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 Natural Science/생명 Life sciences

나무늘보, 생존, 환경 적응, 신진대사 낮게 진화, 맛이 없다, 유모목

Jobs 9 2025. 4. 1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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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Sloth

 

학명

Folivora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포유강(Mammalia)

유모목(Pilosa)

아목

나무늘보아목(Folivora)

세발가락나무늘보과(Bradypodidae)

두발가락나무늘보과(Choloepodidae)

 

 

포유강 유모목 나무늘보아목에 속하는 동물들의 총칭.

 

한국어는 나무와 느림보를 뜻하는 늘보의 합성어인 나무늘보, 북한에서는 게으름뱅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이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동물. 영어로는 Sloth(나태), 일본어 なまけもの(樹懶)나 프랑스어 Paresseux, 독일어 Faultiere, 네덜란드어 Luiaards, 스페인어 Perezoso도 마찬가지로 나태함이나 게으름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어에서는 ленивый(게으르다)라는 형용사에 파생된 ленивец를 의미한다. 특이하게 그리스어인 βραδύποδας(vradipodhas)는 '저녁에 걷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같은 나무늘보에 속하는 종들을 제외하면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친척은 개미핥기로, 둘 다 유모목에 속한다. 과거에는 아르마딜로와 함께 '빈치목'이라는 분류군에 속해있었지만, 현재 아르마딜로는 피갑목이라는 별도의 분류군에 속한다. 다만 유모목이나 피갑목이나 상목수준에서는 빈치상목(Xenarthra)이라는 동일한 분류군에 속하므로 다소 거시적인 관점에서보자면 어느 정도 유연관계에 속한다. 코끼리와 듀공, 바위너구리와 코끼리땃쥐가 모두 다른 목에 속하기는 하지만 아프로테리아상목에 속하므로 분류학적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

 

 

특징

 

너무 느린 움직임 탓에 무능한 동물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실은 나름대로 환경에 적응을 한 케이스다. 움직임이 느린 원인은 근육량이 적기 때문인데, 대신 그만큼 에너지 소모량도 적다. 신진 대사가 극단적으로 느려서 적은 양의 먹이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고, 배설도 1주일에 단 한 번만 할 정도라고 한다. 또한 소화도 50일 동안 한다고 한다. 여기에 체중도 매우 가벼워서(약 2~8kg정도), 나무에 매달린 채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너무 안 움직이는 탓에 눈에 잘 띄지 않아 역으로 의태가 되어 생각보다 천적도 많지는 않은 편이다. 나무늘보의 털에는 녹조류가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몸 전체가 녹색을 띠는데, 그래서 나뭇잎 색깔과 구별이 잘 되지 않아서 천적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여기에 보태서 잠이 많다. 하루 20시간 이상 잔다고 한다. 식사 중에 졸기도 한다. 땅바닥에 내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그나마 1주일에 한 번씩 내려오는 건 배설을 하기 위해서다.

 

주식은 나뭇잎인데 문제는 이 나뭇잎이 영양가가 없거나 있어도 너무 적고 뱃속에 들어가서 무려 1달이 넘게 있어도 소화가 거의 안 될 정도라는 것.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너무 적어 차라리 신진대사를 극도로 낮추는 쪽으로 진화했다. 이 때문에 현재의 나무늘보들은 하루에 나뭇잎 3개 정도만 먹어도 충분할 정도다. 하지만 영양가가 풍부하고, 소화도 잘되는 먹이가 잔뜩 공급되는 동물원에서는 야생에 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편. 다만 어디까지나 야생에 비해서지 여전히 느리다.

