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

현대소설 줄거리, 핵심 정리

Jobs 9 2020. 3. 14.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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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문제

 

작가 : 강경애

 

줄거리

선비의 아버지는 용연 마을의 지주인 정덕호의 일꾼인데, 덕호의 지시로 빚을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소작인을 도와준 죄로 덕호에게 맞아 죽는다.

어머니마저 죽자 선비는 정덕호의 집에서 몸종으로 지내다가 결국 덕호의 꾀임에 빠져 순결을 잃는다. 선비는 덕호의 집을 도망쳐 나와 자기처럼 덕호에게 당하고 서울로 간 간난이를 찾아간다.

선비를 좋아하는 남자는 고향 청년 첫째와 서울 사람 신철인데, 첫째는 덕호에게 반항하다가 그의 교묘한 술책으로 땅마저 빼앗겨 고향을 등졌고, 신철은 덕호의 딸 옥점에게 놀러 왔다가 선비의 모습에 반하게 된다. 그는 옥점이가 싫어져 부모끼리의 결혼 약속을 따르지 않고 가출하여 인천 부두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첫째를 만나 그를 각성된 노동자로 키우기 위해 많은 학습을 시킨다.

서울에 올라온 선비는 노동자로 생활하고 간난이를 만나 인천의 방적 공장에 취직하여 새 삶을 시작한다. 이 공장은 수많은 여공들을 기숙사에 수용하여 갖은 방법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데, 이미 노동 운동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간난이는 자본가의 횡포와 노동자가 겪는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비밀 작업을 추진하다가 이 일을 선비에게 맡기고 공장을 탈출한다. 간난이가 나간 후 선비는 공장 감독의 유혹을 뿌리치며 자기 일을 다하다가 폐결핵이 악화돼 죽고 만다.

첫째는 신철을 만나 자신의 현실을 철저히 인식하고 공장 내의 노동 운동을 돕다가 부두 노동자의 파업을 성취시켰으나, 신철은 전향했고 선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결국 인간 문제는 신철과 같은 지식인에게서 구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절감한다.

 

등장 인물

① 선비 : 주인 정덕호에게 정조를 빼앗기고 노동자로 변신, 방적 공장에서 일하다가 폐결핵으로 죽음

② 첫째 :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노동자가 됨

③ 유신철 : 노동 운동으로 첫째를 변화시키나 전향함

④ 정덕호 : 지주에다 면장까지 하면서 농민을 착취하고 기만함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배경 : 일제 시대 / 용연읍과 서울, 인천

▶ 경향 : 사회 고발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객관적 묘사체

▶ 주제 : 일제 시대 농민과 노동자의 비참한 삶

(일제 강점기 농민과 노동자가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았던가를 보여주고, 그 고통과 비극은 우 리 모두의 문제임을 제시)

 

 

 

 

 

 

 

◈ 젊은 느티나무

 

작가 : 강신재

 

줄거리

'나'(숙희)는 젊고 아름다운 어머니와 함께 시골 외할아버지 댁에서 살고 있었다. 서울 모 대학 교수(므슈 리)와 어머니가 재혼한 후 '나'도 재작년에 서울로와 S촌에 있는 새 아버지의 집에서 살게 되고 새 아버지의 아들, 곧 이복 오빠가 되는 대학생 현규를 만난다. 그는 낯설어하고 어색해하는 '나'를 너그럽고 친절하게 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차차 오누이 아닌 오누이의 관계에서 현규를 오빠가 아닌 이성으로 느끼며 그를 사랑하게 되고 이는 뜻하지 않은 이 곳 생활의 고통이 되었다. 현규에 대한 사랑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었지만, 그것은 엄마와 므슈 리, '나', 현규 모두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사이가 혈족이 아닌, 단지 스물두 살의 청년과 열여덟 살의 계집아이일 뿐이라는 진실을 부정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나'는 고뇌하게 된다. 그러던 중 '나'는 '나'와 지수 사이를 오해하여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현규에게서 '나'에 대한 현규의 사랑을 확인하고 기쁨을 느낀다.

그들은 행복감과 고뇌를 동시에 안은 채 오누이 관계에서 연인 관계로 깊어 간다. 그러나 갑자기 엄마가 므슈 리를 따라 미국으로 가게 되어 현규와 둘이서만 집에 있게 될 상황에 놓이자 '운명적 사건'을 예감한 '나'는 고민 끝에 서울을 떠나 시골 할머니 댁으로 간다. 그 곳에서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현규가 찾아와 서로 진실된 감정을 지닌 채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미래를 약속하는 마음으로 각자 현재의 길을 걷자고 약속한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하고, 그가 떠난 후 젊은 느티나무를 껴안으며 이제 그를 더 사랑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등장 인물

① 나(숙희) : 주인공이며 서술자. 이복 오빠 현규를 사랑하는 순수한 18세의 여고생. 시골 외가에서 후 처가 된 어머니를 따라 상경함. 이복 오빠(현규)와의 근친 상간이라는 윤리적 갈등을 겪는 등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고뇌함

② 그(현규) : 22세의 대학생. 숙희의 이복 오빠로서 건강하고 세련된 젊은이. 이복 동생 숙희를 이성(異 性)으로 느끼며 사랑에 빠져 고민하지만 윤리적 갈등을 순수한 의지로 극복한다.

③ 엄마 : 젊어서 남편과 사별하고 지난날 혼담이 있었던 므슈 리와 재혼한다.

④ 므슈 리 : 현규의 아버지이자 숙희의 새아버지. 성격이 유(柔)하고 과묵한 경제학 교수

⑤ 지수 : 현규의 친구이며 장관의 아들. 숙희를 좋아하여 연애 편지를 보낸 일로 현규의 질투심을 불러 일으킨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순수소설

▶ 배경 : 현대, 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S촌과 느티나무가 있는 시골

▶ 경향 : 낭만주의 소설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어조 : 여성적이고 서정적인 부드러운 어조, 산뜻한 감각을 지닌 세련된 무장

▶ 주제 : 첫사랑의 열정과 순수

현실의 굴레를 극복하고 순수한 사랑을 성취하는 청춘 남녀의 아름다움

 

※ 느티나무 ; 두 연인의 약속을 듣는 증인. 꿈을 잃지 않는 젊음 상징

 

◈ 백치 아다다

 

작가 : 계용묵

 

줄거리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난 아다다는 말을 할 때 ‘아다다’라는 소리만 낼 수 있기 때문에 아다다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아다다는 벙어리와 백치라는 결점 때문에 스물여덟 살에 돈이 없어서 장가를 못 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 집으로 논 한 섬지기를 딸려 시집을 간다.

가난한 집안에 먹고 살 것을 가져왔기 때문에 시집 식구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나, 차츰 돈이 어느 정도 생기게 되자 남편은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하더니 끝내 딴 여자를 얻게 되고 결국 아다다는 5년만에 집으로 쫓겨 오게 되었고 돌아간 집에서도 위로받기는커녕 어머니한테 구박만 받았다.

친정으로 쫓겨 온 아다다는 친정 어머니에게 구박을 당하다가 평소에 관심을 보여 온 노총각 수롱이를 찾아간다.

가난 때문에 여태 장가를 가지 못한 수롱이는 아다다를 데리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신미도라는 섬으로 가서 생활을 하게 된다. 수롱은 모아 둔 돈 150원을 아다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면서 밭을 사자고 말하지만 아다다는 돈 때문에 자신을 버린 전 남편을 생각하게 되고 그 일로 돈을 보고도 좋아하지 않는다. 전 남편에게 쫓겨난 일이 다시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쫓겨난 일을 생각하고 있던 아다다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에 바닷가로 나와 수롱이 가지고 있는 돈 뭉치를 모두 던져 버렸다. 한편 집에서 돈이 없어진 것을 알고 아다다를 찾아서 쫓아온 수롱이는 이미 바다 가운데로 떠내려간 돈 뭉치를 주우려고 했지만 수롱은 수영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바다 멀리 떠내려가고 있는 돈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가 난 수롱이는 자신에게 혼이 날까 벌벌 떨고 있는 아다다를 발로 차서 바다에 빠뜨리고 역시 수영을 못하는 아다다는 물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등장 인물

① 아다다 : 김 초시의 딸로서 벙어리이며 백치 여인. ‘확실이’라는 이름이 있으나 ‘아다다’ 소리만 발음 되기에 붙여진 이름. 진실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다 끝내 물에 빠져 죽은 비극적 인물

② 수롱 : 가난한 노총각. 아다다를 꾀어내서 신미도에 가서 함께 산다. 밭을 살 돈을 물에 모두 버렸다 고 해서 아다다를 바다에 밀어 넣어 죽인다.

③ 어머니 : 아다다의 어머니로서 '아다다'를 구박하며 천대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30년대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는 한 여인의 삶과 그 비극적 운명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개탄

 

 

◈ 까치 소리

 

 

작가 : 김동리(金東里, 1913-1995, 본명 시종 始鍾)

․초기 작품 경향 : 토속적 소재를 운명론적 인생관으로 다룸.

․후기 작품 경향 : 종교를 배경, 한 인간의 구원의 문제를 다룸.

 

줄거리

‘나’는 서점에서 ‘나의 생명을 물러 다오’란 책을 구입했다. 그것은 ‘살인자의수기’란 부제가 붙어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어머니가 아들에게서 소식 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다가 천식 증세가 악화되어 가고 있다. 어머니의 기침 소리가 날 때마다 까치가 사납게 운다. 한편, 전쟁터에 나갔던 ‘나(봉수)’는 정순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식지와 장지에 자해를 가하여 제대를 하고 귀향한다.

그러나 ‘내’가 돌아왔을 때, 유일한 희망이었던 정순은 ‘내’가 전사했다는 상호의 거짓말에 속아 결혼해 버린 뒤였다. 정순의 오빠를 만나서 자초지종을 알고자 하나 아무런 소득 없이 헤어진다. 주막 앞에서 상호를 만나게 되고 그와 담판을 짓지만, 정순을 만나지 못한다. 상호의 동생인 영숙이를 통하여 ‘나’의 뜻을 정순에게 보내지만 시간만 흐를 뿐이다.

하루는 그녀를 만나 ‘나’의 목숨의 의미를 설명하며 용기와 설득을 다하여 재결합을 시도하지만 끝내 좌절하고, ‘나’의 절망과 분노는 극에 달한다.

‘나’를 연모해 오던 영숙이는 오빠의 행위에 죄의식을 느끼고 ‘나’의 고통을 위로하다가 몸을 허락한다. 이때 저녁 까치가 운다. 어머니가 가장 모진 기침을 터뜨릴 때 울던 바로 그 저녁 까치 소리. ‘나’는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면서 그녀를 죽인다.

 

등장 인물

① 나 : 내부 이야기의 전달자

② 나(봉수) : 내부 이야기의 주인공. 정순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해를 하여 제대함. 정순의 결혼으로 분 노와 절망 끝에 살인을 하게 됨.

③ 정순 : 봉수와 혼인을 언약한 여자. 상호의 속임수에 빠져 그와 결혼함. 운명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 이는 인물

④ 어머니 : 까치가 울 때마다 기침이 깊어짐. 절망 속에 죽음을 재촉하는 인물

⑤ 상호 : 봉수의 친구. 징병을 기피하고 거짓말로 정순과 결혼한 정의롭지 못한 인물

⑥ 영숙 : 상호의 여동생으로 봉수를 사모함. 봉수를 동정하여 자기를 희생하나 봉수의 발작으로 목숨을 잃음.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액자 소설

▶ 배경 : 6. 25 무렵, 시골의 어느 마을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내부 이야기)

▶ 주제 : 인간의 삶에 내재하는 운명의 힘과 그로 인한 절망과 비극

※ ‘아침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

- 전장에서 볼 수 있는 병사들의 불안 심리와 비극적 종말을 저녁 까치 소리의 음습한 상징

을 이용하여 표현

◈ 무녀도(巫女圖)

 

작가 : 김동리

 

줄거리

서화와 골동품을 좋아하던 ‘나’의 할아버지 생존시, ‘나’의 집에 나그네로 들렀던 벙어리 소녀와 그녀의 아버지가 남기고 간 ‘무녀도’라는 그림에 담긴 내력은 다음과 같다.

모든 것에 귀신이 들어 있다고 믿으며 귀신만을 섬기는 무당인 모화는 그림을 그리는 딸 낭이와 함께 경주 잡성촌의 퇴락한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어려서 집을 나갔던 아들 욱이가 이 집에 돌아오면서부터 모화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욱이가 신봉하는 기독교와 모화가 받드는 무속 사이에 갈등이 벌어진 것이다. 그들은 모자간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신관(神觀)과 가치관 때문에 상호 용납하지 못하며, 각각 기도와 주문으로 대결하다가 마침내 모화가 성경을 불태우고, 이를 저지하려던 욱이가 칼에 찔림으로써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뒤 마을에는 예배당이 서고, 힘을 잃게 된 모화는 예기소에서 죽은 여인의 넋을 건지는 마지막 굿판을 벌인다. 모화는 드디어 무열(巫悅)의 상태에서 춤을 추다가 물 속에 잠기고, 낭이는 그를 데리러 온 아버지를 따라 어디론가 떠난다.

 

등장 인물

① 모화(毛火) - 무당. 무속 신앙을 추종하고 기독교 수용을 반대하는 인물(평면적, 전형적 인물)

② 욱이(昱伊) - 모화의 외아들. 아비가 분명하지 않은 사생아. 일찍이 모화가 절간으로 보냈으나 소식 이 없다가 기독교인이 되어 돌아와 모화와 대립하는 인물(반동 인물, 전형적 인물)

③ 낭이(琅伊) - 모화의 딸. 욱이의 이복 동생. 벙어리로 그림에 소질이 있음. 무녀도를 그리게 됨.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시간 - 개화기, 공간 - 경주 부근 마을

▶ 성격 : 토속적, 샤머니즘적, 신비적

▶ 시점 : 외부 이야기(1인칭 관찰자 시점). 내부 이야기 및 후일담(전지적 작가 시점)

▶ 구성 : 액자 구성

󰠆󰠏󰠏 도입 액자 : 그림의 내력

󰠉󰠏󰠏 내부 액자(액자부) : 모자간의 갈등

󰠌󰠏󰠏 종결 액자 : 후일담

▶ 주제 : 변화의 충격 앞에서 전통을 지키려는 한 인간의 비극적인 삶과 운명

 

 

 

 

 

 

 

 

 

 

 

◈ 바위

 

작가 : 김동리

 

줄거리

북쪽 하늘에서 기러기가 울고 온다. 가을이 온다. 밤이 되어도 반딧불이 날지 않고 은하수가 점점 하늘 한복판으로 흘러내린다. 아무데서나 쓰러지는 대로 하룻밤을 새울 수 있던 집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러기 소리가 반갑지 않다.

읍내 가까운 기차 다리 밑에는 한 떼의 병신과 거지와 문둥이들이 모여 있는데, 그 중의 가장 신참자인 '아주머이' 문둥이는 그래도 작년까지는 영감과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장가갈 밑천으로 일백 몇 십원을 저금했다가, 그 대부분을 어미의 약값으로 쓰고, 나머지 이십여 원을 술과 도박으로 없애고는 어디론지 사라졌다. 영감은 아들이 떠난 뒤 아내를 구박하다가 아내를 죽이려고 독약 든 떡을 먹이지만, 그녀는 사경에서 벗어나고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난다.

그녀는 노숙과 구걸 행각 등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 기차 다리 옆의 ‘복바위’에 돌을 갈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말을 듣고 다리 밑에 숙소를 정하고 아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근처의 '복바위'를 간다. '복바위'를 갈기 시작한 지 보름 뒤 장터에서 아들을 만나지만, '한 사날' 뒤에 다시 온다던 아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들을 그리워하며 더욱 열심히 '복바위'를 갈러 다니던 그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아들은 무슨 죄인지는 모르지만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듯하다. 다시 여인이 복바위에 갔을 때 보니 이 번에는 살던 집마저 불태워지고 만다. 이튿날, '복바위'를 안고 죽은 여인에 대하여 마을 사람들이 복바위를 더럽혔다며 욕을 한다.

 

등장인물

① 술이 어머니(아주머니) : 문둥이. 아들을 다시 만나기 위한 일념으로 복바위를 갈다가 죽는다.

② 술이 : 근면하고 효성이 지극했던 인물. 장가가려고 저축한 돈을 어머니 약값으로 다 쓰자 가출함.

③ 술이 아버지(영감) : 성격이 거칠고 술에 탐닉하는 인물. 살기가 어렵자 아내의 독살을 꾀하는 부정 적 인물.

 

핵심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가을에서 겨울 사이, 마을과 기차다리 주변

▶ 성격 : 샤머니즘적, 휴머니즘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소외당한 한 여인의 비원(悲願)과 절망, 그리고 죽음

 

 

 

 

 

 

 

 

 

 

 

◈ 역마(驛馬)

 

작가 : 김동리

 

줄거리

'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흘러서 세 갈래로 나 있었다. 한 줄기는 전라도 땅 구례쪽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 쪽 화개협에서 흘러내려, 여기서 합쳐져, 푸른 산과 고목 그림자를 거꾸로 비치인 채, 호수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 전라 양 도의 경계를 그어 주며, 다시 남으로 남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섬진강 본류였다.

남사당 패 우두머리가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에서 주막집 홀어미와 하룻밤의 인연을 맺는다. 그는 전라도 지방을 여행하다가 40여 년만에야 어린 딸 계연이를 데리고 화개에 들른다. 옛 주막집에는 그 홀어미 대신 딸이 환대한다.

화개 장터에서 주막을 꾸려가며 사는, 마음 착하고 인심 좋은 옥화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성기의 역마살을 없애기 위해 쌍계사에 보내 생활하게 하고 장날에만 집에 와 있게 한다. 어느 날 체장수 영감이 딸 계연을 데리고 와 주막에 맡기고 장삿길을 떠난다. 옥화는 계연을 성기와 결혼시켜 역마살을 막아 보려는 심정에서 성기와 계연이 가깝게 지내도록 한다. 계연으로 하여금 성기의 시중도 들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계연의 귓바퀴에 난 사마귀를 보고 놀란 옥화는 계연이 자신의 동생일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어 두 사람이 가까이하지 못하게 한다. 남사당 패 우두머리가 바로 체장수 영감이고, 옥화와 계연은 서로 이복 자매가 되는 예감이 든 것이다.

체장수 영감이 돌아옴으로써 예감은 맞게 되고, 옥화와 계연이 이복 자매임이 밝혀지게 된다. 36년 전, 옥화의 모와 하룻밤 관계한 체장수의 딸이 옥화임이 밝혀진 것이다. 서로 맺어질 수 없는 사이이기에 체장수 영감은 계연을 데리고 고향으로 떠나가게 된다. 이 일이 있은 후 성기는 중병을 앓게 되고 병이 낫자 역마살을 따라 엿판을 꾸려 집을 떠난다. 계연이 간 반대 방향으로... ...한걸음, 한걸음, 발을 옮겨 놓을수록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어, 멀리 버드나무 사이에서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고 서 있을 어머니의 주막이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갈 무렵 하여서는, 육자배기 가락으로 제법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고 있는 것이었다.

 

등장인물의 성격

① 성기 : 역마살을 타고난 운명적 인물. 계연과의 사랑의 좌절로 역마살을 극복하지 못하고 팔자에 따 라 고향을 떠남.

② 옥화 : 성기의 모. 주막을 운영하고 아들의 역마살 제거에 힘쓰나 실패하고 운명을 받아들임.

③ 계연 : 옥화의 이복 동생. 성기를 사랑하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아버지를 따라 떠남.

④ 체장수 : 계연의 부. 역마살이 낀 인물로 36년 전 옥화의 어머니와 관계한 일이 있음.

 

핵심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구성 : 단순 구성, 입체적 구성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상징 : 역마 -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

화개 - 남녀 간의 사랑

▶ 성격 : 무속적, 운명적

▶ 문체 : 간결체, 화려체

▶ 주제 : 팔자 소관에 순응함으로써 죽음에서 구제 받으려고 함.

(운명에의 순응과 그에 따른 인간의 구원)

 

◈ 황토기

 

작가 : 김동리

 

줄거리

황토골에는 상룡(傷龍), 또는 쌍룡(雙龍), 절맥설(絶脈說)의 전설이 서려 있다. 용이 피를 흘려 흙을 붉게 적셨기 때문에 황토골이라고도 하고, 산의 맥을 찌르니 붉은 피가 흘러 내려 황토골이 되었다고도 한다.

용냇가의 두레패와 떨어져 혼자 논을 매고 있던 억쇠는 분이를 기다리고, 술동이를 이고 온 분이는 설희와 득보를 한칼에 찔러 죽이겠다고 악을 쓰다 풀 위에서 잠을 잔다.

억쇠는 장정들도 겨우 든다는 들돌을 열세 살에 들어 올린 장사이다. 그런데 황토골에는 ‘장사가 나면 부모에게 불효하고 나라에 역적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억쇠는 백부의 근심스런 말을 듣게 되고, 본인도 집안의 안전을 위해 힘쓰기를 삼가며 어깨를 자해하기도 한다. 허무감에 젖어 술을 마시다가 득보를 만난다. 그리고는 냇가에 오두막 한 채를 마련해 준다.

득보는 이복 형제를 죽이고 서울로 달아났다가, 어느 대갓집 부인과의 관계가 탄로나서 황토골에까지 떠돌아 들어오게 되었다. 득보와 분이 사이에는 아이까지 하나 두었는데, 득보는 분이를 억쇠에게 주고, 분이는 억쇠와 득보 사이를 왔다 갔다하며 생활하는데, 득보가 여자를 얻어 오면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쫓아낸다.

그러던 사이 억쇠가 과수댁인 설희를 맞아들이자 득보는 설희에게 추근거리고, 분이는 설희를 죽이려고 노리게 된다. 억쇠와 득보가 설희에게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드디어 분이가 임신한 설희를 죽이고, 자고 있는 득보에게 중상을 입히고 사라진다. 분이를 찾아 나선 득보가 분이 대신 딸을 데려온다. 억쇠는 득보가 사라질까 봐 노심초사한다. 억쇠와 득보는 마지막 대결을 위해서 용냇가로 내려간다.

 

등장 인물

① 억쇠 : 황토골 태생의 힘이 센 장사. 황토골 전설의 ‘용’에 해당

② 득보 : 황토골에서 팔십 리 가량 떨어진 동해 바닷가 태생으로 힘이 센 장사. 또 다른 ‘용’에 해당

③ 분이 : 색주가(色酒家) 출신으로 억쇠와 득보 사이의 갈등의 원인

④ 설희 : 스물셋에 홀로 되었던 과수댁으로 억쇠에게 개가하게 되나, 끝내는 분이에게 죽음을 당하게 됨

 

핵심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황토골이라는 시골 / 시간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음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배경(분위기)이 주제를 암시함.

▶ 주제 : 두 장사의 아무 보람도 없는 자학적인 싸움을 통하여 삶의 허무주의적 단면을 드러냄

 

 

 

 

 

 

 

 

 

 

◈ 감자

 

작가 : 김동인

 

줄거리

몰락한 선비의 후예요, 비교적 엄한 가율(家律)의 농가의 딸로 자라난 주인공 복녀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복녀는 15세 나이에 20년 연상의 홀아비에게 80원에 팔려 시집을 가게 되고,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으로 이농민 신세가 되어 평양의 행랑살이를 전전하다 결국 죄악의 소굴인 평양 칠성문 밖 빈민굴의 주민이 된다.

거기서 복녀는 배고픔에 쫓겨 거지 행각을 시작하게 되고, 송충이 잡이 인부로 나갔다가 감독에게 이끌려 처음으로 혼외 정사를 경험한다. 여기서 복녀는 ‘삶의 비결’이라도 배운 듯 터놓고 매음(賣淫)을 시작하게 되고 마침내는 중국인 왕서방의 정부(情婦)로까지 전락하고 만다. 이리하여 빈민굴의 부자가 된 복녀는 왕서방이 새 색시를 데려오자 강렬한 질투심을 갖고 그의 신방에 뛰어들어 낫을 휘두르다 도리어 그 낫에 찔려 죽음을 당한다.

복녀의 시체를 두고 남편, 왕서방, 한의사간에 돈 거래가 이루어지고, 뇌일혈로 죽었다는 진단으로 복녀는 공동 묘지로 실려 간다.

 

등장 인물

① 복녀 : 비극적 주인공. 어렸을 때에는 가난했지만 도덕적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녀가 생활 환경이 변 하자 점점 타락해 간다.

② 왕서방 :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부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호색한.

③ 복녀 남편 : 게으르고 생활력이 없는 사람이다. 시대의 낙오자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본격 소설

▶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부분적으로 작가의 개입이 드러나기도 함.)

▶ 문체 : 간결체

▶ 경향 : 사실주의적 기법. 자연주의적 경향. 환경결정론적 입장(비극의 근본 원인-복녀가 있던 상황 ).

▶ 주제 : 불우한 환경이 빚어낸 한 여인의 운명적 비극

환경으로 인하여 도덕적으로 피폐해 가는 인간의 모습

 

※ 김동인의 작품 경향

① 자연주의 : 약한 자의 슬픔. 감자

② 낭만적 사실주의 : 배따라기

③ 유미주의 : 광화사, 광염 소나타

④ 인도적 사실주의 : 발가락이 닮았다

⑤ 민족주의 : 붉은 산

 

 

 

 

 

 

 

 

◈ 배따라기

 

작가 : 김동인

 

줄거리

어느 화창한 봄날, '나'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갔다가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그'를 만나 사연을 듣는다.

형인 '그'는 영유 사람으로, 아름다운 아내와 늠름한 동생을 두었다. ‘그’는 성품이 쾌활하고 친절한 젊은 아내가 미남인 동생에게 특히 친절한 것을 못마땅해 하며 질투심에 아내를 자주 괴롭힌다. 그 후 아내와 아우 사이의 관계가 유난히 원만하자 형은 둘 사이를 의심하게 되고 기회만 있으면 꼬투리를 잡아 혼내 주려고 벼른다. 그런 참에 아우가 영유에 자주 출입하면서 첩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가 형에게 동생을 단속하라고 보채자 의심은 더욱 깊어진다.

어느 날 아내에게 줄 거울을 장에서 사 들고 집에 들어오다가 아내와 동생이 방에서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로 씩씩대는 것(사실은 방에서 쥐를 잡느라고 그리 된 것임)을 보고 오해한 나머지 둘을 등을 밀어 내쫓았다. 저녁 때 방에 들어와 성냥을 찾던 형은 낡은 옷 뭉치에서 쥐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후회했으나 다음 날 낮쯤 아내는 시체가 되어 바다 위에 떠오르고, 이 때문에 아우는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하게 된다. 결국 형은 20년 동안 배따라기 노래를 부르며 뱃사람이 되어 떠돌아다닌다는 동생을 찾아 뱃사람으로서 방랑 생활을 계속하게 된다.

그 후 10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바닷가에서 동생을 만난다. 그러나 "형님, 그저 다 운명이웨다!" ― 이 한마디와 함께 동생은 환상처럼 떠나 버린다. 그리고 다시 10년 세월을 유랑하지만 동생을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그날 밤 '나'는 '그'의 숙명적 경험담에 잠 못 이룬다. 다음날 아침 대동강에 나갔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등장 인물

① 그 : 근친상간의 오해로 아내를 자살케 하고 아우를 가출케 한 인물로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기 위 해 뱃사람이 되어 거의 20년을 동생을 찾아 떠돌아다닌다. 동적 인물.

② 아내 : 미인이며 시동생에게 너무 잘 해주어 처음부터 의심과 근친상간의 오해를 받을 소지가 다분 한 여인이다. 정적 인물.

③ 아우 : 배따라기의 노래를 인근에서 가장 잘 부르는 호남형의 인물이다. 형의 오해와 형수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일생을 떠돌아다닌다.

④ 나 : 서술자이면서 관찰자이다. 정적 인물.

 

핵심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 배경 : 일제 시대 평양과 영유.(가장 중요한 상황적 배경은 '바다')

▶ 경향 : 낭만적 경향. 유미주의(唯美主義, 탐미주의)

▶ 시점 : 외부 이야기 - 1인칭 관찰자 시점 / 내부 이야기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서사 구조 : 두 개의 ‘만남’과 ‘헤어짐’의 구조

󰠆󰠏 외부 이야기 : 유토피아를 꿈꾸는 ‘나’의 이야기

󰠌󰠏 내부 이야기 : 오해와 질투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잃은 ‘그’의 이야기

󰠆󰠏 극단적인 미의 낙원을 추구하는 ‘나’의 미의식

󰠌󰠏 회한 속에 유랑을 계속해야만 하는 ‘그’의 운명적 비극

▶ 주제 : ① 운명의 힘을 거역하지 못하는 인간의 비애.

(우연에 의해 일상적 세계는 파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운명론)

② 오해가 빚은 형제간의 운명론적 비극

◈ 붉은 산

 

작가 : 김동인

 

줄거리

의사인 ‘여(余)’가 만주를 돌아다니다가 들른 ××촌에서 겪은 일이다.

조선 사람 소작인들만 사는, 비교적 평화스런 만주 어느 마을에 ‘삵’의 별명을 지닌 정익호가 흘러 들어온다. 출신도 고향도 알 수 없는 그는 생김새나 행동 모두가 지극히 불량하고 난폭스러워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를 미워한다. 너무나 난잡한 패륜아여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내쫓고자 하나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그저 암적 취급을 할 뿐이다. 그런 때에 만주인 지주에게 소출을 바치러 갔던 송첨지가 소출이 적다는 이유로 맞아 죽어서 나귀에 실려 온다. 사람들은 송첨지의 죽음 앞에서 모두가 이를 갈면서 원수를 갚자고 흥분한다. 그러나 막상 만주인 지주와 맞서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삵이 나를 통해 듣는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이 ‘여(余)를 깨우기에 동구 밖으로 나가보니 삵이 동구 밖 밭고랑에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는 단신으로 못된 만주인 지주의 집에 가서 송첨지를 죽인 분풀이를 하고자 한 것이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그는 이미 숨을 거두고 있었다. 그런데 삵은 죽어 가며 붉은 산과 흰옷이 보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힘을 혀끝에 모아 붉은 산과 흰 옷이 보인다고 하면서 애국가를 불러 달라고 한다. 여와 마을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는 속에서 그는 죽는다.

 

등장 인물

① 정익호 : 떠돌이로서 ‘삵’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매우 교활하고 패륜아적인 떠돌이. 마지막에 감 동적인 민족애를 보여 줌.

