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 과학 Applied Science/뇌과학 Brain science

공포-쾌감 뇌 서로 연결, Fear-pleasure brain interconnection, 무서워도 계속 찾는 이유, 놀이공원 ,물리학

Jobs 9 2025. 1. 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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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쾌감 뇌 서로 연결…놀이공원 속 물리학

 

Fear-pleasure brain interconnection

 

The amygdala is a part of the brain that plays a role in both fear and pleasure, and is involved in the interconnection between these emotions.  

Fear
The amygdala is one of the first parts of the brain to react to danger. 
It's a key part of the automatic fear response that kicks in when something unpleasant happens. 
The amygdala plays a key role in forming new memories related to fear. 

Pleasure
MIT neuroscientists discovered a circuit in the amygdala that responds to rewarding events. 
The amygdala also plays a role in positive emotions, learning, and memory. 

How the amygdala works
The amygdala is located in the limbic system, next to the hippocampus. 
Suppressing or stimulating activity in the amygdala can influence the body's fear response. 
Understanding how the amygdala works can help identify issues with brain or mental health. 

 


 ''물리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으로 불리며 20세기를 화려하게 장식한 상대성이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세상을 뉴턴역학으로 설명했다.

뉴턴역학이 상대성이론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세상의 복잡함에 눈뜨게 됐기 때문이다. 규칙과 질서로 세상을 설명하는 뉴턴역학으론 도저히 이해 못하는 현상도 현실에서 엄연히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뉴턴역학이 여전히 절대 위력을 발휘하는 공간이 있다. 그곳이 놀이공원이다. 여기서만은 현대물리학의 강자인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놀이기구들은 보란 듯 뉴턴역학에 따라 작동한다. 정확하게, 정직하게, 질서정연하게, 게다가 역동적으로.

어쩌면 사람들, 그래서 놀이기구를 떠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잠시나마 예측 불가능한 복잡한 세상과 떨어져 단순하고 규칙적인 세상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서 말이다. 그 단순하고 규칙적인 세상은 덤으로 짜릿한 쾌감까지 선사한다. 뇌를 비롯한 우리 온몸의 신경이 본능적으로 뉴턴역학이 만들어내는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그 ''맛''

놀이공원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롤러코스터. 차량을 높이 올라가게 만드는 동력은 모터의 전기에너지다. 수십m 높이까지 올라간 차량은 그 높이만큼의 위치에너지를 얻는다. 이후부턴 동력이 따로 필요 없다. 중력 때문에 아래로 떨어지면서 위치에너지는 그대로 운동에너지로 바뀐다.

이후 올라갔다 내려오는 운동을 계속하는 동안 각 구간마다 차량이 갖는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으로 일정하다.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뉴턴역학의 에너지 보존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위치에너지가 작은 지점에선 운동에너지가 커진다. 따라서 높이가 낮은 지점일수록 속도는 빠르다. 

올라간 다음 기다리고 있는 건 거의 일자로 세워져 있는 낙하 구간. 아찔하다. 삼성에버랜드의 T 익스프레스는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 가운데 가장 가파른 낙하 각도(77도)를 자랑한다. 수직에 가까운 낙하 구간의 레일 모양은 떨어지는 차량의 궤도를 본떠 설계한다. 레일이 없어도 거의 그 모양대로 떨어질 거란 소리다. 차량이 레일 위를 따라 내려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자유낙하운동이다. 

차량이 자유낙하할 때 스릴을 가장 만끽할 수 있는 자리는 어디일까. 사람들은 보통 맨 앞자리를 선택한다. 떨어지는 동안 펼쳐지는 풍경과 높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스릴도 재미도 가장 클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최고 스릴을 선사하는 명당은 맨 뒷자리다. 맨 앞자리에선 떨어지는 초반까지도 뒷자리가 최고 높이에 채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그 때까진 뒷자리의 무게 때문에 차량이 제 속도로 떨어지지 못한다. 결국 최고 속도로 떨어지는 거리는 앞자리보다 뒷자리가 약간 더 길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스릴을 좀더 오래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차량이 1,000m 가까운 길이의 레일을 시속 약 100km로 2~3분 만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탑승객들은 속도감을 즐긴다. 물리학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사람들이 느끼는 건 속도 자체가 아니라 속도의 변화(가속도)다. 탑승객이 롤러코스터 차량에 앉으면 의자를 내리누르는 힘이 생긴다. 이에 반해 의자가 탑승객을 받치는 힘도 생긴다.