 

일반적으로 나무 한 그루당 1마리의 나무늘보가 서식하며, 나무늘보들도 기왕이면 튼튼하고 약초 효능이 있는 나무를 선호해서 나무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나무에 매달려 살기 때문에 털이 거꾸로 나며 움직임이 너무 느려서 털에 녹조류가 자라는데, 이 녹조는 오직 나무늘보에게서만 자라는 독특한 종이다. 이 녹조류는 다른 녹조류에 비해 지방 성분이 많아 나무늘보들이 비상식량으로 쓰기도 한다. 그리고 털 내부에는 최대 900마리의 나방과 딱정벌레들이 공생하고 있다. 이들은 나무늘보의 털 속에 사는 대신 그 곳에 자랄 수 있는 여러 해로운 진드기와 세균들을 먹어 치우는 역할을 한다. 또한 최대 81종의 곰팡이가 자라는데 이들도 서식처를 제공받는 대신 주변에 항생 물질을 분비해 나무늘보를 감염의 위험에서 지켜주고 있다.

 

이렇게 다른 종과의 공생과 특유의 생존술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멸종 위기종에 속한 동물이기도 한데, 이들의 서식지이자 유일한 보호막에 해당하는 정글이 여러 요인들로 인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 발 빠른 동물들은 화전민이나 벌채 지역을 피해 근처의 정글로 옮겨가기라도 하지만, 나무늘보의 경우 원체 느린지라 그것마저도 못한다.

 

가장 큰 천적은 부채머리수리 등의 맹금류. 저 옛날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의 오프닝에선 웬 독수리 한 마리가 멀리서 날아와 나무에 매달린 나무늘보를 채가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끔 소형 육식동물들에게 잡아먹히는 일도 있다고 한다. 퓨마, 재규어, 아메리카악어, 카이만, 오리노코악어도 천적에 포함된다.

 

치타가 전력질주할 때 110km/h로 달리는데, 나무늘보들은 전력질주하면 200m/h(약 5.56cm/s)로 치타보다 약 1/500 정도 느리다. 드물게 빠르게 움직일 때가 있는데 바로 물에 빠졌을 때다. 한 다큐멘터리에서 나무늘보가 물에 빠지자 나무늘보답지 않게 재빠른 움직임으로 헤엄쳐서 육지로 나왔는데 나레이션에서 하는 말이 "지금 저 나무늘보는 생애에서 가장 빨리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였다.

 

하지만 물이 아닌 땅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얄짤없다. 나무늘보는 신체적 구조상 땅에선 잘 걸을 수 없기 때문에 기어다니는 것 밖에는 이동할 방법이 없다.(참고 동영상) 사실 물에 빠졌을 때도 난감한 건 마찬가지인데, 지상에서보다야 빠르게 허우적거리긴 하지만 그마저도 퇴화된 근육 때문에 잠시 빠르게 움직이다 곧 탈진한다. 거기다 물에 빠진다고 항상 빨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 동영상을 보면 마치 슬로우 모션을 보는 듯하다. 나무늘보가 장거리 이동을 해야할 때 강을 이용한다는데 그 장면을 찍은 것인 듯.

 

그렇다고 절대 우습게 봐서는 안 되는 동물이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땅바닥에 떨어져 느리게 걸어가면서도 카메라가 다가오면 이빨을 들이대며 날카로운 발톱을 마구 휘둘러대는 의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경계할 때는 만만치 않게 사납다.

 

하루 종일 발톱을 이용해서 나무에 매달려 있는 탓에, 발톱이 상당히 흉악하게 진화했다. 코끼리의 상아와 비슷한 형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심하게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는데, 이게 매우 굵고 단단하며 뾰족하기까지 하다. 장성한 나무늘보의 발톱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 비슷한 발톱을 가지고 있는 큰개미핥기의 경우 재규어와 퓨마, 아나콘다, 카이만의 공격을 막아내는 일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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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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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들이 그렇듯 새끼 때는 아주아주 귀엽다. 다만 새끼라 해도 일반인은 맨손으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 새끼 때부터 발톱이 흉악하게 자라나기 때문. 발톱으로 장난치다가 손이 찢어지는 불상사를 경험할 수 있다(나무늘보 입덕영상(?)). 게다가 새끼 나무늘보는 호기심이 왕성해 눈에 보이는 것마다 팔을 휘휘 저으며 가까이 다가가려는 습성을 보이는데, 심지어는 울음소리마저 아기들이 칭얼거릴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한지라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더불어 느린 것도 그냥 느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위장술이 꽤나 뛰어나다. 몸 빛깔이 나무와 똑같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풀이나 잎을 등 뒤에 매달고 다니면서 그야말로 꼼짝없이 가만히 있기에 초보자는 찾기도 어렵다. 꼭 힘이 강해야만 생존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증명한 동물.

