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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그레이프'와 '비만(스트레스에 의한)'

Jobs9 2008. 10. 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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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케이블TV에서 낮 익은 얼굴들이 스치고 갔다. 바라만 봐도 탄성이 절로 나는 배우들, 조니 뎁, 디카프리오, 특히나 좋아했던 줄리엣 루이스.... 이 영화는 1993년 어느날 나를 흔들었던 '길버트 그레이프'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 빅 스타보다, 더 큰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극중 조니 뎁의 어머니다. 하지만 인기가 아닌 큰 덩치 덕이다.

잠시 영화를 소개하면, 조니 뎁 주연의 이 영화는, <개같은 내 인생>의 스웨덴 감독 라세 할스트롬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감독의 연출력도 뛰어났지만, 당시 무명이었던 이들을 발견한 심미안과 예지력이 가히 감탄스럽다. 디카프리오의 거의 신기에 가까운 자폐아 연기와, 상큼한 줄리엣 루이스의 짧은 머리에 짱구이마가 귀엽게 반짝이던, 그리고 수심 가득한 조니 뎁의 한숨이 인상적이던 그 영화….

대학시절 나를 흔든 것은 성장기 영화적 코드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직업때문일까? 마지막 장면이 뇌리에 떠나지 않는다. 몸무게가 500파운드(225kg)이나 나가는 비만인간 어머니... 벽에 걸린 흑백의 옛 사진 속에서나마 그녀의 과거가 날씬했음을 증명해준다. 남편이 목 매달고 자살을 한 끔찍한 사건 이후 그 슬픔과 충격을 먹는 것으로 달래왔기 때문에 그녀의 몸무게는 이제 가족들 모두 매달려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늘어나 있다. 그녀의 거대한 몸을 눕힐 수 있던 침대는 위태롭고 이층으로 올라 다니는 계단은 무너질 지경이다. 그녀는 아예 혼자서는 아무런 동작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있다

우여곡절 끝에 길버트의 가족은 그렇게 바라던 어니(자폐아 동생)의 18번째 생일을 맞고 이 날 식구들은 그동안 쌓였던 감정의 골을 풀게 된다. 생일을 치루고 난 어머니는 평소에 쓰지 않던 침대로 가서 눕는데 식구들은 의아해 하는 한편 어머니의 변화에 기뻐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바로 그 침대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하필 2층에서 말이다.
이웃은 커녕, 경찰마져 난감해하는 시신 수습, 크레인을 동원해야 하는 농담아닌 진담이 나오는 상황...
길버트와 가족들은 어머니의 시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놀림감으로 만들기 싫어 집을 태워버린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함께...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인생을 떠난다.

 

스트레스와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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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린 사진처럼 날씬했던어머니를 500파운드 비계덩어리로  만든것은 바로 스트레스였다. 우울증...
사람은 스트레스나 갈등에 직면하면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을 원초적이고 단순한 본능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바로 식욕과 성욕이다

. 그중 가장 손쉽고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고 비난받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행위가 바로 식욕, 즉 먹는 것으로 해결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스트레스나 갈등이 있게 되면 여성들은 자꾸 음식을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고 남성들은 폭음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불안과 초조한 경우 자꾸 먹게 된다. 미국 심리학자들의 재미있는 실험을 보면 공포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과 코미디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영화관 앞에서 영화관에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커다란 팝콘봉지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영화를 관람하면서 팝콘을 먹고난 후 팝콘봉지를 꼭 다시 돌려달라고 하여 나중에 회수해보니 공포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팝콘을 훨씬 많이 먹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사람은 불안과 초조하면 자기도 모르게 자꾸 먹게 되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도 자꾸 먹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우울증이란 의미있는 대상의 상실로 인하여 생겨나게 되는데 (영화에서 남편의 자살), 이렇게 우울증이 있게 되면 상실에 대한 보상감을 인간이 가장 원초적인 행동인 먹는 것으로 보충하려는 경향이 생겨나기 때문에 자꾸 먹게 되고 비만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이렇게 해서 비만해지게 되면 자신의 용모나 자존심의 상실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우울증이 더 심해져서 더 먹게 되고 그래서 더 뚱뚱해지는 악순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특히 길버트의 어머니처럼 집에만 박혀 있는 경우 햇빛을 받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차단되어 우울증이 악화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바로 이러한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등을 병행해야 비만치료가 성공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서 오히려 더 많이 먹게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먼저 무엇이 어떤 습관이 나를 살이 찌도록 만들었나를 생각해보고 자신의 식습관, 생활습관, 그리고 원하는 체중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뱃살에 저장되는 스트레스

뱃살을 보면 그 사람이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뱃살이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작동원리를 알아보면...