차량이 움직이면서 공기저항과 관성력도 생긴다. 탑승객은 이들을 모두 합성한 만큼의 힘을 받는다. 이 힘을 몸무게로 나눈 값이 바로 탑승객이 느끼는 가속도다. 스릴을 느끼는 정도는 가속도에 비례한다. 짧은 시간 동안 속도 변화가 심할수록 사람들은 더 스릴을 느낀다는 말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래프팅에서 느끼는 스릴도 롤러코스터와 같은 이치다.



꼬이고 뒤틀리고 기울어지고

나무로 만든 초기(1세대) 우든 롤러코스터는 차량이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단순히 상승과 하강만을 반복했다. T 익스프레스가 대표적으로 1세대의 기본 개념을 충실히 따른 롤러코스터다.

이후 제련기술의 발달로 나무 대신 철을 이용해 롤러코스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2세대 스틸 롤러코스터부터는 운동방향이 다양해졌다. 레일을 지면과 평행하지 않고 거의 옆으로 눕히다시피 기울여 놓은 것이다.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롤러코스터 차량이 급커브를 돌며 레일이 기울어진 구간으로 들어오면 바깥으로 튕겨 나가려는 원심력이 생긴다.

이때 속도에 비해 기울기가 너무 완만하면 원심력이 커져 위험하다. 롤러코스터의 급커브 구간에서 레일을 많이 기울여 놓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고속도로의 급커브길이 대부분 경사지게 만들어져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울어진 레일을 따라 롤러코스터 차량이 급격히 운동방향을 바꿀 때 탑승객의 몸에는 보통 때보다 큰 중력가속도가 작용한다. 탑승객이 자기 몸무게보다 몇 배나 큰 힘으로 내리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나면 온몸이 여기저기 쑤신다는 이들도 있다.

3세대 롤러코스터는 탑승 형태가 바뀌었다. 레일 위에 있던 차량이 아래로 옮겨졌다. 탑승객이 마치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까지의 롤러코스터는 대부분 운행 초반 속도가 느리다. 최근 등장한 4세대 롤러코스터는 이 고정관념을 깼다. 정거장에서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간다. 로켓이 발사장에서 펑 하고 솟아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4세대 롤러코스터가 내는 초반 속도의 비밀은 전기모터에 있다. 3세대까지는 회전형 모터가 차량을 낙하지점까지 밀어 올렸다. 회전형 모터와 차량을 체인으로 연결해 모터가 한 바퀴씩 돌 때마다 한 단계씩 차량이 위로 올라간다. 4세대 롤러코스터의 레일에는 (직)선형 모터가 일렬로 수십 개 설치돼 있다. 박대수 롯데월드 어트랙션팀 매니저는 "선형 모터에 전원이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동시에 차량을 앞쪽으로 밀어주기 때문에 회전형 모터보다 차량을 훨씬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회전 직전 중력가속도 최대


롤러코스터에서 중력가속도가 가장 큰 곳은 구부림(루프) 구간에 막 진입하는 지점이다. 탑승객은 몸무게의 최고 5배 가까이 되는 힘을 받는다. 그러나 막상 루프에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원심력이 발생해 탑승객이 느끼는 중력은 확 줄어든다. 차량이 루프에서 회전할 때 생기는 원심력은 원운동의 중심방향으로 작용하는 구심력과 중력을 합한 만큼의 힘이다. 레일을 그렇게 설계해야 원 모양으로 회전해도 차량이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는다. 

떨어지고 꼬이고 빙빙 돌아가다 정거장에 멀쩡하게 멈춰서는 것도 참 수수께끼다. 롤러코스터를 세우는 힘은 자기력이다. 정거장 레일에는 중간중간에 금속판과 영구자석이 설치돼 있다. 레일과 마주보는 차량 아랫면에도 역시 영구자석이 달려 있다. 차량이 달려오다 레일의 영구자석을 만나면 차량과 레일 사이에 자기장이 형성된다. 박 매니저는 "차량이 움직이면서 이 자기장에 금속판이 지나갈 때 순간적으로 금속판도 자석이 되면서 주변에 자기장을 방해하는 반발력이 생긴다"며 "이 힘이 앞으로 나가려는 차량을 붙잡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방식의 브레이크도 있다. 예를 들어 좁은 공간을 사이에 두고 벽 양쪽에 풍선이 길게 붙어 있다고 치자. 그 사이로 달리던 물체는 마찰력 때문에 어느 정도 가다 멈춰 설 것이다. 롯데월드의 프렌치 레볼루션이 멈추는 원리가 이렇다. 레일에 설치된 브레이크 라이닝이 공기에 부풀어 풍선 역할을 한다.

