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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 창의성, 대면회의보다 아이디어 14% 감소, 창의성은 대화에서, 잡스가 재택근무 싫어한 이유

Jobs 9 2024. 4. 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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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사람 보는 시간 2배라니…화상회의가 창의성 막은 이유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 ‘네이처’ 발표
“대면회의보다 아이디어 14% 감소
동료 직접 쳐다보는 시간 되레 늘어
화면에 신경 집중…아이디어 막혀”



최근 네이버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주 5일 근무 중 3일만 출근하거나 아예 거리두기 때처럼 전면 재택 또는 원격 근무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 업무 처리가 많은 정보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런 방식에 대한 고민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한 실태 보고서에서도 재택근무는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생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명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라고도 불리는 새 근무 방식에선 비대면 화상회의가 협업의 주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화상회의는 대면회의에 비해 창의성이라는 면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화상회의는 회의를 위해 온 신경을 화면에 집중시키는 탓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틈을 막아버릴 가능성이 크다. 서로 격의 없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발상의 단서를 얻고 발전시켜나가는 브레인 스토밍이 잘 안된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602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은 뒤, 이들에게 버블랩(일명 뽁뽁이)이나 프리스비(플라스틱 원반) 같은 물건을 주고 어떤 용도로 쓰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내도록 요청했다. 아이디어 회의는 대면회의 그룹과 화상회의 그룹으로 나눠 각각 5분씩 진행했다. 그 결과 화상회의 그룹에서 나온 아이디어 수가 대면회의 그룹보다 1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 쳐다보는 시간이 2배 차이
아이디어 내용에 대해서도 대면회의 그룹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진이 각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학생 심사위원단에게 점수를 매겨주도록 요청한 결과 대면회의 그룹의 아이디어가 더 창의적이고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상회의에서 창의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의 시선 추적 데이터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화상회의 참가자들은 대면회의 참가자들보다 서로를 직접 쳐다보는 시간이 두배나 더 많았다. 연구진은 대화 상대방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창의적 아이디어가 샘솟을 구멍을 막아버린 것으로 해석했다. 

화상회의가 창의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이전의 몇몇 연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스탠퍼드대의 제레미 베일렌슨 교수(버추얼휴먼인터랙션랩 초대 대표)는 지난해 한 국제학술지(2021년 2월24일 ‘기술, 마음과 행동’)에 화상회의가 피로도를 높인다며 그 요인으로 4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눈의 과도한 화면 집중, 둘째는 자신의 얼굴 노출에 대한 부담감, 셋째 비디오와 오디오 신호 동시 처리라는 인지적 부하, 넷째 고정된 자리에 박혀 있어야 하는 제약성이었다.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은 화상회의가 집단적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을 방해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2021년 3월23일 ‘플로스 원’)하면서 집단지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디오를 잠시 끄고 오디오만으로 소통할 것을 권고했다. 

최고 아이디어 고르는 데선 더 좋은 성과
그러나 제안된 아이디어 가운데 가장 나은 것을 고르는 것으로 화제가 바뀌었을 땐 화상회의가 더 좋은 성과를 냈다. 연구진은 “이는 화상회의가 좀더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한 다국적 통신 대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 회사의 엔지니어 1500여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 회의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여기서도 대면회의 그룹에서 17%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외부 평가단은 내용면에서도 대면회의 그룹의 아이디어가 더 창의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 그룹이 선택한 최종 아이디어의 품질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재택근무를 지속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기업들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출퇴근 시간과 업무 비용을 줄여주고 즉각적인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계속 살려나갈 것인가? 창의적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데 취약하다는 비대면회의의 약점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기업들이 직원과 회사가 모두 만족할 만한 절충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의성은 대화에서 나온다" 잡스가 재택근무 싫어한 이유

회사 사무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대개 이러하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을 중심으로 직원들의 편의 시설을 대폭 강화한 일터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사무실이란 공간은 그런 곳이다. 개성과 자유는 억제되고 획일화된 분위기가 감도는 곳.

제레미 마이어슨·필립 로스가 쓴 <일과 공간의 재창조>에 따르면 이같은 사무실의 모습은 1920년대에 자리잡았다. '효율성의 극치'를 추구한 미국 산업공학자 프레드릭 테일러(1856~1915)의 아이디어였다. 경영학자였던 그는 작업의 흐름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해 공장의 작업 관리 원칙을 화이트칼라 업무 현장에 적용했다. 

그로인해 직원들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사무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게 저자들의 설명. 직선적이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최소화된 형태의 사무실이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산성 높이기가 최대 과제였던 당시의 풍토는 이런 모습의 사무실을 유행시켰다. 

그러다 1950년대 말 퀵 보너 컨설팅팀이 만든 '뷔로란트샤프트'가 등장했다. 뷔로란트샤프트는 기존의 직급이나 서열에 따른 획일적 배치 대신 커뮤니케이션과 유연성을 중시하는 사무실 구성 방식을 말한다. 스칸디나비아항공 본사가 이같은 방식을 택했는데, 이 회사는 수영장과 의료센터 체육관, 공원 벤치, 카페, 콘퍼런스 센터 등을 갖춘 하나의 타운으로 구성됐다.

일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공간의 혁신 또한 계속됐다. 4만 그루의 식물을 심은 지본 모양의 회사를 한 아마존 사옥, 거대한 하나의 도시를 만든 애플사의 애플 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회사의 모습은 더이상 최고의 효율을 내는 공간이 아닌,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특히, 팬데믹 이후로는 재택근무나 유연근무가 보편화 됐으며, "내가 있는 장소가 곧 일하는 장소"인 시대가 도래했다. 


"창의성은 대화에서 나온다" 잡스가 재택근무 싫어한 이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재택근무를 끔찍히 싫어했다고 한다. "(일터에서)우연히 사람들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가운데 창의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일하는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직원의 몰입과 창의성, 나아가 회사의 이익을 좌우하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책은 일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우리 일터의 모습도 달라져 왔다는 것을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제 직장은 머리를 처박고 일이나 하는 조용한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오가며 유대 관계를 맺고 함께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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