 

잘못 건드리면 공격성을 드러내는데 이때는 꽤 빨라진다. 이빨까지 드러내면서 길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공격을 가한다. 나무늘보가 느리니까 얕보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건 오산이다. 겉모습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하지 말자. 나무늘보를 잡고자 나무로 올라가는 맹수들도 역관광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무늘보라고 목숨 걸리는 일에까지 느린 건 아니다. 아니 애초에 이동이 느린 거지 그 이외의 것까지 느린 게 아니다.

 

만약에 나무늘보를 꼭 나무에서 내려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끌어내리려고 하지 말고 들어올릴 것. 휜 발톱이 나무를 꽉 잡고 있기 때문에 끌어내리려고 하면 죽어도 안 떨어진다. 일단 들어올려서 발톱을 잡고 있는 나뭇가지로부터 벗겨내야 한다. 퓨마가 체중을 실어서 물고 매달렸는데도 쉽게 끌어내리지 못한다.





아무튼 느린 건 사실이다 보니 이렇게 다람쥐원숭이에게 먹이를 빼앗기는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어떤 연구팀은 나무늘보를 2년 동안이나 관찰·연구했으나 이를 포기했고, 19세기의 동물학자이자 최초의 자연 보호 구역을 주장한 찰스 워터턴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가장 낭비하고 있는 최악의 동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의 혜택이 넘쳐나는 중남미 정글이 파괴되면 가장 먼저 멸종될 동물이기도 하다. 나무늘보가 살아남기 위해 택한 방법 자체가 무성한 나무들이 가득해서 시야가 제한되는 정글에서 꼼짝않고 있는 것 뿐이기 때문에 반대로 나무늘보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자연의 혜택 덕분이다.

 

하지만 남미 원주민들에게는 사실상 나무에 걸려 있는 고기 취급을 받는다. 아무런 도망도, 저항도 하지 못하는 나무늘보는 원주민들에게 있어서 잡기 쉬운 사냥감일 뿐이기 때문. 다만, 먹을 살도 없고 맛도 없어서 선호하는 사냥감은 아니라고 한다.

 

참고로 나무늘보의 교미는 거꾸로 매달려서 5초 만에 끝난다고 한다.

 

세계 각지의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에버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볼 수 있고, 일부 실내 동물원이나 소규모 동물원 등지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부 다 두발가락나무늘보이며, 아쉽게도 세발가락나무늘보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동물원에서도 보기가 힘들다. 동물원에 가서 나무늘보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세발가락나무늘보 대신 두발가락나무늘보로 만족해야 한다.

 

세발가락나무늘보는 목이 길고 눈에 마스카라를 한 것 같은 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며, 두발가락나무늘보는 코가 돼지처럼 생겼다.

 

포유동물은 대개 경추가 7개인데 반해 나무늘보는 종류에 따라서 경추가 6개(두발가락나무늘보), 혹은 8개~10개(세발가락나무늘보)를 가지고 있어서 머리를 위아래로 270도까지, 왼쪽과 오른쪽으로 180도 이상 움직일 수 있다. 경추 개수가 다른 포유동물로는 매너티가 있다.

 

동물농장에 출연한 방송분에 따르면 사람이 초콜릿을 통해 달콤함을 느끼듯, 나무늘보는 히비스커스 꽃을 통해 달콤함을 느끼며 좋아한다. 즉, 여느 동물들처럼 단 것에 환장한다는 얘기.

 

 

 

종류[

 

이 두 과는 상과 단위에서 다르다.