롤러코스터는 보통 기온이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지면 운행하지 않는다. 박노진 서울랜드 시설부장은 "차량 바퀴 내부에 잘 회전하라고 오일을 넣어두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이 오일이 점점 응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날이 추울 때 몸이 움츠러드는 것처럼 말이다.

 


자유낙하의 최고봉

떨어지는 맛의 또 다른 강자, 타워형 놀이기구다. 타워형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승객을 태운 탑승물을 아래에서 위로 빠르게 솟구쳐 올린 다음 천천히 내려놓는 ''샷(shot)''형과 탑승물을 천천히 끌어올린 다음 빠르게 떨어뜨리는 ''드롭(drop)''형, 이 둘을 섞어놓은 혼합형이다. 

롯데월드 자이로드롭이 대표적인 드롭형이다. 40개 좌석이 사방으로 놓인 체어 유닛을 화물운송장치인 호이스트 프레임이 물고 70여m 높이로 끌어 올린다. 호이스트 프레임을 움직이는 동력은 전기모터. 전기모터에 연결된 로프를 감으면 호이스트 프레임이 올라간다. 

최고 높이에서 3초간 멈춘 뒤 호이스트 프레임은 물고 있던 체어 유닛을 그대로 놓아버린다. 아파트 25층 높이에서 체어 유닛이 자유낙하 하는 시간은 단 2.5초. 탑승객들 다리 아래쪽에 순간적으로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다리가 살짝 들린다. 또 온몸이 공중에 붕 뜨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내려온 체어 유닛이 멈추는 원리는 롤러코스터의 자기장 브레이크와 같다. 체어 유닛 뒤쪽에 영구자석이 있고 가운데 탑 아래쪽에 영구자석과 금속판이 달려 있다. 체어 유닛이 내려오면서 순간적으로 자기장이 형성되고 금속판 주위에 체어 유닛이 떨어지는 걸 방해하는 방향으로 힘이 생기면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체어 유닛을 떨어뜨린 호이스트 프레임은 승객들의 비명이 잦아들면 감았던 로프를 풀며 혼자 유유히 내려온다.

서울랜드의 샷엑스드롭은 전형적인 혼합형이다. 전기모터 대신 공기의 압력으로 작동한다. 14~16배 압축한 고압의 공기를 실린더에 순간적으로 밀어 넣으면 그 힘으로 실린더에 연결된 탑승물이 갑자기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이때 속도는 대략 시속 45km. 이후부턴 실린더에 공기를 넣었다 뺐다 반복한다. 이와 함께 탑승물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한다.

겉으로 보기엔 오르락내리락 그저 단순해 보이지만 내부 설계는 생각보다 정교하다. 박 부장은 "샷엑스드롭은 탑승객의 무게에 따라 넣고 빼는 공기의 압력과 양, 여닫는 밸브의 수, 공기가 지나는 관의 두께를 자동으로 조절하도록 내부에 프로그램이 장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압으로 작동하는 이런 놀이기구는 롤러코스터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운행하지 않는다. 공기가 지나는 통로에 얼음알갱이가 달라붙어 변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샷엑스드롭에는 브레이크가 따로 없다. 탑승물이 아래로 내려왔을 때 공기가 다 빠지면 멈추도록 설계됐다.

 


눌렸다가 떴다가


엘리베이터를 타면 올라갈 땐 미세하게나마 몸이 눌리는(무거워지는) 듯한 느낌을, 내려갈 땐 붕 뜨는(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바이킹이나 롯데월드의 자이로스윙 같은 왕복운동(진자운동)을 하는 놀이기구는 이 느낌을 확대하고 반복하는 셈이다.

땅 위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이 느끼는 중력가속도는 1G. 멈춰 있던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면 관성력은 엘리베이터의 방향과 반대인 아래쪽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안에 탄 사람은 1G보다 큰 중력가속도를 느낀다. 올라가던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관성력은 순간적으로 위쪽으로 작용한다. 이때는 중력가속도가 1G보다 작아진다. 

