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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전개(진술) 방식, 정의, 예시, 구분, 분석, 묘사, 비교, 대조, 유추, 서사, 과정, 인과

Jobs9 2024. 10. 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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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전개(진술) 방식

글의 전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먼저, 시간성을 중시하지 않는 정태적 전개 방식이고 또 하나는 시간성을 중시하는 동태적 전개 방식이다. 정태적 전개 방식은 다시, 상하 관계를 중시하는 것, 상세화를 중시하는 것, 두 대상 이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주목하는 것 등 세 가지 종류로 나누어지고 그 각각의 종류 아래로 더욱 세분화된 구체적 종이 존재한다. 동태적 전개 방식도 일어난 그 무엇을 중시하는 서사,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중시하는 과정, 왜 일어났는가를 중시하는 인과로 세분화될 수 있다. 이를 도표로 그리면 아래와 같다. 

정태적
전개방식
상하 관계 중시 구체화 공통점과 차이점 주목
정의  예시 구분 분석 묘사 비교  대조 유추
동태적
전개방식
무엇을 중시: 서사 어떻게 중시: 과정 왜 중시: 인과

 

 

● 정의, 예시, 분류

 

상하 관계를 중시하는 글 전개 방식은 정의와 예시, 구분이 있다. 예시와 구분의 경우는 개념 간의 상하 관계를 중시한 것인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나 정의가 왜 개념간의 상하 관계를 중시하는 사고 작용인지 의아해할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정의의 사고가 작용한 다음 문장을 보자.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다.’에서 피정의항 ‘사람’은 ‘동물’이라는 개념의 하위 개념이다. 즉 종개념과 유개념은 상하 관계로 맺어져 있다. 그러므로 정의 역시 구분, 예시와 함께 상하 개념 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글의 전개 방식이 되는 것이다.

 

(1) 정의

개념의 본질을 밝히는 사고 작용이다. 정의는 크게 피정의항과 정의항으로 쪼개어지고 피정의항은 종개념을 포함하며 정의항은 종차와 유개념을 그 구성 요소로 가진다. 아래의 예를 통해 정의의 구성 요소를 분석해 보자.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다.
종개념 종차 유개념
피정의항 정의항

 

1)종개념과 유개념을 한몫 일컬어, 쉬운 말로 ‘종류’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정의’라는 글의 전개 방식도 종류를 나누어 종이 가진 본질을 규정하는 사고 작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정의’는 상하 관계를 중시하는 글의 전개 방식이 되는 것이다. 정의는 대상이 가진 본질을 밝히는 사고 작용이다. 대상의 본질은 곧 대상이 지닌 내포(개념의 의미)를 의미하니, 개념이 가진 내포를 밝히는 사고 작용이 된다.

 

2)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차’이다. 종차는 ‘류’에 소속되는 다른 ‘종’이 가지지 못한, 정의되는 ‘종’만이 가진 본질적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가령, ‘사람은 두 발로 걷는 동물이다’는 정의가 있다고 하자. 이 때 ‘두 발로 걷는’이 ‘종차’인데 이는 정의되는 ‘종’만이 가진 본질적 특성은 되지 못한다. ‘두 발로 걷는 동물’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조류’도 있고 ‘유인원’도 있다.

 

3) 종차는 피정의항이 부정어로 인식되지 않는 한, 부정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부정어를 사용하는 경우, 그 범주가 너무나 넓어져 피정의항이 가진 본질적 속성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가령, ‘어머니는 아버지가 아닌 사람’이라고 정의했다고 해 보자. 종차인 ‘아버지가 아닌’이 포괄하는 개념은 ‘어머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집 아저씨’도 있고, ‘동생’도 있고 심지어 ‘사돈의 팔촌’도 있다.

 

4) 요컨대, 정의의 글 전개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피정의항=종차+유개념’이어야 한다는 점이고 종차나 유개념이 정확하게 설정되었는지 확인하는 점이다.

