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차례
서론: 미술과 미술가들에 관하여
1장 신비에 싸인 기원
2장 영원을 위한 미술
3장 위대한 각성
4장 아름다움의 세계
5장 세계의 정복자들
6장 기로에 선 미술
7장 동방의 미술
8장 혼돈기의 서양 미술
9장 전투적인 교회
10장 교회의 승리
11장 귀족과 시민
12장 현실성의 정복
13장 전통과 혁신 Ⅰ
14장 전통과 혁신 Ⅱ
15장 조화의 달성
16장 빛과 색채
17장 새로운 지식의 확산
18장 미술의 위기
19장 발전하는 시각 세계
20장 자연의 거울
21장 권력과 영광의 예술 Ⅰ
22장 권력과 영광의 예술 Ⅱ
23장 이성의 시대
24장 전통의 단절
25장 끝없는 변혁
26장 새로운 규범을 찾아서
27장 실험적 미술
28장 끝이 없는 이야기
서론
- 미술과 미술가들에 관하여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아득한 옛날에는 색깔 있는 흙으로 동굴 벽에 들소의 형태를 그리는 그런 사람들이 미술가들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미술가들은 물감을 사서 게시판에 붙일 포스터를 그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옛날과 마찬가지로 그 밖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우리들이 미술이라 부르는 말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것을 의미하기도 하였으며 고유 명사의 미술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한 이러한 모든 행위를 미술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아름다운 것에 관한 문제는 무엇이 아름다운 것이냐에 관한 취향과 기준이 그처럼 다르다는 데 있다.
아름다움의 진실은 또한 표현의 진실과 같다. 사실 그림 속에 있는 인물의 표정이 우리로 하여금 그 작품을 좋아하게 만들거나 싫어하게 만들 때가 많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좋아하며 그 때문에 깊이 감동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강렬한 감정의 표현에 쉽게 마음이 끌린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게 표현된 그림에서 등을 돌리거나 해서는 안된다.(…) 상이한 표현 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레니의 작품보다 표현이 덜 분명한 작품들을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말과 몸짓을 적게 사용하면서 많은 것을 상대방이 추측하도록 남겨두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추측하고 곰곰이 생각할 여지를 주는 그런 회화나 조각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물과 꼭 같이’ 보이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스케치 풍의 화법만이 아니다. 그들이 더 더욱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보기에 부정확하게 그려졌다고 생각되는 것들로서, 특히 거기에 대해서 미술가가 ‘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할’ 현대의 작품들에 대해서 그러하다.
11. 피카소, <암탉과 병아리들>, 1941-2년. 에칭, 36x28 cm, 뷔퐁의 《박물지》삽화
12. 피카소, <수탉>, 1938년. 목탄 소묘, 76x55 cm, 개인 소장
도판 11은 현대 미술 운동의 유명한 선구자인 피카소가 그린 것으로 《박물지》에 실린 삽화의 도판이다. 아무도 암탉과 솜털이 보송보송한 병아리들을 그린 이 매력적인 그림에서 결함을 발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수탉(도판 12)을 그릴 때는 단순히 닭의 모습을 재현해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수탉의 공격성, 뻔뻔스러움과 우둔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우리가 그림의 정확성을 가지고 흠을 잡으려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자문해보아야 한다. 첫째는 미술가가 그가 본 사물의 외형을 변형시킨 이유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둘째는 우리가 옳고 화가가 그르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작품이 부정확하게 그려졌다고 섣불리 그것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모두 인습적인 형태와 색깔만을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들은 때때로 별이 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별표 모양으로 생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림에서 하늘은 푸르러야 하고 풀은 초록색이어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들은 이러한 어린이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사람들은 그림에서 다른 색채를 보면 화를 낸다.(…) 위대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제일 큰 장애물은 개인적은 습관과 편견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 태도다.
서론 - 미술과 미술가들에 관하여
1. “미술(Art)이라는 것”은 하나의 의미로 고정할 수 없다.