 

세발가락나무늘보과(Bradypodidae)

세발가락나무늘보속(Bradypus)

피그미세발가락나무늘보(B. pygmaeus)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B. variegatus)

엷은목세발가락나무늘보(B. tridactylus)

갈기세발가락나무늘보(B. torquatus)

남방갈기세발가락나무늘보(B. crinitus)

두발가락나무늘보과(Choloepodidae)

두발가락나무늘보속(Choloepus)

호프만두발가락나무늘보(C. hoffmanni)

린네두발가락나무늘보(C. didactylus)




 

나무늘보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세상에는 참 다양한 생물들이 많다지만, 그 ‘희한한 동물들’의 목록 상단에 위치할 만한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나무늘보다. 남아메리카의 울창한 정글 속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던 나무늘보를 처음 문명 세계에 알린 것은 16세기 스페인의 한 탐험가였다. 그는 나무늘보를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동물”이라고 혹평했고, 이 부정적인 첫인상은 이후 나무늘보의 이미지를 ‘너무나 게을러 형편없는 짐승’으로 고착시킨다. 나무늘보에 대한 경멸의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는 그 이름에서부터 드러나는데, 나무늘보의 영어 명칭인 ‘sloth’는 7대 죄악 중 하나인 ‘나태(sloth)’에서 그대로 붙여진 것이기 때문이다.

 

나무늘보에게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근원에는 애초에 편향된 시선이 있었다. 나무늘보의 원래 서식지는 남아메리카의 빽빽한 열대우림이지만, 이들을 처음 대면한 사람들은 그들을 원래 살던 나무 위가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땅바닥에 내려놓고 살폈다. 땅 위에 내려진 나무늘보들은 그저 엎드려 있다가, 움직일 때조차도 땅에서 몸을 떼는 법이 없이 바닥을 느릿느릿 기어다닐 뿐이었다. 당시 사람들 눈에는 사지가 멀쩡히 달린 동물이 온몸을 바닥에 붙이고 기어다니는 모습이 낯설고도 기괴해 보였기에 이들을 천하의 ‘게으름뱅이’라고 낙인찍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나무늘보는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는 몸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땅 위에 사는 육상동물들은 사람이든 네발짐승이든 중력에 저항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의 몸에는 중력에 저항해 몸을 세우는 근육이 반드시 존재한다. 하지만 나무늘보는 일생 대부분을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산다. 그것도 손발로 나뭇가지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길게 휜 발톱을 고리처럼 사용해 대롱대롱 매달린 채로 말이다. 나무에 매달리면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몸은 아래로, 즉 중력의 방향으로 늘어지므로 저항할 필요가 없다. 또한 발톱에 걸리는 부담을 줄여 더 오랫동안 매달리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운 것이 유리하다. 이로 인해 나무늘보의 팔다리에서는 근육이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스스로의 몸조차 버틸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나무늘보에게 땅에서 네발로 걷게 하는 것은, 인간에게 중력이 수십 배인 행성에서 지구에서와 동일한 속도로 달리기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다윈의 진화론이 널리 퍼진 이후에도 나무늘보에 대한 시선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19세기 학자들은 나무늘보를 “도무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 수 없는 쓸모없는 동물”로 여겼다. 나무늘보는 몸집도 작고 근력이 부족해 힘도 약한 데다가 시력조차 나쁘며, 기다란 발톱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보호수단도 없다. 한마디로 생존에 유리한 습성은 조상으로부터 하나도 물려받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무늘보는 역으로 이런 불리한 점을 극대화해 살아남았다.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환경에 동화되어 가만히 있음으로써, 움직이는 단백질 공급원을 노리는 포식자들의 눈에 스스로를 별 영양가 없는 식물의 부속지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나무늘보들의 털은 온통 초록색 이끼로 뒤덮여 있어 열대우림에서 훌륭한 보호색이 되어준다. 게다가 느릿한 움직임과 적은 근육량으로 열량 소모량도 낮아, 하루에 나뭇잎 몇 장만 씹어도 충분해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 움직이지 않고 고개만 돌려도 나뭇잎을 뜯을 수 있도록 목이 270도까지 돌아가며, 섭취한 나뭇잎을 소화하는 데 50일이나 걸릴 정도로 신진대사율도 낮다. 이러한 에너지 긴축생활사를 통해 나무늘보는 인류보다 훨씬 오랜 기간인 6400만년 동안 이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무늘보의 게으름은 악덕이 아니라 매우 효율적인 생존전략인 셈이다.