엘리베이터 속도는 대략 시속 10km. 그 안에서 생기는 미세한 중력가속도 차이로는 몸에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놀이기구는 엘리베이터보다 최소 8배 이상 빠르다. 올라갈 땐 2~4G, 내려올 땐 -1~0G로 탑승객이 느끼는 중력가속도 변화 폭도 크다. 

건강한 성인이 견딜 수 있는 최고 중력가속도는 8~9G 정도. 중력가속도가 커지면 우리 몸에선 피가 다리 쪽으로 쏠린다. 뇌에는 산소를 실어 나르는 혈액이 부족해진다. 그래서 어지럽고 시야가 흐려지는 ''그레이아웃(grey-out)''을 경험한다. 심해지면 앞이 보이지 않는 ''블랙아웃(black-out)'' 상태가 된다. 뇌 혈류량이 더 줄면 아예 의식상실 상태(G loc)에 빠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4G 이상인 상태가 10초 이상 계속되면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놀이기구 탑승객보다 더 큰 중력가속도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우주비행사, 전투기조종사다. 우주선이나 전투기 안에서 급격한 중력가속도 변화를 견디기 위해 이들은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는다. 전투기조종사들이 훈련할 때 견뎌야 하는 최고 중력가속도는 9G다. 

놀이기구가 갑자기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는 싶은데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안 나올 때가 있다. 이 역시 중력가속도 변화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소리를 지르려면 가슴과 배에 있는 근육을 이용해 허파 속 공기를 수축시켜 기관지를 통해 입으로 내보내야 한다. 중력가속도 때문에 피가 한쪽으로 쏠리면 근육도 잘 안 움직인다. 

중력가속도가 1G보다 작아지면 거꾸로 피가 뇌 쪽으로 몰린다. 안구 등의 혈관이 터져 눈이 충혈되고 심하면 역시 의식을 잃는, ''레드아웃(red-out)'' 증상이 생긴다. 순간적으로 몸이 휘청거리기도 한다. 귀에서 평형과 회전 감각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과 전정기관이 균형을 잃기 때문이다. 사람은 -5G는 수초, -3G는 20~30초 정도 견딘다고 알려져 있다.

바이킹과 자이로스윙의 차이는 동력의 위치다. 바이킹은 동력이 아래에, 자이로스윙은 위에 있다. 바이킹은 배 아래 지면에 모터와 연결된 휠이 설치돼 있다. 모터가 돌면 휠이 함께 돌면서 배를 밀어준다. 올라간 배가 중력에 의해 내려오면 휠이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배를 밀어 올린다. 휠이 왼쪽으로 돌면 배도 왼쪽으로, 휠이 오른쪽으로 돌면 배도 오른쪽으로 밀려 올라가며 왕복운동을 하는 원리다. 그네 탈 때 발을 굴러 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휠이 점점 속도를 줄이면 배도 왕복운동을 멈춘다.

자이로스윙은 탑 꼭대기에 모터와 연결된 커다란 원판이 설치돼 있다. 모터가 돌면 원판이 좌우로 왔다갔다 움직이고, 원판의 움직임에 따라 거대한 탑승물도 함께 왕복운동을 한다. 멈출 땐 원판 양쪽에 장착된 브레이크 캘리퍼가 원판을 붙잡는다.

 

무서워도 계속 찾는 이유

롤러코스터, 자이로드롭, 바이킹…. 일단 다 무섭긴 하다. 하지만 놀이공원에 여럿이 함께 가면 의견이 분분하다. 누군 롤러코스터의 빠른 속도가 제일 무섭다 하고, 누군 자이로드롭 타고 떨어질 때가 최고 공포라 하고, 누군 바이킹이 휙 올라갈 때 가장 아찔하다 한다. 무서움을 느끼는 뇌 신경회로가 사람마다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뇌에서 공포를 유발하는 신경세포는 주로 편도체라는 영역에 있다. 이들 세포는 시각이나 청각 등 다른 여러 가지 자극을 받아들이는 신경세포와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예를 들어 높은 데서 떨어져 다친 경험이 있다면 편도체 속 공포 담당 신경세포에 기록된다. 그 뒤 이 사람은 자이로드롭을 타거나 보기만 해도 다른 이들보다 더 무서움을 느낀다. 자이로드롭을 타거나 보는 자극이 공포 담당 신경세포로 전달되는 것이다.