2. 미술 작품을 대할 때 개인의 경험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단순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즐기게 도와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편견을 갖게 하기도 하며 이는 우려할 만한 점이다.
3.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에서 보고자 하는 것을 그림 속에서도 보기를 원한다. 루벤스(Peter Paul Rubens)는 아름다운 소재(본인의 아들)를 다뤘고 뒤러(Albrecht Durer)는 고생에 찌들린 늙은 어머니를 위대한 진실성을 담아 그렸으며 이 그림에 대해 처음에 느낀 반감을 극복한다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무리요(Bartolome Esteban Murillo)가 그린 부랑아는 아름다운 대상은 아니지만 그가 그린 후에는 대단한 매력을 지니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터 데 호흐(Pieter de Hooch)의 화려한 네덜란드 실내 모습에 나오는 아이의 그림이 평범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것 역시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도판 1] 루벤스, <아들 니콜라스의 초상>, 1620년경. 검정과 빨강 분필 소묘, 25.2*20.3cm, 빈 알베르티나 판화 미술관
[도판 2] 뒤러, <어머니의 초상>, 1514년. 검정 분필 소묘, 42.1*30.3cm, 베를린 국립 박물관 동판화관
[도판 3] 무리요, <부랑아들>, 1970-5년경. 유화, 146*108cm, 뮌헨 알테 피나코텍
[도판 4] 피터 데 호흐, <사과껍질을 벗기는 여인이 있는 실내>, 1663년. 유화, 70.5*54.3cm, 런던 월리스 컬렉션
4. 아름다운 것에 관한 문제는 취향과 기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 (한스 멤링(Hans Memling)의 작품과 멜로초 다 포를리(Melozzo da Forli)의 작품 예시)
[도판 5] 멜로초 다 포를리, <천사>, 1480년경. 프레스코의 부분, 바티칸 회화관
[도판 6] 멤링, <천사>, 1490년경. 목판에 유채로 그린 제단화의 부분, 안트웨르펜 국립 박물관
5. 17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귀도 레니(Guido Reni)의 예수를 그린 작품은 수백 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 작업 방식이나 표현을 하기 위한 노력을 알고 나면 표현이 덜 분명한 작품이나 미숙한 작품에서도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도판 7] 귀도 레니, <가시 면류관을 쓴 그리스도>, 1639-40년경. 유화의 부분, 62*48cm, 파리 루브르
[도판 8] 토스카나의 한 미술가, <그리스도의 얼굴>, 1175-1225년경. 십자가 상의 부분, 목판에 템페라, 피렌체 우피치
6. 뒤러의 작품에서처럼 ‘실물과 꼭 같이’ 닮아보이도록 하는 화가의 솜씨는 찬양할 만하다. 하지만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의 소묘처럼 세부묘사가 덜 된 작품도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도판 9] 뒤러, <산토끼>, 1502년. 종이에 수채와 구아슈, 25*22.5cm, 빈 알베르티나
[도판 10] 렘브란트, <코끼리>, 1637년. 검정 분필 소묘, 23*34cm, 빈 알베르티나
7. 스케치 풍의 화법 뿐 아니라 ‘실물과 꼭 같이’ 보이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그림은 미술가가 ‘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할’ 현재의 작품들도 포함된다. 디즈니 쇼를 볼 때는 현대 미술전시회에 갈 때와 같은 편견으로 무장하지 않은 이들이 현대 화가가 어떤 것을 자기 나름대로 그린 것을 보면 그들은 그 화가를 그 이상 더 잘 그릴 수 없는 솜씨가 서툰 사람으로 간주하기 쉽다. 우리는 피카소(Pablo Picasso)의 삽화와 소묘에서 --그가 닭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하지 않았음에도-- 결함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도판 11] 피카소, <암탉과 병아리들>, 1941-2년. 에칭, 36*28cm, 뷔퐁의 <박물지> 삽화
[도판 12] 피카소, <수탉>, 1938년. 목탄 소묘, 76*55cm, 개인 소장
8. 그림의 정확성을 가지고 흠을 잡으려면 두 가지를 자문해보아야 한다. 첫째, 미술가가 그가 본 사물의 외형을 변형시킨 이유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테오도르 제리코(Theodore Gericault)의 경마 그림과 스냅으로 촬영한 말의 모습에 대한 일화는 우리가 자연을 보는데 있어 얼마나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도판 13] 제리코, <엡솜의 경마>, 1821년. 유화, 92*122.5cm, 파리 루브르
[도판 14] 에드위어드 머이브리지, <달리는 말의 동작>, 1872년, 연속 사진, 킹스턴 어폰템스 미술관
9. 우리는 이와 비슷한 오류를 드물지 않게 범한다. 이러한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단 그것을 버리는데 성공한 미술가들은 대단히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때가 많다. 이러한 화가들은 우리에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아름다움의 존재를 자연에서 찾으라고 가르쳐준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우고 그들의 세계를 한번 힐끗 내다보기라도 한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감동적인 모험이 될 것이다.
