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수색(水色)으로 가며, 고형렬 [현대시]

Jobs9 2022. 3. 12. 20:14
반응형

수색(水色)으로 가며

고형렬

나는 매일 밤 수색으로 가는데 수색은 보이지 않는다.
모래내를 지나 '수색' 표지판 밑으로 들어가지만
여기가 수색 같지는 않다.
수색은 이곳이 아닐 것이다 수색이란 말만 있을 뿐이지

 

붙어 있을 뿐이지 수색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수색이라 하여도
안개가 낄 때 눈이 내릴 때
내가 매일 밤 수색으로 가면서
왜 내가 수색에 다다르지 못할까?
날이 갈수록 낯선 이곳 행정과 기사들이 수색이라 하지만
결코 수색이라고 수긍하지는 않는다.
그렇다 수색은 이런 곳이 아니다 수색은
이렇게 화려하지 않은 곳이다.
거기는 적어도 태백 같은 산이 있고 석탄이 캐지고 삶 천지요
그리고 몇 개 상점에
철사로 걸린 남포등이 어둠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이곳은 서울의 일부
아무런 꿈도 무서움도 없는 천박하고 저 더러운 식민의 부스럼이다.
나는 매일 밤 수색으로 가면서
여하튼 수색으로 가지 않는다.
수색은 지금 어느 어둠 속에서
가명으로 누명으로 앓고 있을 것이다.
 

 

개관

- 제재 : 수색
- 주제 : 진정한 삶의 공간의 상실

- 성격 : 비판적, 사실적, 문명비판적
- 특성
① 역설법을 사용하여 현재의 수색이 진정한 모습을 잃어 버렸음을 강조함.
② 끊임없이 수색을 찾아가지만 자신이 원하는 수색이 없다는 허무감과 상실감을 노래함.
③ 수색은 이미 도시화가 화려하게 진행된 곳으로 진정한 삶을 상실한 공간을 상징함.
④ 대립적 공간을 설정하여 시상을 전개함.

중요 시어 및 시구 풀이
* 나는 매일 밤 수색으로 가는데 수색은 보이지 않는다. → 화자가 찾고자 하는 진정한 수색은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함. 
* 현재의 수색 →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타락해 버린 공간
* 화자가 생각하는 수색 → 소박하고 진정한 삶의 모습이 존재하는 공간
* 안개, 눈 → 방해물
* 행정과 기사들 → 진정한 수색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 태백 같은 산 → 소박하고 진정한 삶의 모습을 상징하는 소재
* 거기는 적어도 ~ 어둠을 먹어야 한다. → 화자가 기대하는 수색의 모습(소박한 삶의 모습이 있는 곳)
* 서울 → 화려한 자본주의의 상징
* 그러나 이곳은 ~ 식민의 부스럼이다. → 현재 수색의 부정적인 모습, 천박한 자본주의화가 진행된 도시의 모습
* 나는 매일 밤 수색으로 가면서 / 여하튼 수색으로 가지 않는다. → 역설적 표현. 현재의 수색은 진정한 모습을 잃어 버린 공간이므로.
* 수색은 지금 어느 어둠 속에서 / 가명으로 누명으로 앓고 있을 것이다. → 타락한 수색의 모습과 진정한 수색에 갈 수 없는 화자 / 본래의 모습을 잃어 버린 수색의 한계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끊임없이 수색을 찾아가지만, 화자가 원하는 수색을 이미 상실했다는 상실감과 허무감을 노래하고 있다. 수색은 이미 화려한 도시화가 진행된 곳으로 진정한 삶을 상실한 공간을 상징한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