 

(2) 예시

예시란 상위 개념에 대하여 구체적인 특칭 대상으로 예를 들어 보이는 것이다. 가령, 문학의 예시로 조지훈의 시[승무]를 들었을 때 [승무]는 문학의 예시가 된다. 예시의 특징은 설명하려는 상위 개념에 대해 예시되는 대상이 특칭 대상이라는 점에 있다. 이 점이 구분과 다른 것이다. 구분은 나누어진 대상 역시 하나의 종류 개념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예컨대, 문학을 두고 시, 소설, 희곡, 수필로 제시했을 경우, 나누어진 것도 역시 종류 개념이므로 구분이 되고,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라든지, 유치진의 [토막] 등을 제시했을 경우, 제시된 것이 하나의 종류 개념이 아닌, 특칭 개념이므로 예시가 된다. 

 

(3) 구분(분류)

상위 개념을 하위 종류로 나누는 것을 구분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하위에서 상위 개념으로 종류를 묶어 가는 것은 분류라고 말한다.

1) 구분 시에는 각 단계별로 기준이 하나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가령, ‘흰둥이, 누렁이, 검둥이, 얼룩이, 사냥이’로 구분하면 뭔가 이상해 보인다. 바로 분류 기준이 둘 이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색깔이고 나머지 하나는 용도가 되었다.

2) 구분은 개념이 가진 외연(개념이 미치는 외적 범주)을 체계적으로 밝힐 때 유용한 사고 작용이다. ‘사람’이라는 개념을 두고 그 내포를 밝히려면 정의의 사고 작용을, 그 외연을 밝히려면 예시나 구분의 사고 작용을 작동시켜야 한다.

3) 나누어진 것에 두 가지 기준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을 교차 분류라고 하는데 이 때는 각 구분된 항목이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묘사, 분석

 

상세화를 중시하는 글의 전개 방식에는 묘사와 분석이 있다. 나비가 어떻게 생겼느냐를 상세히 알고 싶으면 나비 사진을 보면 된다. 나비를 상세화하고 세밀화한 결과물이 나비의 사진이다. 이처럼 어떤 대상을 정확히 글로 그려놓는 방식을 묘사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방식이긴 하지만 대상의 외면을 그냥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쪽까지 조각조각 분해하여 대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밝히는 사고 작용도 있다. 이것을 분석이라고 한다. 

 

(1) 묘사

1) 주관적 묘사와 객관적 묘사

묘사는 그리는 것이다. 그림의 기초가 묘사이듯이 글쓰기의 기초도 외면 묘사이다. 외면을 자세히 사진 찍듯이 그려 나가는 것을 객관적 묘사라고 하고 대상을 그리되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나 주관 혹은 기분에 따라 변형하여 그려 나가는 것을 주관적 묘사라고 한다. 사진을 찍는 목적은 백과사전을 만들려는 데 있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대상을 빌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데 있다. 전자가 객관적 묘사(다른 말로 정적 분석, 혹은 물리적 분석)이라고 한다. , 후자가 주관적 묘사이다.

일반적으로 객관적 묘사의 대상은 대표 대상일 때가 많고 주관적 묘사의 대상은 특정 대상이 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 예를 보자.

(예) (가) 호랑나비의 날개 길이는 8-10cm이다. 날개의 바탕색은 검은데 바탕 색 위에 암황색 빛깔의 얼룩무늬가 찍혀 있다.

(나) 호랑나비 한 마리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늘어져 있다. 화려한 춤 솜씨도 잃어 버려 맨드라미 맛이 소태맛이다. 

(해설) (가)는 객관적 묘사이고 (나)는 주관적 묘사이다. (가)의 호랑나비는 대표자로서의 호랑나비, 즉 모든 호랑나비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것이고, (나)의 호랑나비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주관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상황 지어진, 병이 든 특정한 대상의 호랑나비이다. 늙음을 탄식하는 그림을 그리는 자의 마음(인생 무상감)을 호랑나비를 빌려 표현하였다.

 

글의 전개 방식으로는 묘사로 분류되는 주관적 묘사와 객관적 묘사지만, 글의 진술 방식으로 보면 주관적 묘사만이 문학적인 진술 방식으로서의 ‘묘사’이다. 객관적 묘사는 글의 진술 방법으로 보면 실용적 진술 방식으로서의 ‘설명’이 된다.