10. 개인적인 습관과 편견을 버리지 못한다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성경을 주제로 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11. 사실상 성경에 나오는 사건들을 완전히 새롭게 그려보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대단한 정열과 주의력을 가지고 성경을 읽은 미술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성경을 참신한 안목으로 읽으려 하여 ‘물의’를 빚은 대표 인물은 카라바조(Caravaggio)이다. 그가 그림을 성당에 납품하자 사람들은 이 작품이 성인에 대한 존경심이 결여되어 있다고 분개했고 따라서 그는 인습적인 관념을 엄격하게 준수한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도판 15] 카라바조, <성 마태오>, 1602년경. 거부된 작품.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제단화, 223*183cm, 현재 소실됨, 전에는 베를린 카이저 프리드리히 박물관 소장
[도판 16] 카라바조, <성 마태오>, 1602년경. 다시 그린 작품,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제단화, 296.5*195cm, 로마 산 루이지 데이프란체시 성당
12. 이 일화는 그릇된 이유 때문에 미술 작품을 싫어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피해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그리고 우리가 ‘미술 작품’이라고 부르는 것이 신비스러운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만든 물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박물관/미술관의 그림과 조각 작품들은 진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이유와 목적이 있어서 만든 것이다.
13. 아름다움이나 표현에 관한 관념을 미술가들은 잘 언급하지 않는데 그 부분적인 이유는 미술가들이 ‘아름다움’과 같은 거창한 말을 쓰는 것을 난처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가의 실제적인 걱정거리 중에서 이러한 관념이 차지하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생각된다. 화가가 그의 그림을 진행할 때 그가 걱정하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훨씬 어려운 것이다. 그는 ‘제대로’ 그려졌는지 아닌지를 걱정한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가 미술가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를 이해하는 시작은 가장 겸손한 말로 표현되는 이 ‘제대로’라는 단어를 이해할 수 있을 때인 것이다.