② 송첨지 : 만주 벌판에 흘러든 우리 동포

③ 여(余) : ‘나’를 가리키는 말인데 의사이며, 정익호와 만주 지역의 동포들 생활을 관찰하게 되는 사람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배경 : 만주. 일제 치하

▶ 주제 : 일제 치하 만주에서 고통받는 우리 민족의 생활상과 한 떠돌이 인간의 민족애

 

 

 

 

 

 

 

 

 

 

 

 

 

 

 

 

◈ 광화사(狂畵師)

 

작가 : 김동인

 

줄거리

인왕산에 산보를 나온 ‘여(余)’가 공상에 잠겨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솔거는 천재적인 화가이지만 얼굴이 매우 추하다.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산속에 들어와 그림에만 정진한다. 절세 미인이었던 어머니의 얼굴을 그리려다가, 곧 마음을 바꾸어 아내로서의 미인도를 그리려 한다. 마음에 드는 미인의 모습을 찾지 못하던 중, 우연히 산속에서 소경 처녀를 만나게 되고, 그 소경의 동경에 찬 신비로운 눈빛에서 자기가 찾던 미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솔거는 처녀를 집으로 데려와 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의 눈동자 부분만 남겨 놓은 채 그날 밤 둘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다음날 그림의 눈동자를 완성하려 하나, 소경의 눈은 전날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드러내지 못한다. 애욕의 눈일 뿐이었다. 격분한 솔거는 소결의 멱을 잡고 흔들다가 죽이게 되는데, 그녀가 넘어지는 바람에 엎어진 먹물이 튀어 미인도의 눈동자가 완성된다. 그러나 그 눈동자에는 원망의 빛이 서려 있었다. 솔거는 미쳐서 미인도를 품고 다니다가 쓸쓸히 죽는다.

 

기나긴 공상에서 벗어난 ‘여’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여름의 저녁 해가 백악(白岳)위에 걸려 있다.

 

등장 인물

① 솔거 : 추한 모습이어서 두 번이나 결혼에 실패. 광적인 화가. 30년간 은둔하면서 구원의 여인상을 화폭에 담으려 애쓴다.

② 소경 처녀 : 순박한 여자였으나, 화공과 애욕을 체험한 후 속화(俗化)해 버린다.

③ 여(余) : 작중 화자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시점 : 외부 이야기 : 1인칭 주인공 시점

내부 이야기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조선 세종 때 / 한양의 백악(인왕산)

▶ 주제 : 한 화공의 일생을 통해 나타난 현실(세속)과 이상(예술) 세계의 괴리

 

 

 

 

 

 

 

 

 

 

 

 

 

 

◈ 바비도

 

 

작가 : 김성한

 

줄거리

15세기 초엽 헨리 4세 치하의 영국. 재봉 직공 바비도는 영역(英譯) 성경 비밀 독회에서 돌아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교회의 사제들은 성경의 해석을 독점하고 평범한 빵과 포도주를 성찬(聖餐)이라고 하면서 온갖 구실을 붙여 제 뱃속만 차리기에 급급한 현실이 환하게 보인다.

자신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교회 세력은 민중들을 의식화하는 영역(英譯) 복음서를 이단(異端)으로 규정하고, 순회 종교 재판소를 열어 저항 세력을 처단하고 있었다. 바비도는 성경 모임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조차 재판정에서는 죽음이 두려워 자신들의 과오를 회개하며 목숨만 부지하려 하였다. 바비도는 이들의 이러한 비겁한 모습에 분개한다. 바비도는 진리를 독점하려는 교회 세력들에게서 거대한 위선(僞善)을 보았고, 급기야 교회 조직과 자신의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힘의 있고 없음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그는 분을 참지 못해 어느 귀족이 주문한 옷에 오줌을 갈긴다.

재판정에서, 사교는 바비도에게 겉으로는 온유한 체하며 죄과를 인정하고 뉘우칠 것을 요구하나, 바비도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며 스스로 '인간 폐업'을 선언한다.

형장에는 바비도의 분형(焚刑)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산을 이룬다. 약하고 몽매한 민중들은 세상에 대한 그들의 원망과 증오를 바비도에게 모조리 퍼붓는다. 그들은 바비도에게 발길질을 하고 침을 뱉으며 욕설을 한다. 이때 태자 헨리가 나타나 바비도에게 말을 건넨다. 그는 바비도를 구해 주겠다며 죽기 전에 죄를 씻을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바비도는 '지옥에서 먼저 기다리겠노라'고 빈정댄다.

사형대에 올라 불을 지피는 순간, 태자는 돌연 불을 끄고 바비도를 내리라고 명령한다. 바비도의 용기와 신념에 감동하여 바비도를 무조건 살려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비도는 태자의 동정(同情)을 뿌리치고 당당히 분형(焚刑)을 맞는다.

 

등장 인물

① 바비도 - 재봉 직공. 주동 인물로, 영역 복음서를 읽은 데 대해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참된 의 미의 신앙인이며 자유인. 종교 재판에 회부된 후에도 자기 신념을 고집하다 결국 화형에 처해짐.

② 사 교 - 권위주의적이고 위선적인 성직자

③ 태 자 - 헨리 5세. 헨리 4세의 아들. 바비도의 태도에 연민을 느껴 바비도를 살리려는 인물.

바비도의 신념을 강조하기 위해 설정된 인물임.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종교 소설, 역사 소설

▶ 배경 : 15세기 초의 영국 헨리 4세 시대

▶ 성격 : 직설적, 추상적, 관념적

▶ 경향 : 자유주의 옹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부분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이 혼재함)

▶ 표현상 특징

① 발단 부분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 부분에서는 대화의 기법으로 인물의 성격을 부각 

② 뚜렷한 성격 창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③ 인물의 성격화를 위하여 해설보다는 보여 주기 방법에 더 의존하고 있다.

▶ 주제 : 신념에 충실한 인간의 강인한 의지

불의한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정의로운 인간의 삶

(권력의 부패와 독선이 판을 치던 1950년대 우리 사회에 도덕적 인간의 조건을 제시함)

◈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작가 : 김승옥

 

줄거리

이 작품은 전체가 6장으로 나뉘어 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서사적 줄거리는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화자의 독백 형식 속에 ‘나’라는 인물과 누이가 도시로 와서 적응하려다 실패하는 이야기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중심 이야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성공의 신화를 좇아 도시로 떠나간 많은 시골 젊은이와 같이, 누이도 2 년 전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갔다. 그러나 도시의 삶에 실패, 귀향한 누이는 완벽한 침묵에 빠져, 어머니에게도 ‘나’에게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오빠인 ‘나’는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도시로 나온다. 거기서 한 인물을 만나는데, 그는 시골을 떠나 작가연하고 살아가는 위선적인 인물로서 , 도시화의 물결 속에 파탄되어 가는 상경인(上京人)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누이가 침묵에 빠진 이유를 이해한다. 즉, 누이는 도시에서 개인주의와 군중 속에서 느낀 고통에 의해 침묵하게 된 것이다.

얼마 후, 누이는 시골 청년과 결혼을 하고 출산, ‘나’는 축전(祝電)을 띄운다는 것으로 다소 여운을 남긴다.

 

등장 인물

① 나 : 누이의 고독과 침묵을 이해하기 위하여 고뇌하다 상경. 그러나 스스로 도시의 삶에 적응하지 못 하고 위선적 생활로 나날을 보낸다.

② 누이 : ‘해풍’과 ‘황혼’만이 있는, 그래서 ‘설화’가 없는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지만, 그곳에서 보고 느 낀 것은 철저한 개인주의와 고독뿐. 귀향 후 얼마 있다가 시골 청년과 결혼하여 출산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문체 : 서사적 줄거리보다 내면 의식의 서술에 치중함. 1인칭 독백체 서술이 중심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배경 : 해변 마을과 도시

▶ 의의 : 1960년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산업화로 인한 도시 진출 및 그로 인한 문화적 충격을 섬세 하게 포착

▶ 주제 : 도시적 삶이 가져다주는 정신과 문화의 황폐화.

도시적 삶의 개인주의와 고독감

 

 

 

 

 

 

 

 

 

 

 

◈ 무진기행(霧津紀行)

 

 

작가 : 김승옥

 

줄거리

아내의 권유로 '나'는 고향 무진으로 떠난다. 젊고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을 했고, 얼마 후 제약회사 전무가 될 서른세 살의 '나'는 어머니의 묘가 있고, 더 젊은 날의 추억이 있는 무진으로 간다. 짙은 안개, 그것은 무진의 명물이었다 과거에도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한 때면 무진에 오곤 했었다. 그러나 늘 어두운 골방 속에서의 화투와 불면과 수음, 그리고 초조함이 있었을 뿐이다.

무진에 온 날 밤, 중학 교사로 있는 후배 '박'을 만난다. 그와 함께 지금은 그곳 세무서장이 된 중학 동창 '조'를 만난다. 그는 '손금이 나쁜 사내가 스스로 손금을 파서 성공했다.'는 투의 애기에 늘 감격해 하던 친구다. 거기서 '하인숙'이라는 음악 선생을 소개받는다. 대학 졸업 음악회 때 '나비 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을 불렀다는 그녀는 술자리에서 청승맞게 유행가를 부르고 둘만이 함께 있을 때, 무진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을 '나'에게 간청했다. '나'는 그녀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발견한다. 다음 날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튿날, 어머니 산소에 다녀오는 길에 방죽 밑에서 술집 여자의 시체를 본다. 바다로 뻗은 방죽, 거기 '나'가 과거에 폐병으로 요양했던 집에서 하인숙과 정사를 갖는다.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끝내 말하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아내로부터 온 급전이 과거의 의식에 빠져 있던 '나'를 일깨운다. 하인숙에게 사랑한다는 편지를 쓰지만 곧 찢어 버린다. 이제는 영원히 기억의 저편으로 무진을 묻어 두기로 결심하면서 '나'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곳을 떠난다.

 

등장 인물

① 나(윤희중) : 서른세 살. 장인이 경영하는 제약 회사의 전무 자리에 오르기로 되어 있으나 이를 달갑 게 여기지 않는다.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고 무진으로 가지만 허무를 느낄 뿐, 서울로 다시 돌아온다.

② 하인숙 : 무진 중학교 음악 선생. '나'를 만난 후 허무를 벗어나기 위해 무진을 떠나고 싶어하나 그 삶을 수용하며 머무는 여인

③ 조 : '나'의 시골 학교 동창생. 고시에 합격, 무진의 세무서장으로 있다

④ 박 : '나'의 중학 후배. 교사. 하인숙을 사랑하는 순정적 인간.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1960년대, 무진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문체 : 강건체

▶의의 : '안개'라는 배경을 단순한 자연 현상 또는 기후로서가 아니라 주인공의 의식의 한 모습으로 그 려냄으로써 새로운 감수성을 성공적으로 표현함.

▶주제 : 안개로 상징되는 허무로부터 벗어나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한 젊은이의 귀향 체험.

 

 

 

 

 

◈ 서울, 1964년 겨울

 

 

작가 : 김승옥

 

줄거리

1964년 겨울, 서울의 어느 포장 마차 선술집에서 구청 병사계에서 근무하는 ‘나’는 안씨라는 성을 가진 대학원생과 우연히 만난다. 새까맣게 구운 참새를 입에 넣고 씹으며 날개를 연상했던지, 날지 못하고 잡혀서 죽는 ‘파리’에 자신들을 비유한다. 나는 이미 삶의 현실에서 좌절을 맛본 후였기 때문에 감각이 다소 둔해진 상태다. 부잣집 아들인 ‘안’ 역시 밤거리에 나온 이유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저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미소를 짓는 예쁜 여자가 아니면 명멸하는 네온 사인들에 도취해 보기 위해서이다.

자리를 옮기려고 일어섰을 때, 기운 없어 보이는 삼십대 사내가 동행을 간청한다. 중국집에 들어가 음식을 사면서, 자신은 서적 외판원이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으나 오늘 아내가 죽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체를 병원에 팔았지만 아무래도 그 돈을 오늘 안으로 다 써 버려야 하겠는데 같이 있어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셋은 음식점을 나온다.

그때 소방차가 지나간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그 뒤를 따라 불 구경에 나선다. 사내는 불길을 보더니 불 속에서 아내가 타고 있는 듯한 환각에 사로잡힌다. 갑자기 아내라고 소리치며 쓰다 남은 돈을 손수건에 써서 불 속에 던져 버린다. ‘나’와 ‘안’은 돌아가려 했지만 사내는 혼자 있기가 무섭다고 애걸한다.

우리는 여관에 들기로 한다. 사내는 같은 방에 들자고 했지만 ‘안’의 주장으로 각기 다른 방에 투숙한다. 다음 날 아침 사내는 죽어 있었고, ‘안’과 ‘나’는 서둘러 여관을 나온다. ‘안’은 사내가 죽을 것이라 짐작했지만 도리가 없었노라고, 그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를 혼자 두는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스물다섯 살짜리지만 이제 너무 많이 늙었음에 동의하면서 헤어진다. ‘나’는 ‘안’과 헤어져 버스에 오른다.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차창 밖으로 보인다.

 

등장 인물

① 나 : 화자(話者), 25세로 고등학교 졸업 후, 구청 병사계에 근무함. 확실한 주관이 없는 회색적인 인 물. 시골 출신이지만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현대 젊은이들의 표상. 아저씨와 안의 중간적 존재

② 대학원생 안 : 25세인 부잣집 장남, 지식인이며 염세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람.

③ 사내(아저씨) : 30대 중반, 죽은 아내의 시체를 팔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가난에 찌든 서적 외판원.

도시인의 소외와 고독을 상징하는 인물

※ 익명화 - 자기 중심주의, 언어 불소통 암시, 소외의식 심화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본격 소설, 감성 소설

▶ 배경 : 1964년 겨울 밤, 서울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상 특징 : 무의미한 대화의 연속

▶ 주제 : 뚜렷한 가치관을 갖지 못한 사람들의 심리적 방황과 인간적 연대감의 상실

 

 

 

 

 

 

 

◈ 어둠의 혼

 

 

작가 : 김원일

 

줄거리

아버지가 잡혔다는 소식이 마을에 퍼진다. 아버지도 총살될 것이 뻔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린 나이인 갑해에게는 아버지가 죽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다만 갑해에게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은 굶주림뿐이다. 그래서 쌀 한 톨 생기지 않는 일에 목숨을 건 아버지의 행위는 가족을 굶주리게 했으므로 미워할 수밖에 없다.

이모 집에서 어머니를 만난 갑해는 지서에 붙잡혀 있는 아버지를 만나 보라는 얘기에 지서로 간다. 지서를 나오던 이모부가 뒤뜰로 데려가 아버지의 시체를 보여준다. 비로소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을 안 갑해는 울면서 강변으로 뛰어가 생각한다. 이모부가 자신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보게 한 것은 아마도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어떤 괴로움이나 슬픔도 이겨 나가야만 한다는 뜻이라고 느낀다. 그렇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이모부는 그 이유를 말도 않고 전쟁이 끝나기 전에 죽었기 때문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 배경 : 광복 직후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시대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성격 : 회상적

▶ 주제 : 삶의 외경을 통한 고통스러운 현실 극복 의지

 

 

 

 

 

 

 

 

 

 

 

 

 

 

 

 

 

 

 

 

 

 

◈ 금따는 콩밭

 

 

작가 : 김유정

 

줄거리

깊은 구덩이 속에서 영식은 암팡스런 곡괭이질을 한다. 금을 캐기 위해 영식은 콩밭 하나를 잡쳤다. 약이 올라 죽을 둥 살 둥 눈이 뒤집혀 곡괭이질만 한다.

영식이 살기 띤 시선으로 수재를 노려본다. 몹시 미웠다. 이놈이 풍치는 바람에 애꿎은 콩밭 하나만 결딴을 냈다. 이 기미를 알고 마름[地主]는 대로(大怒)하였다. 굴 문 밖으로 나왔을 때, 산을 내려오는 마름과 맞닥뜨렸다. 마름은 구덩이를 묻지 않으면 징역을 갈 줄 알라고 포악을 떤다. 구덩이 안에서 영식은 흙덩이를 집어 들어 수재의 머리를 내리친다. 어느 날, 콩밭에서 홀로 김을 매고 있는데 수재가 '이 밭에 금이 묻혔으니 파 보자'고 했고, 몇 차례 거절을 했으나 아내의 부추김도 있고 하여 선뜻 응낙을 했던 것이다.

저녁도 아니 먹고 드러누운 영식은 산제(祭)를 지내기 위해 아내에게 쌀을 꿔 오도록 한다. 닭이 두 홰를 치고 나서 떡 시루를 이고 콩밭으로 향한다. 영식은 밭 가운데에 시루를 놓고 산신께 축원을 한다. 아내는 그 꼴을 바라보며 독이 뾰록같이 오른다.

아내가 점심을 이고 콩밭으로 갔을 때 남편은 얼굴에 생채기가 나고 수재는 흙투성이에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내가 분통을 건드리자, 영식은 아내의 머리를 후려친다. 콩밭에서 금을 따는 숙맥도 있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아내에게 영식은 발길질을 한다. 조바심이 난 수재가 "터졌네, 터졌어, 금줄 잡았어." 하고 황토흙을 보이며 외친다.

영식이 처(妻)가 너무 기뻐서 고래등같은 집까지 연상할 때, 수재는 오늘 밤에 꼭 달아나리라고 생각한다.

 

등장 인물

① 영식 : 본래 금광에는 이력(履歷)도 흥미도 없는, 성실하고 우직한 농사꾼. 그러나 수재의 꾀임에 빠 져 금을 찾으려 하다 콩밭만 망치는 안타까운 인물.

② 영식의 처 : 섣부르게 농사만 짓다가는 비렁뱅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단정하고, 남편을 부추겨 일을 저질러 놓고 보자는 무모한 인물.

③ 수재 : 일확천금의 횡재를 노리며 금줄을 찾아 헤매며 남을 충동질하는 허황된 사내.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농촌소설

▶ 배경 : 1930년대 강원도 산골

▶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

▶ 구성 :

발단 - 음침한 무덤 같은 구덩이 속

전개 - 수재에 대한 미움. 마름에게 포악을 당하고 수재와 싸우는 영식. 수재의 꼬임과 아내의 부추 김으로 온통 구멍이 뚫린 콩밭을 보고 고민한다.

위기 - 산제(祭) 후에 절망에 빠진 영식.

절정 - 아내에게 발길질하는 영식에게 '금줄 잡았다'고 외치는 수재.

결말 - 오늘 밤 달아나리라 생각하는 수재.

▶ 주제 : 가난이 몰고 온 어리석은 꿈의 비극.

절망적 현실에서 허황된 꿈과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 동백꽃

 

 

작가 : 김유정

 

줄거리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의 면두를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는 작대기를 들고 헛매질만 하여 떼어 놓았다.

나흘 전에 점순이는 울타리 엮는 내 등뒤로 와서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감자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밀어 버렸다. 뒤를 돌아본 나는,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그녀가 나를 쳐다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점순이는 자기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아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였다.

하루는 나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까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였다. 그 보람으로 우리 닭은 발톱으로 점순네 닭의 눈을 후볐다. 그러나 점순네 닭이 한번 쪼인 앙갚음으로 우리 닭을 쪼았다.

점순이가 싸움을 붙일 것을 안 나는 우리 닭을 잡아다가 가두고 나무하러 갔다.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 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동백꽃을 소복이 깔아 앉아서 닭싸움을 보며 청승맞게 호드기를 불고 있다. 약이 오른 나는 지게 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탉을 때려 죽였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흡뜨고 내게 달려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고 약속한다.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뺀다.

 

등장 인물

① 나 : 소작인의 아들. 우직하고 순박한 청년. 저 나름의 눈치는 없지 않다. 점순의 구애를 이해 못하 고 거절하나 결국 닭싸움을 계기로 그녀의 구애를 받아들인다.

② 점순이 : 마름집 딸. 깜찍스럽고 조숙하여 ‘나’의 무딘 감수성을 자극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도발한 다. 개성적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30년대의 인심이 순하고 소박한 산골 마을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문체 : 이 작품에는 토속어와 개인어가 풍부하게 구사된다. 이것이 그의 소설에 활력을 주고 산문성 을 확보하게 한다. 지문이나 대사에 구어가 지배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김유정의 소설에는 토속어, 방언, 개인어가 많이 쓰인다(의성어, 의태어에 유의)

▶ 표현

① 표현의 아이러니 - 점순이의 말투. ‘나’를 좋아하면서도 오히려 짓궂은 행동으로 괴롭힌다. 점순이 는 성(性)을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② 상황의 아이러니 -주 인공 ‘나’의 우직한 행동은 가난(소작인)과 어리석음 때문에 빚어진다.

▶ 주제 : 산골 마을 젊은 남녀의 순박한 사랑

 

 

◈ 만무방 ※ 만무방 - 염치없이 막돼먹은 사람

 

 

작가 : 김유정

 

줄거리

전과자요 만무방인 응칠은 동생 응오의 동네에서 송이 파적을 하며, 갖다 팔아 돈을 마련하려고 보통 농민들은 맛도 보지 못하는 송이를 먹다가 고기 생각이 나서 근처에 돌아다니는 닭을 잡아먹는다.

숲에서 나온 응칠은 성팔이를 만나 응오네 논의 벼를 도둑맞았다는 말을 듣고 성팔을 의심해 본다. 사실 응칠이도 5년전에는 처자와 함께 살던 성실한 농군이었다. 빚을 갚을 길이 없어 가족과 함께 한밤중에 도망을 쳐서 구걸로 연명하다가 아내의 제안으로 헤어진 뒤로부터 절도와 도박 등으로 살아가다가 감옥에까지 드나들게 된다. 그러다가 동생 응오가 그리워 찾아왔던 것이다.

응오는 순박하고 성실한 모범 농군이었지만, 피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삭초와 도지, 장리쌀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 없이 빚만 늘어가게 되자, 지주의 착취에 맞서 벼를 베지 않고 있다. 그런 벼를 도둑맞은 것이다.

응칠은 전과자인 자신이 도둑으로 지목될 것 같아 오늘밤에는 도둑을 잡고 동네를 뜨기로 마음먹는다. 응칠이 응오의 논으로 가던 중 산 속 굴에서 노름판이 벌어져 있는 것을 보고 거기 끼어들었다가 논 가까이에 숨어서 도둑을 기다린다.

닭이 세 홰를 울 때, 복면을 한 그림자가 나타나 벼를 훔치는 것을 보고 몽둥이로 내리친 뒤 복면을 벗긴다. 그 순간 응칠은 망연자실한다. 그 도둑은 바로 동생 응오였던 것이다. 자기 논의 벼를 자기가 훔친 것이다.

눈물을 흘리던 응칠은 황소를 훔치자고 동생을 달랬지만, 부질없다는 듯 형의 손을 뿌리치는 응오를 몽둥이질로 쓰러뜨린다. 응칠은 한숨을 쉬며 동생을 업고 고개를 내려온다.

 

등장 인물

① 응칠 : 평범하게 살던 농민이었으나, 빚으로 인한 가난 때문에 만무방으로 전락하여 일확천금을 꿈꾸 며 닥치는 대로 생활하는 인물.

② 응오 : 진실하고 모범적인 농민이나, 자신이 가꾼 벼를 자신이 도둑질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함.

③ 성팔, 기호, 용구, 머슴, 상투쟁이 :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며, 농촌을 떠나려는 소작농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농촌 소설

▶ 배경 : 1930년대 강원도 산골

▶ 성격 : 반어적(‘응오’가 자신이 애써 가꾼 벼를 자기가 오히려 도적질해야 하는 상황)

▶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

▶ 구성

발단 : 응칠이는 한가롭게 송이 파적을 하며 송이로 요기를 하고 닭을 잡아먹음.

전개 : 응오네 벼가 도둑 맞은 사실을 듣고 응오 집에 들렀다가 살벌해진 현실에 개탄함.

위기 : 그믐 칠야에 산꼭대기 바위굴에서 노름을 하고 도둑을 잡기 위해 잠복함.

절정 : 도둑을 잡고 보니 동생임을 알고 어이가 없어 우두망찰함.

결말 : 황소를 훔칠 것을 거절하는 동생을 몽둥이질하여 등에 업고 산에서 내려옴.

▶ 주제 : 식민지 농촌 사회에 가해지는 상황의 가혹함과 그 피해

 

 

 

◈ 봄․봄

 

 

작가 : 김유정

 

줄거리

내가 주인에게,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달라고 뒤통수를 긁으면서 이야기하자, 그는 점순이가 미처 자라지 않아서 성례를 시켜 줄 수 없다고 한다.

어제 화전밭을 갈 때 점순이가 밤낮 일만 할 것이냐고 했다. 나는 모를 붓다가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논둑으로 올라갔다. 논 가운데서 이상한 눈초리로 노려보던 장인님은 화가 나서 논둑으로 오르더니 내 멱을 움켜잡고 뺨을 친다. 장인님은 내게 큰소리를 칠 계제가 못 되어 한 대 때려 놓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나는 장인을 구장 댁으로 끌고 갔다. 구장님은 당사자가 혼인하고 싶다는데 빨리 성례를 시켜 주라고 한다. 장인은 점순이가 덜 컸다는 핑계를 또 한번 내세운다. 나는 점순이 나를 병신이라고 나무라서 어떻게든지 결판을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터로 나가려다 말고 바깥마당 멍석 위에 드러눕는다.

대문간으로 나오던 장인은 징역을 보내겠다고 겁을 주나, 징역 가는 것이 병신이라는 말보다 낫다고 생각한 나는 말대꾸만 했다. 화가 난 장인은 지게 막대기로 배를 찌르고 발길로 옆구리를 차고 볼기짝을 후려갈긴다. 나는 점순이가 보고 있음을 의식하고 벌떡 일어나서 수염을 잡아챘다. 바짝 약이 오른 장인님은 지게 막대기로 나의 어깨를 내갈겼다. 내가 장인님을 밭 아래로 굴러뜨려 올라오지 못하게 하자 장인님은 내 사타구니를 잡고 늘어진다. 할아버지까지 부르며 땅바닥에 쓰러져 거진 까무러치자 장인님은 내 사타구니를 놓아 주었다. 나는 엉금엉금 기어가서 장인님의 사타구니를 잡고 늘어진다. 장인님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다가 점순이를 부른다. 점순이는 내게 달려들어 귀를 잡아당기며 운다. 나는 점순이의 알 수 없는 태도에 넋을 잃는다.

 

등장 인물

① 나 : 주인공. 작중 화자. 점순이를 아내로 얻기 위해 데릴사위로 들어가, 장인(마름)이 시키는 대로 새경도 받지 않고 3년 7개월 동안 오로지 농사일만 하는 순진하고 어리숙한 머슴

② 장인(봉필) : ‘나’의 장인뻘되는 마름. 자신의 딸을 미끼로 여러 명의 데릴사위를 번갈아 두고, 무보수 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교활하고 욕심 많은 영감

③ 점순 : ‘나’의 배필. 16세가 되었으나, 키가 작다. 다소 능동적인 여성으로서 소극적인 태도를 지닌 '나'를 배후에서 조종하여 아버지와 싸움을 붙여 놓고, 결국에는 아버지의 편을 듦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30년대의 강원도 산골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어조 : 해학적

󰠆󰠏 황소 같은 우직한 주인공의 행동 → 인물의 희화화

󰠌󰠏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말투 → 문체의 열등화

▶ 구성 :

발단 - 결혼을 둘러싸고 ‘나’와 장인 간의 갈등 내용 제시

전개 - ‘나’와 장인 간의 갈등이 차차 심각해져 감(뭉태, 점순의 역할)

절정 - ‘나’와 장인 사이의 해학적 활극 장면

결말 - 절정 부분 속에 삽입됨(희극적 효과를 노림). “내가 매를~일터로 나갔다.” 부분

▶ 주제 : 교활하고 잇속 빠른 장인과 우직하고 천진스런 머슴 사이의 해학적 갈등상과 그 해결

 

◈ 소낙비

 

 

작가 : 김유정

 

줄거리

흉작과 빚쟁이의 위협 때문에 야간 도주를 한 춘호는 아무리 떠돌아 다녀도 살 방도가 없다. 그래 생각해 낸 것이 노름이다. 그러나 밑천 2원이 없어 울화가 치민 그는 아내를 때리며 돈을 구해 오라고 윽박지른다.

매를 맞고 뛰쳐나온 춘호의 처는 돈을 구할 방도를 생각하다가, 마침 이 마을 부자인 이 주사의 눈에 들어 팔자를 고친 쇠돌어멈네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소낙비를 만나 밤나무 밑에서 피하던 중 이상한 일을 목격한다. 아무도 없는 쇠돌 어멈 집에 이 주사가 들어가지 않는가. 춘호의 처는 밖에서 기다리며 생각하다가 이 주사 혼자 있을 쇠돌어멈 집으로 들어선다. 그녀는 한 시간쯤 뒤, 다음날 2원을 받기로 하고 이 주사와 헤어진다.

이튿날, 춘호는 2원을 얻어서 빛도 갚고 서울로 가서 아내와 함께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아내를 곱게 단장시켜 이 주사에게로 보낸다.

 

등장 인물

① 춘호 : 돈도 없고 배우지도 못한 소박하고 우직한 인물

② 춘호의 처 : 희생적이며 순박한 여인

③ 이 주사 : 탐욕과 아집의 인간

④ 쇠돌어멈 : 물욕에 집착하는 여인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30년대의 어느 농촌

▶ 경향 : 사실주의

▶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

▶ 구성 :

발단 - 자연 묘사를 통해 주인공들의 운명을 암시적으로 제시함

전개 - 춘호가 아내에게 돈을 구해 올 것을 강요함

위기 - 춘호의 아내는 이 주사에게 몸을 허락함

절정 - 춘호의 아내가 돌아와 돈을 구하게 되었음을 알림

결말 - 춘호가 아내를 단장시켜 이 주사에게 보냄

▶주제 : 농촌 사회의 현실적 모순과 도착 된 성 윤리 풍자

 

 

 

 

 

 

 

 

 

 

◈ 모래톱 이야기

 

 

작가 : 김정한

 

줄거리

이 글은 이십 년 전의 경험담이다. K중학교 교사였던 나는 나룻배 통학생인 건우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다. 건우가 살고 있는 섬이 실제 주민과는 무관하게 소유자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를 쓴 글을 읽는다. 가정 방문차 그 조마이섬으로 찾아간 날, 깔끔한 집안 분위기와 예절 바른 건우 어머니의 태도에서 범상한 집안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는다. 거기서 나는 건우의 일기를 통해 그 섬에 얽힌 역사와 현재에 대해서 알게 된다.

