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세한도, 고재종 [현대시]

Jobs 9 2022. 3. 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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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고재종

날로 기우듬해 가는 마을 회관 옆

청솔 한 그루 꼿꼿이 서 있다

 

한때는 앰프 방송 하나로

집집의 새앙쥐까지 깨우던 회관 옆,

그 둥치의 터지고 갈라진 아픔으로

푸른 눈 더욱 못 감는다

 

그 회관 들창 거덜 내는 댓바람 때마다

청솔은 또 한바탕 노엽게 운다.

거기 술만 취하면 앰프를 켜고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이장과 함께.

 

생산도 새마을도 다 끊긴 궁벽, 그러나

저기 난장 난 비닐하우스를 일으키다

그 청솔 바라보는 몇몇들 보아라.

 

그때마다, 삭바람마저 빗질하여

서러움조차 잘 걸러 내어

푸른 숨결을 풀어내는 청솔 보아라.

 

나는 희망의 노예는 아니거니와

까막까치 얼어 죽는 이 아침에도

저 동녘에선 꼭두서니빛 타오른다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의지적, 희망적

- 특징 색체 이미지를 사용하여 상황을 상징적으로 제시 / 의인법을 사용하여 대상과의 일체감 부여 / 청솔의 의연한 모습과 명령형 어조로 의지를 드러냄

- 주제 힘겨운 농촌의 현실과 이를 견디게 하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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