14. 우리가 미술가가 아니고 그림을 그려보려고 진지하게 시도해보지 않았다 해도 우리는 꽃꽂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어울리린다’거나 ‘제대로’ 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 즉 ‘더이상 손대지 말자. 이제 완성되었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조그만 차이가 균형을 깨트리거나 또는 그 반대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므로 가장 어울리는 관계란 하나밖에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15. 이러한 이들을 까다롭다고 말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성격으로 보이기 때문에 억제되거나 감추어진 것이 미술의 세계에서는 그 가치를 발휘할 때가 많다. 형태를 배합하고 색을 배열하는 문제에서 미술가는 언제나 ‘까다롭거나’ 아니면 극단적으로 괴팍스러워질 필요가 있다. 그는 ‘제대로’ 될 때까지 시도해야 한다. 여러분이나 나 같은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하든지 그 차이점을 쉽게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일단 그가 성공하면 아무것도 더 이상 덧붙일 수 없는 그 무엇, 제대로 된 그 무엇, 즉 대단히 불완전한 세계에 완성이라는 것의 본보기를 그가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16. 라파엘로(Raffaelom, S.)의 그림과 그 그림을 위한 습작 스케치를 보면 그가 성취하려고 거듭 노력한 것은 인물 묘사가 아니라 인물들 사이의 올바른 균형, 즉 가장 조화로운 전체를 구성하는 올바른 관계였다. 그의 스케치북에는 이러한 종류의 그림이 대여섯 장 있는데 그의 최종 작품을 보면 우리는 마침내 그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이 조화가 마돈나의 아름다움을 더 고조시키고 어린아이들의 귀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도판 17] 라파엘로, <초원의 성모>. 1505-6년. 목판에 그린 유화, 113*88cm, 빈 미술사 박물관
[도판 18] 라파엘로, <초원의 성모>를 위한 네 점의 습작, 1505-6년. 스케치북의 한 페이지, 종이에 펜과 잉크, 36.2x24.5cm, 빈 알베르티나
17. 올바른 균형을 이룩하기 위한 미술가의 노력에 대해 왜 그렇게 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그가 가야할 방향을 느낌으로 갈 뿐이다. 미술의 법칙을 공식화하려는 시도는 항상 실패했다. (예시: 조슈아 레이놀즈(Joshua Reynolds)가 전통적 규칙을 강조하자 그의 경쟁자 게인즈버러(Thomas Gainsborough)가 그에 반하는 그림을 그린 일화)
18. 그러나 하나의 조각이 어떻게 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것인지를 말해 줄 수 있는 규칙이 없다 하여 그 때문에 어느 작품이나 다 마찬가지라거나, 사람들의 취향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림에 대한 논의들은 우리가 그림을 보도록 만들며 그림을 많이 볼수록 이전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장점들을 보게 된다. 조화에 대한 우리의 느낌이 풍부해질수록 그만큼 더 그런 그림들을 감상하는 것을 즐기게 된다. 취향에 관한 문제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는 속담이 맞는지는 몰라도 그것이 취향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만약 차(茶)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맛을 음미할 여가와 의지와 기회가 있다면 그들은 정확한 감식가로 발전할 것이며 그들의 보다 큰 지식이 최상의 차를 즐길 수 있는데 보템이 되어줄 것이다.
19. 미술은 음식이나 술에 대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취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위대한 대가들은 미술 작품에 모든 것을 바치고 고통을 받았으며 심혈을 기울였으므로 그들은 우리에게 최소한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미술 작품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할 권리는 있는 것이다.
20. 우리가 미술에 대해서 배우는 것은 끝이 없는 일이다. 이러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모든 암시를 포착하고 숨겨진 조화에 감응하려는 참신한 마음가짐을 지녀야한다. 미술에 관한 속물 근성을 조성하는 설익은 지식을 갖는 것보다는 미술에 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 훨씬 좋다. 좋지 못한 사례로 표현의 아름다움이나 정확한 소묘와 같은 분명한 자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작품 가운데서도 위대한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그들의 지식을 자만하게 될 경우 아름답지도 정확하게 그려지지도 않은 그런 그림들만을 좋아하는 체하게 되어버린다. 그들은 즐거움과 감동을 명확히 선사해주는 그런 작품을 좋아한다고 하면 무식하다는 말을 들을 것 같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다. 그들은 진정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고 어쩐지 불쾌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대단히 흥미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 속물이 되고 만다. 나는 그런 오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 오히려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쪽을 택하겠다.