 

2) 동적 묘사와 정적 묘사

동적 묘사란 무생명의 대상을, 살아 숨 쉬듯 생동감 있게 그리는 묘사를 말하고 정적 묘사란 정지한 사물을 사진 찍듯이 그리는 묘사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것은 정도의 문제이지 절대적으로 구별할 것은 못된다. 묘사란 어차피 눈에 보이듯 생동감 있게 그리는 것이 아닌가? 어디까지나 동적 묘사를 지향하지만 그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그 구별은 상대적이다. 객관적 묘사가 좀 더 정적이라면 주관적 묘사가 좀 더 동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어차피 주관적 묘사는 문학적 진술이고 문학적 진술의 목적은 생동감을 부각해 감동의 깊이와 폭을 깊게 하고 넓게 하는 데 있으니까 말이다.

 

3) 묘사와 순서

묘사는 되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림을 그릴 때의 순서와 비슷하다. 우선 전체의 윤곽을 잡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혹은 왼쪽에서 오른쪽이라는 공간 질서에 따라 그려 낸다.

 

(2) 분석

분석은 쪼갠다는 것이다. 나눈다는 것이 아니라 쪼갠다는 뜻. 자전거를 부품별로 쪼갠다거나 실패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쪼개어 본다거나 하는 것은 분석의 글 전개 방식에 의거한다.

1)분석과 구분: 분석과 구분을 구별하는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다. 둘 다 나눈다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의 나눔과 구분의 나눔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분석은 대상을 구성하는 요소를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구체적 대상을 가져오면 나누어진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특징을 가진다. 반면 구분은 대상의 종류를 나눈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상을 가져와도 나누어진 종류 중 하나에 소속되는 특징을 지닌다. 가령, 다음과 같은 경우를 보자.

(예) (가)자전거-두발 자전거. 세발자전거, 외발 자전거

(나) 자전거-조향 장치, 앉음 장치, 추진 장치, 동력 장치

(해설) (가)가 구분인 것은 구체적인 자전거 한 대를 가져와 보면 안다. 막내 동생이 타는 구체적 자전거 한 대를 가져오면 그것은 두발이거나 세발 혹은 외발 자전거가 된다. 즉 구체적 대상은 나누어진 것들 중 하나에 소속된다. 반면 동생이 타는 구체적 자전거는 조향 장치, 추진 장치, 앉음 장치 등 나누어진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분석이 된다.

 

그렇다면, 언어의 기능을 나누어 보면 이것은 분석일까, 구분일까? 언어 중 구체적 특칭 대상 ‘아, 더워라! ’는 구절을 가지고 와 보자. 이것은 언어의 기능으로 보면 표현 기능이 두드러진 예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다른 기능이 없는 것이 아니다. 가령, 친구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이 말을 했다면, 그것은 인사말을 대신하는 사교의 기능도 가지고, 이 말을 듣고 친구가 창문을 열었다면 감화 혹은 지령의 기능도 가진다. 또 친구에게 바깥 날씨가 덥다는 정보도 전달하므로 정보 전달의 기능도 아울러 가진다. 따라서 언어의 기능을 나누어 보는 일은 구분이 아니라, 분석의 사고 작용에 의거한다고 볼 수 있다.

2)물리적 분석과 개념적 분석: 물리적 대상을 그 부속품 별로 쪼개어서 설명하는 방식을 물리적 분석이라고 하며, 어떤 개념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쪼개어 낱낱이 설명하는 방식을 개념적 분석이라고 한다. 가령, 자전거라는 물리적 대상을 그 부분품별로 나누어 ‘조정 장치, 앉음 장치, 동력 장치, 제동 장치’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을 물리적 분석이라고 하고, ‘판소리’라는 추상적 대상을 그 구성 요소별로 나누어 ‘창, 아니리, 발림’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을 개념적 분석이라고 한다. 인과적 분석도 어떤 개념의 결과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해 내는 것이니, 개념적 분석에 들어간다.

 

 

 

 비교와 대조, 유추

 

두 대상 사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중시하는 글의 전개 방식에는 비교와 대조와 유추가 있다. 비교는 공통점에 주목하고 대조는 차이점에 주목한다. 한편 유추는 확장된 비교라 하여 역시 공통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공통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근거로 새로운 사실들을 증명해 나가는 귀납추리의 한 방편이 된다.