 

인간 사회가 원시성을 벗어나 문명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 중 분명한 하나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선의 확장이다. 내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바라보고 편협하게 속단하고 고정적인 프레임을 덧씌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해 헤아리며 유연하고 관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말이다.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권력과 지위가 있는 나의 생각이 옳다며, 더 많은 이들이 한마음으로 소리 높여 외치는 말에 귀를 닫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나무늘보는 어떻게 멸종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나무늘보는 가장 느린 동물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빈치류의 동물로 다양한 창작물에서 게으름뱅이 역할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 나무늘보의 이름은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는데 영어로 Sloth(나태) 일본어로도 게으름뱅이를 뜻하는 나마케모노, 프랑스어와 독일어, 스페인어와 러시아어 등등에서도 모두 게으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무늘보는 너무 느린 움직임 탓에 무능력한 동물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어떻게 나무늘보가 지금까지 멸종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 나무늘보는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에 따라 진화해 왔다.

 

나무늘보의 생존전략은 포식자의 눈에 최대한 띄지 않는 것인데 근육량을 줄여 칼로리 소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움직임이 느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신진대사가 극단적으로 느려서 아주 적은 양의 먹이로도 살아갈 수 있는데 하루에 3장 정도의 나뭇잎만 먹어도 생존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나무늘보는 매우 가볍기 때문에 나무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며 1주일에 한번 정도 배설을 할 때를 제외하고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나무에 올라가 있을 때의 나무 늘보는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털에 녹조류가 껴 자연적으로 의태가 가능하기 때문에 천적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나무늘보의 털 내부에는 최대 900마리의 나방과 딱정벌레의 서식처가 되어 공생하는데, 이들은 나무늘보 털 속에서 자라는 해로운 진드기와 세균들을 먹어 치우며 살고 있다. 또한 나무늘보의 피부엔 최대 81종의 곰팡이가 자라는데 이들도 서식처를 제공받는 대신 주변에 항생 물질을 분비해 나무늘보를 감염의 위험에서 지켜주고 있다.

 

느린 행동 탓인지 나무늘보에겐 공격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야생에서 나무늘보를 위협하게 되는 경우 이빨을 보이거나 발톱을 휘두르는 공격성을 보인다고 한다. 이때의 나무늘보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도 하고 상당히 길고 날카로울 발톱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그 안에 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있으므로 나무늘보에 의해 상처를 입었을 시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무늘보가 맛이 없어서 포식자들이 잡아먹지 않아 멸종하지 않았다는 통념과 달리 포식자들은 나무늘보를 발견할 수 없는 것뿐 눈에 띈 나무늘보를 맛이 없다는 이유로 놔주지는 않는다. 때문에 배변을 끝내고 올라가던 중에 포식자의 눈에 띄어 명을 달리하는 나무늘보들도 종종 목격된다.

 

멸종하지 않았을 뿐이지 현재 나무늘보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인간에 의해 서식처인 정글이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모목(有毛目, Pilosa)

 

태반류 포유류의 일종으로, 현재는 아메리카에만 살고 있다. 신생대에 멸종된 땅늘보를 포함하여 개미핥기와 나무늘보가 있다.

하위 분류


개미핥기아목 (Vermilingua)
애기개미핥기과 (Cyclopedidae)
애기개미핥기속 (Cyclopes)
큰개미핥기과 (Myrmecophagidae)
큰개미핥기속 (Myrmecophaga)
작은개미핥기속 (Tamandua)
나무늘보아목 (Folivora)
세발가락나무늘보과 (Bradypodidae)
세발가락나무늘보속 (Bradypus)
두발가락나무늘보과 (Megalonychidae) : 두발가락나무늘보와 멸종된 나무늘보
두발가락나무늘보속 (Choloepus)
땅늘보과 (Megatheriidae) †
† Mylodontidae
† Orophodontidae
† Scelidotherii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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