정적 으로 작용한다. 허기감 때문에 음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때가되어 식사를 하는 것이라면 충 동적으로 음식을 먹기보다는 합리적으로 음식 선택을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연구에서 한 끼니에 단백질 함량을 더 늘린 그룹이 단백질 함량이 적은 그룹에 비해 똑같은 포만감을 느 끼더라도 총섭취칼로리가 의미있게 낮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단백질이 인슐린과 우호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인슐린은 체 내에서 ‘지방분해 모드’가 아니라 ‘저장 모드’로 바꾸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의 1차 목 표는 혈당을 허용된 범위 안으로 묶어두는 것이다. 하지만 인슐린은 혈당 뿐 아니라 혈액 내 지방이 지방세포 안으로 비축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슐린 분비를 덜 자극할수록 인슐린과 반대의 작용인 ‘지방분해 모드’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 지방 감량에 유리하다.
▒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면 근육단백 손실이 생긴다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줄이면 간은 뇌에 공급해야 하는 포도당을 더 만들어내기 위해 근육에 있는 단백질을 꺼내어 우선 이용한다. 이를 ‘당신생합성’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 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당질 섭취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칼 로리가 지나치게 낮으면 근육손실은 피할 수 없다. 결국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 근육 에 있는 단백질보다 섭취한 단백질에서 당신생합성을 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칼로리를 계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단백질이 체중감량에 유리한 측면을 다시 정리해 보면,
1) 열발생을 늘려 소비에너지가 증가하고,
2) 포만감이 빨리 오고 오래 유지되며,
3)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지방분해모드’ 를 오래 끄는 데 유리하고,
4)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늘려주어 셋포인트를 낮추고 요요현상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를 의식적으로 늘리면 체내에서는 자연스럽게 섭취에너지가 줄면서 에너 지밸런스를 (-)로 유지해주어 체중이 줄어든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를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 단백질은 하루에 얼마나 필요할까?
그 동안 전쟁이나 기아를 통해 얻은 경험, 실험실 연구와 동물 실험 등에서 나온 결과에 의하면 성인에게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은 단위체중(kg)당 0.8~1g 이다. 성인 여성 40~60 g, 성인 남성 50~75 g 정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것은 신체활동량이 별로 없는 평균 성인의 섭취권장량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거나 근육질 몸매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체중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하루 섭취에너지를 의도적으로 줄 이게 되면 우리 몸은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초반에 근육단백을 끄집어내서 쓰려한 다. 그뿐 아니라 허기 신호를 더 자주, 더 강하게 보내서 음식을 더 먹게 만든다. 단백질 섭 취를 늘리면 근육단백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포만감이 빨리 찾아와서 식사 량을 줄이는 데에도 유리하다. 근육단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면 인슐린이나 렙틴의 작 용도 개선되어 셋포인트를 낮추는 데에도 유리해진다.
박용우가 권하는 단백질 섭취량은 남성 75g 이상, 여성 60g 이상이다. 자신의 ‘건강체 중’ kg 당 1~1.5g 이 적정단백질 섭취량이다. 체중감량을 위해 총에너지섭취량을 줄일수록 단백질 섭취량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전체 섭취에너지에 관계없이 필요한 단백질 총량은 일 정한데 먹는 양을 줄이면 단백질 섭취량도 함께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체중 감량 기간 중에는 적어도 여성의 경우 하루 60g 이상, 남성의 경우 하루 75g 이상을 섭취해 야 한다.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하루 1200 칼로리 미만으로 줄인다면 단백질은 건강체중 kg당 1.5~2g 을 섭취해야 한다. 체중감량이 아니라 몸매를 만들기 위해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도 이정도를 섭취해야 한다. 물론 이와 더불어 당질섭취도 함께 늘려야 한다.
▒ 당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면 지금보다 줄여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칼로리를 낮추려면 칼로리밀도가 높은 지방 섭취량을 줄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방 섭취 량은 아직 줄여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 아니다. 전체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 라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제한하고 불포화지방 섭취를 늘려 전체 지방섭취는 25~30%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 지방이 아니라 당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당질섭취율은 총섭취 에너지의 65%를 차지한다. 물론 총섭취에너지의 80%를 차지했던 40여년 전보다는 줄었지 만 그래도 신인류들에게는 과다한 양이다. 과거 농사를 짓고 먼 길을 걸어서 다녔던 시절에 는 섭취한 당질이 그때그때 충분히 사용되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필요한 만큼 사 용하고 남은 것을 글리코겐 형태로 ‘당질 창고’인 간과 근육에 비축해두어도 차고 넘친 다. 당질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신체활동량이 줄어든만큼 에너지섭취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단백질은 매일 “적정량”을 섭취해야만 한다. 건강을 위해 ‘소식’을 하기 위해선 당질섭취를 더 줄여야 한다.
▒ 고당질식은 뚱뚱한 사람에게 특히 나쁘다.
당질이 많은 식사는 마른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에게 더 나쁘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과체 중이나 비만인 여성이 고당질 음식을 많이 섭취할수록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연 구 대상자들에게 일부러 고당질/저지방식을 섭취하게 한 결과 혈당과 혈중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 것은 물론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감소하고 중성지방 수치는 증가하여 심장병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런 변화는 뚱뚱한 사람들일수록 더 두드 러지게 나타났다.
당질 섭취를 통해 얻는 포도당은 한없이 저축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원이다. 육체노동이 많거나 큰 힘을 발휘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 운 동선수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당질을 충분히 섭취해야만 한다. 남은 당질을 근 육에 비축해 두었다가 근육운동을 할 때 빠르게 꺼내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질 섭취가 지나치게 많아 체중이 증가하고 배가 나온 사람들은 지금보다 당질 섭취를 줄여야만 한다. 복부 내장 부위에 지방이 가득 차있는 내장지방 비만을 가진 사람들은 인슐린이 제 대로 작동을 못하므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를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자극해 야 한다. 이렇게 췌장의 인슐린분비세포를 과부하 상태로 만들어 놓으면 인슐린은 이전보다 더 많이 분비되어야 하고(이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말한다), 인슐린 농도가 높아있는 상태에 서는 ‘지방분해 모드’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살이 빠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배가 나온 사람들은 “기름진” 음식보다 “단” 음식을 더 줄여야 하는 것이다.
▒ 당질과 단백질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고당질식사와 고단백질식사를 비교한 연구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고단백식사에서 체중감량 정도가 더 컸다고 보고하고 있다. 권고하는 당질:단백질:지방 = 50%:20~25%:25~30%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당 질:단백질:지방 비율이 65%:15%:20%이니까 당질은 더 줄여야 하고 단백질은 더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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