주머니처럼 생긴 조마이섬은 일제시대에는 동척(東拓)의 소유였고 광복 후에는 나환자 수용소로 변했다. 그것을 반대하는 윤춘삼 영감은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기도 하였다. 그 후 어떤 국회의원이 간척사업을 한답시고 자기 소유로 만들어 버렸다. 논밭은 섬사람들과 무관하게 소유자가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선비 가문의 후손임에도 건우네는 자기 땅이 없다. 아버지는 6.25 때 전사했고, 삼촌은 삼치잡이를 나갔다가 죽었다. 어부인 할아버지 갈밭새 영감은 윤춘삼 씨를 만난다. 그는 송아지 빨갱이라는 별명을 지닌 인물로 과거 한때 나와 같이 옥살이한 경험이 있다. 그의 소재로 갈밭새 영감을 만나 그들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그 해 처서 무렵 홍수 때문에 섬은 위기를 맞는다. 둑을 허물지 않으면 섬 전체가 위험하여 주민들은 둑을 파헤친다.

이 때 둑을 쌓아 섬 전체를 집어 삼키려던 유력자의 하수인들이 방해한다. 화가 치민 갈밭새 영감은 그 중 한 명을 탁류에 집어 던지고 만다. 결국 노인은 살인죄로 투옥된다.

2학기가 되었으나 건우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는다. 황폐한 모래톱 조마이섬은 군대가 정지(整地)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등장 인물

① 나 : K중학교 교사이자 작가. 이 이야기의 서술자. 고발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인물들과 사건을 객관 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② 갈밭새 영감 : 건우의 할아버지. 조마이섬을 대표하는 전형적 인물. 외압에 억눌리지 않는, 의지가 굳 은 어민

③ 건우 : 인식이 뚜렷하고 순박한 성격을 지닌 학생

④ 윤춘삼 : 부당한 옥살이도 함. 저항적. 갈밭새 영감과 유사한 성격

⑤ 건우 어머니 : 정결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준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참여 소설, 농촌 소설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경향 : 사실주의

▶ 성격 : 저항적

▶ 배경 : 일제 시대부터 1960년대, 낙동강 하류의 조마이섬

▶ 어조 : 권력의 횡포에 대한 분노를 띤 어조

▶ 주제 : 소외 지대 인간의 비극적 삶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저항

 

 

 

◈ 사하촌(寺下村)

 

 

작가 : 김정한

 

줄거리

타작 마당, 말라붙은 뜰 한가운데서 지렁이 한 마리가 바둥거린다. 극심한 가뭄이다. 들깨는 논에 물을 대려고 나갔다가 허탕만 친다. 그 알랑한 봇물까지도 보광사 중들이 죄다 그들 논으로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성동리 농민들 대부분이 보광사의 땅을 부치고 사는 소작농이다. 치삼 노인은 중의 꾐에 빠져 보광사에 논을 기부하고는 이제 그 논을 소작하는 신세다. 절은 불공을 드린다고 많은 돈을 거두어들이고 무거운 소작료를 부과하는 횡포를 부린다.

수도 출장소에서는 농민 폭동이 염려되어 잠깐 물길을 튼다. 그러나 생색만 낸 물로 말미암아 여기저기 물싸움이 벌어지고 인심만 흉하게 된다. 그중에도 들깨는 논에 물을 댈 수 있었는데, 고 서방이 물꼬를 터놓았기 때문이었다. 고 서방은 연행된다. 성동리 주민들은 기우제를 지내고 보광사 역시 기우 불공을 드리지만 아무런 영험이 없다.

가을이 되었으나 추수할 것이 없는 정도의 흉작이었다. 다행한 것은 고 서방의 석방뿐이다. 어느 날 상한이, 차돌이는 알밤을 줍다가 산지기에게 들킨다. 도망을 치다 상한이는 굴러 떨어져 죽고, 그 할머니는 미치고 만다.

보광사에서는 흉작임에도 예전과 똑같이 소작료를 요구하고, 성동리 농민들을 대표한 고 서방, 들깨, 또쭐이 등이 선처를 호소하나 거절당한다. 논에는 ‘입도 차압’이라는 팻말이 붙고 고 서방은 야반도주하고 만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하자 성동리 농민들은 차압 취소와 소작료 면제를 탄원하기 위해서 볏짚단을 들고 보광사로 향한다. 철없는 아이들도 행렬의 꽁무니에서 절 태우려 간다고 부산이 떠든다.

 

등장 인물

① 절 땅을 소작하며 고통받는 성동리 농민들 : 치삼 노인, 들깨, 봉구, 고 서방 등

② 성동리 농민을 학대․착취하는 계층 : 보광사 중, 순사, 군청 주사, 농사 조합 평의원

③ 이 소설의 등장 인물은, 농촌 현실의 모순이 몇몇 영웅적 인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통받는 농민 전 체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작가 의식 때문에, 특별한 주인공의 삶보다는 보광리와 성동리 사 람들 전체의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치중하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사실적 농민 소설

▶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

▶ 배경 : 자연 - 가뭄 / 현실 - 지주와 친일파의 횡포

▶ 의의 : 농민 다수를 주동 인물로 설정하여 농민 문제 해결책 암시

▶ 주제 : 소외 지대 인간의 비극적 삶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저항

부조리한 농촌 현실과 농민들의 저항 의지

 

 

 

 

 

◈ 수라도(修羅道)

 

 

작가 : 김정한

 

줄거리

가야 부인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손녀 분이는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던 할머니, 김해에서 시집왔다하여 ‘가야 부인’으로 불린, 훤칠한 키에 인자하던 할머니를 회상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입을 통해 들었던 할머니의 역사, 곧 허 진사 댁의 시종(始終)이 그려진다.

가야 부인의 시조부 허 진사는 한일 합병직후 일제가 강제 수탈의 무마책으로 내 준 '합방은사금'을 거부하고 간도로 이주해 간다. 시아버지 오봉 선생은 엄정하고 추상같은 성격이나 그녀에게는 자상했다. 남편 명호 양반은 내성적이었고, 시어머니는 집안 대소사를 며느리인 그녀에게 일임한다.

가야부인이 시집온 지 구 년째 되던 해에, 허 진사는 독립 운동을 하다 서간도에서 유골로 돌아오고(이것은 일년 전의 일이다), 손아래 시숙 밀양 양반은 3.1 만세를 부르다가 일제의 총질에 죽음을 당한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는 동안에 다시금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는 '가얏댁'에서 '가야 부인'으로 칭호가 바뀌고, 어느덧 6남매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자부도 몇이나 거느린 버젓한 시어머니가 되었다. 시어머니와 그녀는 전통적인 유교 집안인 허진사댁에서 불교에 눈이 뜨게 되고, 서간도에서 돌아간 허 진사의 제삿날에 가야 부인은 제사장을 보아 가지고 오는 길에 땅속에서 돌부처를 발견하게 된다. 이에 가야 부인은 봉건적인 이념인 유교와 미륵신앙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가야 부인은 시집 가서 죽은 고명딸을 위해서 미륵당을 짓고자 하나 유학자이신 오봉 선생의 반대에 부딪힌다. 집념의 가야 부인은 사위를 통해서 미륵당을 짓기 시작한다.

시아버지 오봉 선생(오봉산 밑으로 온 다음부터 부른 호라고 한다.)은 태평양 전쟁이 고비에 다다를 무렵 일제가 조작한 애국 지사 박해 사건, 즉 '한산도 사건'에 연루되어 체포된다. 이에 가야 부인은 도움을 청하러 이와모도 참봉에게 찾아가게 되나 헛수고로 돌아간다. 오봉선생은 갖은 옥고를 겪다가 출옥 후 타계한다.

장례를 치르고 난 가야 부인은 미륵당을 완성한다. 한편 일본에 건너가 대학을 다니던 막내 아들은 학병을 피해 숨어 다녀야 했고, 양딸 구실을 하던 옥이마저 전쟁 말기에 정신대로 끌려 갈 뻔한다. 그러나 죽은 딸의 남편인 박서방이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 여자 정신대원으로 끌려가게 된 종의 딸 옥이와 결혼하자 옥이는 정신대 징용을 면한다.

한편, 친일 분자로 정신대 징용에 앞장섰던 이와모도 참봉은 낭떠러지 밑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이어 해방이 되고 일반인들은 해방 덕을 보지 못했다. 징용에 끌려 간 자나 정신대로 끌려 간 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불행하리라고 믿었던 이와모도 참봉의 집은 행운이 일어났다. 고등계 형사 간부로 있던 맏아들은 그 동안 숨어 다니더니 경찰 간부가 되었고 몇 해 뒤엔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6남매의 어머니로 며느리와 손자를 거느리게 된 가야 부인은 광복 후에도 기울어진 가세가 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막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숨을 거둔다.

 

등장 인물

① 가야 부인 : 주인공. 일제 하의 민족 수난을 한 몸으로 겪으며 감당해 나가는, 인고(忍苦)와 한의 여인

② 오봉 선생 : 가야 부인의 시아버지. 애국적 지조를 가짐, 매서운 기상을 지닌 선비다.

③ 이와모도 참봉 : 일본의 앞잡이로 가야 부인과 대조적인 인간형. 주민에게 피살당함.

④ 허진사, 명호 양반, 시숙, 옥이, 박서방, 막내아들 : 가야 부인의 삶을 구성하고, 그녀에게 한과 설움의 동기를 만들어줌.

 

핵심 정리

▶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부분적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일제 강점기부터 대한민국 초기, 낙동강 유역의 어느 농촌

▶ 주제 : 선비의 애국 지절 정신과 현모양처의 인고의 미덕, 혹은 초월 의지

◈ 징소리

 

 

작가 : 문순태

 

줄거리

칠복은 장성댐이 건설되면서 농토를 잃어버리고 아내마저 달아나자 어린 딸을 업고 무일푼으로 호숫가로 돌아온 이래, 징을 울려 낚시꾼들을 방해하다 매를 맞곤 하는 위인이다. 마을 사람들은 호수에 잠겨 버린 방울재를 떠나 낚시꾼과 관광객 상대로 매운탕을 만들어 팔며 생계를 이어 가는 처지인데, 칠복이가 장사를 훼방하니 그를 동정하면서도 쫓아낼 궁리만 한다.

원래 칠복이는 조실부모하고 외가에서 눈치밥 얻어먹으며 머슴처럼 장성했는데, 색시로 맞았다는 것이 도시물 먹은 순덕이었다. 순덕이는 결혼한 지 한 달도 못 되어 도시로 나가 살자고 성화였다.

칠복이 내외는 광주시 산꼭대기 사글세 방으로 밀려가 도시 생활을 한다. 순덕이는 며칠 만에 식당 주방에 취업하고, 농사일 외엔 아무것도 모르는 칠복은 면목없이 아내의 수입으로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일부러 아내를 놀라게 해 주려고 소리 안 나게 집으로 들어가 불을 켜는 순간, 순덕이가 웬 놈과 벌거벗고 누워 있는 현장을 발견한다. 칠복이 식칼을 들고 방으로 들어섰을 때엔 두 년놈은 벌써 줄행랑을 놓은 뒤였다.

거지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칠복은 징을 애지중지하며 잘 때도 꼭 베고 잔다.

마을 사람들은 징을 빼앗아 보기도 하였으나, 칠복이는 살기를 보이며 제 징을 지킨다. 주민들은 칠복을 내쫓기로 하고 억지로 칠복이 부녀를 읍으로 들어가는 버스에 태운다. 칠복의 친구인 봉구는 칠복에게 이천 원을 찔러 주며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한다. 빗방울이 굵어지는데, 봉구의 귀엔 바람 소리인지 징 소리인지 모를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마을 사람들도 그 귀기 서린 소리에 몸을 떨며 뒤척인다.

 

등장 인물

① 칠복 : 외가에서 머슴처럼 살다가 순덕이와 결혼. 자갈논은 부치며 살아가다 장성댐이 건설되어 마을 이 수몰되자 보상도 못 받고 광주로 밀려 들어와 낯선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아내에게마 저 버림받는다.

② 순덕이 : 칠복의 아내. 시골 생활을 견디지 못하여 남편과 어린 딸을 두고 달아난다.

③ 봉구 : 칠복의 어렸을 때부터의 친구. 칠복의 처지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편이나, 끝내 칠복을 내쫓 는 데 합류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연작소설

▶ 배경 : 1970년대, 전남 장성호 수몰 마을

▶ 경향 : 사회 고발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주로 서술에 의지함. 인물 묘사는 간접적인 방법이 위주

▶ 의의 : 1970년대부터 본격화된 농촌의 붕괴와 도시 빈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사회소설로서 우리의 전통적 정서인 한(恨)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용되어 나타나는가를 진지하게 모색한 작품

▶ 주제 :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농촌과 농촌 출신 도시 빈민들의 고달픈 삶

 

 

 

 

◈ 김약국의 딸들

 

 

작가 : 박경리

 

줄거리

선비의 성품을 지닌 김봉제는 김 약국의 주인으로 부유층에 속하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그의 동생 봉룡은 충동적이고 격정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봉룡은 아내 숙정이 출가 전 그녀를 사모했던 송욱이 찾아오자 극단적으로 시기하여 그를 죽이고 만다. 숙정은 간부(姦夫)를 두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하고 만다. 이 사태로 봉룡은 처가(숙정의 집안) 식구들의 보복을 피해 탈가(脫家)하여 자취를 감춘다.

봉제에게 맡겨진 봉룡의 유일한 혈육인 성수는 봉제의 아내인 송씨의 손에 의해 자라나게 되지만, 죽은 동서에게 항상 열등감을 지녔던 송씨는 그 화살을 성수에게 돌려 심리적으로 괴롭힌다.

사냥터에서 독사에 물려 사망한 봉제 영감의 뒤를 이어 성수는 김 약국의 주인인 된다. 성수는 딸 다섯을 두지만 전혀 지식이 없는 어장 사업에 손을 댐으로써 가산이 조금씩 기울게 된다. 장녀 용숙은 일찍이 과부가 되었는데 아들 동훈을 치료하던 의사와 불륜을 맺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다. 둘째 용빈은 똑똑하여 교육을 받아 교원이 되나 애인 홍섭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된다. 셋째 딸 용란은 관능적 미모를 갖추었으나 지적인 헤아림이 부족해 머슴과 놀아나는 바람에 지탄을 받고, 넷째 딸 용옥은 애정이 없는 남편 기두와 별거하다가 뱃길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용란도 다시 나타난 머슴의 아들 한돌과 함께 있다가 남편인 연학에게 들켜 한돌과 어머니 한실댁이 연학에 의해 살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맞는다. 그 충격으로 용란은 정신착란자가 된다.

계속되는 집안의 몰락을 지켜보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김 약국(성수)도 위암으로 죽는다. 결국, 용빈과 용혜가 통영을 떠나면서 작품은 끝난다.

 

등장 인물

① 김봉제 : 선비 성품의 소유자. 김약국 경영. 사냥터에서 독사에게 물려 사망한다.

② 김봉룡 : 김봉제의 동생으로서 충동적이고 격정적 성격의 소유자

③ 봉룡의 처(숙정) : 남편의 송욱 살인을 계기로 간부를 두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한다.

④ 김성수(김약국) : 어머니(숙정)의 자살과 큰어머니 송씨의 학대가 가져온 정신적 충격으로 현실에 대 한 집착도 저항도 하지 않는 정적인 인물

⑤ 한실댁 : 김성수의 처

⑥ 김용숙 : 장녀. 과부. 아들 동훈을 치료하던 의사와 불륜 관계로 사회적 지탄을 받음. 바다에서 죽음.

⑦ 김용빈 : 차녀. 교육을 받아 교원이 되나 애인(홍섭)으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의지적, 지적인 여성.

⑧ 김용란 : 3녀. 관능적 미모를 갖추었으나 지적인 헤아림이 부족해 머슴과 놀아나는 바람에 지탄을 받 는다. 후에 다시 나타난 머슴의 아들(한돌)과 함께 있다가 남편(연학)에게 발견되어 한돌과 어머니 한실댁이 연학에 의해 살해당한다. 이에 용란은 정신이상자가 된다.

⑨ 김용옥 : 4녀. 애정이 없는 남편 기두와 별거하다가 뱃길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⑩ 김용혜 : 막내. 아버지의 죽음 후 용빈과 함께 통영을 떠난다.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배경 : 1864년부터 1930년대에 이르는 시기 / 경상남도 통영

▶ 사상 : 샤머니즘, 운명론, 신비사상

▶ 경향 : 사실주의 소설로 가족사 소설의 성격을 띤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한 집안의 욕망의 얽힘과 운명에 의한 비극적 몰락

◈ 불신 시대(不信 時代)

 

 

작가 : 박경리

 

줄거리

한국전쟁 중 남편을 잃은 진영은 한 점 혈육인 아들(문수)마저 엑스레이도 찍지 않고 약도 준비 않는 의사의 무관심 때문에 잃어버리고 만다. 아들 문수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은 그녀로 하여금 사회를 불신하게 만든다.

진영의 눈에 비친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폐결핵이 걸려 찾아가는 병원은 한결같이 엉터리였다. Y병원은 주사약의 분량을 속이고, S병원은 건달꾼이 의사 노릇을 하였고, H병원은 빈 외제 약병을 내다 팔았다. 거리에는 가짜 주사약이 난무하고 있었다.

집에 찾아온 여승은 시주로 받아 온 쌀을 팔려고 했고, 문수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찾은 절은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대접을 달리하는 타락한 곳이었다. 신앙이 깊어 의지하려 했던 갈월동 아주머니에게 돈을 떼이게 되는 사건, 그러한 아주머니를 상대로 종교를 빌미 삼아 사기 행각을 벌인 대학생 ‘상배’, 신발을 들고 들어가야만 하는 교회 등, 불신 시대의 문제점들은 진영을 지치게 만든다.

결국 진영은 자신의 삶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되는데, 아들 문수의 영혼을 위해 절에 맡겨 두었던 아들의 위패를 찾아 태우게 된다. 왜냐 하면, 불심(佛心)의 깊이를 금전으로 측량하는 절에서는 문수의 영혼이 편안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들의 위패를 태움으로써 자신을 억압하는 불신 시대의 모든 조건들을 불살라 버리자는 심산인 것이다.

진영은 마음속으로 이 시대를 불신 시대라 규정 짓고, 이 사회에 항거하자는 다짐을 하며 산을 내려온다.

 

등장 인물

① 진영(眞英) : 한국 전쟁 중 남편을 잃고 아들마저 거리에서 넘어져 의사의 무성의로 죽게 되는 비극 의 여인.

② 여승 : 시주로 받아 온 쌀을 팔려고 하는 인물로 비친다. 문수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찾은 절은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대접을 달리하는 타락한 곳이다.

③ 갈월동 아주머니 : 진영이 신앙으로 의지하려 했던 인물이나 진영의 돈을 갈취한다.

④ 상배, 의사 : 진영이 사회를 불신하게끔 만드는 부정적 인물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9․28 수복 직후의 혼란기 / 1950년대 서울

▶성격 : 혼란기 사회의 부정에 대한 고발.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혼란기의 부정적 사회에 대한 분노와 고발.

 

 

 

 

 

 

 

 

 

◈ 토지

 

 

작가 : 박경리

 

줄거리

<토지>는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문을 연다. 최씨 집안의 안주인인 윤씨부인(최치수의 모친)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후에 동학 접주가 되어 처형당하는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김환(일명 구천이)을 잉태한다. 그 후 김환은 최씨 가문으로 잠입하여 하인이 되지만, 최치수의 아내인 별당아씨와 사랑에 빠져 둘은 지리산으로 도망친다. 최씨 가문의 재산은 탐낸 귀녀와 몰락 양반 김평산의 음모로 최치수는 교살당하고 음모를 꾸민 두 사람은 윤씨부인에게 발각되어 사형당한다. 최씨 집안의 외가 쪽 먼 친척인 조준구는 윤씨부인이 마을을 휩쓴 호열자(콜레라)로 죽자 최씨 집안의 재산을 강탈하려고 한다. 그는 한편으로 최씨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인 최치수의 딸 서희를 몰아내고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키면서 일본인들의 힘을 빌려 모든 재산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여기에 더해 서희와 자신의 아들 병수를 결혼시키려는 음모를 꾸미자 서희는 충직한 하인 김길상 등과 함께 용정으로 탈출한다. 서희는 용정에서 윤씨부인이 남긴 금은괴를 자본으로 장사에 성공하여 거부가 되고 하인이었던 길상과 혼인한다. 여기까지가 “토지” 1.2부의 개괄적인 내용인데, 국권 상실, 봉건 가부장 체제와 신분 질서의 붕괴, 농업 경제로부터 화폐 경제로의 변환 등 1900년대와 1910년대 한국 사회의 변화가 소설의 밑그림으로 담겨 있다.

 

3.4부는 1.2부와 연속선상에 놓이면서도 시대, 배경, 인물의 변화와 변천에 따라 이야기의 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3.4부의 시간적 배경은 2,30년대인데, 이 시기 한국 사회의 격변이 소설의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3.1운동이 실패로 돌아갔음이 확인되고 일제의 총독 정치가 가혹해지기 시작한 1920년대 식민지 상황의 암울한 분위기가 무겁게 소설을 누르고 있다. 국권을 빼앗긴 식민지 백성들은 굳건히 발붙이고 살 정착지가 없기 때문에 자연히 여기저기 떠도는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소설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소설의 무대가 다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1부에서는 평사리, 2부에서는 용정으로 거의 국한되어 있다시피 한 소설의 무대가 3,4부에 와서는 서울, 부산, 진주, 평사리, 그리고 국외로는 간도 일대와 일본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민족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등 독립 운동의 여러 노선이 제시되며, 지식인들의 사상적 경향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시도된다. 이런 가운데 1,2부의 주역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 용이와 그의 아내 임이네는 병으로 죽고, 기생으로 전락한 끝에 이상현의 씨를 낳고 아편 중독자가 되고 만 기화(봉순)는 끝내 서희의 비호와 정석의 애끓는 연정을 뿌리치고 투신 자살한다. 동학 잔당이 세력을 규합하여 독립 운동을 벌이려던 김환은 고문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용정 공노인의 부인과 조준구의 악착 같은 부인 홍씨도 세상을 뜬다. 이들의 죽음과 함께 “토지”에서는 이들의 후손들이 점차 주역의 자리를 차지한다. 서희의 두 아들 윤국과 환국, 용이의 아들 홍이, 조준구의 아들 꼽추 조병수 등이 소설의 전면으로 나온다. 이와 함께 3,4부에 오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인텔리 계층으로 작가는 이들을 통해 희망 없는 식민지 상황의 암울함을 드러낸다. 임역관의 딸 명빈과 명희를 비롯해 귀족층의 조용하, 급진적 사회주의 사상가 서의돈, 극작가 권오송, 성악가 홍성숙, 조선에 대해 동정적인 일본인 오가다 지로, 유인실, 강선혜, 황태수 등과 진주 쪽의 박효영, 허정윤 등이 그러하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해방의 감격까지를 다루고 있는 5부는 “토지” 대단원의 장이다. 송관수의 죽음, 길상을 중심으로 한 독립 운동 단체의 해체, 길상의 관음탱화 완성, 오가다와 유인실의 해후, 태평양 전쟁의 발발, 예비 검속에 의한 길상의 구속, 양현 · 영광 · 윤국의 어긋난 사랑 등이 이어지면서 대하소설 “토지”는 거대한 마침표를 향하여 달려간다.

 

등장 인물

① 최서희 - 최씨 가문을 이어가는, 굳은 의지를 지닌 인물. 최치수와 별당아씨의 외동딸. 최씨 집안의 마지막 핏줄. 조준구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용정으로 가서 부(富)를 이룩함. 공노인과 임역 관의 중개로 빼앗긴 토지의 대부분을 회수, 길상과 헤어져 귀국을 감행, 진주에 자리잡음. 몰락한 조준구로부터 집문서를 넘겨 받아 가문의 재건과 복수를 마감한다. 양현이를 윤국 과 짝을 맺어 며느리를 맞이하고자 하는 집착이 양현의 거부로 좌절되고 길상의 재수감, 윤국의 학병지원으로 또 다른 한의 그림자가 생긴다. 이런 고통은 그 동안 방어적이고 폐 쇄적이던 서희의 가슴을 열어 놓는 계기가 되어 자기 주장이 강하고 기상이 센 성격의 여 인상에서 정감 있는 어머니 상으로 변한다.

② 김길상 - 신분이 다른 서희와 결혼한 독립 운동가. 고아 출신으로 연곡사 우관 스님의 보호로 자라 다가 최씨 집안으로 심부름꾼으로 들어가게 된다. 침모의 딸 봉순의 은근한 사모를 받지만 서희에 대한 동정과 연모의 정을 가진다. 서희의 몰락 과정에서 그녀를 끝까지 보호한다. 용정으로 함께 이주하여 서희가 부를 축적하는 데 크게 기여, 드디어 둘은 결혼한다. 서희 의 귀국에 동행하지 않고 간도에 잔류, 독립 운동에 투신한다. 2년의 감옥 신세를 지고 진 주에 은둔. 동학당 조직을 재건하려 하나 좌절, 원력(願力)을 모아 관음탱화를 완성함으로 써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

③ 구천 - 최참판 댁의 머슴. 출생의 비밀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인물

④ 최치수 - 최참판 댁의 당주. 병약하고 냉소적이며 신경질적인 인물

⑤ 조준구 - 최치수의 이종형으로 최참판 댁의 재물을 탐내는 욕심 많은 인물.

⑥ 상현 - 이동진의 아들로서 서희를 사랑하나 실패하여 방황하는 지식인.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대하소설, 가족사 소설(전 5부 16권)

▶ 배경 : 중국과 한국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격동기 민족의 한과 강인한 생명력. 한국 근대사의 인물들이 겪는 식민지적 고통과 운명을 통 한, 민족의 한과 의지.

▶ ‘토지'의 상징성 : 삶의 터전으로서의 토지는 농경 사회에서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토지에 대한 믿음 과 이에 대한 믿음을 깨뜨리는 외부 세계의 대립 속에서 각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 가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 모범 경작생

 

 

작가 : 박영준

 

줄거리

길서는 자기 마을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유일한 젊은이로서 군청과 면사무소를 출입하며 동네 사람들을 열성적으로 가르치며 지도한다. 또한 동네에서 유일한 자작농인 그는 근면하고 성실하여 동네 사람들의 신망도 얻고, ‘모범 경작생’으로 뽑혀서 서울의 농사 강습회에 다녀오기까지 한다.

길서는 조선 대표로 일본에 보내 주고 자기의 묘목을 좋은 값에 모두 사주겠다는 면장의 말에 마을 사람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호세 인상에 동조한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망치자 농민들은 지주 ‘서재당’과 소작료 교섭을 길서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길서는 어림없는 짓이라 하며 거절하고 일본 시찰단으로 뽑혀서 간다. 마을 사람들은 서재당에게 직접 사정을 해보지만 ‘그렇게 하려거든 논을 내 놓아라’고 하는 말을 듣고 돌아온다. 흉년에 호세까지 올라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농민들은 호세 인상에 길서가 간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개한 나머지 길서의 논에 박힌 ‘모범 경작생’ 말뚝을 뽑아 내팽개친다.

일본에서 돌아온 길서는 쪼개진 ‘모범 경작생’ 말뚝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누이 동생도 애인 의숙이도 등을 돌려버리고, 화난 성두가 들이닥치자 길서는 일본에서 사 온 바나나를 든 채 뒷문으로 도망친다.

 

등장 인물

① 길서 : 주인공으로 군을 대표하는 모범 경작생. 이기적이고 소극적인 인간으로 일제의 수탈 정책에 이용당함.

② 성두 : 길서의 친구. 농촌 청년으로 적극적임. 의숙의 오빠

③ 의숙 : 길서의 애인. 길서의 이기심에 등을 돌림

 

핵심 정리

▶ 배경 : 일제 시대 어느 농촌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일제 시대 궁핍한 농촌의 모습과 농정의 실상에 대한 비판

개인적 이익 때문에 일제의 수탈 정책에 이용당하는 한 젊은이의 태도 비판

 

 

 

 

 

 

 

 

 

 

 

 

 

 

◈ 그 여자네 집

 

 

작가 : 박완서

 

줄거리

일제 시대 행촌리 마을에서 만득이와 곱단이는 마을 사람들의 기대를 등에 업은 채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각별한 사이로 발전한다. 그즈음 일제의 강제 징병과 정신대 징발 정책이 집행되고 만득이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곱단이와 혼인하기를 거부한 채 징집되어 곱단이와 이별한다. 곱단이는 정신대 징발을 피하기 위해 낯선 중년 남자와 결혼하여 신위주로 간다. 해방 이후 돌아온 만득이는 이북에 있는 곱단이를 만나지 못하고 순애와 결혼한다. 6․25 동란 이후 행촌리마저 북한 땅에 속하게 되고, 만득이와 순애는 서울로 와서 세간을 낸다. 서울에서 열린 고향 군민회 자리에서 다시 만난 순애는 ‘나’에게 아직도 곱단이를 잊지 못하는 만득이의 일화를 들려 주면서 만득이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 후 순애는 고혈압으로 죽고, 만득이에 대한 원망을 털어 놓는 ‘나’에게 만득은 자신의 삶이 일제의 수탈 정책, 국토의 분단이라는 민족적 수난으로 인한 시련과 고통으로 점철되었음을 강조한다.

 

등장 인물

① 나 : 작중 화자(서술자), 여성 작가로서 주인공의 삶의 역정을 지켜보고 그 삶에 대하여 애정과 관심 을 가지고 있음

② 만득 : 내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곱단이를 지극히 사랑하며 분단의 비극과 일제의 만행에 대한 한 (恨)과 분노를 드러내 주제를 구현하는 인물

③ 곱단 : 내부 이야기의 여자 주인공. 만득을 사랑하지만 딴 데로 시집 가야 했던 역사적․사회적 상황 의 희생자

④ 순애 : 남편이 곱단이를 못잊어 한다는 생각으로 한평생 고통받는 만득의 아내

 

핵심 정리

▶ 갈래 : 현대 소설, 단편 소설, 분단 소설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발단 부분은 1인칭 주인공 시점)

▶ 배경 : 시간적 배경 - 일제강점기 말기~휴전 이후 / 공간적 배경 - 행촌리, 서울

▶ 구성 :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 구성. ‘현재-과거-현재’의 역순행적 구성

▶ 갈등 : 개인과 개인(만득과 순애)의 갈등

개인(사랑을 지키려는 만득과 곱단)과 사회(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당시 시대적 현실)의 갈등

※ 주요 갈등은 개인과 사회의 갈등임.

▶ 특징

① 간접 화법을 사용하여 직접적 제시 위주로 서술하고 있다.

②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하지 않고 회상담 형식을 갖추고 있다.

③ 내부 이야기에서는 만득과 곱단의 사랑과 헤어짐을 다루고, 외부 이야기에서는 ‘나’의 눈을 통해 본 만득의 이야기를 다룬 액자 소설적 구성을 취함.

