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는 지난 1일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K9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계약 금액은 2조원으로 K9 자주포 해외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지역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에 국산 자주포를 최초로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이집트 육군 포병회관에서는 'K9A1 EGY' 수출계약 서명식이 진행됐다. 이집트 측에선 모하메드 자키 국방부 장관, 모하메드 모르시 방산물자부 장관, 오사마 에자트 전력국장, 아이만 와파이 포병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와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홍진욱 주 이집트 한국대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가칭) 사격지휘장갑차를 이집트 육군과 해군에 공급하고 현지 생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완제품 초도 물량은 오는 2024년 하반기까지 납품된다. 이후 잔여 물량은 기술이전 등을 통해 이집트 현지에서 생산된다. 이와 함께 장비 운용교육 및 부대, 야전, 창정비 등의 후속군수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이집트 수출 계약은 특히 해군용 K9 자주포가 최초로 수출되는 사례다. K9의 전천후 운용성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집트 해군은 적 수상함에 대한 접근거부(access denial) 임무 수행을 위한 해안방호용 화력체계로 K9 자주포 도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7년 시험평가 과정에서 K9 자주포가 표적함을 명중시키는 등 기대 이상의 성능을 확인켰다.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은 한화디펜스 임직원들이 지난 10여년 간 이집트 군 당국과 장기간의 협상과 노력을 통해 이뤄낸 결실이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원칙적인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조건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또 이집트 군 전력증강과 경제발전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자주포 현지생산 계획 등 맞춤형 수출 전략을 통해 양 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도 큰 성과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1998년 개발 완료한 K9 자주포는 대한민국 대표 무기체계다. 지난 2001년부터 7개국(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에 완성장비 납품과 기술이전, 현지생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출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국에서 1700여 문이 실전운용 중이다.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집트 수출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K9 자주포 도입 국가는 9개국으로 늘어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9 자주포는 155㎜/52구경장으로 최대 사거리가 40㎞에 달한다. 신속한 대응사격이 가능해 대(對)화력전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한국의 산악지형부터 광활한 평원과 설원, 정글, 사막 등 해외 각국의 다양한 운용 환경에서 성능이 검증됐다. 사격 후 신속한 진지변환 (Shoot & Scoot) 전술 운용에 최적화돼 있는 것이 강점이다.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세계 최초의 탄약 재보급 자동화 장비다. 전장에서 K9 자주포에 신속한 탄약 보급을 해 자주포 전력의 전투지속능력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K11 사격지휘장갑차는 이집트 군의 작전요구성능 구현을 위해 K10 차체 내부에 포병사격지휘체계와 각종 정찰탐지 및 통신장비 등을 탑재하고 기동성을 높인 차량이다.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는 "금번 수출 계약은 우리 K9 자주포가 아프리카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쾌거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집트 K9 수출이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성공적인 협력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집트 군의 전력증강과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전차
전차, 탱크(Tank)는 전쟁터에서 적의 탄이나 파편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차체를 가지고 있는 모든 전투차량을 말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탱크’는 전차를 의미한다.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는 모두 비슷한 외형을 가졌지만 서로 다른 임무와 상황에 맞게 설계된 별개의 무기체계다.
우선 강력한 포를 가진 전차는 적 기갑세력과의 직접적인 전투를 목적으로 한다. 전쟁터에서 맨 앞으로 나가 적의 전차를 파괴하고 방어선의 장애물을 돌파해 뒤따르는 장갑차와 자주 대공포의 기동을 용이하게 만드는 것이 주 임무다.
전차는 1차대전 때 최초로 등장했다. 당시 전투는 참호를 파고 철조망을 친 후 요새화된 방어선을 구축해 적 보병이 몰려오면 기관총으로 제압하는 형태였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보병들을 적 참호로 돌격시켜도 참호에 들어 앉아 기관총을 쏘는 적에게 전멸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적 기관총이나 보병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탑재한 전투차량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초로 전차를 만들어 전쟁에 투입한 것은 영국군이다. 당시 비밀 유지를 위해 전차를 ‘물을 실어 나르는 운반차량(Water Tank)’라고 불렀으며 이를 줄여 탱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전차 Mark 1은 1916년 프랑스 솜므전투에 투입돼 적진지를 무력화시키는 등 연합군의 승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 장갑차
적과 가장 가까이에서 싸우는 전차와 장갑차는 적진을 뚫고 들어가 포와 기관총으로 적의 강력한 방어거점이나 보병, 상대 전차를 공격한다. 공격과 동시에 방어도 가능해야하기 때문에 적의 전차포탄을 막아낼 수 있는 두터운 장갑이 특징이며, 이 때문에 무게가 50톤이 넘는다. 이동 및 전투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인 3~4명이 탑승하며 근접전을 상정해 설계 제작돼 직사 위주의 사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상전의 왕자’로 불리는 전차도 혼자 전장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전차는 시야가 좁기 때문에 숨어있는 대전차포나 대전차 무기를 들고 있는 보병을 발견하고 아군 보호 및 적 공격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항상 보병들이 따라다녀야 한다. 하지만 보병들이 뛰어서 전차를 따라다니기엔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일반 차량을 타고 다니기엔 보병들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전차를 따라다니면서도 적의 기관총탄으로부터 보병들을 지켜줄 수 있도록 튼튼한 장갑을 두른 차량이 등장하게 됐고, 이것이 바로 장갑차다. 장갑차는 빠른 속도로 전장을 돌아다니며 총탄이나 파편으로부터 보병들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이동시켜준다. 또한 정찰 혹은 아군 보병에 대한 화력 지원의 임무도 수행한다. 전투가 주목적은 아니지만, 대전차 미사일처럼 비교적 가벼운 무장을 탑재해 활용할 수 있다. 장갑차는 용도에 따라 인원수송 장갑차(APC), 보병 전투 장갑차(IFV) 및 다목적 지원 궤도 장갑차 등으로 분류된다.
● 자주포
자주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自主)’ 대포로 후방에서 포 사격을 통해 아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자주포는 기존의 야포에서 발전된 형태다. 우리가 흔히 대포, 야포라 부르는 무기는 포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사정거리가 길고 큰 파괴력을 갖는 강력한 포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고, 차량이 끌어줘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2차 대전 초기까지는 트럭 등이 부족해 말이 포를 끄는 경우도 많았다.
전차들이 적진으로 진격할 때 전차 앞에 놓여 있는 적의 포대를 가격할 야포들은 당연히 전차를 따라다니며 도와야 한다. 그러나 신속함이 요구되는 전쟁터에서 차로 야포를 끌고 다니다가 병사들이 내려서 사격할 준비를 하고, 탄약을 장전하고 또 사격을 하는 일련의 과정은 너무 길다. 따라서 포를 끌고 다닐 필요 없이 궤도차량에 설치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자주포다. 전차의 포는 적 전차나 보병을 상대하기 때문에 사거리는 짧지만 명중률이 높고, 빠르게 쏠 수 있는 직사포다.
반면 자주포는 적이 보이지도 않는 먼 거리에서 포격을 실시해 전차 앞의 방해물이나 적의 거점을 공격하는 곡사포다. 전차는 이동식의 근·원거리형이라면 자주포는 고정식의 장사거리형이다. 발사 시 고정형으로 일정 위치에 자리를 잡고 포신을 조정해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다. 또한 전차는 포탄을 내부에 싣고 다니지만, 자주포는 별도의 탄약차량이 따라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