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판(Arabian Plate)
100만년 이상 북동쪽으로 움직여 유라시아판과 충돌한 3개의 해양(아프리카판, 인도판, 아라비아판)의 하나이다. 이러한 충돌의 결과로 서쪽의 피레네산맥에서부터 남유럽과 중동을 거쳐 히말라야산맥 및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산맥이 형성되었다.
아라비아판은 대부분 아라비아반도로 이루어져 있고 북쪽은 터키에 이른다. 동쪽은 인도판, 남쪽과 서쪽은 홍해 지구대를 따라서 소말리아판과 아프리카판, 북쪽은 아나톨리아판 및 유라시아판과 접한다. 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곳에는 자그로스산맥(이란)이 형성되어 있다.
홍해 열곡대
발산형 경계인 북서 30° 주향의 홍해 열곡대에 의해, 후기 선캄브리아기에 형성된 아라비아-누비아 순상지(Arabian-Nubian Shield)는 아라비아판과 누비아판으로 분리되고 있다. 아라비아판은 신생대의 올리고세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판의 일부였다. 홍해 열곡대의 열개(裂開)는 신생대 올리고세-마이오세에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아라비아판은 느리게 유라시아판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북동-남서 방향으로, 1년에 북부에서 10mm 미만, 중부에서 15mm, 남부에서 27mm 정도의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사해 단층
사해 단층(Dead Sea Transform;DST)은 홍해 열곡대의 북부 아카바만에서 터키까지 연장되는, 아프리카판(또는 시나이 미판)과 아라비아판을 경계 짓는 좌수향(sinistral) 보존형 경계이다. 대륙 확장 열곡(extensional rift)과 변환 단층(transform)의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사해 열곡(Dead Sea rift)이라고도 불리며,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들의 근원이다. 지진학적으로 활발하며 최근 1천년간 1년에 1.5mm~3.5mm, 팔레오세-플라이스토세에 1년 7mm~10mm의 속도로 미끄러짐(slip)이 일어났다. 오늘날 아라비아판과 아프리카판은 상대적으로 1년에 4~8mm정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에티오피아,대륙서 떨어져 섬 될것”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와 섬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에티오피아 아파르사막에서 지진으로 생긴 길이 60㎞, 폭 8m의 균열을 인공위성 등을 이용해 조사한 영국 런던대·옥스퍼드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20일 나온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었다.
이 거대한 균열은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이라는 지각판 구조가 땅 속 깊은 곳에서 벌어지며 지표를 잡아당겨 엷게 만들었기 때문에 생겼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불과 3주만에 생긴 이 균열을 전후해 160여차례의 지진이 일어나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가축들이 틈 사이에 빠져 죽기도 했다.
논문은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의 이동이 계속됨에 따라 틈 사이로 홍해의 바닷물이 흐르고, 100만년 안에 에티오피아 북동부와 에리트레아, 지부티 등은 아프리카 대륙과 분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쥐라기 말기에 아프리카에서 분리된 마다가스카르와 같은 운명을 겪는다는 얘기다.
아파르사막의 틈 안으로는 두 개의 화산에서 축구장 2천개 분량의 마그마가 솟아올라 틈을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퍼드대의 팀 라이트 박사는 “이런 운동이 계속되면 결국 홍해로까지 균열이 확장되고, 새로운 바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해는 1천만년 이상이 걸린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의 이동 결과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특히 이 균열이 대륙 분리와 바다 생성을 눈 앞에서 재연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매년 손톱 자라는 길이(1~2㎝)만큼 멀어져 가는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서 확장되는 대서양과 홍해 주변 움직임이 아주 닮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의 신디 에빙거 박사는 “아파르사막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대륙 분리와 새로운 바다 분지의 형성에 관한 연구영역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팀은 대륙 분리가 지각의 갈라진 틈이 차차 벌어진 결과라기보다는 마그마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것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아프리카 대륙, 적어도 500만 년 뒤 두 동강 날 것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지역인 소말리아 아파르 사막 땅속 깊숙한 곳에 있는 거대한 균열 탓에 아프리카 대륙은 언젠가 두 동강이 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이는 동아프리카의 이 황량한 대지 밑에 있는 누비아판과 소말리아판 그리고 아라비아판이라는 이름의 지각판 3장이 서로 조금씩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NBC방송은 과학자들이 아파르 지역의 길이 56㎞짜리 균열이 어떻게 커지고 있는지를 GPS 등의 데이터를 사용해 예전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관련 분야의 연구가 비약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측정 자료를 현장 연구와 접목하면 아파르 지역 땅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연구자들의 생각이다.