④ 수필적 담화식 서술을 통해 민족의 비극과 그로 인한 개인의 비극적 삶을 반전(反轉)의 수법으로 형상화함

▶ 이 소설에 반영된 역사적 현실

- 일제의 강제 점령, 해방과 분단, 일본의 역사 왜곡

▶ 주제 : 민족사의 수난으로 인해 비극적으로 끝나버린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

일제의 폭력주의와 분단의 시대 상황에 의해 파괴된 개인의 삶에 대한 고발과 그에 대한 한 (恨)과 분노

◈ 나목(裸木)

 

 

작가 : 박완서

 

줄거리

한국 전쟁 중 서울 명동의 미군 PX 초상부에 근무하는 주인공 이경은 미군에게 초상화를 그려 주는 화가들 속에서 옥희도를 만난다. 자기 때문에 두 오빠가 폭격으로 죽었다는 죄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두 아들을 잃고 망연자실한 상태로 살고 있는 어머니와 암울한 집안 분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이경은 ‘황량한 풍경’이 담긴 눈을 가진 옥희도에게 끌린다. 두 사람은 명동 성당과 장난감 침팬지가 술을 따라 마시는 완구점 사이를 거닐며 사랑을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옥희도는 진짜 화가가 되고 싶어했다. 이경은 어느 날 PX에 나오지 않는 옥희도를 찾아 그 집에 갔다가 캔버스에 고목(枯木)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본다. 두 오빠의 환영에 사로잡혀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이경은 역시 미군 PX에서 일하는 황태수라는 청년과 결혼한다.

전쟁의 기억이 멀어진 만큼 세월이 흐른 뒤 이경은 옥희도의 유작전(遺作展)에 가서 지난날 옥희도가 그리고 있었던 그림이 고목(枯木)이 아니라 나목(裸木)이었음을 알게 된다.

(고목 - 꽃과 무성한 잎을 다시는 피우지 못함 / 나목 - 잠시 성장을 멈추고 어려운 한 시기를 극복하는 나무)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세태 소설, 성장 소설

▶ 배경 : 6.25 전쟁 중 서울 도심지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고독한 청춘과 진정한 예술가의 성숙 과정

(인간다운 가치를 구현하고자 노력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정신적 성숙)

 

 

 

 

 

 

 

 

 

 

 

 

 

 

 

 

 

 

 

 

◈ 황혼(黃昏)

 

 

작가 : 박완서

 

줄거리

아파트에서 늙은 여자(시어머니)와 젊은 여자(며느리), 젊은 여자의 남편과 아이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어머니란 칭호를 쓰지 않고 노인이니 할머니라는 말을 쓰고 있다. 시어머니는 가슴앓이 병이 있다고 하면서 며느리와 아들에게 명치 부분을 문질러 달라고 청하지만 아들과 며느리는 이를 거절한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도 뚜렷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어느 날, 며느리 친구한테 전화가 걸려 왔는데 친구는 홀시어머니가 지금 성적인 욕구 불만이 있어서 그렇다고 말한다. 이 전화 내용을 우연히 엿듣게 된 시어머니는 심한 모욕감을 느껴 분개한다. 시어머니는 기쁨과 슬픔을 나눌 대상이 그리워 명치 부분을 문질러 달라고 한 것인데 이를 오해하는 며느리와 아들이 미웠다. 늙은 여자는, 자기가 비록 혼자 살지는 않지만 자기 뜻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가치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등장 인물

① 젊은 여자(며느리) : 주관이 뚜렷하고 완벽하며 냉정하다.

② 늙은 여자(시어머니) : 과부. 감정적인 인물

③ 젊은 여자의 남편 : 수동적인 인물

④ 의사 : 이지적이고 사무적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시간(현대). 공간(서울의 강남 아파트 단지)

▶ 경향 : 심리주의적 사실주의 경향

▶ 시점 : 작가 전지적 시점

▶ 구성 :

발단 - 고부간의 소원(疏遠)한 관계

전개 - 명치 부분을 문질러 달라는 시어머니와 이를 거절하는 며느리

절정 - 며느리와 친구 전화를 엿들은 후 어머니는 모욕감으로 분개함

결말 - 시어머니의 소외감

▶ 주제 : 고부(姑婦) 간의 심리적 갈등에서 오는 시어머니의 허탈감과 소외감

 

 

 

 

 

 

 

 

 

 

 

 

 

◈ 아랑의 정조

 

 

작가 : 박종화

 

줄거리

아랑은 백제 개루왕 때 목수인 도미의 아내다. 도미는 성품이 착하고 선량하였고 아랑은 부드러우면서도 기품이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지녀 백제의 서울에서 제일 가는 미인으로 불렸고, 그들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지냈다. 아랑에 대한 소문은 신라와 고구려 사람의 입에까지 오르내리게 된다.

개루왕은 나라의 정사(政事)는 잘 다스렸으나 여색(女色)을 좋아하는 임금이었는데, 아랑이 어여쁘다는 소문을 듣고 마음이 움직여 사자(使者)를 도미의 집으로 보내어 아랑을 청한다. 그러나 아랑은 남편이 있는 계집의 몸이라는 이유로 거절한다. 이에, 개루왕은 도미를 불러 아랑의 정조를 시험해 보자는 내기를 한다.

개루는 시종을 거느리고 도미의 집을 방문하여 아랑을 위협하여 정조를 꺾으려 한다. 그러나 아랑은 불을 끄게 한 다음 옆집 홀어미인 부전이를 단장시켜 침실로 들여 보내 위기를 모면한다. 이튿날, 이 사실을 알고 크게 노한 개루는 도미의 두 눈알을 뽑아 강물에 버리고 대궐에서 내쫓는다. 아랑은 피신하다 개루의 군사에게 붙잡혀 대궐로 끌려간다.

아랑은 꾀를 내어 달거리로 몸이 불결하다는 핑계로 몸을 보전하다가 이레째 되는 날 밤 개루가 잠든 틈을 타 병부를 훔쳐 대궐을 탈출한다. 그 후 도미의 소식을 탐문하여 헤매다가 장님 거지가 된 도미를 만나 아랑은 도미를 찾은 기쁨에 눈물을 흘리고 도미는 아랑의 마음이 변치 않았음에 기뻐하며 고구려 땅으로 도망친다.

 

등장 인물

① 도미 : 백제 개루왕 때의 목수. 순박하고 선량한 인물이며 이 작품에서는 힘없이 당하는 약자.

② 아랑 : 도미의 아내. 남편을 배신하지 않는 아름답고 절개가 곧은 여인으로 기지(奇智)를 발휘하여 개루왕의 위협에 대처, 절개를 지킨다. 이 작품에서는 머리가 영리하고 정조를 끝까지 지키는 강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③ 개루 : 백제의 왕으로, 정치는 잘 하였으나 여색(女色)을 탐한다. 이 작품에서는 사건을 일으키는 중 요한 인물로 잔인하고 이기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역사소설

▶ 배경 : 시간 - 백제 개루왕 때 / 공간 - 한강 유역

▶ 경향 : 설화적, 낭만주의적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설화 : [삼국사기] 열전 '도미의 처' 이야기에서 취재

▶ 성격 : 설화적, 낭만주의적

▶ 주제 : 아랑의 절개

 

 

 

 

 

 

◈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작가 : 박태원

 

줄거리

직업과 아내를 갖지 않은 스물여섯 살의 구보는 정오에 집을 나와 광교, 종로를 걸으며 귀도 잘 들리지 않고 시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신체적 불안감을 느낀다. 무작정 동대문행 전차를 타고는 전차 안에서 전에 선을 본 여자를 발견한다. 일부러 모른 체하고 있다가 그녀가 전차에서 내리고 난 후 후회한다.

혼자 다방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자기에게 여행비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독을 피하려고 경성역 삼등 대합실로 가나, 오히려 온정을 찾을 수 없는 냉정한 눈길들에 슬픔을 느끼며, 거기서 만난 중학 시절 열등생이 예쁜 여자와 동행인 것을 보고 물질에 약한 여자의 허영심을 생각한다.

다시 다방에서 만난 시인이며 사회부 기자인 친구가 돈 때문에 매일 살인 강도와 방화 범인의 기사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애달파하고, 즐겁게 차를 마시는 연인들을 바라보면서 질투와 고독을 동시에 느낀다.

다방을 나온 구보는 동경에서 있었던 옛사랑을 추억하며 자신의 용기 없는 약한 기질로 인해 여자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또 전보 배달의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오랜 벗에게서 한 장의 편지를 받고 싶다는 생각에 젖는다.

그리고 여금이 있는 종로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며 세상 사람들을 모두 정신 병자로 간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하얀 소복을 입은 아낙이 카페 창 옆에 붙은 ‘여급 다모집’에 대하여 물어오던 일을 생각하고 가난에서 오는 불행에 대하여 생각한다.

오전 두 시의 종로 네거리, 구보는 제 자신의 행복보다 어머니의 행복을 생각하고 이제는 어머니가 권하는 대로 결혼을 하여 생활도 갖고 창작도 하리라 다짐하며 집으로 향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심리 소설

▶ 배경 시간 : 1930년대 어느 하루 / 서울 거리

※공간의 의미

현실적 공간(서울에서의 하루)

의식의 공간(첫사랑을 시작한 어린 소년기-동경 유학시절)

▶ 성격 : 세태 소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의의 : 박태원이 자신의 창작 방법론을 고현학(medemologie : 현대적 일상 생활의 풍속을 면밀히 조 사 탐구하는 행위)이라 했는데, 이를 적용시킨 작품이 바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다.

▶ 주제 : 1930년대 무기력한 문학인의 눈에 비친 일상사

 

 

 

 

 

 

 

 

 

◈ 천변 풍경(川邊 風景)

 

 

작가 : 박태원

 

줄거리

일정한 줄거리는 없다. 1년 동안 청계천변에 사는 약 70여 명의 인물들이 벌이는 일상사가 그 주된 내용이다.

민 주사, 한약국집 가족, 포목전 주인을 제외한 재봉이, 창수, 금순이, 만돌이 가족, 이쁜이 가족, 점룡이 모자 등은 모두 청계천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점룡이 어머니, 이쁜이 어머니, 귀돌 어멈을 비롯한 동네 아낙네들은 빨래터에 모여 수다를 떤다.

이발소집 소년인 재봉이는 이런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결코 권태를 느끼지 않는다.

민 주사는 이발소의 거울에 비친 쭈글쭈글 늙어 가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숨짓지만, 그래도 돈이 최고라는 생각에 흐뭇해 한다.

여급 하나꼬의 일상, 한약국집에 사는 젊은 내외의 외출, 한약국집 사환인 창수의 어제와 오늘, 약국 안에 행랑을 든 만돌 어멈에 대한 안방마님의 꾸지람, 이쁜이의 결혼, 이를 바라보기만 하는 점룡이, 신전집의 몰락, 민 주사의 노름과 정치적 야망, 민 주사의 작은집인 안성집의 외도, 포목점 주인의 매부 출세시키기, 이쁜이의 시집살이, 민 주사의 선거 패배, 창수의 희망, 금순이의 과거와 현재, 기미꼬와 하나꼬의 여급 생활, 금순이와 동생 순동의 만남, 하나꼬의 시집살이와 이쁜이의 속 사정, 재봉이와 젊은 이발사 김 서방의 말다툼, 친정으로 돌아오는 이쁜이, 이발사 시험을 볼 재봉이 등으로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 전통적인 소설의 구성 방식 따르지 않음.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소설, 세태소설

▶ 배경 : 시간 - 1930년대 어느 해 2월부터 이듬해 1월 / 공간 - 청계천변을 중심으로 한 서울

▶ 경향 : 모더니즘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특히 카메라 아이의 기법이 돋보임

▶ 의의 : 세태 소설 혹은 경아리(서울) 문학의 대표작

▶ 주제 : 1930년대 서울 중산층과 하층민들의 삶의 애환

 

 

 

 

 

 

 

 

 

 

 

 

 

 

 

◈ 강(江)

 

 

작가 : 서정인

 

줄거리

김씨와 이씨는 박씨네 하숙생들이다. 셋은 버스를 타고 혼삿집으로 가고 있다. 박씨는 군대 기피자였고 지금은 국민학교 선생을 사직한 처지다. 그의 곁에는 살찐 젊은 여자가 앉아 있다. 늙은 대학생 김씨는 외투 속에 웅크린 채로 진눈깨비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자기만의 상념에 빠진다. 세무서원 이씨는 여차장의 엉덩이가 크다고 생각하며 그녀와 유쾌하게 노닥거린다. 박씨는 옆의 살찐 여자와 급속도로 친해진다. 그녀는 술집 작부다.

이들 셋과 여자는 같은 곳에서 하차한다. 밤늦게 혼삿집을 다녀온 세 남자는 거나하게 취해 버린다. 박씨와 이씨는 낮에 만났던 작부의 술집으로 가고 김씨는 혼자 여인숙에 눕는다. 침구를 가지고 방에 들어온 여인숙 집 아이는 반장이라는 명찰을 가슴에 붙이고 있다. 아이는 일등을 했다고 자랑한다. 아이를 보내며 김씨는 과거를 생각한다. 동네의 천재였던 아이가 가난과의 싸움에서 피곤한 낙오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떠올린다. 밖에는 눈이 쌓이고 김씨는 잠이 든다.

술집에서는 술판이 벌어진다. 이씨가 여자의 손목을 잡아끈다. 술집 여자는 이씨 품에 안겨 김씨가 대학생이라는 말을 유심히 듣는다. 여자는 밖으로 나와 옆집 여인숙의 사립문을 열고 불이 켜져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김씨는 새우잠을 자고 있다. 여자는 이불을 끌어다가 덮어 주고 베개를 바로 해 주고는 그 얼굴을 들여다본다. 대학생 하고 뇌까린다. 그녀는 남폿불을 끈다.

 

등장 인물

① 김씨 : 검은 외투를 입고 있으며 좀 과묵한 김씨는 늙은 대학생

그는 한때 촉망 받고 꿈을 지닌 젊은이였으나 이제는 그 꿈이 허황하다는 것을 알고 삶 자체 에 실망해버린 사람. 꿈의 상실로 인한 피해의식 열등감, 기피성, 폐쇄성 등이 보여진다

② 박씨 : 전직 국민학교 교원. 이씨의 하숙집 주인. 세상을 자기식으로 살아간다고 자부 하나 행동이 연민의 정을 가진다.

③ 이씨 : 세무서 주사. 농담을 즐기며 멋을 잘 부임. 속물근성을 가짐.

④ 여자 : 술집 작부. 버스에서 세 사내를 만난다. 신부(新婦)의 꿈을 꾸는 여자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눈 내리는 겨울 시골 군하리(60년대)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배경의 객관적 묘사와 짤막한 대화 - 간결체

▶ 어조 : 과거의 삶을 회상하는 비감(悲感)어린 어조

▶ 주제 : 소외 당한 소시민의 슬픔

 

 

 

 

 

 

 

 

◈ 불꽃

 

 

작가 : 선우휘

 

줄거리

주인공 고현의 아버지는 기독교 신자로서 3.1 운동 때 일경(日警)의 총을 맞고 뒷산 동굴에 피신했다가 죽은 민족주의자였다. 현의 할아버지 고 노인은 충직하기는 하나 풍수지리를 믿고 조상 일만 돌보며 안일하게 살아가며, 손자 현에게 지극한 관심을 쏟는다. 현의 어머니는 현실의 고통과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인고의 인물로 기독교에 귀의하여 아들을 보살핀다. 현은 일본 유학시 제국주의 찬양론자 다까다 교수의 영웅주의적 감상과 기만에 불만을 품고 귀국했다가 학병으로 끌려간다.

중국에 파병되었다가 탈영했고, 만주에 진주한 소련군의 만행도 경험한다. 학병 탈출 후 해방된 고향으로 돌아온다. 여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사상적 부조리와 혼란을 경험하고 여수, 순천 사건도 듣게 된다. 6.25가 터지자,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온 친구 연호와 공산주의 혁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인민 재판이 있던 날 현은 동료 여교사 조 선생의 부친이 처형당하는 것을 보고 드디어 분노가 폭발한다. 연호를 치고 보안서원의 총을 빼앗아 아버지가 죽은 동굴로 피신한다. 현의 은신처를 알게 된 연호는 현의 할아버지를 인질로 잡고서 투항을 종용한다. 처음에는 투항하라시던 할아버지가 너는 살아야 한다고 용기를 준다. 이때 연호가 할아버지를 사살한다. 현은 연호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탈출한다. 그는 연호의 총탄을 맞고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도 생명의 불꽃을 느끼며, 현실과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면서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등장 인물

① 고 현 : 할아버지(숙명론)와 아버지(저항주의) 사이에서 방황하다 현실 참여라는 새 차원의 삶을 시 도하는 인물. 아버지 쪽으로 자신을 새롭게 창조해 가는 주인공. 우리 민족의 수난을 대표하 고 상징하는 인물. 소설 후반의 능동적 행위말고는 기백이 결여된 소극적인 인물이며, 우유 부단함을 보이기까지 하는 인물임.

② 할아버지 : 조상의 대통을 잇는 것을 전부로 생각하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인물. 숙명론자. 철저한 현실주의자. 아버지와 정반대형의 인물.

③ 아버지 : 대의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희생시키는 인물. 민족적 신념에 불탔던 현실 참여주의자. 저항 주의자.

④ 연호 : 현의 친구. 열성 공산주의자. 현과 혁명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임.

⑤ 조 선생 : 구원의 여인상 (민족보다는 가문을, 가문보다는 가족을, 가족보다는 자신을 우선으로 삼음)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전후 소설

▶ 배경 : 3. 1 운동부터 6. 25까지 / P고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박진감이 넘치면서 장중한 맛을 풍기는 문체

▶ 표현 : 내적 독백, 의식의 흐름

▶ 구성 : 역전적 구성

▶ 주제 : 한국 근대사의 비극적 갈등을 극복하고 자기 개혁을 실천하는 한 인간의 결의

 

※ 불꽃의 상징성 - 새 차원의 비약을 약속하는 생명력

 

 

◈ 비오는 날

 

작가 : 손창섭

 

줄거리

6. 25 당시, 임시 수도 부산에 피난 온 대학생 원구는 친구 동욱의 집에 가본 후부터, 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면 그들 남매에 대한 생각 때문에 감당할 수 없도록 무거워지진다. 원구의 머리 속에 떠오른 동욱과 동옥은 그 모양으로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이었다.

동욱은 현재 누이동생 동옥과 1.4 후퇴 때 월남해서 살고 있다. 소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원구 역시 월남해서 행상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으나, 오히려 친구인 동욱과 동옥의 생활을 걱정한다. 피난지 부산에서 원구는 리어카에 잡화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옥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하는 감수성이 예민한 인물로 왼쪽 다리가 불편한 지체 부자유자이다. 그의 오빠인 동욱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으며, 착실한 교인으로 목사 지망생이었다. 그러나 6.25 라는 전쟁은 그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월남 이후 동욱은 미군 부대를 전전하면서 초상화를 주문 받고 동옥은 집에서 초상화를 그리면서 생계를 간신히 꾸려 나간다. 그들은 인가에서 외딴 곳, 황폐한 집에 사는데, 그들이 살고 있는 목조 건물조차 그들의 비참한 생활을 나타내고 있다. 동옥이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곳에 사는 것이다. 장마가 진 어느 날 원구가 동욱의 집을 찾아갔으나 동옥의 얼굴에서는 자조적인 웃음밖에 발견 할 수 없었고, 오히려 냉담하게 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원구는 돌아오다가 동욱을 만나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지붕은 비가 새어 방안에 양동이를 받쳐 놓았는데 빗물이 가득한 것을 버리려다 쏟고 말았다. 그때 물을 피하려 일어나는 동옥을 보고야 동옥이 다리 불구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 비오는 날이면 자주 그 집을 방문하였는데, 점차 동옥이 원구를 대하는 태도가 좋아진다.

그러던 어느날 이후 동옥은 그의 유일한 생계인 초상화 작업마저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동옥이 너무 불안해하니 자주 찾아와 위로해 주라는 부탁을 동욱이 원구에게 한다. 다시 비오는 날, 그들을 찾아가니, 동옥이 그 동안 모아 둔 돈을 빚낸 주인 노파가 도망가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동옥은 더욱 절망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욱과 동옥이 세들어 살던 집마저 주인이 몰래 팔고 도망가 버려 결국 그 집에서 나오게 된다.

다시 며칠 후, 동욱의 집을 찾아 든 원구를 동욱 남매가 아닌 낯선 사내가 주인이라며 맞는다. 그 사내는 동욱은 외출한 채 소식이 없고, 세 들어 살던 집마저 주인 이 몰래 팔고 도망가고 동옥이도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동옥이는 얼굴이 반반하여 어디 가 몸을 판들 굶어 죽기야 하겠느냐는 사내 말소리를 등지며, 원구는 자기가 동옥을 팔아먹었다는 자책감에 빠진다.

 

등장 인물

① 원구 : 이 작품의 서술자로 동욱의 친구. 그 역시 월남해 리어카로 잡화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동 욱 남매에게 애정을 베푸는 인물.

② 동욱 :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 지망생으로 1.4후퇴 때 동생 동옥과 함께 월남한다. 미군을 상대로 초 상화 주문을 받아 생계를 꾸려 가지만 상황이 어려워지자 입대하는 정적인 인물

③ 동옥 : 동욱의 여동생. 소아마비로 이상 성격이 된 동욱의 동생. 생계유지를 위해 초상화를 그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6. 25 중, 장마철 / 피란지 부산의 변두리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어조 : 소외된 인간상을 피학적(被虐的) 어조로 묘사함.

▶ 주제 : 전쟁의 극한 상황이 가져다 준 인간의 무기력한 삶

전쟁의 와중에서 생계의 수단과 삶의 의지를 상실한 인간의 비참한 모습

◈ 잉여 인간(剩餘 人間)

 

작가 : 손창섭

 

줄거리

주인공 서만기는 치과 의사다. 서만기의 병원에는 중학 동창인 채익준과 천봉우가 찾아와 종일토록 한담(閑談)으로만 소일한다. 이들은 소위 '잉여인간'들이다. 익준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신문기사를 보면 비분 강개하여 어쩔 줄 모르는 인물이고, 봉우는 실의의 인간으로 간호원 홍인숙을 짝사랑하고 있다.

봉우의 아내는 병원 건물의 주인으로서 주위의 평판이 좋지 않다. 그녀는 가난한 치과의사 만기를 돈으로 유혹하려 하지만 만기는 점잖게 거절하다. 끝내는 집세를 올려주지 않으면 나가 달라고까지 협박을 하나 만기를 이를 뿌리치고, 병원을 잃고 난 다음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을 한다.

어느 날, 익준의 아내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익준을 찾을 수 없는 만기는 아이를 따라 익준의 집에 간다. 익준의 집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만기는 봉우 처에게 장례 비용을 융통하여 장례식을 치른다. 만기는 어느 날 일주일 이내에 병원과 시설 일체를 내어 달라는 봉우 처의 편지를 받는다. 익준 처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 익준은 머리에 상처를 입고 돌아온다. 그는 상복을 입은 아들을 보고 장승처럼 선 채 움직일 줄을 모른다.

 

등장 인물

① 서만기 : 치과 의원 원장. 채익준과 천봉우의 중학 동창으로 '잉여 인간'인 이들을 포용하고 자신의 삶을 굳게 지켜 나감.

② 채익준 : 부조리에 분노하고 비분강개하는 인물.

③ 천봉우 : 소극적이고 실의에 빠져 있는 인물.

④ 홍인숙 : 서만기 치과 의원의 간호원.

⑤ 봉우의 처 : 경제 능력이 비범한 여인으로 행실이 좋지 않음.

⑥ 은주 : 서만기의 처제. 형부를 연모함.

⑦ 채갑성 : 채익준의 아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전후 소설

▶ 배경 : 6. 25 전후 사회의 현실 / 서만기 치과 병원과 그 주변

▶ 경향 : 휴머니즘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전후 사회에서의 인간 소외

 

 

 

 

 

 

 

 

 

 

 

◈ 쑈리 킴

 

 

작가 : 송병수

 

줄거리

전쟁 중에 고아가 된 쑈리 킴은 못된 왕초 밑에서 견디다 못해 딱부리와 함께 도망친다. 그러나 순경에게 잡혀 고아원으로 간다. 그들은 다시 탈출하여 미군 부대 주변을 맴돈다. 그 곳에서 딱부리는 하우스 보이로 자리잡고, 쑈리는 따링이라는 양공주와 함께 산다.

쑈리는 따링 누나에게 양키나 검둥이를 소개해 주는 펨푸 노릇을 한다. 양키들은 초컬릿이나 씨레이션 등 먹을 것을 주지만, 달러 다섯 장은 내야 따링 누나와 잘 수 있다. 쑈리는 따링이 양키와 잘 때면 MP가 오는가 망을 본다. 그는 늘 파란 잔디밭에서 따링하고 ‘저 산 너머 햇님’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꿈을 꾼다. 따링은 정말 누나같다.

그러던 어느 날 따링이 MP한테 끌려 가고 만다. 구덩이에 숨겨 둔 팔백 달러 뭉치를 가지고 서울의 PX 앞에서 만나자는 고함 소리를 남긴 채. 누나가 잡힌 것은 딱부리의 밀고 때문이라고 쑈리는 단정한다. 그를 찾아가 격투를 벌인다. 바로 그때 찔뚝이란 놈이 따리의 달러 뭉치를 훔쳐 달아난다. 쑈리는 딱부리와 합세해서 찔뚝이를 마구 짓밟는다. 찔뚝이가 쑈리를 돌로 쳐죽이려 하자 딱부리가 칼로 그를 찌른다. 달러 뭉치는 피가 묻은 채 사방으로 흩어진다. 쑈리는 서울로 도망친다. ‘저 산 너머 햇님’을 생각하며. 그러나 찔뚝이가 죽지 않고 살아나 뒤따라 올 것만 같아 쑈리는 무섭다.

 

등장 인물

① 쑈리 킴 : 10세 정도 된 전쟁 고아소년. 매춘을 중개한다. 그러나 양공주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 천진성이 상처를 입는다. 외국 군대의 이상한 성(性) 문화와 전시(戰時), 성(性)의 상품화 또는 생활 수단화를 너무 일찍 깨우친 아이

② 딱부리 : 14세. 양공주인 따링누나가 양키와 관계를 가지는 것을 보고 $5 줄테니 자기와 잠자리를 갖자고 요구하는, 일찌감치 어른의 세계에 물든 파괴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줌

③ 따링 누나 : 양공주.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지만 이룰 수 없음도 알고 있다.

 

 

핵심 정리

▶ 배경 : 6. 25 동란 때 미군 부대 주변, 부랑소년과 양공주의 삶을 그림

▶ 경향 : 휴머니즘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어조 : 작품 분위기 조성을 위해 '피엑스, 쑈리 킴, 엠피, 따링 누나' 등의 어휘를 그대로 사용

▶ 의의 : 다른 전후 소설과는 달리 전쟁의 비극 강조에서 나아가 인간 본성이 착함을 강조하고 있다.

▶ 주제 : 현실의 암울함 속에 싹트는 인간애

 

 

 

 

 

 

 

 

 

◈ 상록수

 

 

작가 : 심훈

 

줄거리

박동혁과 채영신은 한 신문사 주최의 농촌 계몽 운동에 참여했던 열성적인 학생들로서, 어느 날 주최측이 베푼 위로회에서 함께 보고 연설을 한 것을 계기로 알게 된다. 학교를 졸업한 뒤 동혁은 고향인 한곡리로, 영신은 기독교청년연합회 특별 파견자의 신분으로 경기도 청석골로 각각 내려가 농촌 사업에 헌신한다.

동혁은 30세 이하의 청년들을 모아 농우회를 조직하고 회관 건립과 마을 개량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지주인 강 도사의 아들 강기천과 당국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는다.

채영신도 예배당을 빌려서 가난한 농촌 아이들에게 한글 강습을 실시하는 한편, 기부금을 모아 새 건물을 지을 계획을 하지만 일제의 방해로 130명이니 되는 아이들을 80명으로 제한하라는 통고를 받고 괴로워한다. 갖은 어려움 끝에 영신은 모금된 100여 원으로 청석 학원을 지으려 목도(木刀)질까지 스스로 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형편과 사업의 진행 과정을 편지로 의논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동지 의식은 사랑으로 발전하여 혼인을 약속하게 된다. 그러던 중 영신이 청석골의 ‘청석 학원’ 낙성식에서 맹장염으로 졸도한다. 동혁은 수술을 한 영신의 곁에서 정성껏 간호한다. 그런데 간호를 하고 다시 학산리로 돌아와 보니 동네의 악덕 지주이자 고리대금업자인 강기천이 동혁의 농민 운동을 방해하기 위해 농우회원들을 매수하는 등 온갖 농간을 부리고 있었다. 이에 화가 난 동혁의 동생 동화가 회관에 불을 지르고, 동혁은 동생의 죄를 자신이 대신 뒤집어쓰고 잡혀 간다.

그 후 감옥에서 풀려 난 동혁이 청석골에 갔을 때 영신은 과로로 병이 재발하여 이미 죽어 버린 뒤였다. 동혁은 영신을 장례 지내고 산을 내려오면서 상록수들을 보며 이제부터는 농촌을 위해 두 사람의 몫을 해낼 것이라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한곡리로 돌아온다.

 

등장 인물

① 박동혁 : 의지적인 농촌 계몽 운동가

② 채영신 : 동혁의 애인. 여성 기독 청년회 특파원으로 청석골 원재 집에서 머무르면서 계몽 운동에 헌 신적인 활동을 보임. 인내력이 강하고 신중한 성격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농민 교화 소설(농촌 계몽 소설)

▶ 배경 : 1930년대의 가난하고 낙후된 농촌(청석골)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평이하고 감성적이며 호소력이 강한 문체

▶ 의의 : 실천적 인물을 소재로 한 본격 농촌 계몽 소설

▶ 주제 : 농촌 계몽 운동을 하는 남녀의 순결한 애정. 농촌 계몽을 위한 헌신적 의지

 

※ 농민 소설의 여러 양상

① 농민 교화 소설(계몽소설) : 이광수의 흙, 심훈의 상록수

② 토속적 농민 소설 : 김유정의 동백꽃, 봄봄

③ 목가적 농민 소설 : 이무영의 제1과 제1장

④ 사실적 농민 소설 : 박영준의 모범 경작생, 김정한의 사하촌

⑤ 경향 문학적 농민 소설 : 이기영의 고향, 서화

◈ 금수회의록

 

작가 : 안국선

 

줄거리

이 작품은 '금수 회의소'라는 모임 장소에서 8종류의 동물들이 회의를 통하여 인간의 온갖 악을 성토하는 내용이다.