 

(1) 비교와 대조

비교는 공통점을, 대조는 차이점을 중시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이 둘의 개념을 엄격히 구별하지 않는다. ‘차이점을 비교하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인다. 이렇게 쓰이는 까닭은 이 둘이 따로따로 쓰이기보다는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교와 대조를 함께 쓸 때 이를 ‘대비’라고 하는데 말과는 달리, 비교를 먼저 하고 대조를 나중에 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1) 대조와 표현 방식, 대조와 전개 방식: 대조를 전개 방식으로 볼 수도 있고, 표현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전자는 주로 실용적인 글에서의 용법이고 후자는 문학적인 글에서의 용법이다. 어떤 방식이든 대조는 의도의 핵심을 뒤쪽에 둠으로써 강조하는 장점이 있다.

2)대조와 표현 가치: 우리말의 표현 가치는 항상 뒤쪽에 놓인다. 그래서 말을 하더라도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령 구술 면접에서 ‘아버지로부터 영향받은 것이 있다면 말해 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하자. ‘아버지는 저에 대한 사랑이 깊었지만 엄했습니다.’라고 할 것이냐, ‘아버지는 엄했지만 저에 대한 사랑이 깊었습니다.’라고 표현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는데 이 때는 후자로 해 주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우리말의 표현 가치는 뒤쪽에 놓이기 때문에 ‘사랑이 깊다’는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아래 예문을 보면서 대조의 표현 가치를 좀 더 공부해 보자.

(예)1. (가) 꿈은 허탄한 가공의 환상이지만 이상은 그렇지 않다.

(나)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다) 강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해설) (가)의 경우, 강조하는 점은 ‘이상의 그렇지 않은 점’, 즉, 이상의 현실성이다. (나)의 경우는 자연의 영원성과 인걸의 순간성을 대조하는데 이를 통해 강조하는 것은 인걸의 순간성, 인생의 무상감이다. 둘 다 뒤쪽을 강조하는 특징을 가진다. 내용이 대조되는 경우, 그 강조점은 뒤에 온다. 그러나 색채의 경우는 다르다. (다)의 경우, 푸른색과 흰색이 대조되어 있는데 뒤에 나오는 흰색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푸른 색과 흰색 모두가 강조되어 봄의 선명한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부각된다. 

 

(2) 유추

유추란, 공통점을 근거로 미루어 짐작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일종의 추리인데 그 추리적 결론이 반드시 참을 보장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귀납추리로 분류된다. 유추는 크게 문학적 유추와 실용적 유추로 나눈다. 문학적 유추의 목적은 감성의 자극을 통해 함축적 의미의 다양성과 구체성을 담보하는 데 있고 실용적 유추의 목적은 좀 더 효과적인 설득이나 평이한 설명에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같은 유추를 사용하더라도 그 목적이 문학에 있는지 실용에 있는지 잘 따져 보아야 한다.

 

1) 문학적 유추

흔히 비유라고 불리는 것이다. 범주가 이질적인 두 대상을 동일시함으로써 여러 가지 함축적 의미를 연상시킨다. 은유나 직유, 의인, 활유, 대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비유가 왜 유추인가는 비유의 구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은유법을 중심으로 비유의 구조를 살펴보자. '내 마음'을 '호수'와 동일시한 것은 '내 마음'과 '호수'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함축적 의미'라 부르는 '공통점'을 근거로 '호수'를 추리했으니 유추가 되는 것이다.

 

2) 실용적 유추

실용문에 비유를 사용하여 설명이나 설득을 효과적으로 해 낼 때 필요한 사고가 유추다. 실용적 유추의 목적은 쉬운 설명이나 효과적인 설득에 있기 때문에 문학적 유추를 할 때와는 다른 태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말한 바 있다. 이 때 유추는 어떤 상황에 대한 생각을 다른 상황에 똑 같이 적용할 때를 말한다. 벌판을 달리는 나그네의 구체적 이야기를 인생 전체에 적용해 보는 경우나,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상황을 정치인이 나라의 바람직한 정책을 입안하는 상황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모두 실용적 유추이다.

 

(가) 설명의 유추: 쉬운 설명에 그 목적이 있다. 친근한 대상을 가져와 생소한 개념을  설명하려 할 때 설명적 유추가 사용된다.