영국 리즈대의 크리스토퍼 무어 연구원 역시 이렇게 생각하는 연구자들 중 한 명이다. 무어 연구원은 “아파르 사막의 균열 지대는 대륙 균열이 어떻게 해양 균열로 변하는지를 유일하게 연구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위성 자료를 이용해 동아프리카 대륙 붕괴와 관련한 화산 활동을 관측해 왔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대륙 붕괴로 새로운 바다가 생기려면 지금부터 적어도 500만 년에서 1000만 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지구의 지각은 12장의 커다란 지각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판은 항상 서로 밀어내거나 위에 올라타고 밑으로 내려가는 운동을 한다. 지난 3000만 년 동안 아라비아판은 아프리카에서 멀어졌는데 이렇게 해서 생긴 것이 바로 홍해와 아덴만이다.
동아프리카의 소말리아판 또한 그 서쪽인 누비아판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지구대(그레이트리프트밸리)는 에티오피아에서 케냐에 걸쳐 갈라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파르 지역의 주변 환경은 현장 연구자들에게 “단테의 지옥”으로 불릴 만큼 가혹하다. 이에 대해 미국 툴레인대의 신시아 에빙거 박사는 “인간이 사는 가장 더운 마을은 아파르 지역에 있다”면서 “낮 기온은 종종 54.4℃에 이르고 시원해야 할 밤에도 기온은 35℃나 된다”고 말했다.
에빙거 박사는 미국 로체스터대 재직 시절인 2005년부터 아파르에 생긴 거대 균열을 조사해 왔다. 이 균열은 당시 불과 며칠 만에 생겼지만, 길이 56㎞라는 크기는 지각판 이동의 몇백 년 치에 해당한다.
이후 이 극단적인 현상의 원인을 조사해온 에빙거 박사에 따르면, 대륙 분열 과정은 항상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격렬하게 이뤄진다.
그녀의 견해로는 아파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이런 폭발적인 현상은 마그마의 압력 축적에 기인한다. 비유하면 이는 공기를 너무 많이 넣은 풍선이다. 풍선의 표면은 압력에 의한 장력을 견딜 수 없어 펑하고 터진다.
아파르 지역에 있는 각 지각판의 경계가 떨어지는 속도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런 힘이 합쳐지는 것으로 중앙해령계(mid-ocean ridge system·지하로부터 맨틀이 올라오는 해저산맥)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면 새로운 바다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캠퍼스의 켄 맥도널드 박사는 “아덴만과 홍해는 머지않아 아파르 지역이나 대지구대로 밀려들어 새로운 바다가 될 것이며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의 일부분은 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 있는 세 지각판은 서로 다른 속도로 분리되고 있다. 아라비아판은 아프리카에서 연간 2.5㎝씩 멀어지고 아프리카 대륙 쪽 두 지각판은 매년 1.25~0.5㎝씩 분리된다. 이는 느린 변화일 수도 있지만 대륙이 분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지각판이 떨어져 나가면 지하 깊숙이 갇혀 있던 물질이 표면에 떠오르고 그것이 해양 지각을 형성한다. 이런 지각은 대륙 지각과는 조성과 밀도가 크게 다르므로 지금 그곳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무어 연구원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