인간은 역사적으로 두 종류의 스트레스를 겪어 왔다.
첫 번째는 생사를 넘나드는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이다. 예를 들어 몇 달 굶은 호랑이가 덤빌 때다. 싸워야 할지, 도주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급박한 시기이다. 이 때 인체는 동굴을 향해 전력 질주할 수 있도록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한다. 도망에 성공한 후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한참지난 그 때서야 비로소 허기가 몰려온다. 불을 피워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몸이 급성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식욕을 유발하는 NPY의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운동이 식욕을 낮춰 주는 이유도 몸이 운동을 급성 스트레스로 감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뱃살관리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식욕은 없애주고 신진대사는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가뭄과 기근에 맞서는 것처럼 장기간의 악전고투로 인한 스트레스이다. 호랑이와의 싸움(실은 도망)에서는 30~40초만 땀을 흘리면 되었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우리 조상들이 결코 벗어날 수 없었던 지속적인 걱정거리였다. 이로 인해 만성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
기근이 닥치면 우리 조상들은 가능한 많은 먹을거리를 모조리 확보하여 애썼고, 인체의 신진대사율은 에너지를 비축해둘 수 있도록 저하되었다. 물론 현대인은 기근을 걱정하지는 않지만, 먹을 것을 입에서 놓지 않게 하고 신진대사율을 떨어뜨리는 현대판 만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솔이 다량으로 혈액에 분비된다. 이미 말한 호랑이의 추격이나 교통사고 같은 급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솔은 잠깐 올라갔다가 떨어진다. 하지만 가뭄이나 끝없이 쌓이는 업무, (길버트 어머니의) 우울증 같은 만성 스트레스를 겪는 동안에는 코티솔이 지속적으로 올라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처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방 주차장 : 그물막
위 옆에 위치한 그물막은 주요 지방 저장창고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음식물 일부가 저장되지만, 최악의 경우 불필요한 음식물 전체가 저장되기도 한다. 가능한 이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체중이 증가하면 우리의 복부는 자연스럽게 지방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물막 사이사이에 가득 쌓인 지방을 내장지방이라고 한다.

그물막에는 코티솔 수용체가 있고 혈액 속에 활성화된 코티솔은 결국 그물막이 나서서 그 수치를 낮추게 된다. 코티솔은 내장지방이 쌓이는 것을 강력하게 촉진시키기 때문에 뇌에서 뭐라고 떠들어대든 뱃살과 허리 사이즈는 당신이 스트레스에 얼마나 잘 대처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최고의 지표가 된다. 코티솔 수치가 계속 올라가 있으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인슐린에 의한 그물막 저향력이 거세진 결과, 포도당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세포에 흡수되어 적절히 사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을 헤매고 다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조직이 망가지고
≫ 섬세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호르몬시스템에 동요를 일으키는 염증 촉진 화학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며
≫ 그물막이 그물막 지방에서 분해된 지방산을 직접 간으로 보내 간으로 하여금 훨씬 더 많은 염증 촉진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만든다.

 

스트레스의 치명적 연쇄작용

현대인은 가뭄이나 기근은 겪지 않지만 과중한 업무, 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우리 조상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심각한 만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당연히 우리 몸도 만성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 조상들의 몸과 똑같이 반응한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칼로리 축적과 지방 저장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우리의 그물막 크기는 거침없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부터는 통제권에서 벗어난 지방의 순환과정이다.

 

≫ 만성 스트레스로 몸은 코티솔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그것은...
≫ 당신의 식욕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그것은...
≫ 당신의 고칼로리의 단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탐닉할 기회를 증가시킨다. 그리고 그것은...
≫ 당신 몸에 더 많은 지방이 쌓이도록 한다. 특히 그물막에 많이 쌓인다. 그리고 그것은...
≫ 간에서 더 많은 지방과 염증 촉진 화학물질이 쏟아져 나오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그리고 그것은...
≫ 췌장으로 하여금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 재갈 물린 늑대보다 당신을 더 배고프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는 일과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그물막에 더 많은 지방을 쌓아두고 있을수록 뇌가 받는 스트레스는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것은 몸이 기근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해놔야 한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때문이다. 우리의 내장지방이 허리 사이즈의 지표인 동시에 스트레스를 재는 척도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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