 

(나) 설득적 유추: 설득문에 유추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인데 효과적인 설득이 목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우화를 들 수 있다. 우화는 비유적이면서도 대단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설득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다) 논증적 유추:논증적 유추는 크게 발견의 유추와 발명의 유추로 나눌 수 있다. 발견의 유추는 주로 동질적인 대상에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추리하는 것이고 발명의 유추는 한 대상의 속성을 이용하여 다른 이질적인 대상을 발명해 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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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태적 글의 전개 방식 (서사, 과정, 인과)

 

동태적 글의 전개 방식은 시간성을 중시하는 글의 전개 방식이다. 물론 시간성을 중시하는 글의 전개 방식이 꼭 동태적인 경우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흔히 정태적 전개 방법이라고 알려진 대조도, 과거와 현재를 대조한 경우, 시간성이 고려된다. 분석도 마찬가지다. 원인과 결과는 시간상으로 선후 관계로 일어나기 때문에 인과적 분석도 시간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대조나, 인과적 분석을 동태적 전개 방식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동태적 전개 방식에서 말하는 시간이란 어떤 것인가? 

동태적 전개 방식에서 말하는 시간이란, 일련의 시간이다. 과거, 현재처럼 끊어진 시간이 아니라 죽 이어진 시간을 가리킨다. 서사의 시간도 이어진 시간이며, 인과의 시간도 원인에서 결과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가 있다. 과정 역시 순서가 어떻게 단계적으로 일어나느냐에 관심을 가진다. 즉 한 계단 한 계단,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시간 순서가 일련의 시간으로 이어진 경우를 동태적 전개 방식의 특징인 시간으로 볼 수 있다. 맨 처음 계단과 맨 끝 계단이 대조되거나 첫 계단에 대한 결과로서의 끝 계단이 분석된 것은 단절된 시간으로, 동태적 전개 방식에서 말하는 시간과는 의미가 다르다.

 

(1) 서사

서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주목한다. 서사는 객관적 서사와 문학적 서사로 나눌 수 있는데 실용적인 글의 전개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은 객관적 서사이다. 객관적 서사는 사건의 전체적 특징을 다룬다.  주로 역사책에 기술되는 서사가 객관적 서사이다. 객관적 서사는 동적 분석이라고도 하는데 과정 분석, 인과가 중요한 모습이 된다.  주관적 서사는 문학 작품에 많이 쓰인다.

즉 흔히 서사의 삼요소로 ‘시간, 의미, 움직임’(서사 구성의 삼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이다. )을 드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글의 전개 방식에서 말하는 시간은 움직임과 의미를 연속적으로 통괄하는 중심축이 된다. 

아래 예문을 보고 이를 확인해 보자.

(예) 놀부 심성 볼작시면, 애 밴 년 배 차 대고, 논두렁에 구멍 뚫기, 애호박에 말뚝박기, 우는 아이 똥 먹이기,…

(해설) 이 구절은 글의 전개 방식으로서의 서사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움직임도 있고 심술궂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들 움직임과 의미를 연속적으로 통괄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없다. 사건이 일어나되 어떤 시간 순서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놀부의 심술을 예를 들어 설명한 것으로 이것은 글의 전개 방식으로 ‘예시’이다. 이것을 서사로 바꾸기 위해서는 ‘심술궂은 놀부가 대문을 나서니, 아이를 밴 새댁이 지나가고 있었다. 애 밴 모습이 미워 보여서 일까 냅다 달려가 배를 차 버렸다. 그리고 나서도 무슨 심술이 덜 풀렸는지 이웃집 논에서 논두렁에 구멍을 뚫었다. 그 구멍 뚫은 막대기로 보기 좋게 올라온 넝쿨의 호박에 흠집을 내놓았다. ’등으로 써 줘야 된다.

