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결빙의 아버지, 이수익 [현대시]

Jobs 9 2022. 3. 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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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빙의 아버지

이수익

어머님,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 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 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랭이 사이로 시린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겨우 잠이 들곤 했었지요.
 
요즈음도 추운 밤이면
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
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
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삭아
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님,
오늘은 영하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
예닐곱 살 적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이승의 물로 화신(化身)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품 안에 부드럽고 여린 물살은 무사히 흘러
바다로 가라고,
꽝 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하얗게 얼음으로 엎드려 있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개관
- 성격 : 회상적, 애상적, 감각적, 고백적
- 특성
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해 나감.
② 촉각과 시각을 통해 대상의 이미지를 구체화함.
③ 차분하면서도 애틋한 목소리와 대화체의 사용
- 주제 : 아버지의 사랑과 애틋한 그리움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어머님 → 청자로 설정함으로써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더욱 심화시킴.
* 적산 → 광복 이전까지 한국 내에 있던 일제나 일본인 소유의 재산을 광복 후에 이르는 말. 귀속 재산.
* 다다미 → 마루방에 까는 일본식 돗자리. 속에 짚을 5cm가량의 두께로 넣고 위에 돗자리를 씌워 꿰맨 것.
* 외풍 → 가난으로 인한 고통과 시련.  아버지의 사랑을 대조적으로 부각시키는 소재
*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
* 이승의 물로 화신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 윤회론적 인식. 아버지의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오늘로 승화함.
* 여린 물살 → 화자 자신. = 아버지의 보호를 받는 자식을 형상화함.
* 꽝 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
* 얼음 → 일반적인 속성과는 달리 따뜻함이 투영된 이미지.  아버지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이미지화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어릴 적 겨울 외풍을 막아 주던 아버지(과거)
- 2연 : 추운 밤이면 아버지를 그리워함(현재)
- 3연 : 얼어붙은 한강에서 아버지를 연상함(현재-오늘)

 

이해와 감상
성인이 된 화자는 한강다리를 건너면서 꽁꽁 얼어붙은 강물을 본다. 화자는 속에 흐르는 부드럽고 여린 물살을 품고 겉은 꽝꽝 얼어붙은 강을 보면서 유년 시절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스스로 방패가 되었던 아버지의 삶이 무섭도록 추운 날, 아버지의 품에 파고들어 잠들었던 일로 상징된다. 또한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 이승의 물로 화신해 있음을 보았습니다.'에서는 윤회론적 인식을 발견할 수 있다. 동일한 감각적 이미지(추위-유년의 고통과 시련,  차가운 얼음-아버지의 따뜻한 사랑)를 대조적으로 활용하여 대상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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