'회장인 듯한 물건'이 금색 찬란한 큰 관을 쓰고 영롱한 의복을 입은 이상한 태도로 회장석에 올라서 개회 취지를 밝힌다. 이 회의의 안건은 '제일, 사람된 자의 책임을 의논하여 분명히 할 일, 제이, 사람의 행위를 들어서 옳고 그름을 의논할 일, 제삼, 지금 세상 사람 중에 인류로서 자격이 없는 자와 있는 자를 조사할 일' 등이었다. 이러한 안건을 가지고 토의를 시작한다.

이 때 제일석에 앉아 있던 까마귀가 물을 조금 마시고 연설을 시작한다. 내용은 [반포의 효(反哺之孝)]를 예로 들면서 인간을 비난한다. 그리고 제이석의 여우가 등단하여 기생이 시조를 부르려고 목을 가다듬는 듯한 간사한 목소리로[호가호위(狐假虎威)]를 들면서 인간의 간사함을 성토한다. 제삼석의 개구리는 [정와어해(井蛙語海)]의 예를 들어 분수를 지킬 줄 모르고 잘난 척하는 인간을, 제사석의 벌은 [구밀복검(口蜜腹劍)]의 예를 들어 인간의 이중성을, 제오석의 게는 [무장공자(無腸公子)]의 예로써 외세에 의존하려는 인간의 태도를 비난한다. 그리고 제육석에 앉아 있던 파리는 [영영지극(營營之極)]을 들어 인간의 욕심 많은 마음을, 제7석에서는 호랑이가 [가정이맹어호(苛政而猛於虎)]를 들어 인간의 험악하고 흉포한 점을 성토한다. 제팔석에서는 원앙이 [쌍거쌍래(雙去雙來)]를 예로 들어 인간의 더럽고 괴악한 심성을 폭로한다. 끝으로 회장이 나서더니 "여러분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 다 옳으신 말씀이오. 대저 사람이라 하는 동물은 세상에 제일 귀하다, 신령하다 하지마는 나는 말하자면, 제일 어리석고 제일 더럽고, 제일 괴악하다 생각하오. 그 행위를 들어 말하자면 한정이 없고 또 시가니 진하였으니 고만 폐회하오."라며 폐회를 선언한다.

이 때 그 회의 장소에 모였던 짐승들은 일시에 나는 자는 날고, 기는 자는 기고, 뛰는 자는 뛰고, 우는 자도 있고, 짖는 자도 있고, 춤추는 자도 있어서 인간의 온갖 악증을 성토하며 돌아간다.

이러한 동물들의 인간 세태 성토 광경을 보고 들은 '나'는 "내가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런 욕을 보는고!" 하면서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기독교적 설교 형식을 빌어 인간 구원의 길을 역설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 마지막 설교는 다음과 같다.

"예수 씨의 말씀을 들으니 하나님이 아직도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니, 사람들이 악한 일을 많이 하였을지라도 회개하면 구원 얻는 길이 있다 하였으니 이 세상에 있는 여러 형제 자매는 깊이깊이 생각하시오."

 

등장 인물

① 까마귀 : 불효함 풍자

② 여우 : 외세에 의존하여 자신의 영달을 추고하고 동포를 압박하는 일 풍자

③ 개구리 : 사람들은 좁은 소견으로 외국의 형편을 모르면서 아는 체 하고 나라는 망하여 가는데 썩 은 생각으로 갑갑한 말만 한다

④ 벌 : 입으로는 꿀 같은 말을 하고 배에는 칼을 품은 마음을 지님

⑤ 게 : 인간의 창자는 썩어서 옳은 창자를 가진 사람이 없다

⑥ 파리 : 이를 쫓아 서로 싸우는 인간 풍자

⑦ 호랑이 : 인간의 사나움

⑧ 원앙 : 사람의 음란함 풍자

 

핵심 정리

▶ 갈래 : 신소설, 단편소설, 우화소설, 정치 소설

▶ 문체 : 산문체, 연설문체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인간 세계의 모순과 비리와 타락상에 대한 비판과 풍자, 개화기의 혼란한 세태를 비판

◈ 북간도

 

 

작가 : 안수길

 

줄거리

월강(越江)이 금지되어 있는 두만강 건너편 비옥한 토지를 개간하여 이한복은 죽음을 무릅쓰고 북간도에서 농사를 짓는다. 어느 날 밤, 몰래 감자를 가져온 그는 아들 장손 때문에 관가에 잡혀 가서 신관 사또에게 당당히 북간도의 현실을 말하고는 곤장 10대를 맞고 풀려난다.

한편, 사또는 이한복을 다시 불러 함께 백두산 정계비를 확인하기에 이르고, 이후로 정부의 협조로 북간도의 이주가 시작된다. 이런 사실을 안 청국에서는 조선 사람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 그러나 이한복을 중심으로 한 비봉촌 사람들은 끝까지 항거한다.

어느 날, 창윤이 청국인 지주 밭에서 감자를 캐다가 잡혀 청국인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이한복은 손자의 억지 변발(辮髮)을 가위로 자르다가 분함에 쓰러져 죽고 만다.

바봉촌에는 차츰 청국인 지주 동복산의 주구(走狗)로 변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결국에는 그의 송덕비를 세우게 된다. 그날 밤 송덕비 비각이 불타고, 창윤은 용정으로 도망가서 사포대(私砲隊)에 지원한다. 얼마 후 다시 고향에 돌아와서 살았으나, 자식 정수의 교육과 지주의 잦은 압력으로 용정으로 옮긴다. 정수는 신명 학교에 다니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창윤은 기와 굽은 일이 잘 되어 가는데 1차 세계 대전이 터진다.

정수는 자신에게 항일 의식을 길러주던 교사 주인태와 같이 독립 선언서를 인쇄하고 만세를 부르짖는다. 김좌진 장군 휘하에 있는 정수는 일본군과 교전도 하였으나 주위의 설득과 애인 영애의 권유로 자수, 형(刑)을 살고 나온다. 옥에서 나온 정수는 우여곡절 끝에 직장을 가지나 다시 잡혀 옥게 갇힌다.

1945년 8월 15일, 정수는 영애의 마중을 받으면서 감옥에서 나온다.

 

등장 인물

① 이한복(1대) : 자주 정신이 강하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당을 차려 손자를 가르친다. 민족주의자이며 이상주의자. 간도 이주 1세대.

② 장손(2대) : 청국인 지주(地主) 송덕비 제막에 협조하지 않는다.

③ 창윤(3대) : 송덕비 비각을 불사르고 용정으로 가 사포대에 가입하고 사포대를 조직.

④ 정수(4대) : 4대 중 공부를 가장 많이 했고 독립군에 가담하여 활동하기도 한다.

⑤ 최칠성 : 현실주의자.

⑥ 장치덕 : 현실주의자도 아니고 이상주의자도 아닌, 중간적 인격자.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소설, 대하소설. 역사소설

▶ 배경 : 1870년 조선 말기부터 광복까지의 만주 북간도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경향 : 사실주의

▶ 문체 : 함경도 방언 사용

▶ 의의 : 염상섭, 박경리 등과 함께 민족적 리얼리즘 작가로서 간도 이주민의 투쟁으로 점철된 삶과 애 환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제재 : 4대(代)에 걸친 이민 수난사

▶주제 : ① 땅에 대한 농민(간도 유민)들의 애착과 강렬한 민족 의식, 자주 정신

② 한민족의 주체적 저항과 창조적 삶의 역사

 

◈ 제3인간형(第三人間型)

 

 

작가 : 안수길

 

줄거리

한때 작가였다가 6. 25 동란 후 피란지 부산에서 교원 노릇을 하는 ‘석’은 같은 작가였다가 동란 중 여러 가지 소문만 무성하게 나돌던 친구 ‘조운’을 만난다.

‘석’은 친구의 차를 타고 가면서 그의 동란 중 소문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친구가 숨어서 이룩한 대작에 대한 평을 받으려고 불쑥 나타난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두 사람은 술을 시킨다. ‘석’은 친구가 권하는 술에 금방 취한다. ‘석’은 차 안에서 궁금했던 말을 꺼냈으나, 친구는 외투 안주머니에서 종이 꾸러미를 내어 놓는다. 거기에는 검정색 넥타이와 ‘조운 선생’이라고 쓰인 봉투가 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선생님(조운)의 호의는 고맙지만 자신의 길은 이미 작정되어 간호 장교에 지원했음을 알리는, ‘미이’란 여성의 것이었다.

‘조운’은 ‘미이’에 대하여 말하기 시작한다 - 미이는 문학 소녀였으며, 가정이 부유했고, 명랑한 성격으로 조운을 무척 따랐다. 동란 이후 집안이 크게 기울어지고, 성격도 많이 변했다. 조운은 그녀에게 다방을 차려 주어 도우려 했으나, 미이는 며칠의 여유를 구하더니 새로운 사명을 찾아 간호 장교를 지원했다.

말을 마치며 ‘조운’은 ‘미이’가 전쟁을 겪으며 제 갈 길을 바르게 찾은 데 반하여 자신은 깊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는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석’은 ‘조운’에게 가졌던 호기심과 기대감 대신 강렬한 ‘미이’의 인상을 떠올린다.

 

등장 인물

① 석 : 전쟁 전 신문사에서 작가 활동. 피란지(부산)에서 생계를 위해 교원이 됨. 친구 조운을 만나 조 운을 따르다 간호장교로 입대한 ‘미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삶의 태도에 감명을 받음. 그런 데, 자신의 어떤 하나의 일에도 충실치 못하는 모습에 대한 자책으로 괴로워한다.

② 조운(본명 최춘택) : '독특한 철학적인 문제를 난삽(難澁)한 문체로 표현하는' 작가로서 개성이 강한 인물. 문학에 대한 결백성과 자신에 대한 충실성을 인정받아 존경을 받는 인물. 6 25가 발발하자 문학을 버리고 자동차 사업에 손을 대어 돈을 버나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생각도 얕아지고, 술과 여자를 가까이 한다. (염상섭 소설 <두 파산> 중 ‘김옥임'과 같은 변모를 보여줌)

③ 미이 : 모 회사 중역의 딸로 조운을 사모하는 철부지 문학 소녀였으나 전쟁 중 가족의 죽음을 보며 신념의 인간으로 성숙되어 간다. 조운의 경제적 도움을 거절하고 간호 장교로 지원한다. 이때 ‘조운선생'이라고 쓴 봉투와 검은 넥타이를 조운에게 보낸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6 25동란 당시의 부산과 그 전의 서울

▶ 경향 : 사실주의

▶ 시점 : 전지적 작가

▶ 어조 : 자조적(自嘲的), 반성적(反省的)

▶ 주제 :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져 가는 인간형과 새로운 각성으로 거듭 태어나는 인간형의 탐구

 

 

 

 

 

◈ 두 파산

 

 

작가 : 염상섭

 

줄거리

해방이 되자, 정례 어머니는 별 수입도 없이 정치를 합네 하고 돌아다니는 남편을 믿고 있을 수 없게 되자 문방구 가게를 열기로 결정한다. 남편에게 졸라 집문서를 담보로 하여 은행에서 빚을 얻어내어 국민 학교 앞에 가게를 차린다. 그러나 돈이 딸려서 물건을 제대로 갖추어 놓지 못하면서 장사가 어렵게 되고, 할 수 없이 옛날 동창생인 김옥임에게 빚을 얻어 가게를 운영한다.

그러나 새로이 시작한 남편의 자동차 사업이 실패하게 되어 옥임에게 진 빚의 이자마저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어려운 형편이 된다. 문학을 사랑하고 여성 해방 운동을 찬양하면서 꿈 많던 처녀 시절을 보낸 옥임이는 이젠 돈놀이에 몰두하여 성격 파산자로 변모, 경제적으로 파산한 정례 어머니에게 길거리에서 심한 창피를 준다.

동경 유학생으로 신여성임을 부르짖던 김옥임은 도지사 대감의 후실이 되었는데, 그 남편이 지금은 중풍을 앓을뿐더러 반민자(反民者)로 몰려 있다. 그러자 옥임은 고리 대금업에 삶의 재미를 갖게 되었고, 정례 어머니는 옥임이의 그러한 정신 파산을 한탄한다. 그러나 옥임이는 오히려 친구인 정례 어머니에게 망신을 준 것을 통쾌하게 여기면서, 젊은 남편과 장래성 있는 자녀를 둔 친구에 대한 시기심에서 나온 화풀이인 것을 자인한다.

옥임은 교장에게 빚을 진 게 있다. 옥임은 정례 어머니더러 교장에게 자신이 진 빚을 대신 갚으라고 말하고, 교장은 정례 어머니를 졸라 댄다. 이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정례 어머니는 문방구 가게를 처분하여 빚을 갚고는 허탈감에 앓아 눕는다. 그러나 성격이 욱한 남편은 어수룩한 자동차로 옥임이에게 사기칠 궁리를 한다.

 

등장 인물

① 정례 어머니 : 국민 학교 앞에서 가게를 차려 놓고 생계를 유지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못해 빚을지 고 친구 옥임이에게 가게를 넘긴다.

② 김옥임 :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오로지 돈놀이에 매달려 친구까지도 저버리는 정신적 파산자

③ 정례 아버지 : 가난하면서도 새로 찾은 나라를 위해 정치 일선에 나서기도 함. 어수룩한 자동차로 옥임에게 사기칠 궁리를 함

④ 옥임의 남편 : 친일파 고위 관리

⑤ 교장 : 옥임으로 부탁으로 정례 어머니에게서 돈을 받아 냄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세태소설, 시정소설

▶ 배경 : 해방 직후 서울 황로현 부근 / 인간성을 파멸시키는 근대 사회 / 친구사이의 갈등과 열등

콤플렉스

▶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

▶ 문체 : 치밀한 묘사적 문체

▶ 표현 : 성격의 병행 대조 기법

▶ 특징 : 1) 자연주의적 인생관과 사실주의적 창작 태도 일관

2) 빠른 사건의 진행보다는 현실의 느린 전개

▶ 경향 : 사실주의, 객관적 서술

▶ 주제 : 물질적․정신적으로 파산된 인간을 통한 해방 후 혼란한 사회상 풍자.

(물질만능의 세태풍자)

◈ 만세전

 

 

작가 : 염상섭

 

줄거리

일본에 유학 중인 ‘나’(이인화)는 서울에 있는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연말 시험도 포기한 채 귀국한다. 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을 고쳐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잣니에 대한 불만과 원만하지 못했던 부부 관계 등으로 ‘나’의 마음은 음울하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정자가 있는 술집에 들러 술도 마시고 카페에도 가 보고, 음악 학교 선생인 을라(乙羅)도 만나 본다.

귀국하는 배에 올라서도 짖궂게 미행하는 일본 형사에게 계속 시달리면서 울분을 삭인다. 배 안의 욕실(浴室)에서 우리 나라 노무자들을 경멸하는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라 없는 설움과 압박과 곤궁 속에서 허덕이는 우리 나라 노무자에 대한 연민과 동정에 휩싸인다. 그런 상황은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상경하는 동안에도 계속된다.

서울의 집에 와 보니, 현대 의학으로 넉넉히 고칠 수 있는 유종(乳腫)을 앓고 있는 아내를 방치한 채, 아버지는 술타령이나 하면서 재래식 의술에 맡겨 결국 아내를 죽게 만든다.

집안에는 출가했다가 과부가 되어 돌아온 누이, 종손인 종형, 그 밖의 과객들이 득실거려 도무지 안정을 얻을 수가 없다. 다시 유학 길에 오르려 하나, 집안 식구들의 만류로 발이 묶였고, 재혼을 하라는 형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상중(喪中)에 일본에 있는 정자의 간절한 편지를 받는다. 새 길을 찾아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에게 새 출발을 축하한다는 편지와 함께 돈 백 원을 보내 주었다.

사회고 집안이고, 구더기가 들끓는 공동 묘지 같은 답답한 환경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나’는 불쌍한 아내, 사랑보다 연민이 앞섰던 가련한 아내를 생각하면서 탈출하듯 다시 동경으로 떠난다.

 

등장 인물

① 나 : 동경 W대학 문과 재학생. 자조적 자기 분석에 철저한 인물

나는 다분히 개인적이고 회의적인 성격의 지식인이다. 상황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관망하고, 스 스로 느끼기보다는 의식적으로 분석하는 입장에 서 있다. 그러나 그도 차츰 민족적 연대감에 눈뜨면서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사회적 인식으로 안목이 발전해 나간다.

② 김천 형님 : 소학교 훈도(교사), 보수적 성격

③ 아내 : 유종으로 죽음

④ 정자 : 카페의 여급. 나의 애인, 편지를 통해 나를 다시 동경으로 돌아오게 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성격 : 사실적, 현실 비판적

▶ 구성 : 전체 9장으로 여행의 일정을 따라 전개되는 기행 형식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배경 : 1918년 겨울(시간). 동경과 서울(공간)

▶ 주제 : ․일제 강점 하에서 억압받는 우리 민족의 비참한 생활상.

․지식인의 눈으로 바라본 식민지 조선의 암담한 현실

 

 

 

◈ 삼대

 

작가 : 염상섭

 

줄거리

만석꾼의 살림을 꾸려 가는 조의관은 봉건적 관념과 허욕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어렵사리 모은 거액의 재산으로 집안의 크고 작은 제사를 받들고, 가문의 명예를 키워나가는 것을 가장 큰 일로 삼는다. 칠순 노인이면서 부인과 사별 후 서른을 갓 넘긴 수원댁을 후취(後娶)로 들여 네 살박이 딸까지 두고 있다. 조의관이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은 바로 아들 조상훈이다. 맏아들이면서도 집안일을 안중에 없고 오로지 교회사업에 골몰해 집안의 돈을 바깥으로 빼돌리는 데만 혈안이 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더구나 조의관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봉제사를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우상 숭배라고 반대하고 전혀 돌보지 않는 것이다. 그는 아들보다도 손자인 덕기에서 더 큰 믿음을 가진다. 집안의 모든 일도 손자인 덕기와 의 논해서 결정하고, 자신이 죽고 난 후 재산 관리도 덕기에게 일임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덕기의 부친인 조상훈은 위선자다. 미국 유학까지 마친 인텔리에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요, 교회 장로 인 그는 교회를 통한 사회 운동과 교육 사업에 큰 뜻을 품고 집안의 재산으로 그런 사업에 직접 투자하기도 하고 민족 운동가의 가족을 돌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그의 실생활은 구린내는 축첩(蓄妾)과 노름, 그리고 술로 얼룩진 만신창이 난봉꾼의 그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살피던 운동가의 딸인 홍경애와 관계를 맺어 아이까지 낳고도 무책임하게 내동댕이치는가하면, 당대의 오입쟁이들이 출입하는 매당집이란 곳엘 드나들면서 나이 어린 여자들과 불륜의 관계에 빠진다.

덕기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는 다른 신세대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친구 김병화처럼 마르크스주의자는 아니다. 병화가 하는 일에 심정적으로 동조를 하기는 해도 그 자신은 법과를 마쳐 판사나 변호사가 되려는 꿈을 품고 있다. 자신의 그런 꿈이 가끔 운동가인 병화의 조소를 받아도 크게 개의하지 않는다. 병화는 목사인 아버지와 사상 대립으로 가출해서 이곳저곳 떠돌면서 기식하는 형편이지만 자신의 뜻은 절대 굽히지 않는 반면, 덕기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정면 충돌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상황에 따라서는 세대를 달리하는 그들의 사고 방식과 행동을 이해하고 동정하기도 한다. 그는 병화의 소개로 가난한 하숙집 딸 필순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잠재되어 있던 조씨 가문의 불화와 암투가 정면에 드러난 것은 조부의 임종을 앞두고 생긴 재산 분배 과정에서였다. 조의관의 후취인 수원집과 그를 조의관에게 소개해준 최참봉 등은 재산을 가로챌 욕심으로 유서 변조를 계획하고 조의관을 독살(毒殺)한다. 의사들의 배설물 검사로 비로소 중독이 판명되자 상훈은 더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사체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집안 어른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고 범인 찾기도 흐지부지되고 만다. 그러나 손자 덕기가 나타나 수원집 일당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재산 관리권은 덕기의 수중에 들어오게 된다. 상훈은 법적 상속자인 자신을 건너뛰고 아들인 덕기에게 그 권리가 넘어가자 유서와 토지문서가 든 금고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힌다.

한편, 상훈에게 농락당하고 아이까지 낳은 후 버림받았던 홍경애는 비록 표면적으로는 술집 여급으로 나가면서 생계를 꾸러가지만 해외의 독립 운동가인 이우삼과 연계를 가지면서 그를 뒤에서 도우는 역할을 한다. 경애는 과거에 묶이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애쓴다. 그는 병화와 자주 만나는 사이에 그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들은 조그마한 잡화상으로 경영하며 경찰의 눈을 속이지만 그것이 다른 운동가인 장훈 일파들의 오해를 사게 되어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 한편, 이우삼이 국내를 다녀간 뒤 서울에서는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불어닥친다. 비밀 조직인 장훈 일파는 물론, 가게를 운영하며 경찰의 눈을 피해 있던 병화와 경애도 검거된다.

그리고 덕기도 병화에게 자금을 대주었다는 혐의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는다.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장훈은 비밀 유지를 위해 코카인으로 음독 자살을 한다. 장훈의 자살로 갑자기 조사가 미궁에 빠지자 연행되거나 검거되었던 사람들은 다 풀려 나오게 된다. 가짜 형사를 등장시켜 금고와 문서를 훔쳐냈던 상훈도 결국 훈방 조치로 풀려난다. 덕기는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공백을 느끼면서 이제 자신의 어깨 위에 내려얹힌 조씨 가문의 유업을 어떻게 이끌나갈 것인가 망연해한다.

등장 인물

① 조의관(할아버지): 조선조 말기 중인 계층의 인물로 돈과 실리밖에 모르는 전형적인 현실주의자. 스 스로의 봉건 의식을 수호하려 노력하는 인물(보수적) / 조씨 가문의 가장. 재산을 노린 후취 수원집 일당에 의해 독살 당함.

② 조상훈(아버지): 조의관의 아들이자 덕기의 아버지로 개화기를 대표하는 인물. 새로운 시대를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여 축첩과 노름 등 방탕한 생활을 일삼기에 여념이 없다(개화적) /

③ 조덕기(아들): 수동적 온건성을 지닌 인물로 조부 조의관의 봉건적인 세계와 아버지 조상훈의 새로운 세계의 대립을 긍정하는 점층적 인생관을 가진 지식인이기 때문에 할아버지 조의관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재산도 물려 받게 되는 인물(절충적) /

④ 김병화: 덕기의 친구. 목사의 아들이며, 사회주의 활동을 하기 위하여 집에서 뛰쳐나온 청년으로 사 회주의 사상에 경도된 프롤레타리아이다.

 

핵심 정리

▶ 갈래: 장편 소설, 세태 소설, 사실주의 소설, 가족사 소설

※가족사 소설: 역사의 변화 속에 있는 한 가족의 융성과 몰락의 과정을 서술하는 소설.

▶ 문체: 만연체, 요설체(饒舌體)

▶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일제 식민지 시대(1930년대), 서울 중산층의 집안

▶ 성격: 회장식(回章式. 전 42장)

▶ 주제: 일제 강점기 중산층 가문의 현실 대응과 몰락

식민지 현실 속에서의 세대간, 계층간의 갈등

 

 

 

 

 

 

 

 

 

 

 

 

 

 

 

 

 

 

 

 

 

 

 

 

◈ 표본실의 청개구리

 

 

작가 : 염상섭

 

줄거리

‘나’는 불규칙한 생활과 권태로 고통과 갈등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신경 과민에 불면증까지 겹쳐 죽음의 유혹까지 느꼈다. H가 평양 방문에 동행할 것을 권유하여 ‘나’는 밀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에 허락은 하였으나 여러 번거로운 일로 망설이다가 기차를 탔다. 대동강 가에서 기괴한 차림의 장발객을 보고 ‘나’와의 동질성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풍광 속에서 마음의 전환을 느끼며 H와 남포로 Y를 방문하여 김창억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일행들과 함께 그를 방문했다.

그는 삼원 오십 전으로 삼층집을 짓고 산다는 정신이상자였다. 그는 철학자연하였고 유유자적하는 자유인과도 같았다. 우리 모두의 욕구를 채워 줄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는 일종의 영감에 사로잡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세계 평화를 위한 모임을 조직한다는 것이었다.

‘나’가 남포를 다녀온 지 두 달쯤 되는 어느 날 Y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김창억이 집에 불을 지르고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우울한 심정이 되어 늘 거닐던 절벽 길을 걸었다. 그 날 밤 김창억에 대한 생각과 대동강 가에서 본 장발객의 신경질적인 얼굴이 동시에 떠올랐다.

그 후 김창억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싫어하는 평양에 살고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후처의 친정이 있는 평양의 보통문 밖 짚더미 속에 살면서 걸식을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가 김창억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등장 인물

① 김창억 :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보통학교 훈도 출신. 어머니와 아내가 죽고 재혼하나 감옥살이를 하 게 되며, 출옥 후 아내가 창녀가 된 사실을 알고 정신 이상자가 되는 불행한 동적 인물.

② 나(X) : 작품에서는 X로 나오며, 친구(H)와 남포에 가서 광인(김창억)을 만나 그의 미친 행위를 동경 한 인물. 삼일운동 패배 후 좌절감과 절망 그리고 불면증에 시달린 지식인이며 정적 인물.

③ H, Y, 영희, 백부 : 보조적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경향 : 사실주의적 자연주의 경향

▶ 배경 : 시간(1920년대 전반기). 공간(서울. 평양. 남포 등)

▶ 사상 : 세기말 사상(pessimism)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의의 : 우리 나라 최초의 자연주의 계열의 소설이라고 알려졌으나 사실주의적 자연주의 작품으로 보 는 것이 타당함

▶ 주제 : 3․1운동 직후, 패배주의적 경향과 우울 속에서 침체되어 있는 지식인의 고뇌. 젊은 지식인의 이상과 절망적인 현실

 

 

 

 

 

 

 

◈ 모반(謀反)

 

 

작가 : 오상원

 

줄거리

'민'은 중학을 마치고 조그만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가 중학교 동창인 '세모진 얼굴'에게 여러 번 자극받아 비밀 결사에 가담한다. 그러나 막상 상대편을 암살하기로 한 날, 병석에 누워 있던 노모는 위독한 상태에 빠진다. 그렇지만 대(大)를 위하여 소(小)를 희생해야 한다는 동료의 강압에 못 이겨 '민'은 암살 현장에 나서고, 노모는 동료의 손을 아들의 손이라 믿고 잡은 채 운명한다. '민'은 차츰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민'이 두 번째로 암살해야 할 사람은 X였다. 장소는 으슥한 골목길, 시간은 하오 4시, 민이 X를 쏘고 달아나면 부근에서 서성거리던 동료들이 지나가던 청년 하나를 때려 눕혀 실신시키고 범행 누명을 씌우게끔 계획이 짜였다. '민'은 거사를 강행하였다. 일은 각본대로 진행되었다. 호외를 보고 아연실색하는 시민들, 누명을 쓰고 구속된 청년, 구석진 방에서 축배를 들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결사 대원들. 감쪽같이 피신한 '민'은 가책을 느낀다. 자기 대신 누명을 쓴 청년의 집을 찾아가 그의 여동생에게 병으로 위독하다는 그녀 어머니의 약값을 준다. '민'은 자기의 행동과 조직의 의미에 대해서 깊은 회의를 느끼게 된다.

조국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암살을 일삼기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소박하게 살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이윽고 '민'은 자기를 처형해 버리고 말겠다는 동료들의 협박을 뒤로 하고 결사대를 떠난다.

 

등장 인물

① 민 : 주인공. 동창생의 권유로 비밀 결사에 가담. 암살 지령을 이행하나, 어머니의 죽음과 테러리스트 로 몰린 한 청년의 비극이 계기가 되어 조직을 이탈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해방 직후 정치적 혼란기

▶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

▶ 경향 : 실존주의적

▶ 표현 : 시간의 역전 기법, 영화적인 표현 수법, 내적 독백 수법(의식의 흐름 수법)

▶ 주제 : 정치적 혼란과 조직의 폭력 속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탐구.

 

 

 

 

 

 

 

 

 

 

 

 

 

◈ 유예(猶豫)

 

 

작가 : 오상원

 

줄거리

인민군에게 잡혀 죽음을 목전에 둔 심리적 갈등, 죽음의 무의미함과 전쟁의 비극성이 '그'의 의식 속에서 반복되며, 지나온 전투 상황과 패주 경로가 떠오른다.

그가 인솔한 수색대는 북으로 진격하면서 몇 차례의 전투를 벌였다. 적의 배후 깊숙이 들어간 '그'의 부대는 본대와의 연락이 끊어졌다. 눈 속에 쓰러진 부하들을 버려 둔 채 여섯 명만이 눈을 헤치며 ××지점에 이르렀다.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로(大路)를 횡단할 때, 돌연 일발의 총성과 함께 누군가 쓰러졌다. 선임 하사였다. 그는 선임 하사를 부축하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새벽이 가까워진 산속에서 선임 하사는 슬픈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죽어 갔다. 그는 무릎까지 파묻히는 눈 속을 헤치면서 남쪽으로 걷다가 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다. 불안과 절망, 피로와 굶주림, 추위와 고독 속에 일주일째 되던 날 저녁 험한 준령을 넘었다.

인적 없이 황량한 마을. 그는 이상한 발소리를 들었다. 한쪽 벽으로 몸을 피하고 보니 인민군들이 한 청년을 죽음의 둑길로 내몰고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는 인민군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두 놈이 쓰러졌다. 일순간이 지나자 인민군이 응수를 해 왔다. 반격을 받은 그는 의식을 잃는다.

이후 몇 번의 심문이 있고 모든 것이 결정된다. 몸을 웅크리고 움 속 감방에 쓰러져서 한 시간 후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들에게 끌려가 예정대로 남쪽으로 내닿는 둑길을 걷다가 총살될 것이다.

그는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정확히 자신의 삶을 끝맺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둑길을 걸어간다. 흰 눈이 회색빛으로 흩어지다가 점점 어두워지자 자신은 모든 것이 끝났지만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의식이 점점 흐려진다.

 

등장 인물

① 그(나) : 화자(話者). 소대장. 주인공 국군 소대장 전재의 비극과 비인간적인 참혹성을 독백과 회상 형식으로 담담하게 표현하며 부하를 아끼고 정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전형적 인 군인. 포로가 되어 결국 총살당함.