 

(2) 과정

과정은 절차나 방법, 혹은 순서를 중시한다. 즉, 시간성을 고려한 절차나 방법, 시쳇말로 노하우를 중시한다. 가령 ‘김치 담그는 방법’이라든가, ‘개 목욕시키는 방법’ 같은 것을 서술한다면 과정적 글의 전개 방식을 이용해야 한다. 이 방법에는 순서가 더없이 중요하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기도 전에 양념을 버무려서는 김치가 되지 않는다. ‘개 목욕시키는 방법’ 같은 것도 과정의 예이다. 물을 알맞게 데워서 개를 넣어야지, 개를 넣어 놓고 물을 데운다는 식으로 순서를 어겨서는 개 목욕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신탕을 만드는 방법으로 바뀌어 버릴 수도 있다. (--;) 과정은 동적 분석, 객관적 서사이다.

 

(3) 인과

어떤 원인에서 결과에 이르는 단계를 중시한다. a→b→c→d에서 a는 원인, b는 원인에 대한 결과이다. b는 다시 c의 원인이 되고 결과로서의 c는 d의 원인이 된다. 이런 식으로 원인에서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글을 전개하는 방식이 인과이다. 인과와 인과적 분석의 차이점은 인과의 경우 시간을 잘게 나눈 단계성에 초점을 둔 반면, 인과적 분석은 하나의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결과를 시간 순서 없이 나열한다든가, 어떤 결과에 대한 원인을 여러 가지로 시간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나열할 때이다. 아래의 예를 보자.

(예) (가) 경제 악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 대외 의존적 경제 체제, 투자 없이 생산만 강요하는 노동 풍토, 국민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신 등이 그것이다.

(나) 경제 악화의 원인은 외부 채권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 있다. 그러다보니 외국 은행의 이율이 상승하면 외환 위기가 도래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 불안 심리가 가중되어 소비가 위축된다. 결국 경제 악화의 결과에 이른다.

(해설) (가)의 경우는 경제 악화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각각의 원인의 시간적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단순 열거된 원인이니 인과적 분석의 예이다. 반면, (나)는 경제 악화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있지만 그 원인들은 모두 시간적 순서로 맺어져 있다. 

 

 

기출 문제

 

 Q  다음은 ‘인간은 서로 협조하며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확장적 사고를 전개한 것이다. 알맞은 것은?

 

㉠ 정의: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 분석: 사람 ‘인(人’)자는 서로 기대어 있는 삐침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살핌.
㉢ 분석: 인간을, 공익적 인간과 개인적 인간으로 나누어 봄.
㉣ 예시: 자신의 욕망대로만 살다가 쓸쓸한 노후를 맞은 영화배우의 삶을 살핌. 
㉤ 예시: 이성적 동물로서의 인간과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으로 대별해 봄.

 

①㉠㉡  ②㉡㉢  ③㉡㉣  ④㉢㉤  ⑤㉢㉣

 

【해설】 정답   

㉠은 정의가 아니라 지정이다.

㉡은 구성 요소를 분석한 것으로 서로 기대어 사는 사람의 속성을 잘 말함으로써 주장의 근거로 삼기에 적절하다.

㉢은 분석이 아니라 구분이다.

㉣은 예시로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쓰임직하다.

㉤의 이성적 동물로서의 인간과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은 인간의 속성을 분석한 것이므로 예시가 아니다. 

 

 

 

 Q  다음 중 글의 전개 방식이 이질적인 것은?

 

① 호박과 수박은 모양이 비슷하다. 그러나 호박은 속을 버리고 겉을 먹는 반면 수박은 겉을 버리고 속을 먹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② 그 아른아른한 옷자락 밑으로 알맞게 볼록한 젖가슴, 좁은 듯하면서도 슬밋한 허리를 대어 둥그스럼하게 떠 오른 허벅지, 토실토실한 종아리가 뚜렷이 드러났다. 

③ 문학의 장르는 크게, 서사, 서정, 극, 교술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④ 문학은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건축물과 같아. 하나의 건축물이 여러 가지 부속물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맺어져 이루어지는 것처럼 문학 작품도 여러 요소의 유기적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 

⑤ 소대장은 신속하게 병력을 주둔지에서 빼냈다. 그들은 서남쪽 산으로 이동했다. 

 

【해설】 정답 

이 글의 전개 방식은 대조, 묘사, 구분, 유추, 서사의 순으로 되어 있다. 이 중 이질적인 것은? 나머지는 모두 정태적인데, 서사만이 동태적 전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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