김대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된 강도나 패턴 등은 사람마다 미세하게 다르다"며 "이 차이와 과거 공포 경험의 차이가 사람마다 다른 상황에서 무서움을 느끼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무섭다, 무섭다 하면서도 사람들은 계속 놀이공원을 찾는다. 즐거워서다. 이런 아이러니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신경과학자나 심리학자들은 공포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쾌감을 일으키는 영역과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학진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 끝나면 뇌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반대 감정을 크게 활성화시킨다"며 "놀이기구를 탄 직후에 느끼?쾌감이나 스릴이 바로 이 같은 작용"이라고 말했다. 아주 무서울 땐 뇌에서 마약 같은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와 쾌감을 느끼거나 고통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통증과 쾌락의 뇌 속 ‘교차점’ 찾았다
-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통증·쾌락에 모두 반응하는 뇌 영역 확인 -
- 통증-쾌락 간 상호작용 통해 만성통증 환자의 우울 증상 이해 기대 -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연구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학교 최명환 교수 연구팀,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토어 웨이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통증과 쾌락의 감정 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공통으로 표상되는지 밝혔다. 

통증과 쾌락은 부정적·긍정적인 감정의 대표로,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연결돼 있다. 예시로 통증은 쾌락의 수준을 감소시키는 반면 쾌락은 통증의 수준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뇌 영역 후보로 통증과 쾌락에 모두 반응하는 영역이 여럿 제안돼왔다. 다만 기존 연구는 주로 쥐와 같은 소동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통증과 쾌락을 모두 유발한 연구는 극히 드물었다. 

이에 연구팀은 한 개인 내에서 통증과 쾌락이 처리되는 뇌 영역을 확인하고자, MRI 기기 안에서 참가자에게 캡사이신 용액(통증 자극)과 초콜릿 용액(쾌락 자극)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실험 기기를 개발했다. 참가자가 MRI 기기 안에서 통증과 쾌락을 경험하는 동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 fMRI)으로 뇌의 활동 패턴을 기록했다. 동시에 참가자는 각 경험에 대한 불쾌함·유쾌함의 정도를 점수로 계속 보고했다. 자극이 전달되면 참가자의 감정 점수는 높아져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가, 자극 전달이 끝나면 서서히 낮아지는 형태를 띠었다. 

연구팀은 참가자 58명의 영상 데이터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뇌의 어떤 영역이 통증과 쾌락에 반응하는지 확인했다. 유의미한 반응을 보이는 뇌 영역 중 두 가지 경험에 모두 반응하는 뇌 속 공통 영역을 찾아냈다. 통증과 쾌락에 모두 반응하는 공통 영역은 뇌섬엽, 편도체, 전전두엽 피질 등 여러 개이며, 이곳에서 통증과 쾌락의 감정 정보를 공통으로 표상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여러 공통 영역의 뇌 활동 패턴을 분석해 변화하는 유쾌·불쾌 감정 점수를 예측하는 두 가지 모델을 개발했다. 각 예측모델은 감정의 부호(affective valence; 유쾌, 불쾌)와 감정의 강도(affective intensity; 강함, 약함)를 예측하는데, 이들은 통증과 쾌락 간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정보다. 두 예측모델은 새로운 참가자 61명의 fMRI 데이터에서도 감정의 부호와 강도를 모두 성공적으로 예측했다.  

감정의 부호와 강도를 예측하는 뇌 활동 패턴은 공통 영역 상에서도 공간적으로 구별됐으며, 각 활동 패턴은 서로 다른 뇌 기능적 네트워크1)(functional networks)와 연결돼 있었다. 이는 우리 뇌가 통증과 쾌락 간 상호작용을 다양한 정보로 처리함을 의미한다. 
 
제1저자인 이수안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통증과 쾌락이 불쾌함·유쾌함의 감정 정보를 통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감정 정보가 단일 뇌 영역보다는 여러 뇌 영역에 걸쳐 표상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충완 부연구단장은 “통증과 쾌락에 관한 개별 연구는 있었지만, 한 개인 내에서 통증과 쾌락을 모두 유발해 비교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통증과 쾌락 간 상호작용을 통해 만성통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우울 증상의 뇌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온라인판에 6월 11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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