② 선임하사 : ‘그’ 부하. 전투가 재미있어 많은 전쟁에 참여하고 죽음에 임해서도 여유를 지닌 직업군인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심리 소설, 전후 소설

▶배경 : 겨울. 한 시간이라는 삶의 유예 기간인 현재에서 출발하여 과거, 미래를 거쳐 총살 직전의 현제

전쟁으로 폐허가 된 어느 마을의 움막과 눈 덮인 대지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주인공의 자의식이 깊어질 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바뀜)

▶표현 : 의식의 흐름 수법(시간의 순차적 진행에서 벗어남.)

▶사상 : 실존주의

▶주제 :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의 인간의 고뇌와 죽음(전쟁의 비인간성)

 

 

 

 

 

 

◈ 갯마을

 

 

작가 : 오영수

 

줄거리

동해안 H라는 조그만 갯마을에 사는 해순이는 나이 스물셋의 청상(靑孀)이다. 보자기(海女)의 딸인 해순이는 ‘어머니를 따라 바위 그늘과 모래밭에서 바닷바람에 그슬리고 조개 껍질을 만지작거리고 갯냄새에 절어서’ 성장한 여인이다.

열아홉 살 되던 해 성구에게 시집가자 어머니는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로 가 버린다. 그러나 해순이를 아끼던 성구가 칠성네 배를 타고 원양으로 고등어잡이를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게 되자, 해순이는 물옷을 입고 바다로 나가 시어머니와 시동생을 부양한다.

어느 날 밤 잠결에 상고머리 사내에게 몸을 빼앗긴 해순이는 그것이 상수였음을 알게 된다. 그는 2년 전 상처하고 고향을 떠나 떠돌아다니다가 그의 이모집인 후리막에 와서 일을 거들고 있었다. 해순이와 상수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돌고 다시 고등어 철이 와도 칠성네 배는 소식조차 없다. 시어머니는 성구 제사를 지내고 해순이를 상수에게 개가시킨다. 해순이가 떠난 쓸쓸한 갯마을에 고된 보릿고개가 지나고 또다시 고등어 철이 돌아온다.

두 번째 제사를 앞두고 해순이는 시어머니를 찾아 온다. 상수가 징용으로 끌려간 뒤 산골에서 견디다 못한 해순이는 훤히 트인 바다를 그리워하던 끝에 매구혼이 들렸다고 무당굿을 하는 틈을 타 마을을 빠져 도망쳐 온 것이다.

달음산 마루에 초아흐렛 달이 걸리고 달 그림자를 따라 멸치 떼가 든다. 드물게 보는 멸치 떼였다.

 

등장 인물

① 해순이 : 해녀의 딸. 젊은 과부. 순박함.

② 성구 : 해순이의 첫남편. 착실한 성격. 고기잡이 나가 행방 불명됨.

③ 시어머니 : 인정이 있으며, 혼자된 며느리를 안타까워 함.

④ 상수 : 해순이의 두 번째 남편. 징용에 끌려감.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동해안의 H라는 갯마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경향 : 사실주의적 경향

▶ 주제 : 바다(자연)에 대한 한 여인의 애착

 

 

 

 

 

 

 

 

 

 

 

◈ 김강사와 T교수

 

 

작가 : 유진오

 

줄거리

문학사인 김만필은 동경제국대학 독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H과장의 소개로 S전문 학교의 독일어 시간 강사로 취직한다.

취임한 다음날, 선임자인 T교수는 스스끼라는 학생을 조심하라고 친절하게 조언을 해 준다. 김 강사는 내심 고맙게 여기면서 긴장된 상태에서 첫 시간의 강의를 별탈없이 마친다.

며칠 후에 김 강사는 H과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갔다가 그의 집 대문 앞에서 T교수와 마주친다. H과장집을 나온 T교수는 김 강사를 데리고 찾집으로 가서, 자신이 김 강사를 교장에게 추천했다면서 작년에 김 강사가 쓴 ‘독일 신흥 작가 군상’이라는 글을 신문에서 읽었는데 좋은 글이라고 칭찬한다. 그러나 그 글은 좌익 작가들을 다룬 것으로 학교에서 알면 좋을 리가 없다. 이로 인하여 김 강사는 T교수에게 두려움과 추악함을 느낀다.

어느 날, 독일 문학에 아주 박식한 스스끼라는 학생이 김 강사에게 찾아온다. 그 학생은 문학자 박해를 비난하고 파시즘을 공격하고 히틀러를 공격하다가, 김 강사의 숨기고 있는 과거도 너무나 잘 안다고 한다. 김 강사는 어디서 들었느냐고 하니까, 학생은 T교수에게 들었다고 한다. 김 강사는 혹시 이 학생이 T교수의 스파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스스끼가 김 강사를 찾아온 목적은 독일 문학 연구 그룹을 지도해 달라는 것이다. 김 강사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T교수는 새해도 되었으니 H과장을 한번 찾아가라고 한다. 김 강사는 H과장을 찾아갔지만 H과장은 김 강사의 과거를 들춰내며 남의 얼굴에 똥칠을 해도 되는 거냐고 욕을 한다. 김 강사는 자신은 결백하다고 항변하다. 이때 T교수가 윗방에서 나오면서 김 강사를 보고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등장 인물

① 김만필 : S전문학교 시간 강사. 타락한 현실에 자신을 적응시키기 위해 타협하다 실패하는 소시민 적 지식인. 사회구조적 모순을 개혁하려 하지 않는 인물. 나약한 지식인의 전형.

② T 교수 : 김만필의 선임자. 반동적 인물로 교활한 성격

일본인 교수로서 교무일을 맡고 있는 약삭빠른 비굴한 인물

③ 교장 :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거만하고 강한 인물. 일본인

④ H과장 : S전문학교 재단 사무과장격으로 막후 실력자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지식인 소설

▶ 배경 : 일제 시대 / 일본 교사가 중심인 S전문학교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사실주의를 추구한 심리적 경향의 소설.

▶ 주제 : 지식인의 현실 부적응. 일제 하 조선 지식인들의 현실 적응 실패, 일제 문화 정책의 허상, 이중적인 사회 구조의 개혁에 실패하는 비판 세력

 

 

 

 

 

 

◈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작가 : 윤흥길

 

줄거리

20평 짜리 주택에 세들어 사는 동안, 우리 부부는 가난한 이웃들이 보여 준 우리 '선생 댁'에 대한 동경과 지나친 관심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또, 몇 푼 안 되는 과자 부스러기로 가난한 애들에게 못된 일을 시키는 아들의 비뚤어진 행동이 무리하게 성남의 고급 주택가에 집을 마련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재정상의 무리를 다소나마 메워 볼 생각으로 방을 하나 세 놓게 되었는데, 권씨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것도 전세금 20만원 중 10만 원은 아예 내지도 않았고, 게다가 두 명의 자식 외에 뱃속에 또 한 명이 자라고 있었다.

출판사에 다니던 권씨는 집 장만을 해 볼 생각에 철거민 입주권을 얻어 광주 대단지에 20평을 분양받았으나, 땅값, 세금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소요를 일으키게 되었는데 권씨가 이 사건의 주동자로 몰려 징역을 살다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한 살림에도 자신의 구두만을 소중하고 깨끗하게 닦는 버릇이 있다. 얼마 후 권씨 아내가 애를 순산하지 못해 수술을 받을 처지가 되었다. 권씨가 ‘나'에게 수술 비용을 빌려 달라고 절박하게 부탁했으나 ’나'는 그것을 거절한다. 그러나 뒤늦게 자신의 이중성을 느낀 ‘나'는 권씨 아내가 수술을 잘 받도록 해 주었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권씨는 그날 밤 '나'의 집에 강도로 침입했다. ‘나'는 그가 권씨임을 알아차렸고 되도록 그를 안심시키는 쪽으로 행동했으나 정체가 탄로난 권씨는 “그 따위 이웃은 없다는 걸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어!"하면서 사라져 버린다. 아홉 켤레의 구두만 남긴 채.

 

등장 인물

① 나(오 선생) : 셋방살이 끝에 어렵게 집을 마련함. 이 소설의 서술자

② 권씨 : 도시 빈민 소요 사태의 주모자로 몰려 전과자가 됨.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 배경 :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70년대의 성남시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표현 : 과거와 현재가 적절히 교차되면서, 소외되고 병든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이 잔잔하게 표현됨.

▶ 주제 : 산업 사회에서 소외된 변두리 인생의 어려운 일

 

 

 

 

 

 

 

 

 

 

 

 

◈ 장마

 

 

작가 : 윤흥길

 

줄거리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던 어느 날 밤, 외할머니는 국군 소위로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전사하였다는 통지를 받는다. 이후부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외할머니는 빨치산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다.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친할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노발대발한다. 그것은 곧 빨치산에 나가 있는 자기 아들더러 죽으라는 저주와 같았기 때문이다.

빨치산 대부분이 소탕되고 있는 때라서 가족들은 대부분 할머니의 아들, 곧 삼촌이 죽었을 것이라고 믿지만, 할머니는 점쟁이의 예언을 근거로 아들의 생환을 굳게 믿고 아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러나 예언한 날이 되어도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실의에 빠져 있는 할머니. 그때 난데없이 구렁이 한 마리가 애들의 돌팔매에 쫓기어 집안으로 들어온다. 할머니는 별안간 졸도한다. 집안은 온통 쑥대밭이 되는데, 외할머니는 아이들과 외부인들을 쫓아 버리고 감나무에 올라앉은 구렁이에게 다가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할머니 머리에서 빠진 머리카락을 불에 그을린다. 그 냄새에 구렁이는 땅에 내려와 대밭으로 사라져 간다.

그후 할머니는 외할머니와 화해하게 되고 일 주일 후 숨을 거둔다.

장마가 그친다.

 

등장 인물

① 나 : 국민학교 3학년 때의 소년 시절을 회상하는 이 소설의 서술자

② 친할머니 : 아들(‘나'의 삼촌)이 인민군 빨치산으로 가 있는 처지. 무속 신앙에 철저함

③ 외할머니 : 아들이 국군 소위로 가 있다가 전사함. 꿈의 예언적 기능을 철저히 믿음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 배경 : 6. 25 동란 중의 한 농촌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표현 : 사투리 사용으로 사실성 확보

▶ 어조 : 어렸을 때의 체험을 회상하는 서술 방식 / 회상적 어조에 의한 서정적 감미로움

▶ 주제 : 전쟁의 와중에서 빚어진 한 가정의 비극과 그 극복

 

 

 

 

 

 

 

 

 

 

 

 

◈ 무정

 

 

작가 : 이광수

 

줄거리

동경 유학에서 돌아와 서울 경성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이형식은 미국에 유학하려는 김장로의 딸 선형에게 영어를 개인 지도한다. 그러던 중 형식은 선형에게 차츰 연정을 품게 된다. 이 무렵, 형식의 어린 시절 동무이자 옛 은사 박 진사의 딸인 영채가 하숙집에 찾아온다. 영채는 애국 지사로 투옥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기생이 되어 있었다. 비록 몸은 기생이라 해도 아버지의 말을 굳게 믿고 형식을 사모하며 절개를 지켜 왔다. 형식은 선형과 영채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이때 영채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경성 학교 교주의 아들 김현수는 배 학감으로 하여금 그녀를 청량사로 유인하게 하여 겁탈한다. 형식이 영채를 구하러 청량사로 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다음날 형식은 영채기 있는 기생집으로 찾아간다. 그러나 영채는 형식에게 유서를 남기고 평양으로 떠나 버린 뒤였다.

영채는 평양행 기차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동경 유학생인 신여성 김병욱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녀는 여름 방학을 맞아 귀향하는 길이었는데, 영채의 신세에 대해 듣고는 영채를 깨우치기 시작한다.

한편, 형식은 영채에 대해 자책을 느끼며 그녀를 찾기 위해 평양으로 갔지만, 영채가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에 오니 김현수는 거짓 소문을 내어 형식을 경성 학교에서 쫓아낸다. 그러나 김장로는 난관에 빠진 형식을 자기의 딸 선형과 결혼시켜 둘이 함께 유학을 갈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데 신혼 여행 겸 유학길인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형식과 선형은 영채와 병욱을 만나게 된다. 영채는 병욱의 도움으로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고, 이제 일본으로 음악과 무용을 공부하러 가는 길이었다.

기차는 삼랑진 수해 현장에 이르러 출발이 지연된다. 그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수재민 의연금 모금을 위해 자선 음악회를 열고, 민중 계몽과 민족의 미래를 담당한 주체임을 역설한다.

 

등장 인물

① 이형식 : 주인공. 개화기의 지식인. 개인과 민족, 현실과 이상의 갈등 속에 고뇌하는 인물

② 김선형 : 기독교 집안의 개화한 신여성

③ 박영채 : 유교 교육을 받은 순종적인 여인

④ 신우선 : 신문 기자. 적극적 성격의 소유자

⑤ 김병욱 : 반봉건적. 진취적인 신여성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계몽 소설

▶ 배경 : 시간(개화기~일제 강점 이후). 공간(서울. 평양. 삼랑진 등)

▶ 경향 : 계몽적. 민족주의적. 설교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성격 : 계몽적, 민족주의적, 사실적

▶ 의의 : 소설 문체의 한 전범(典範) 확립. 자유 연애 사상, 계몽 의식의 표면화

▶ 주제 : 근대적 시민 사회의 탄생을 겨냥한 민족적 자각과 혁신

 

 

 

 

 

◈ 흙

 

 

작가 : 이광수

 

줄거리

보성 전문 학교 법과에 다니는 허숭(許崇)은 여름 방학 때 고향 ‘살여울’에 돌아가 야학을 마치고 상경한다. 그러나 유순이라는 처녀에게 마음이 끌린다.

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 문관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된 허숭은 평소에 농촌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농촌으로 돌아가 생활을 할 결심이나, 장안의 갑부인 윤 참판의 무남독녀이자 미모에 학식을 갖춘 정선과 결혼함으로써 서울 생활을 한다. 이상을 포기한 결혼 생활에서 아내와의 불화, 소송 의뢰 거부 등으로 다투고 고향인 ‘살여울’로 내려와 고향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을 한다.

그러나 아내 정선이 김갑진이란 청년과 불륜의 관계에 있음을 알게 되어 서울로 올라온다. 아내에게 실망한 허숭이 다시 귀향하려 하자 정선은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기도, 한 쪽 다리를 잃는다.

그 무렵 ‘살여울’에서는 유순이의 정인(情人)인 맹한갑이 유순이 허숭과 정을 통했다는 풍문에 혹하여 유순을 구타, 결국 죽이고 만다.

과거를 뉘우친 정선은 허숭과 함께 ‘살여울’로 내려간다. 그들은 유치원을 열고 농민 구제 사업에 전념하는데, 허숭이 고리대금업자 정근의 모함으로 투옥되나 그가 나올 때까지 정선은 ‘살여울’을 지킨다. 그리고 김갑진은 허숭의 영향을 받고 ‘검불랑’에 들어가 개간 사업을 하며 새로운 인간으로 변신한다.

 

등장 인물

① 허숭 : 가난한 농촌 태생의 고학생으로 과묵하고 듬직한 성격을 가졌으며 변호사가 되어 부자집 딸 정선과 결혼을 하였으나 부귀영화를 버리고 농촌의 개혁을 위한 헌신함

② 윤정선 : 허숭의 아내로 신교육을 받은 부자집 딸로 부러울 것 없이 곱게 자란 도시 여성으로 자신 의 영화만을 위해 살았으나 부정한 행동을 한 후, 자살하려다 다리를 잃고 나서 남편을 이 해하고 농촌개혁에 헌신함

③ 한민교 : 교직자로 재직하면서 뜻 있는 학생들과 친분을 가지며 조선의 발전과 농촌 개혁을 하는 데 힘쓰도록 이끌어 주는 지도자

④ 김갑진 : 과거 남작의 아들이었으나 아버지가 주색과 투기를 해 남작 예우가 정지되었으며 수재로서 법학 공부를 했으나 농촌 사람을 교환되지 않은 야만인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최고의 남자 인 줄 알고 남을 무시함. 주색잡기로 세상을 살다 후에 농촌개혁에 뛰어듦

⑤ 이건영 :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왔으나 자신의 학벌을 이용하여 부잣집 딸과 혼인하여 재산을 얻으려고 여러 여자를 건드리고 따라다닌다. 직업도 없이 빈둥대는 생활을 함

⑥ 유순이 : 순박한 시골처녀로 허숭에게 마음을 주었으나 숭의 중매로 한갑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유 건영의 모함에 빠진 한갑에게 5개월 된 임산부 몸으로 죽음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농촌 계몽 소설

▶ 배경 : 1930년대 초 / 서울. 살여울. 검불랑

▶ 사상 : 귀농(歸農) 사상. 민족주의. 계몽주의

▶ 성격 : 계몽적. 설교적. 민족적. 인도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피폐한 농촌의 계몽과 귀농 의식

 

 

◈ 고향

 

 

작가 : 이기영

 

줄거리

1920년대 말 원터 마을, 동경 유학생이던 김희준이 학자금난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소작인으로 농사를 짓는 한편, 농민 봉사, 계몽 활동을 통하여 농민 지도자로서 위치를 굳힌다. 그를 중심으로 한 소작인들은 동네 마름인 안승학과 대결해 나간다.

마름 안승학은 그의 본부인을 서울로 보내 자식들을 교육시키도록 하고, 자신은 첩 숙자와 함께 산다. 안승학과 숙자는 딸 갑숙이를 이씨 문중으로 시집 보내려 하다가, 갑숙과 경호와의 관계를 알고 앓아 눕는다. 왜냐 하면, 경호는 읍내의 상인인 권상필의 아들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구장집 머슴 곽 첨지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갑숙이는 가출하여 공장의 직공으로 취직한다. 그녀는 옥희라는 가명을 쓴다.

풍년이 들었으나 소작료와 빚진 것을 제하면 농민에게 돌아오는 것이 거의 없다. 갑숙이와 친했던 경호는 집을 나와 생부를 찾고 역시 공장에 취직한다.

수재가 나서 집이 무너지고 농사를 망친다. 희준이를 중심으로 소작인들은 마름 안승학에게 소작료를 감면해 줄 것을 요구하나, 안승학은 이를 거절한다. 이때 공장에서도 갑숙을 지도자로 한 노동 쟁의가 벌어지며, 희준은 이를 돕는다. 갑숙이는 소작인을 괴롭히는 아버지에 반대하여 희준과 힘을 합친다. 희준이를 비롯한 농민들은 끝내 안승학의 양보를 얻어낸다. 그리고 희준과 갑숙이는 이성간의 애정을 초월하여 동지로서의 사랑을 확인한다.

 

등장인물

① 김희준 : 동경 유학생 출신. 농민을 결속시켜 안승학과 대결한다.

② 안승학 : 마름. 새롭게 부상한 신흥 세력가

③ 권상철 : 상인. 고리대금업자

④ 안갑숙 : 마름 안승학의 딸. 아버지와 달리 농민을 돕는다. 희준에 대한 사랑을 동지애로 승화시킴.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농민 소설

▶ 배경 : 1920년대 말, 원터라는 농촌

▶ 경향 : 카프 계열, 사회주의 리얼리즘

▶ 의의 : 농민 중심의 대표적 농민 소설

▶ 제재 : 식민 통치로 점점 피폐해지는 농촌 생활

▶ 주제 :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농민들의 의식의 성장

 

 

 

 

 

 

 

 

 

 

 

◈ 서화(鼠火)

 

 

작가 : 이기영

 

줄거리

반개울 마을 앞에서는 도깨비불 같은 불길이 솟아나고 있다. 새빨간 불이 어둠 속에서 총총히 번지고 있다. 정초에 벌어지는 쥐불놀이였다. 돌쇠는 쥐불 싸움에 신나게 뛰어들었으나, 쥐불 싸움은 시시하게 끝나고 만다.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 그것도 해마다 시들해진다.

돌쇠는 응삼이를 꾀어 내어 노름판을 벌인다. 반쯤 바보인 응삼이는 소 판 돈을 돌쇠에게 잃는다. 돌쇠는 그 돈으로 자기 가족의 양식을 마련한다. 그러나 돌쇠 아버지는 역정을 낸다.

바보 남편에게 불만을 가진 응삼이의 처 이쁜이는 돌쇠의 남성다움에 이끌린다. 여기에 면서기 원준이는 이쁜이에게 흑심을 품고 접근한다. 원준이는 돈을 잃은 응삼이를 동정하는 척하며 응삼이 집을 자주 출입한다. 그러나 목적은 이쁜이에게 있다. 돌쇠는 이쁜이를 남몰래 만나 응삼이와 노름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노름이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음을 실토한다.

면서기 원준이가 혼자 집을 보는 이쁜이에게 추근대며 협박까지 하나, 이쁜이는 완강하게 저항한다. 결국, 봉변당한 원준이가 구장을 부추겨 동네 집회를 열도록 한다. 원준이는 그 집회에서 도박과 가정 풍기를 거론하며 돌쇠를 궁지에 몰아 넣는다. 이 때 동경 유학생 정광조의 발언에 힘입어 돌쇠가 자기 입장을 밝힌다.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노름한 이유와 이쁜이에게 욕심을 채우려 한 자가 원준임을 폭로한다. 돌쇠는 이쁜이와 함께 집으로 오면서 유학생 정광조의 합리적인 사리 판단에 감격하며 그런 세상을 동경한다.

 

등장 인물

① 돌쇠 : 주인공. 건강한 생활력을 가졌지만 집안 살림에는 매우 시큰둥하다. 쥐불놀이가 성하던 옛날 을 그리워하나 마을은 점점 황폐해지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② 응삼이 : 어리숙한 사내. 노름판에서 돌쇠에게 돈을 잃는다.

③ 이쁜이 : 응삼이의 처. 돌쇠에게 추파를 던진다. 면서기 원준이의 욕망의 대상

④ 원준 : 면서기. 이쁜이에게 흑심을 품다 모욕을 당한다.

⑤ 정광조 : 동경 유학생. 새로운 시대의 인간상으로 부각된다.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농민 소설

▶ 배경 : 3. 1운동 직전, 반개울이라는 농촌

▶ 경향 : 카프 계열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의의 : 도식적 프로 문학에서 벗어나 리얼리즘 지향

▶ 주제 : 쥐불놀이의 쇠퇴, 그리고 농촌 현실의 황폐화

 

 

 

 

 

 

 

◈ 제1과 제1장

 

 

작가 : 이무영

 

줄거리

주인공 수택이 가족과 함께 소달구지에 이삿짐을 싣고 시골 신작로를 덜크럭거리면서 지나간다.

일찍이 수택은 열두 살에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중학교에 다녔다. 그후 열일곱 살에 동경으로 유학을 갔으며 귀국 후에는 서울 모 신문사 사회부 기자로 취직하여 잘 지내왔다.

수택은 흙투성이가 되어 사는 아버지를 경멸하여 자신의 결혼식에도 청하지 않았다. 수택은 일금 80원을 받는 샐러리맨이면서 소설가로서 상당한 명예도 지닌 인물이나 신문사 일에 쫓겨 동경에 있을 때부터 써오던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되자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신문사를 쉬면서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지내다가 S라는 동료와 청량리에 가서 매캐한 흙냄새를 맡고 마침내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는 농촌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꼴도 베고 밭일도 열심히 한다. 아버지는 물 자리가 좋은 논 여덟 마지기를 주고 집을 한 채 지어 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아내의 희미한 울음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아내는 시골에 와서 보리밥만 먹다가 자신과 아이들이 줄곧 설사를 해 온 사실을 이야기한다.

가을을 맞이한다. 수택은 들판을 보고 농촌 생활의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소작료를 제하고 비료대와 지세를 내자 떨어진 것이 거의 없다. 착잡한 심정을 금하지 못하고 있는 수택에게 아버지가 거친 목소리로 지게를 짊어지라고 한다. 수택은 눈과 콧속이 화끈해지면서 넘어진다. 아버지는 호통을 친다. 수택은 코피를 쏟으면서 비틀비틀 걸어간다.

 

등장 인물

① 김수택 : 흙내음 때문에 귀농한 농촌 출신 지식인.

- 농민보다 우월하다는 영웅적 인식이 없는 인물

- 도회지 생활을 청산하고 농민과 동일해지려고 노력하는 인물 (농민 겸 문필가인 점)

② 김노인 : 수택의 아버지. 평생을 흙 만지며 살아온 전형적 인물

③ 아내 : 농촌 생활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목가적인 농민 소설(귀농 소설)

▶ 배경 : 1930년대 후반기 / 샌터라는 시골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흙에 대한 애정과 농촌의 현실

 

※ ‘제1과 제1장’의 의미 - 수택이 농민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과 흙의 논리를 익히는 첫 단계

 

 

 

 

 

 

 

◈ 죄(罪)와 벌(罰)

 

 

작가 : 이무영

 

줄거리

늦여름 어느 날. 거물급 인사 한규덕이 괴한의 피스톨에 맞은 살인 미수 사건이 터진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사건 현장에 있다가 검거된 박 신부의 친동생인 박찬재를 지목한다. 형사가 박 신부 집을 찾아와서 사건 전후의 행적에 대해 묻고 간다.

사건 발생 삼 주일만에 용의자가 범행 일체에 대해 자백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러나 한씨 저격 사건에 대한 보도는 추측 일변도였다. 다시 열흘이 지났으나 배후 관계는 실마리도 잡아내지 못한다. 박 신부는 살인범의 형이라는 죄책감에 술을 마시고, 그때 교우 바오로의 방문을 받는다. 바오로는 고해를 하다가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서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얼마 후, 다시 바오로가 나타나 자신이 한규덕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고해를 한다. 바오로는 자신의 가족을 부탁한 뒤에 자수하러 떠난다.

박 신부는 이튿날, 새벽 미사에서 바오로를 위해 기도를 올리고 미사 후에 남산동 비탈의 바오로의 집을 찾아간다. 박 신부는 그의 아내에게 돈을 전해 준다. 그러나 바오로가 자수했다는 기사는 나지 않고 범인 박찬재의 심판이 조만간에 있으리라는 기사만 실린다. 다음날, 박 신부는 남산동으로 다시 찾아가지만 바오로는 집에 없다. 며칠 뒤 강론을 하다가 바오로를 발견하나 그는 강론 중에 나가 버린다.

영화 ‘나는 고백 한다’를 개봉하는 날 열리기로 한 아우의 첫 공판이 연기된다. 박 신부는 영화를 보면서 바오로의 고명과 배신을 생각한다. 박 신부는 바오로가 자수할 것을 기도하면서 기다린다. 마침내 박 신부는 갈등 속에 고명의 비밀을 누설하고, 동생의 공판에서 방청하던 그는 바오로의 침묵과 찬재의 사형 언도에 고함을 지른다.󰡒저놈이 진범입니다.󰡓그러나 모든 것이 꿈속의 일이었다. 그때 주교는 박 신부의 잠을 깨우면서 바오로가 자수했음을 알려 준다.

 

등장 인물

① 박진태(요셉) 신부 : 변두리 성당의 주임 신부로서 교리에 밝으며 박학 다식함.

교우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나 신부로서의 의무와 인간으로서의 양심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인물.

② 바오로 : 명동 일대를 누비는 불량배.

③ 안나 : 바오로의 아내. 신자.

④ 찬숙 : 박 신부의 누이동생.

⑤ 찬재 : 박 신부의 친동생으로 살인죄의 누명을 씀.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종교 소설

▶ 배경 : 1950년대 말의 서울 / 성당이 중심 / 기독교 사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작가 관찰자 시점도 섞임.)

▶ 문체 : 진지하고 간결, 단호한 문체

▶ 제재 : 세속적 혈연과 고백 성사의 존엄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 인간

▶ 주제 : 신부로서의 의무와 인간적 양심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구원의 문제

(인간의 양심에 대한 신뢰)

 

 

 

◈ 관촌 수필

 

 

작가 : 이문구

 

줄거리(日落西山)

오랫동안 고향을 등지고 타관에 떠돌아다니다가 20여 년 만에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차 고향에 들어선 순간 감회가 교차한다. 기억 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는 소년 때의 고향의 모습은 이제 찾을 길이 없게 되고, 소년 시절의 보금자리였던 옛집은 이제 기울대로 기울어졌고, 인격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어른들은 이제 모두 이승을 떠났고, 어릴 때의 정다운 친구들은 이제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만날 길이 없다. 고색이 창연하던 옛 고향은 이제 추억 속에서만 맴돌 뿐 지금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고향의 모습은 근대화의 물결에 의하여 변모되어 가고 있는 생소한 고장인 것이다. 게다가 그리운 이들은 이제 모두 죽었거나 흩어져 있어 만날 길이 없다. 나는 분명 실향민인 것이다.

조상에 대한 긍지와 족보와 삼강 오륜 속에 살다간 전형적인(李朝人)이었던 할아버지는 소년 시절 나의 인격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그 교훈은 지금에 있어서도 나의 일상 생활을 규제하는 중요한 바탕이 되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연작 소설(총 8편), 순수 소설

▶ 배경 : 6.25직후 충청도 관촌(갈머리) 마을

▶ 시점 : 1인칭 주인공

▶ 성격 : 자전적, 회고적

▶ 의의 : 농촌 문제를 비교적 사실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여유있고 걸쭉한 입담과 해학으로 접근한 농민소설의 전범

▶ 주제 : 따뜻한 공동체적 삶의 파괴, 농촌의 어려움

 

※ 관촌 수필의 전체 내용

① 일락서산(日落西山) : ‘나’의 인격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전형적인 이조인(李朝人)이었던 할 아버지와 그와 더불어 살아 있던 옛날의 고향 풍경의 왕소나무가 자취없이 사 라져 버린 노스탤지어를 서정시적인 감흥으로 엮어 내고 있다.

② 화무십일(花無十日) : 6. 25 전쟁을 통한 윤 영감 일가의 고난과 비극적 가족 관계를 회상하는, 터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③ 행운유수(行雲流水) : 성장기를 같이했던 옹점이의 결혼 생활과 인생 유전을 아픈 가슴으로 그려냄

④ 녹수청산(綠水靑山) : 대복이와 그 가족에 얽힌 이웃 관계와 순박한 삶, 그 삶이 퇴색되어 가는 과정 을 그리고 있음.

⑤ 공산토월(空山吐月) : 왕조 체제의 억압적인 구조 속에서 신음하면서도 상부 상조하던 백성의 전형을 석공(石工)을 통해 보여 주어 감종적인 인간상을 그려냄

⑥ 관산추정(關山芻丁) : 그 포근하던 한내[大川]가 도시에서 밀려온 소비 문화와 퇴폐의 하수구가 된 실상을 그리고 있다.

⑦ 여요주서(麗謠註序) : 아버지의 병구완을 위해 잡은 꿩 때문에, 자연 보호에 역행했다는 이유로 공권 력의 횡포에 시달리는 이야기이다.