21. 다음 장들에서 미술의 역사, 즉 건축, 회화, 조각의 역사를 논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공부는 미술가들의 독특한 방법과 그들이 왜 특정한 효과를 노렸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미술 작품을 보는 눈을 날카롭게 하고 그림의 미묘한 차이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키워 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혼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22. 미술가에 관해서 약간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미술 작품을 볼 때 그림 앞에서 서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적합한 그것에 대한 설명서에 관한 그들의 기억을 찾는데 몰두한다. (예시: 렘브란트의 키아로스쿠로 (Choiaroscuro; 명암법)로 유명한 것을 아는 관객이 그의 그림 앞에서 유식한 척 고개를 끄덕이며 키아로스쿠로에 대해서만 중얼거리고 다음 그림으로 옮겨가는 행동) 이 책은 그러한 속물들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눈을 뜨는 것을 돕는 것이지 입을 헤프게 놀리는 일을 돕자는 것은 아니다ql 배평가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상이한 문맥 속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참신한 눈으로 작품을 보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발견의 항해를 감행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값진 일이다. 우리가 그 여행에서 무엇을 얻어가지고 돌아올지는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
I did not receive a strong art education while growing up. My friend and art teacher gave me a copy of E.H. Gombrich’s “The Story of Art” as a starting point. So I created this publication to share the most interesting takeaways I learned from Gombrich’s chapters.
So what is art? According to Gombrich, “there really is no such thing as Art. There are only artists.” Artists are people that want to make beautiful art. However, “the trouble with beauty is that tastes and standards of what is beautiful vary so much” Gombrich explains.
My main takeaway from Gombrich’s introduction chapter is that art and artists are as diverse as people are- which means there’s often contradicting and conflicting opinions on what art is or should be.
Real versus Ideal: Some people feel “real” art- art that resembles and reflects reality is the most beautiful. Other people like to see things in their ideal form.
Caravaggio, Saint Matthew, 1602 (First submission)
For example, Caravaggio was a bold and revolutionary Italian painter that was commissioned to paint a picture of St Matthew writing the gospel with the help of an Angel for the altar of a church in Rome. His first draft was considered a scandal! Caravaggio imagined what an elderly, poor, working man chosen to be a saint and having to write the holy scripture must look like. He painted an old bald man with dirty feet being carefully guided by an Angel the way teachers teaches school students. The church was really angry at him for his “lack of respect” for the saint. He had to redo it.
Caravaggio, Saint Matthew, 1602 (Accepted Submission)
Caravaggio learned his lesson and made his work “better” the second time around. He stuck with conventional ideas of what an angel and a saint should look like, kept their angel-human distance further apart, and made sure the scripture work are taken much more seriously. He made another beautiful picture that was accepted by the church.
Which one is better and more “authentic” is still debated today by different people with strong conflicting opinions on what is the right way to do and judge art.
Detailed versus Simplified: Some people like to see more details (e.g. paintings should be like a picture) as true artistry. Other people think great art should be able to capture the essence of the picture in fewer strokes.
Albrecht Dürer, Hare, 1502 [Albertina, Vienna]
For example, Dürer’s watercolor and gouache painting of a rabbit is one of the most famous examples of a picture made with lots of details. The hair looks very realistic, the whiskers are pointy, the fur is fluffy in all the right places.
Rembrandt Van Rijn, Elephant, 1637 [Albertina, Vienna]
In contrast, Rembrandt made a wrinkly Elephant with black chalk with a lot less detail. Some people love it and think it’s brilliant how he captures the Elephant’s character with so few lines. Other people are offended that it’s not “real” or good enough.
And a Cartoon! There are also some people, like myself, who really love cartoons and are excited to discover how playful cartoon made it’s way into prominent “A”rt History too.
Pablo Picasso, Cockerel, 1938
My favorite discovery in the intro is the fact that Disney pre-dates Picasso’s funny cartoon chicken! Disney (1923) is famous for making so many amazing cartoons. Disney work was not considered “A”rt because it’s clearly not “real”, have too many exaggerations, and are for children instead of sophisticated “A”dults. Too bad Picasso was already famous and accepted as one of the most influential “A”rtist of his time. In 1938, Picasso made a really funny cartoon chicken. And Picasso also happened to incorporate cartoon inspirations in kicking off the Cubist movement- which is still celebrated as incredible “A”rt by many today!
It’s important to note that Gombrich acknowledged that the idea “Art with a capital A has no existence.” I’m interpreting that as art is as accessible as anyone that wants to engage with i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