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섬엽(腦섬葉,insular lobe 또는 Insular cortex) 또는 대뇌섬 또는 도엽(島葉)은 대뇌 반구에서 가쪽 고랑 깊은 곳에 묻혀 있는 대뇌 겉질의 부분이다. 개체발생학적으로는 대뇌가 발생 및 발달 형성시 대뇌의 표면을 이루지만, 점차로 이마엽, 관자엽, 마루엽이 빠르게 자라서 이곳을 덮는다.
뇌섬엽은 전두엽과 두정엽, 측두엽에 의해 덮여 보이지 않는 대뇌피질 부위다. 대뇌피질이 외측고랑을 중심으로 접혀들어가면서 생성된 뇌섬엽은 대체적으로 위쪽은 넓고 아래쪽은 좁은 역삼각형 형태이다.
뇌섬엽은 외부세계를 경험하고 인식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내부적, 외부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뇌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관여하며,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에 미리 예상하는 능력과도 관련된다.
또한 뇌섬엽은 어떤 사람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슬픈 기억이나 기쁜 감정, 친구에게 보낸 전화 메시지에 답이 없을 때 느끼는 불쾌함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기분 같은 것들이 모두 뇌섬엽이 작용한 결과이다.
뇌섬엽은 자극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기분 좋은 것인지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인식하게 해준다. 초콜렛을 먹고 싶다거나 사랑에 빠졌을 때, 혹은 역겨움을 느낄 때 활성화되며 신뢰할 것인가, 죄책감을 느낄 것인가, 공감할 것인가, 부끄러워할 것인가 하는 인식에도 관여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뇌섬엽은 일반인보다 두껍다고 한다.
공정사회와 뇌섬엽
더러운 것을 볼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뇌섬엽이다. 또 자신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실과 감정이 충돌할 때 대처하는 방식이 나이에 따라 다른 것은 뇌섬엽이 활성화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사회적 불의에 항거하는 것은 바로 뇌섬엽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공정하지 않은 걸 참지 못하고 기꺼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며 행동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뇌의 다른 쪽 전전두엽이 발달하여 좀 더 넓게 전체를 보게 된다. 전전두엽이 매우 발달한 나이에 리더가 된다면 부하들은 뇌섬엽이 발달한 시기일 것이므로 리더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대하는지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러한 뇌의 특성을 알고 부하 직원들을 대하면 리더로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금연과 뇌섬엽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베차라 박사팀이 뇌 손상을 입은 69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중 19명이 뇌섬엽 부위에 손상을 입었는데, 이들 중 13명이 뇌손상 후 금단 증상 없이 쉽게 담배를 끊은 사실을 발견했다. 하루에 40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환자도 있었는데 그 역시 뇌섬엽 부위의 뇌졸중 이후 바로 담배를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섬엽이 인체로 들어온 정보에 대해 배고픔이나 통증, 탐닉, 중독 등의 주관적인 감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을 돕는 부위라고 말했다.
명품과 뇌섬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의 ‘쾌락’과 돈을 지출할 때의 ‘고통’을 비교해 구매여부를 판단한다. 먼저 제품만 보여준 경우에는 뇌의 쾌락중추인 대뇌측좌핵이 활성화되고, 제품 가격만 보여준 경우에는 고통중추인 뇌섬엽이, 제품과 가격이 함께 있는 사진을 보여준 경우에는 판단과 사고를 관장하는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된다.
또한 반복적인 자극은 쾌락중추의 활동을 자극하기 때문에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홈쇼핑 광고 등은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