⑧ 월곡후야(月谷後夜) : 벽촌에서 소녀를 겁탈한 사건을 둘러싸고 동네 청년들이 범인에게 사적인 제재 를 가한다는 이야기이다.

 

 

◈ 사람의 아들

 

 

작가 : 이문열

 

줄거리

D경찰서에 재직 중인 남 경사는 기도원 근처에서 발생한 민요섭의 피살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민요섭이 외국인 선교사의 양자(養子)로 자랐으며 뛰어난 성적의 신학도였다가 이단적(異端的) 행동으로 학교를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민요섭은 명문 고교 우등생이었던 조동팔의 집에 기거하며 그와 접촉하게 되었는데, 조동팔은 민요섭의 종교 사상에 매료되어 그의 신념을 실천하는 행동주의자가 된다. 한편, 그러한 내용을 탐문해 가던 남 경사는 민요섭이 쓴 소설 형식의 일기를 통하여 민요섭과 조동팔이 추구했던 기독교 부정의 신념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민요섭의 글에서 아하스 페르츠는 예수와 동시대의 인물로서 부모에 의해 훌륭한 랍비(율법사)가 되도록 양육된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갈등과 회의 끝에 기독교적 신념을 포기하고 긴 순례의 길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진정한 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온다. 그 후 단식을 통해 ‘위대한 영(靈)’과의 접촉을 이루고 예수와 논쟁한다. 그리고 유다를 부추겨 예수를 고발하게 하고 예수를 최후를 지켜보다가 시공(時空)을 초월한 방랑의 길을 떠난다.

남 경사는 끈질긴 수사 끝에 조동팔의 거처를 알아내고, 민요섭을 죽이게 된 배경과 경위를 듣는다. 조동팔은, 기독교 신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신성(神聖)’을 발견한 민요섭의 사상을 극단적으로 실천하다 민요섭의 기독교 회귀로 자신의 실천력이 희석되는 것을 두려워했노라고 말한다. 결국, 자신의 행동적 신념 유지를 위해 민요섭을 죽이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음독 자살한다.

 

등장 인물

① 민요섭 : 기독교 부정의 이념을 지니다가 다시 귀의함. 조동팔의 극단적 행동에 신념 체계를 주입한 인물

② 조동팔 : 명문 고교 우등생이었다가 민요섭을 만나 그의 사상을 믿고, 종교 부정의 극단적 행동을 함

③ 남 경사 : 민요섭 피살 사건의 수사관. 고시 공부와 소설 쓰기 경력의 소유자로 작품의 진행자 역할

④ 아하스 페르츠 : 내부 이야기의 주인공. 예수를 부정함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배경 : 종교적 이념과 모순된 사회 현실

▶ 성격 : 실존적. 종교(기독교)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구성 : 의문을 풀어 나가는 추리적 구성

▶ 주제 : 종교(기독교)적 이념과 배치된 사회 현실의 극복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의미 추구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작가 : 이문열

 

줄거리

자유당 말기의 혼란 속에서 아버지가 시골로 발령 나는 바람에 시골학교로 전한 온 한병태는 시골학교의 초라한 모습에 실망한다. 서울에서 그런 대로 인정받았던 그는 학급을 휘어잡고 힘을 휘두르는 엄석대에게 강한 불만과 반감을 나타낸다.

반장을 맡고 있던 엄석대의 힘은 대단했다. 아이들은 엄석대에게 반찬을 갖다 바치기도 하며 물 당번을 정해 물시중까지 들고 있었다. 그는 거의 폭력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대신 시험을 쳐주기도 하며 다른 아이의 물건을 거의 강제로 빼앗는 일도 있었다. 아이들은 그 권력에 빌붙거나 순응한 채 살아간다.

한병태는 엄석대의 권위에 도전한다. 담임 선생님에게 엄석대의 잘못을 이르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몰이해와 아이들의 소외만이 되돌아온다. 어린아이에게 그것은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었다.

결국 한병태는 외로운 저항을 포기한다. 석대의 권위에 굴종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석대는 유일하게 저항하다가 포기한 한병태를 제2인자로 인정한다. 병태 역시 석대 밑에서 권력이 주는 달콤함을 그냥 받아들인다.

4.19로 온 사회에 변화의 물결이 이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젊은 선생님이 반을 맡게 된다. 엄석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 반의 분위기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 새 선생님은 석대를 신임하지 않는다. 권력이 몰락하는 기미를 눈치 챈 아이들은 앞다투어 석대의 잘못을 일러바친다. 병태만이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그 반의 권력자에서 비웃음 당하는 문제아로 몰락한 석대는 모욕감을 느끼며 교실을 뛰쳐나간다.

30년 세월이 지나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병태는 엄석대를 다시 보게 된다.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등장 인물

① 나(한병태) :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사고를 지닌 성격으로 엄석대의 권위에 도전하지만, 현실의 부조 리함에 좌절하는 인물

② 엄석대 : 절대 권력을 지니려 하며, 반 아이들의 이기적 속성을 교묘히 이용할 줄 아는 인물

③ 아버지 : 현실의 가치를 긍정하는 인물

④ 5학년 담임 : 방관자적이고 현실 순응형의 인물

⑤ 6학년 담임 : 개혁적 의지를 실천하면서 민주적 절차를 방법을 존중하는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민중의 민주 의식과 정치 현실이 낙후되었던 4.19 시대

▶ 성격 : 사실적. 풍자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구성 : 역순행적(회고적) 구성

▶ 의의 : 권력의 실상을 생활 영역에 확대하여 한국적 정치 현상을 우의적(寓意的)으로 표현

▶ 주제 : 절대 권력의 허구성과 부조리한 현실에 이기적으로 적응하는 소시민적 근성 비판

 

 

 

◈ 오발탄(誤發彈)

 

 

작가 : 이범선

 

줄거리

철호는 음대 출신의 아내, 군대에서 나온 지 2년이 되도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동생 영호, 그리고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 등과 함께 어렵게 산다.

그는 퇴근하여 산비탈의 해방촌 고개를 올라 집으로 향한다. 다 쓰러져 가는 판자집이다. 대문에 들어서자 전쟁통에 정신 이상이 된 어머니의 “가자! 가자!”라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철호는 38선 때문에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으나 이를 알아듣지 못하는 어머니는 아들만 야속하게 생각한다.

영호가 집에 들어오자 철호는 그의 성실하지 못한 삶의 태도를 나무란다. 영호는 자기 방식대로 살겠다고 한다.

철호는 아내의 십여 년 전 대학 시절의 아름답던 모습을 연상하다가 이제 아무런 희망도 가지려 들지 않는 그녀를 흘끗 쳐다본다. 영호는 대상 없는 분노를 터트리면서 눈물을 흘린다.

골목 밖에서 명숙의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온다. 그녀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채 아랫방으로 가서 가로 눕는다.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어머니의 외침은 밤중에도 계속된다.

다음날 경찰로부터 영호가 강도 혐의로 붙잡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경찰서에서 나온 철호는 집으로 돌아간다. 아내가 위독하다는 말을 들은 철호는 명숙으로부터 돈을 받아 들고 병원으로 간다. 그러나 아내는 이미 시체로 변해 있다. 충치가 아파 옴을 느낀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충치를 모두 뽑는다.

철호는 택시를 잡아 타고 해방촌으로 가자고 했다가 경찰서로 행선지를 바꾼다. 혼란에 빠진 철호는 방향 감각을 잃는다. 운전사는 오발탄과 같은 손님이 걸려들었다고 투덜거린다. 차는 목적지도 없이 차량 행렬에 끼여들고 철호는 피를 흘린다.

 

등장 인물

① 철호 : 계리사 사무실 서기로 일하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성실히 살아가려 노력하는 인물

② 영호 : 철호의 동생으로 사회적 모순에 반발하여 한탕주의로 살아가려고 하는 인물

③ 어머니 : 철호의 어머니로 전쟁통에 정신 이상이 됨

④ 명숙 : 철호의 여동생으로 양공주 생활을 함

⑤ 아내 : 명문 여대 음악과 출신이며 가난으로 죽음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시간(6․25 직후). 공간(해방촌 일대)

▶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

▶ 표현 : 전후(戰後) 한국 사회의 암담한 현실 고발. 전쟁으로 인해 파멸해 가는 인간상과 내면의 허무 를 표출

▶ 주제 : 전후(戰後) 소시민의 고향 상실과 가난이 준 정신의 황폐함

 

 

 

 

 

◈ 날개

 

 

작가 : 이상

 

줄거리

지식 청년인 ‘나’는 놀거나 밤낮 없이 잠을 자면서 아내에게 사육된다. ‘나’는 몸이 건강하지 못하고 자의식이 강하며 현실 감각이 없다. 오직 한 번 아내를 차지해 본 이외에는 단 한 번도 아내의 남편이었던 적이 없다.

아내가 외출하고 난 뒤에 아내의 방에 가서 화장품 냄새를 맡거나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우면서 아내에 대한 욕구를 대신한다. 아내는 자신의 매음 행위에 거추장스러운 ‘나’를 볕 안 드는 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수면제를 먹인다. 그 약이 감기약 아스피린인 줄 알고 지내던 ‘나’는 어느 날 그것이 수면제 아달린이라는 것을 알고 산으로 올라가 아내를 연구한다.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를 수면제― 그것을 한꺼번에 여섯 알이나 먹고 일주야를 자고 깨어나서, 아내에 대한 의혹을 미안해 한다. ‘나’는 아내에게 사죄하러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그만 아내의 매음 현장을 목격하고 만다.

도망쳐 나온 ‘나’는 거리를 쏘다니던 끝에 미스꼬시 백화점 옥상에 올라 스물여섯 해의 과거를 회상한다. 이 때 정오의 사이렌이 울고, ‘나’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라고 외치며 싶어진다.

 

등장 인물

① 나 : 경제적인 생활 능력의 결여되어 있고 사회 활동이 전무한 무기력한 남편. 아내의 부정과 자아 의식의 갈등을 일으켜 극히 불안한 심리적 자의식을 보이는 인물. '나'와 아내의 관계는 '닭이 나 강아지처럼'이란 동물적 비유가 의미하듯 종속적 관계이다. 성적(性的) 무기력한 남편으로 아내보다 열등한 상태에 놓여 있는 남성. 아내의 부정과 자아 의식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켜 극 히 불안한 심리적 자의식을 보이는 인물. 날개의 소생을 꿈꾸면서 사회로의 복귀를 시도한다.

② 아내 : 남편보다 우월한 존재로 종속상태에 놓여 있는 남편 위에 군림하는 가학적인 여성이다. '외출, 내객(來客), 돈'으로 알 수 있듯 아내의 직업은 창녀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심리주의 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의 서울 거리. 18가구가 살고 있는 33번지 유곽(遊廓)

▶ 성격 : 고백적. 상징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전도된 삶과 자아 분열 의식 속에서 본래적 자아를 지향하는 인간의 내면 의지

 

 

 

 

 

 

 

 

 

 

◈ 지주회시

 

 

작가 : 이상

 

줄거리

‘그’는 카페 R회관의 여급인 아내(나미꼬)를 뜯어먹고 산다. 그리고 아내는 카페에서 손님들의 주머니를 노리며 생활해 간다. 또한, A취인점 주임인 오 군은 ‘그’의 친구인데 역시 카페 R회관의 여급인 마유미를 뜯어먹는다. 이처럼, 말라깽이인 ‘그’, 아내, 오(吳) 등은 살찐 인간들(마유미, 뚱뚱 주인과 뚱뚱보 신사)이 걸려들기를 기다렸다가 그들을 밥으로 삼는 거미들이다.

‘그’의 아내는 A취인점의 전무인 뚱뚱보 신사가 고객 초대 망년회 전날 카페에서 술을 마시다가 자신을 말라깽이라고 자꾸 놀리자 그에 대해서 뚱뚱한 양돼지라고 되받아 버린다. 술기운이 있는 전무는 화가 나서 그녀를 층계 위에서 밀쳐 굴러 떨어지게 한다. 그래서 그녀는 부상을 당한다. 이것을 목격한 카페 R회관의 종업원들이 분개하여 경찰에 신고한다. 뚱뚱보 신사는 경찰에 구속되고, 그리하여 뚱뚱보 신사와 뚱뚱 주인은 그녀와 ‘그’를 무마시키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일상적인 일들도 귀찮아하며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온다. 결국, 망년회가 예정된 다음날 낮에 뚱뚱보 신사는 오(吳)를 통해서, 아내에게 20원을 전해 준다. 아내는 그 돈을 받고 공돈이 생겼다고 좋아하면서 10원을 ‘그’에게 준다. 아내가 피곤해서 잠든 것을 보고 ‘그’는 아내가 받은 20원을 들고 안개가 흐릿한 밤에 마유미를 만나기 위해 카페로 간다.

 

등장 인물

① 그 : 야위고 헙수룩한 외모에, 일상 생활에 대하여 무심하며 자신의 마음을 닫고 잠이나 자는 게으른 인물

② 아내 : 야윈 외모이지만, 일상 생활에 무심한 남편과는 달리 자신의 몸을 팔아서 돈을 벌어 살아가는 인물

③ 吳군 : 야위었으나 생동생동한 미남자이며, 적극적으로 돈을 번다. 밤에는 카페에 나가 노는 일로 거의 잠을 자지 않건만 피곤해 하지 않는 인물

④ 마유미 : 살이 쪘으며, 자신의 몸을 팔아서 번 돈으로 방탕하게 사는 인물

⑤ 뚱뚱 주인 : 살이 찐 외모에 돈이 많고 적극적으로 일상의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심리주의 소설

▶ 배경 : 크리스마스 날과 망년회날의 이틀 / 일제하 경성과 인천

▶ 성격 : 풍유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단, 의식의 흐름 기법이어서 ‘그’의 독백과 내면 의식이 지배적임)

▶ 주제 : 금전 만능 풍조에서 비롯된 인간성의 파멸과 퇴폐적 인간 관계

 

 

 

 

 

 

 

 

 

◈ 눈길

 

 

작가 : 이청준

 

줄거리

모처럼 휴가를 얻은 `나`는 아내와 함께 시골에 계신 노모를 찾아간다. 망나니 형의 주벽으로 잘 살았던 집은 벌써 남에게 넘어간지 오래고, 노모와 형수, 그리고 조카들만이 조그만 집에 살고 있었다. 부모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자수성가했다고 늘 생각해 왔던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형의 술버릇으로 인해 가산이 탕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고향에 찾아왔을 때, 어머니는 남의 집이 되어 버린 그 시골집에서 `나`를 예전처럼 하룻밤 편안히 쉬어 갈 수 있게 해 주시고 밤새 차부까지 눈길을 동행하고, 당신 홀로 아침에 힘겹게 집으로 돌아오셨던 과거사를 아내에게 들려준다. 결국, 노모와 아내가 잠자리에서 나누는 추억의 옛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애써 눈물을 참고 외면하려 하지만,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 앞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등장 인물

① 나 : 고등학교 시절 집안이 어려웠을 때 부모가 자신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려 지붕개량 사업에 돈이 필요하다는 모친의 의사를 무시한다. 자식 노릇을 못한 자신이나 자식 뒷바라지를 못해 준 어머니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가진 이기적 인물이다.

② 아내 : 이 작품의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인물이다. 모친을 대하는 남편의 태도에 당혹해 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귀향 소설

▶ 구성 : 단순 구성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배경 : 어느 해 겨울의 한 시골

▶ 주제 : ‘눈길’에서의 추억을 통한 인간적인 화해. 사라져 가는 효 정신

 

 

 

 

 

 

 

 

 

 

 

 

 

 

 

 

◈ 당신들의 천국

 

 

작가 : 이청준

 

줄거리

소록도 병원에 새 원장 조백헌이 부임해 온 날 밤, 두 원생이 섬을 탈출한다. 조백헌은 부임 인사도 하지 않고 탈출 사고의 경위를 조사한다. 병원의 보건과장 이상욱을 통해 일본인 주정수는 소록도를 버림받은 나환자들의 낙토로 꾸미려고 대규모 사업을 진행시켰던 것이다.

처음 그 사업은 원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얻어 순조로이 진행되었으나, 차츰 낙토 건설이라는 명분의 배후에 주정수 자신의 동상을 세우려는 욕망이 자리잡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원생들을 고통과 배반의 늪으로 끌어들인다. 그래서 마침내 주정수는 원생에게 피살되었다. 낙토 건설이란, 원장의 입장에서는 원생을 위한 것이며 지배자의 피지배자에 대한 사랑의 베풂인 것으로 보이지만, 원생의 입장에서 보면 원장의 동상욕(銅像慾)을 위한 것이며 지배자의 피지배자에 대한 강요와 억압의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과거사를 알게 된 조백헌은 털끝만큼의 회의도 없이 동상욕을 부정하고, 사랑의 행위라는 확신 아래 낙토 건설 사업을 일으키기로 결심한다. 미감아 출신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비판적 지식인의 역할을 하는 보건과장 이상욱은 그런 조백헌에 대해 계속 회의한다. 낙토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환자의 낙토이지 인간의 낙토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그는 괴로워한다.

드디어 낙토 건설 사업은 시작되는데 조백헌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오마도 간척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육지 사람들의 방해, 행정 관청의 비협조, 자연의 횡포, 원생들의 배반, 그리고 마침내는 상부의 일방적인 전근 발령으로 조백헌은 거의 절망의 수렁에 빠져든다. 그러나 반드시 일을 완성시키겠다고 조백헌은 의지를 굳건히 하는데, 이는 무의식 중에 그가 동상욕에 대한 미련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이상욱은 그 점을 지적하지만 조백헌이 받아들이지 않자 섬을 탈출한다. 황장로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조백헌은 화려하지 않게 조용히 섬을 떠난다. 그리고 칠 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다. 이제 조백헌은 원장의 신분이 아닌 한 민간인 신분으로 섬에 돌아와 섬의 주민이 되어 있다. 그는 그 칠 년 동안 황장로의 사랑의 계시를 자체적으로 소화해 냈고 그리하여 자기 각성에 도달했던 것이다.

 

 

 

 

 

 

 

 

 

 

 

 

 

 

 

 

 

 

◈ 매잡이

 

 

작가 : 이청준

 

줄거리

소설가인 ‘나'는 민태준 형의 권유로 그가 매잡이에 대해 답사했던 마을을 찾아간다. 거기서 벙어리 소년을 만나 곽돌이란 매잡이를 알게 된다. 그는 사라져 가는 매잡이의 전통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질 않아 식음을 전폐한 끝에 세상을 등진다.

‘나'는 곽 서방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서울로 돌아가면 민형과 함께 이런 궁금증을 풀어 보려 했으나, 그는 이미 자살했고 세 가지의 유언만이 남아 있었다. ‘나'는 민형과 매잡이의 죽음 사이에 서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나, 아무런 근거가 없어 결국엔 매잡이에 대한 얘기만을 쓰게 되었다. 이것이 첫 번째 ‘매잡이'이다.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을 완성한 후에도 민형의 죽음과 매잡이의 죽음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을 버리지 않았다. 더 나아가 민형이 이미 곽 서방의 죽음을 예견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근거를 찾지 못해 계속 고심하다, 그가 남긴 유언을 생각해 내고 유물로 남긴 봉투를 뜯어 보니 그것은 민형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쓴 소설 '매잡이'였다. 내용은 나무랄 데가 없었고, ‘나'의 작품과 일치했다. 그에게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통찰하는 훌륭한 작가의 기질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 ’매잡이'와 함께 세 편의 동명 소설이 있음이 밝혀진다.

 

등장 인물

① 나 : 서술자. 민태준 형의 취재 노트를 넘겨받아 매잡이라는 소설을 쓴다.

민태준과 곽돌의 삶과 죽음을 통하여 장인 정신을 알게 되는 소설가.

② 민태준 : 소설가 지망생. 별다른 소설은 쓰지 않았으나 여러 차례 취재여행을 함. ‘나'에게 매잡이에 대한 소재를 제공하고, 매잡이에 관련된 취재 노트를 남기고 죽은 사내

③ 곽돌(곽서방) : 매잡이. ‘번개쇠'라는 매로 매잡이를 함. 시류에 따르지 않고 옛것을 지키려는 장인 정신의 소유자

④ 중식 : 벙어리(버버리). 곽 서방의 뒤를 이어 매잡이가 되고자 함.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액자 소설

▶ 배경 : 전라도 어느 산골

▶ 시점 : 내부 이야기 - 작가 관찰자 시점

외부 이야기 - 1인칭 관찰자 및 주인공 시점

▶ 주제 : 사라져 가는 옛것을 지키려는 장인 정신과 ‘글 쓴다는 것’의 어려움

 

 

 

 

 

 

 

 

 

 

 

◈ 병신과 머저리

 

 

작가 : 이청준

 

줄거리

‘나’는 화가다. 형 친구의 소개로 한때 화실에 나왔던 혜인에게서 청첩장을 받는다. 그녀는 ‘나’ 대신에 장래가 확실한 의사를 택한 것이다. 나는 무기력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림은 진전이 없다.

형은 의사다. 6. 25 때 패잔병으로 낙오되었다가 동료를 죽이고 탈출했다는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다. 20여 년 동안 외과 의사로 실수 한번 없던 그가, 달포 전 수술을 한 어린 소녀가 죽자 병원 문을 닫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것은 형의 체험담이었다.

소설의 중심 인물은 셋이다. 표독한 이등 중사 오관모, 신병 김 일병, 그리고 서술자인 ‘나’(그것은 형이다). 그들은 패주한다. 김 일병은 팔이 잘려 나가 썩어 가고 있다. 그들은 동굴 속에서 숨어 지낸다. 오관모는 전부터 김 일병을 남색(男色)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김의 상처에서 나는 역한 냄새로 그 짓이 불가능해지자 그를 죽이려 한다.

형의 소설을 거기서 멈춰 있다. ‘나’의 그림 역시 진전이 없다. ‘나’는 형 대신 소설의 결말을 써 나간다. - 오관모가 오기 전에 형이 김일병을 쏘아 버린다. 형은 참새 가슴처럼 떨고 있다라고.

형은 그것을 읽고 병신, 머저리라고 욕한다. 그리고는 오관모가 김 일병을 죽이고, 뒤따라간 자신이 오관모를 죽이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 뜻밖의 결말은 ‘나’를 혼란에 빠뜨린다. 그런데 혜인의 결혼식에서 돌아온 형은 자신의 소설을 태워버린다. 결혼식장에서 오관모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형은 건강한 생활인으로 돌아가 다시 병원문을 연다.

 

등장 인물

① 형(의사) : 6. 25 참전 중 낙오되었던 경험과 최근 소녀의 죽음의 충격이 복합되어 병원 문을 닫는다. 체험을 소설로 쓰면서 서서히 아픔을 극복, 다시 건강한 생활인으로 돌아온다.

소설쓰기를 통해 능동적으로 아픔을 극복하는 행동주의적 유형(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실천 해야 한다고 믿음). 아픔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알고 환부를 치유해 가는 인물 유형.

② 동생(화가) : 화가. 혜인을 사랑하면서도 어물쩡하게 놓쳐 버리고, 매사에 끝없는 무기력과 패배감을 지닌다. 자기 아픔의 상처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인물로서 형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 고 반성함. 현실 문제에 완벽한 대응이 서지 않으면 실천하지 않고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 리며 생각하는 완벽주의자이면서 회의주의적(懷疑主義的) 인간 유형

③ 오관모 : 인간의 이기심과 생존 욕구

④ 김일병 : 암담한 현실에서 고통받으며 사라지는 힘없는 사람들

⑤ 혜인 : ‘나’의 애인이었으나 다른 남자에게 출가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60년대 / 화실, 병원

▶ 시점 : 1인칭 주인공 및 관찰자 시점

▶ 문체 : 원인을 추적해 가면서 서서히 밝혀 주는 추리적 문체

▶ 주제 : 삶의 방식이 다른 두 형제의 아픔과 그 극복의지

 

 

 

◈ 선학동 나그네

 

작가 : 이청준

 

줄거리

어느 날 해질 무렵 한 나그네가 만조 때 비상학의 자태를 짓는 선학동을 보고자 발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포구는 들판으로 변하여 학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주막으로 간 나그네가 학이 날지 못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자 주인 사내가 몇 년 전 한 여인이 다녀간 뒤로 학이 다시 날게 되었다는 기이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30년 전 어떤 소리꾼 부녀가 찾아와 아비가 딸의 소리에 뒷산 관음봉이 포구의 밀물에 비상학으로 떠오르는 선학동 포구의 풍정을 심어 주고는 이 마을을 곧 떠났으나 이태 전 그 여자가 아비의 유골을 묻기 위해 이 곳을 다시 찾아왔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의 인심이 각박해져 묻을 곳을 찾지 못하자 여자는 소리로써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어느 날 유난히 공들여 소리를 하고는 주막집 사내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묻고 마을을 떠난다.

나그네는 여자가 장님이 아니었느냐는 물음으로 자신이 여자와 인연이 있는 인물임을 털어놓는다. 주인은 이어서 여자가 학을 다시 날게 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여자는 여전히 포구에 물이 들어오는 소리와 그 물에 비쳐 선학이 나는 것을 듣고 보고 있었으며, 주인 사내 역시 그녀의 소리를 들으면서 비상학의 환상을 보게 된다. 여자가 떠나 뒤에도 주인 사내는 여자가 선학동의 학이 되어 언제나 그 고을 하늘을 떠돈다고 믿는다.

주인의 이야기가 끝나자 손이 자신이 여자의 오라비임을 암시하고 이를 확신한 주인 사내는 여자가 오라비더러 자기를 더 이상 찾지 말게 해 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남겼다고 일러 준다.

다음 날 길을 떠나면서 손은 누이의 부탁에 따라 더 이상 종적을 찾아다니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고갯마루에 올라서 해가 거의 기울 때까지 주저앉아 있던 손이 이윽고 그 모습을 거두자 고갯마루 위에는 언제부터인가 백학 한 마리가 떠돌고 있었다.

 

등장 인물

① 나그네(사내) : 눈먼 여자의 오빠로 그녀의 소식을 좇아 떠돌아다니는 인물. 나이는 50세 정도이고, 행색이 초라함. (현재 이야기는 주로 이 인물의 관점에서 서술됨)

② 주막 주인 : 과거 이야기의 전달자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자

③ 노인 : 눈먼 여자의 아버지이자 ‘나그네’의 의붓아버지. 떠돌이 명창으로 예(藝)의 높은 경지를 추구 하는 실질적인 주인공의 한 사람

④ 눈먼 여자 : 떠돌이 명창으로, 그 아버지와 함께 실질적인 주인공. 마음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줄 아는 신비적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순수소설

▶ 배경 : 특정되어 있지 않은 현대의 어느 때 / 남도 장흥에 가까운 어느 해안가의 시골 마을(선학동)

▶ 성격 : 전통적. 신비적. 애상적

▶ 문체 : 호남지방의 사투리를 중심으로 한 토속적인 문체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현재 이야기는 ‘나그네’, 과거 이야기는 ‘주막 주인’의 관점을 중심으로 서술 되므로 제한적 시점이다.)

▶ 표현 : 인물들의 사투리에 의해 서정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역순행적으로 구성하였다.

▶ ‘선학동 비상학’의 상징성 : 현실적 고난과 한(恨)에서 풀려나 마음껏 자유를 구가하는 이상적 삶의 상징

▶ 주제 : 한(恨) 서린 삶의 예술적 승화

◈ 소문의 벽

 

 

작가 : 이청준

 

줄거리

잡지사 편집장인 ‘나’는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누군에게인가 쫓기고 있다며 도와 달라는 한 사내를 만난다. 엉겁결에 그를 하숙방으로 데려와 함께 잠이 들었던 ‘나’는 아침에 깨어나서 사내가 사라져 버린 것을 발견한다.

이상한 생각이 든 ‘나’는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정신 병원을 찾아갔다가 그 사내가 병원에서 도망친 환자 박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다. 담당 의사인 김 박사는 박준이 심한 히스테리의 일종인 진술 공포증에 결려 있다고 말한다. 환자는 무엇인가로부터 끊임없이 위협 당하고 있다고 있다는 공포를 느끼고 진술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박준의 본명은 박준일로서 1,2년 전만 해도 정력적으로 작품을 발표하던 소설가이다. ‘나’는 박준이 쓴 ‘괴상한 버릇’, ‘벌거벗은 사장님’, 그리고 제목이 붙어 있지 않은 중편 소설 등을 읽게 된다.

그 소설 중에 박준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전짓불의 실체가 나타난다. 남해안의 조그만 포구가 고향인 박준은 6․25가 일어났던 해 가을, 밤중에 밀어닥쳐 전짓불을 들이대고 좌익이냐 우익이냐를 묻는 정체 모를 사내들에게 공포감을 느꼈던 것이다.

자초지종을 깨달은 ‘나’는 김 박사에게 찾아가서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김 박사는 박준의 진술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포기하지 않는다. 끝내 김박사는 박준의 병실 불을 끄고 전짓불을 들이대는 수단을 택하고 만다. 그날 밤 박준은 병실을 도망쳐 나가 버린다.

‘나’는 박준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날 것인가 회의하면서 길을 걷다가 김 박사나 내가 박준의 병세를 악화시켰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한다.

 

 

 

등장 인물

① 나 : 잡지사 편집장. 우연한 기회에 소설가 박준을 만나 그의 정신병의 근원에 호기심을 갖는다. 드 디어 작가인 그가 ‘왜 글을 못 쓰는가’에 대한 해답을 발견한다.

② 박준 : 6․25때 겪은 전짓불의 공포와 현재의 불안한 삶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정신 병원에 자청 해 들어간 소설가. 그러나 거기서도 담당의사의 고정된 질문과 전짓불의 충격으로 견딜 수 없 어 한다. 그는 정말 미쳐서 병원을 뛰쳐나간다.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 배경 : 글쓰기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사회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구성 : 액자 구성

▶ 주제 : 의사 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한 한 인간의 정신적 상처

 

 

 

 

 

 

◈ 밤길

 

 

작가 : 이태준

 

줄거리

심성이 착한 황 서방은 서울에서 행랑살이를 하다 첫아들을 보자 어서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에 아내와 아이들을 행랑살이하던 주인집에 맡겨 놓고, 인천 월미도로 내려와 신축 공사장에서 모간꾼 노릇을 한다. 한동안 돈도 벌고 먹고 싶은 것도 먹었으나 이도 잠시, 계속되는 장마로 인해 공사는 중단되고, 돈만 까먹으며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린다.

황 서방보다 훨씬 젊은 그의 아내는 바람이 나 가출하고 남은 아이들은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게 된다. 더구나, 젖먹이 아들은 병에 걸려 죽어 간다. 이를 보다 못한 주인 영감이 아이들을 월미도 공사장에 이끌고 내려와 황 서방에게 넘기고 가 버린다.

