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구성의 유형과 분류
1. 구성의 개념
소설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화소(話素, motive)라고 한다. 화소가 모여 한 편의 이야기를 이룬다. 이때 화소가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된 것을 ‘스토리(story, 이야기)’라고 한다. 또 그 화소들이 실제 작품에 출현하는 순서를 ‘플롯(plot)’이라 한다. ‘플롯’ 역시 사건의 서술이지만, 인과 관계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스토리’와 다르다. 소설의 구성이란 흔히 ‘플롯’과 동의어로 간주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시간적 순서[→스토리]와 인과적 순서[→플롯]에 의해 배열된 모티프들의 전체를 이르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① 스토리(story, 줄거리): 시간적 순서대로 배열된 사건의 진술로, ‘그 다음엔’, ‘그리고 또’와 같이 진행된다.(독서 후의 인상)
(예) 왕이 죽고, 그 다음에 왕비가 죽었다.
② 플롯(plot 구성) : 인과관계에 중점을 둔 사건의 서술로, ‘왜냐 하면?’의 논리로 진행된다.(독서 중의 감상 대상)
(예) 왕이 죽자, 왕비도 슬퍼서 죽었다.
- 스토리 : abcdefghijklmnopqrstuvwxyz
- 플 롯 : F A B H I J E R S T V Y Z
2. 구성의 단계
① 3단계 구성: 발단→전개→결말[始中終]→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② 4단계 구성: 발단→전개→절정→결말[대단원]
③ 5단계 구성: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대단원]
㈀ 발단: 작품의 도입 단계로 등장인물이 소개되고 배경이 제시되며 사건의 실마리가 나타나는 부분.
㈁ 전개: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로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고 갈등과 분규가 일어나며 인물의 성격도 변화 발전하는 부분. 복선, 암시, 생략, 서스펜스 등의 기교가 요구되는 단계.
㈂ 위기: 사건이 절정에 이르는 계기가 되는 단계로 사건의 극적 반전을 가져오는 모멘트가 나타나는 부분.
㈃ 절정: 갈등과 분규가 가장 격렬해지고 사건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이며 동시에 사건 해결의 분기점이 되는 단계. 작품 전체의 의미가 제시되며 위기가 반전되는 단계.
㈄ 결말: 사건이 마무리되며, 모든 갈등과 분규가 해결되고 주인공의 운명이 결정되는 단계.
3. 구성의 유형
(1) 이야기의 가짓수에 따른 분류
① 단순구성(simple plot)
한 가지 이야기만이 전개되는 구성이다. 단일한 사건이 전개되어 단일한 인상을 주고 단일한 효과를 노리는 구성 방식이다. 주로 단편 소설에서 보인다.
② 복합구성(intricate plot)
두 가지 이상의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얽혀 전개되는 구성으로 현대 소설, 장편 소설에 흔히 나타나는 구성 방식이다.
③ 피카레스크 구성(picaresque plot)
독립된 각각의 이야기가 동일한 주제로 엮어지거나, 각각 다른 이야기에 동일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구성이다. 피카레스크소설은 대체로 1인칭 서술자 시점으로 주인공이 고백을 하는 형식으로, 독자와의 친밀감이 생겨, 실감나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 <원미동 사람들>, <호밀밭의 파수꾼>, <천변풍경> 등이 있다.
④ 액자식 구성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액자처럼 끼어들어 있는 소설을 말한다. 즉 외부 이야기 속에 내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구성 방식으로, 외부 이야기가 액자의 역할을 하고 내부 이야기가 핵심 이야기가 된다. 박지원의 <옥갑야화>와 김만중의 <구운몽>이 이에 해당되며, 김동인의 <배따라기>, <광화사>, 김동리의 <무녀도(巫女圖)>, <등신불>, 전영택의 <화수분>, 현진건의 <고향>, 황순원의 <목 넘이 마을의 개>, 이청준의 <매잡이>, <병신과 머저리>, <선학동 나그네>, 김승옥의 <환상수첩>등이 이에 해당한다.
예)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이호철, <나상(裸像)> 중에서
→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는 이 소설이 액자식 구성임을 보여주는 표지 역할을 함에 유의할 것.
(2) 사건의 진행 방식에 따른 분류
① 평면적 구성[진행적 구성]
사건이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유형이다. 일대기적 구성을 지닌 우리의 고대 소설에서 흔히 발견되며, 서구에서 중세의 로망(roman) 이후 근대 소설에 이르기까지 보편화된 전통적 구성 방법이다.
② 입체적 구성[분석적 구성]
사건의 전개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하지 않고, 순서를 바구어 진행하는 방식이다. ‘현재→과거→미래’ 또는 ‘과거→미래→현재’ 등으로 역행시켜 진행시키는 구성 유형으로 현대 소설, 특히 심리주의 소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구성이다.
(3) 통합성 유무에 따른 분류
① 극적 구성[견고한 구성, 유기적 구성]
작품 속의 여러 가지 삽화나 사건 등이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순서에 따라 극적인 진행이 이루어져 완전한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는 구성 방식이다. 단일 구성이나 평면적 구성은 극적 구성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② 삽화적 구성[산만구성, 이완된구성]
작품의 중심 사건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는 듯이 보이는 삽화. 사건들이 산만하게 연결되었거나, 불필요하거나 부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사건들이 섞여 있는 구성 방식이다. 피카레스크식 구성, 복합 구성이나 입체적 구성과 깊은 관련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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