어린아이를 안고 허둥지둥 병원을 찾았으나 아이의 병세는 매우 위독하여 오늘밤을 못 넘기겠다고 한다. 공사장으로 돌아온 황 서방은 새로 지은 집에 주인이 들어오기도 전에 시체를 내갈 수 없다는 권 서방의 생각에 동의하며 비 내리는 밤길에 아이를 안고 나온다.

동료인 권 서방과 함께 아이가 빨리 죽기를 기다리나 아이는 금방 죽을 것 같으면서도 쉬 숨이 끊어지지 않는다. 둘은 주안쪽을 향해 걷다가 아이의 숨이 끊어졌다고 판단하여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아이를 묻으려 한다. 순간 아이의 목숨이 아직도 붙어 있음을 알고 권 서방은 놀란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아이가 죽자 구덩이에 아이를 묻고, 황 서방은 “내 이년을 그예 찾아 한 구뎅에 처박구 말 테여”라고 외치며 통곡한다. 어둠과 빗줄기 속에 황 서방은 주저앉아 버리고,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만 들려 올 뿐이다.

 

 

등장 인물

① 황 서방 : 처자식을 서울에 둔 채 인천으로 내려와 건축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성실하고 품성이 선 량한 노동자.

② 권 서방 : 황 서방과 함께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

③ 주인집 어른 : 서울 수표교 근처, 황 서방네가 행랑살이하는 집주인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 / 인천 월미도, 주안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의의 : 이태준의 몇 안 되는 리얼리즘 계열 작품 중의 하나로 절망적인 시대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 주제 : 해방 후 지식인의 이념적 갈등

 

 

 

 

 

 

 

 

 

◈ 복덕방

 

 

작가 : 이태준

 

줄거리

세 노인이 복덕방에서 무료하게 소일한다.

안 초시는 수차에 걸친 사업 실패로 몰락하여 지금은 서 참의의 복덕방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무용가로 유명한 딸 경화가 있으나, 그는 늘 그녀의 짐일 뿐이다. 그러나 재기하려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

서 참의는 한말에 훈련원의 참의로 봉직했던 무관이었으나 일제 강점 후 별 수 없을 것 같아 복덕방을 차렸다. 안 초시와 달리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로, 중학 졸업반인 아들의 학비를 걱정,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박희완 영감은 훈련원 시절 서 참의의 친구이다. 재판소에 다니는 조카를 빌미로 대서업을 한다고 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노인이다.

재기를 꿈꾸던 안 초시에게 박 영감이 부동산 투자에 관한 정보를 일러준다. 이에 안 초시는 딸과 상의하여 투자를 결심한다. 안 초시는 딸이 마련해 준 돈을 몽땅 부동산에 투자한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나도 새로운 항구의 건설이라든가, 땅값이 오른다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박 영감에게 정보를 전해 준 사람이 자신의 땅을 처분하기 위해 사기극을 벌인 것이었음이 밝혀진다. 충격을 받은 안 초시는 음독 자살한다.

아버지의 자살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될 것을 우려한 안 초시의 딸 경화는 서 참의의 권을 받아들여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른다. 장례식에 참석한 서 참의와 박희완은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등장 인물

① 안 초시 : 서 참의의 복덕방에서 소일하는 늙은이

② 서 참의 : 한말 훈련원 참의를 지낸 복덕방의 늙은이

③ 박희완 : 복덕방에 자주 나오는 서 참의의 친구

④ 안경화 : 유명한 무용가로 안 초시의 딸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30년대, 서울의 한 복덕방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의의 : 현실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삶을 통해 부동산 투기 문제는 물론, 이기적인 딸과 소심한 아버지 를 통해 무너져 가는 가족 관계를 폭로하고 있다.

▶ 주제 : 영락(零落)한 노인들의 삶과 죽음

 

 

 

 

 

 

 

 

 

◈ 해방 전후

 

 

작가 : 이태준

 

줄거리

일제 말기, ‘무슨 사상가도 주의자도, 무슨 전과자도 아니었’지만 시국에 대해 소극적이고 가급적 협조하지 않던 작가 ‘현’은 살던 집을 세 주고 강원도 산읍으로 들어간다. 일본식 성명 강요나 친일 작품 혹은 일어 창작을 거부했지만 그렇다고 대동아 전기의 번역마저 거절하지는 못하던 그였다. 시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함이었으나 산골 역시 평온하기는커녕 일제의 감시가 더욱 심한 곳이었다. 감시의 눈을 피해 낚시로 소일하던 그는 그곳에서 김 직원을 만나 교우한다.

마침 문인 보국회에서 주최하는 문인 궐기 대회에 참석은 하지만, 자신이 연설할 차례가 다가오자 대회장을 빠져 나온다. 일제도 길어야 일년이라는 생각에 갈피를 못 잡는 그는 자신의 문학을 반성한다. 이럴 즈음 주재소에서는 출두를 명령하여 각종 시국 집회에 참석하지 않음을 경고한다.

전국 유도(儒道) 대회와 관련해 김 직원이 잡혀 들어가고 서울 친구의 전보를 받고 상경하던 ‘현’은 일제의 패망과 조선의 독립 소식을 듣는다.

17일 새벽에 서울에 도착한 그는 서울의 여러 정황에 불쾌해 한다. ‘조선문화건설중앙협의회’를 찾은 그는 마침 기초하고 있던 그들의 선언문을 읽고 발기인으로 서명한다. 울려 퍼지는 ‘적기가’ 속에 고민하던 ‘현’은 ‘조선인민공화국 절대 지지’라는 현수막 사건을 통해 자기 비판과 함께 정세를 판단하고,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 ‘프로 예맹’과의 통합을 계획한다.

좌익과 우익의 반탁, 찬탁 데모로 어수선한 가운데 김 직원이 다시 나타나 서울을 떠난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현’은 중국의 문인 왕국유(王國維)를 생각한다.

 

 

등장 인물

① 현 : 순수문학가에서 광복 후 좌익 계열로 전향한 소설가

② 김 직원 : 철원에 사는 보수적인 완고한 유학자(향교직원). 해방이 되자 영친왕을 모셔야 한다고 주 장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해방을 전후한 1, 2년 / 서울→철원→서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의의 : 해방을 전후한 문단의 상황을 물론, 이태준 자신의 행적을 알 수 있는 작품

▶ 주제 : 해방 후 지식인의 이념적 갈등

 

 

 

 

 

 

 

 

 

 

◈ 닳아지는 살들

 

 

작가 : 이호철

 

줄거리

5월의 어느 날 저녁, 밤 열두 시에 돌아온다는 맏딸을 언제나처럼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조용하고 썰렁한 집안에는 은행에서 은퇴한 늙은 주인, 며느리 정애, 그리고 막내딸 영희가 소파에 앉아 있다.

어디서 꽝당 꽝당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애는 이 집 맏딸의 시사촌 동생인 선재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을 상기시킨다. 선재는 죽은 영희 어머니가 몹시 아낀 청년이다. 마침 이층에서 내려온 성식은 왜들 그러구 앉아 있느냐고 가시 돋친 말을 한다. 바짝 야윈, 파자마 차림의 오빠를 영희가 비꼰다.

술에 만취된 선재가 들어오자 영희가 그를 부축하고 올라가고 성식도 이층으로 올라간다. 시아버지와 며느리 정애는 까닭 없이 불안해지고 갑자기 조급해지는 것을 느낀다. 영희는 선재가 쓰는 초라한 방에서 선재의 품에 안기어 쇠망치 소리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고 무섭다고 말한다. 그녀는 오빠의 방을 찾아가서 지금 막 결혼을 했다고 이야기하나 성식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영희는 쓰디쓴 웃음을 보인다.

점점 열두 시는 가까워지고 늙은 주인은 푸념을 하는 어린애처럼 코의 사마귀를 만지면서 두리번거린다. 그 순간, 시계가 열두 시를 치고, 모두의 시선이 시계와 노인의 얼굴로 향하는데, 복도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기묘한 웃음을 띤 식모가 나타나 변소에 갔었다고 말한다. 영희는 식모를 가리키면서 언니가 정말 왔다고 소리친다. 아버지는 영희의 부축을 받으면서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린다.

꽝당 꽝당하는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는 온밤내 이어진다.

 

 

등장 인물

① 아버지 : 은행에서 퇴직한 70세의노인. 거의 백치 상태. 맏딸을 기다린다.

② 영희 : 막내딸. 29살의 노처녀. 가족들의 의미 없는 삶에 불만 토로

③ 성식 : 아내와의 애정이 결핍된 채 이층 방에서 칩거하는 작곡가 지망생.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패 배주의자

④ 정애 : 성식의 아내. 남편에게 정이 없으며 시아버지를 모시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정적 인물

⑤ 선재 : 이 집 맏딸의 시사촌 동생. 영희의 연인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5월 어느 날 저녁 / 어느 실향민 가정의 응접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의의 : 실향민 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분단의 비극에서 비롯됨을 그려 냄.

▶ 주제 : 전후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가족의 권태와 비극

 

 

 

 

 

 

 

◈ 메밀꽃 필 무렵

 

 

작가 : 이효석

 

줄거리

봉평장의 파장 무렵,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 생원은 장사가 시원치 않아서 속이 상한다. 조 선달에 이끌려 충주집을 찾는다. 거기서 나이가 어린 장돌뱅이 '동이'를 만난다. 허생원은 대낮부터 충주집과 짓거리를 벌이는 '동이'가 몹시 밉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주제에 계집하고 농탕질이냐고 따귀를 올린다. '동이'는 별 반항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물러난다. 허 생원은 마음이 좀 개운치 않다.

조 선달과 술잔을 주고받고 하는데 '동이'가 황급히 달려온다. 나귀가 밧줄을 끊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허 생원은 자기를 외면할 줄로 알았던 '동이'가 그런 기별까지 하자 여간 기특하지가 않다. 나귀에 짐을 싣고 다음 장터로 떠나는데, 마침 그들이 가는 길가에는 달빛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달빛 아래 펼쳐지는 메밀꽃의 정경에 감정이 동했음인지 허 생원은 조 선달에게 몇 번이나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한때 경기가 좋아 한밑천 두둑이 잡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노름판에서 다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평생 여자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메밀꽃이 핀 여름 밤, 그날 그는 토방이 무더워 목욕을 하러 개울가로 갔다.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성 서방네 처녀를 만났다. 성 서방네는 파산(破産)을 한 터여서 처녀는 신세 한탄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허 생원은 처녀와 관계를 맺었고, 그 다음날 처녀는 빚쟁이를 피해서 줄행랑을 놓는 가족과 함께 떠나고 말았다.

그런 이야기 끝에 허 생원은 '동이'가 편모(偏母)만 모시고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발을 빗디딘 허 생원은 나귀의 등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그걸 '동이'가 부축해서 업어 준다. 허 생원은 마음에 짐작되는 데가 있어 '동이'에게 물어 보니 그 어머니의 고향 역시 봉평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동이'가 자기처럼 '왼손잡이'임을 눈여겨본다.

 

 

등장 인물

① 허 생원 : 주인공. 장돌뱅이. 과거의 추억 속에 사는 고독한 인물. 숫기가 없고 아둑시니 같지만 투전 을 하는 면, 서정적인 일면도 있음. 유랑의 원형을 가진 떠돌이 인생.

② 동이 : 장돌뱅이. 젊은 혈기와 순수함을 간직한 젊은이. 행동에서 허 생원의 친자식으로 암시되는 인물.

③ 조 선달 : 보조적 인물. 장돌뱅이. 남의 흉허물을 덮어줄 줄 아는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 배경 : 시간(오후부터 밤까지). 공간(봉평 장터, 대화로 가는 달밤의 시골길, 메밀 밭, 제천)

▶ 성격 : 서정적. 낭만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낭만적 흐름을 보이면서도 사실적 묘사가 많이 나타남. 대화의 진행과 암시에 의한 주제 부 각. 지명의 반복으로 의식과 감정을 고조시키는 효과를 냄

▶ 제재 : 장돌뱅이 허 생원 일행의 삶

▶ 주제 : 인간 본연의 애정

 

 

 

 

◈ 산(山)

 

 

작가 : 이효석

 

줄거리

중실은 머슴 산 지 칠 년 만에 아무 것도 쥔 것 없이 맨주먹으로 쫓겨났다. 김 영감의 첩을 건드렸다는 엉뚱한 오해로 그 집을 나오게 된 것이다. 그는 갈 곳이 없어 빈 지게를 걸머지고 산으로 들어간다. 그 넓은 산은 사람을 배반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산에서 벌집을 찾아내어 담배 연기를 사용해 꿀을 얻었고, 산불 덕택에 노루를 얻어 여러 날 양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소금이었다. 어느 날, 그는 나무를 팔러 마을 장에 내려와 나무 판 돈으로 감자, 좁쌀, 소금, 냄비를 샀다. 그리고 김 영감의 첩이 최 서기와 줄행랑을 쳤다는 소식도 들었다. 지금쯤 머슴을 내쫓고 뉘우치고 있을 김 영감을 위로하고 싶었으나, 그는 다시 산이 그리워져 물건들을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웃집 용녀를 생각한다. 그녀와 더불어 오두막 집을 짓고 감자밭을 일구며 염소, 돼지, 닭을 칠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낙엽을 잠자리로 삼아 별을 헤면서 잠을 청한다. 하늘의 별이 와르르 얼굴 위에 쏟아질 듯싶게 가까웠다 멀어졌다 한다. 별을 세는 동안에 중실은 제 몸이 스스로 별이 됨을 느낀다.

 

 

등장 인물

① 중실 : 머슴이며,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동화되는 인물. 주인인 김영감의 오해로 집을 나와 세상을 포기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위, 자족하는 동식 인물.

② 김영감, 용녀 : 중실의 내면 속에 들어 있는 등장 인물이며, 그들의 어떤 행위는 직접적으로 나타나 지 않는 정적 인물.(실제 등장하지 않음)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가을 / 산(山)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성격 : 낭만적, 묘사적, 서정적

▶ 제재 : 자연에 동화된 삶

▶ 주제 : 한 인간의 소박한 삶과 자연애

 

 

 

 

 

 

 

 

 

 

 

 

◈ 꺼삐딴 리

 

 

작가 : 전광용

 

줄거리

이인국은 종합 병원을 운영하는 외과 전문의다. 병원은 매우 정결하지만, 치료비가 다른 병원보다 갑절이나 비싸다. 그는 양면 진단(병의 증세보다 경제적 능력을 판단)을 통해 철저히 부를 추구한다. 어느 날, 미국으로 가기 위해 미 대사관의 브라운과 만날 시간을 맞추려고 회중 시계를 꺼내 보다가 30년 전 과거를 회상한다.

이인국은 일제 시대에 제국 대학을 졸헙할 때, 회중 시계를 부상으로 받는다. 잠꼬대도 일본어로 할 정도로 완전한 황국 신민으로 동화되어 철저히 일본인으로 살아왔다.

해방기의 격변기 속에서 그는 소련군 점령하에 사상범으로 낙인 찍혀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이질 환자를 발견, 이인국은 수용소에서 응급 치료를 맡는 행운을 얻는다. 그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소련군 스텐코프 장교의 뺨에 붙은 혹을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 스텐코프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며, 친소파로 돌변하여 영화를 누린다. 이 때 그는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시키게 되며, 이것이 오늘날까지 부자간의 이별이 되고 말았다.

그는 1. 4후퇴 때 가족과 함께 월남, 거제도 수용소에서 아버지를 잃게 된다. 이인국은 미군 주둔 시에도 그 상황에 맞는 처세술로 현실에 적응하며, 일제 시대에 같이 일했던 간호원 혜숙과 재혼해 딸을 낳는다.

대사관에서 브라운을 만난 이인국은 고려 청자를 그에게 선물하며, 한국인으로서의 자책감보다는 그의 취향을 생각하며 고민한다. 아무튼 이인국은 그 특유의 처세술로 브라운을 만족시키면서, 국무성 초청장을 받는 목적을 달성한다. 미국에 가서도 반드시 성공을 거두리라고 생각하며 도미하기에 이른다.

 

 

등장 인물

① 이인국 : 상업적인 외과 의사로서, 인술(仁術)보다는 권력에 기생하고 돈을 버는 데만 몰두하는 이기주의자이 며,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해 가는 변신술에 능한 (카멜레온을 닮은) 기회주의자로서 전형적 인 물. 다른 주변 인물들은 주인공의 생애를 그려내는 데 필요한 소도구 역할만 한다. 즉, 철저하게 한 사람의 인생 역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② 나미(일본식-나미꼬) : 미국에 가 있는 딸. 영문학 전공. 동양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교수와 결혼하려고 아버지 에게 편지를 보냄

③ 아내(혜숙) : 간호원 경력이 있는 후처. 거제도 수용소에 있을 때 죽었음

④ 아들(원식) : 광복 후 스텐코프 소좌의 배경으로 요직에 있는 당 간부의 추천을 받아 소련 유학을 갔으나 생사 를 알 수 없음

⑤ 혜숙 : 서울에서 만나 후처로 들어온 여인. 20년의 연령 차가 있음. 사이에 돌 지난 어린것이 있음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풍자 소설. 인물 소설

▶ 배경 : 해방과 6·25를 전후한 시기 / 북한과 남한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구성 : 역순행적 구성. 몽타주 구성

▶ 주제 : 시류에 따라 변절적으로 순응해 가는 기회주의적 인간 비판.

인간 사이에 운명적으로 내재해 있는 대결 의식

 

◈ 동행(同行)

 

 

작가 : 전상국

 

줄거리

낯선 두 사람이 동행이 되어 강원도 산골, 눈 덮인 밤 길을 가면서 추천 근화동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키 큰 사내, 그리고 키 작은 사내 '억구'이다. 둘은 어릴 적의 일을 말하게 된다. 키 큰 사내의 회고담은 토끼 사냥에 얽힌 이야기이다. 새끼 토끼를 잡고 어미 토끼는 놓쳤는데, 어미 토끼의 '살기 차고 공포에 질린' 모성을 확인했던 것이다. 소년은 생물 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해부되었다가 술안주가 될 토끼 새끼를 구하려 했지만, 도덕적 규범 때문에 생물 선생님 집 얕은 담을 넘지 못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억구'가 유년의 일을 들려준다. 아홉 살 때였다. '억구'는 자신을 멸시하고 자존심을 짓밟은 '득수'의 장갑 낀 손을 물어뜯어 살점이 드러나게 했고, 그 벌로 계모한테 붙들려 광 속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 후로 그는 추위와 어둠의 공포를 강박 관념처럼 갖고 살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동네의 천더기로 따돌림당하던 그는 6.25때 빨갱이로부터 감투를 얻어쓰고 '득수'를 죽였다. 국군이 동네에 들어 왔을 때, '억구'의 아버지는 '득수' 동생 '득칠'에게 죽임을 당하고, '억구'는 도망을 쳤다. 끈덕지게 버둥거리며 서른 여섯 해를 살아왔다. 그라고 부친을 죽인 '득칠'을 죽이고 부친의 무덤에서 죽으려고 구듬치 고개를 오르고 있는 것이다.

‘억구'는 부친의 무덤이 있는 산에 이르자 스스로 '득칠'을 죽인 사실을 실토한다. 그를 놓칠까 경계하던 키 큰 사내 -그는 형사인데 -는 새끼 토끼를 구하기 위해 넘으려다 무서워 넘지 못한 담을 회상하며, 이제야 넘을 결심을 하게 된다. 형사는 그를 체포하지 않는다. 권총이나 수갑 대신 열여덟 개비 남은 담배갑을 건네며 하루에 한 개비만 피우라고 웃어 보인다. '억구'는 그 사내의 신분도 모른 채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린다.

 

 

등장 인물

① 억구 : 어릴 때부터 천덕꾸러기로 자람. 아버지 무덤에서 자결할 결심으로 귀향하는 중이다.

② 형사 : 감성과 지성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인물. 남의 어려운 처지에 마음이 약해지는 인간적 면모를 지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60년대, 어느 해 정월 / 강원도 눈 내린 산골의 밤길

▶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시점

▶ 성격 : 사실주의, 여로형(旅路型) 소설

▶ 주제 : 6. 25가 남긴 깊은 상처와 그에 대한 인간적 연민

 

 

 

 

 

 

 

 

 

 

◈ 우상(偶像)의 눈물

 

 

작가 : 전상국

 

줄거리

새 학년이 시작된 고등학교 2학년 학급. 자율이란 말로 학생들을 묶으면서 군림하고 싶어하는 담임. ‘나’(이유대)는 임시 반장을 맡게 된다. 이것이 최기표에게 메스껍게’ 보여 린치를 당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량하지만 한쪽에는 이른바 재수파(再修派)가 있다. 한 학년씩 유급을 당한 아이들인데 그들의 중심에 최기표가 있다.

담임은 ‘나’에게 반장을 계속 맡아 달라고 했지만 ‘나’는 임형우를 추천한다. 담임이 학급을 위한 조언(고자질)을 부탁하나 ‘나’는 부당함을 인식하고 말하지 않는다. ‘형우’가 반장이 되고, 그와 담임의 노력으로 학급은 일사불란한 항해를 계속한다.

‘기표’는 학생들을 폭력으로 장악한다. 그러나 의욕에 찬 담임 교사가 ‘기표’를 길들여 나가기 시작한다. 우선 ‘기표’를 재수파들로부터 고립시킬 계획을 세운다. 담임의 묵인 아래 모범생들이 ‘기표’의 시험을 돕기로 한다. 컨닝 쪽지가 그에게 전달된다. 이것이 ‘기표’의 비위를 상하게 하여 ‘형우’는 그에게 린치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하지만, 가해자를 끝내 숨겨 줌으로써 의리의 영웅이 된다. 매혈(買血)한 돈으로 ‘기표’의 생활비를 보태었던 재수파들이 ‘형우’에게 용서를 빈다.

‘기표’의 어려운 가정 사정과 재수파들의 미담이 담임에 의해서 과장되고 미화되어 알려진다. ‘기표’는 효자(孝子)로, 재수파들은 희생적이고도 의리가 깊은 친구로 둔갑한다. 월요일 조회 때마다 사회 각계에서 보내온 성금과 위문 편지가 ‘기표’에게 전달된다.

‘기표’의 이야기는 영화화될 단계에까지 이른다. 그럴수록 ‘기표’는 부끄러움을 잘 타는 아이로 변하고, 아이들은 그를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는다. 가출해버린 ‘기표’가 여동생에게 남긴 편지에 “나는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라고 쓰여 있었고, 담임은 영화사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자신의 계획을 ‘기표’가 무산시켰다며 신경질을 부린다.

 

 

등장 인물

① 나(이유대) : 자존심이 강하고 상대방의 심증을 잘 감지하는 학생. 관찰자.

② 최기표 : 불량 청소년의 전형. 갖은 비행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혹평을 별로 받지 않는 인물. 담임과 ‘형우’의 주도 면밀한 술책에 무서움을 느끼며 학교를 떠난다.

③ 임형우 : 학급을 헌신적으로 잘 이끄는 모범생이나 위선적인 면이 있음.

④ 담임 : 치밀한 성격에 권위주의적인 인물. 학급관리에 능숙함.

 

핵심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1970년대 말 / 도회의 고등학교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어조 : 완곡한 비판과 풍자적 어조

▶ 표현 : 극적 제시와 분석적 제시 방법에 의해 인물은 생동감을 획득함.

▶ 주제 : 진실, 호의를 가장한 치밀한 위선의 무서움

 

 

 

◈ 화수분

 

 

작가 : 전영택

 

줄거리

아범(화수분)은 아내와 어린 계집애 둘을 데리고 금년 9월 ‘나'의 집 행랑방에 들었다. 그들은 극도의 가난에 찌든 모습이었다. 아범은 지게로 벌이를 하고, 그의 아내는 집안의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항상 벌이가 신통치 않아 굶기를 밥먹듯이 하며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나와 내외는 아범의 서러운 통곡 소리를 듣게 된다. 이튿날, 나는 어멈으로부터 아범이 왕년에는 남부럽지 않은 양평부농의 셋째아들이었으며 이름이 '화수분'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어젯밤 그가 울던 까닭을 듣게 된다. 화수분은 큰딸 귀동이를 제대로 못 먹이며 키우느니 남에게 주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서, 쌀집 마누라의 중개로 남의 집 양녀로 보냈지만, 막상 보내고 난 뒤 그만 서러워 그렇게 통곡하였다는 것이다. 얼마 후 화수분은 시골에 있는 형 '거부'가 일을 하다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행장을 꾸려 고향으로 떠난다. 한편 겨울나기 전에 곧 오겠다던 남편이 입동 지나고 매서운 추위가 닥쳐와도 소식이 없자, 남아있던 어멈과 작은 아이도 아범을 찾아 시골로 간다.

그 후 출가한 나의 동생 S가 오랜만에 놀러와 화수분의 소식을 전해준다. 시골에 도착한 화수분은 형인 거부의 몫까지 일하다가 자신도 몸져 드러누웠다. 열에 떠서 큰딸을 부르며 울다가, 마침 어멈이 시골로 떠나기 전 나의 대소로 보낸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받고 그는 또 어멈과 작은 아이를 부르며 흐느끼다가 벌떡 일어나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다. 백리쯤 온 그는 해저 무는 어느 고개의 나무 밑에서 웅크린 채 떨고 있는 아내와 어린 것을 발견하고는 달려들어 와락 끌어안는다. 화수분과 어멈은 서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렇게 밤을 지냈다. 다음날 아침, 지나가는 나무장수가 서로 껴안은 남녀의 시체와, 이제 막 자다 깬 어린애가 등에 따뜻한 햇볕을 받고 앉아서 시체를 툭툭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아이만 소에 싣고 갔다.

 

 

등장 인물

① 화수분 : ‘나'의 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행랑아범. 한때는 부유했으나 결혼 후 지금까지 극심한 가난 에 시달린다. 선한 인품에 우애가 돈독하고 부부애가 강함

② 어멈 : 가난 속에서도 선하게 살아가는 화수분의 아내. 순박한 성격의 소유자

③ 귀동이와 옥분이 : 화수분의 딸들. 못생긴 데다 마음씨마저 고약하고 고집 불통임

④ 나 : 수분네 가족에게 연민을 가지나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함. 냉정하지는 않으나 대체로 무덤 덤한 관찰자로 일관한다

 

핵심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 추운 겨울, 도시 및 시골

▶ 경향 : 사실주의, 인도주의

▶ 시점 : 1인칭 관찰자(1.2.4.5장), 1인칭 주인공(3장), 전지적 작가 시점(6장)

▶ 구성 : 액자 구성

▶ 주제 : 가난 속에 피어난 어버이의 고귀한 사랑(가난한 부부의 사랑과 부활의 의미)

 

 

 

 

◈ 성황당(城隍堂)

 

 

작가 : 정비석

 

줄거리

가난 때문에 스물여덟이 되도록 장가를 못 간 현보는 코흘리개 열네살 먹은 순이를 4년 전에 아내로 맞이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단오가 얼마 안 남은 장날에 현보는 숯을 내다 팔아 그 돈으로 순이에게 흰 고무신을 사다 준다. 순이는 좋아하며 그것이 다 성황님 은덕이라고 굳게 믿는다.

순이가 숯가마에 불을 때다가 더위를 참지 못하여 개울에서 목욕을 할 때,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던 산림 간수 김 주사가 엿본다. 그는 분홍 갑사 저고리를 사주겠다며 순이를 유혹한다. 순이가 듣지 않자 폭력을 쓰지만 순이는 끝까지 반항한다. 그러자 김 주사는 현보의 도벌을 고발하여 그를 경찰서에 갇히게 한 후 다시 순이를 유혹한다.

이때 평소부터 순이를 좋아하던, 광산에서 일하는 칠성이가 찾아와 순이를 가운데 놓고 싸움을 벌이게 되고 칠성이는 김 주사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는 종적을 감춘다.

며칠 뒤 순이가 산속에서 쉬고 있을 때 칠성이가 나타나서, 현보는 앞으로 3년은 감옥살이를 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분홍 항라 적삼과 수박색 치마를 내놓자 순이는 마음이 흔들린다. 그날 저녁 순이는 칠성을 따라 나선다. 그러나 순이는 이내 마음이 변한다. 현보가 그립고, 산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성황님이 벌을 내릴 것 같아서 무섭다.

순이는 뒤를 보겠노라고 속이고는 숲 속으로 들어가 칠성이가 준 치마, 저고리를 나뭇가지에 걸어 놓는다. 그리고는 현보가 사 준 흰 고무신만 손에 쥐고 집을 향해 달린다. 집에는 불이 켜져 있다. 순이는 부르짖는다. “성황님! 성황님!”

 

 

등장 인물

① 순이 : 현보의 아내로서 마을에 그녀를 탐내는 두 남자의 유혹에도 현보만을 바라보는 순이. 성황당 을 정성을 다해 모시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고 믿는 인물

② 현보 : 숯을 구워 파는 것으로 생업을 삼고 순이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순진한 남편 현보. 김주사의 고발로 순찰에게 체포당한다.

③ 김주사 : 순이를 탐내는 자. 마을의 산림 간수로 돈많고 심술 많은 인물.

현보를 도벌죄로 고발하고 순이를 차지하려는 김주사

④ 칠성 : 순이를 탐내는자. 체포당한 현보가 없는 사이에 순이에게 새 옷으로 유혹해서 순이와 함께 도망 가려하는 총각

 

핵심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천마령 부근의 산골 마을

▶ 경향 : 토속적, 낭만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예스럽고 투박한 평안도 사투리

▶ 주제 : 자연과 합일된 인간의 삶

 

 

◈ 금당 벽화

 

 

작가 : 정한숙

 

줄거리

담징은 북쪽 오랑캐의 끊임없는 침범으로 시달림을 받는 조국 고구려 땅에서는 자신의 예술적 포부를 실현할 수 없어 나라를 떠났다. 그는 종교적 보시라는 명목으로 백제와 신라를 거쳐 일본으로 왔지만, 위기에 처한 조국을 버리고 떠나온 것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린다. 호류사에 기거하며 주지 스님에게 벽화를 그리기로 약속한 지도 7, 8개월이 지났지만 조국의 환영(幻影)이 그를 괴롭힌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왜승(倭僧)들은 그를 크게 비방한다.

오늘도 화필을 잡지 못한 채 하루 종일 바위에 앉아 조국의 현실을 걱정한다. 밤 하늘의 유성이 운명이 다한 조국의 모습인 듯하여 불안해 한다. 화공을 가장한 불량배라고 왜승들에게 맞아 피를 흘리는 꿈을 꾼다. 번민(煩悶)에 찬 담징은 염주를 들고 대웅전(금당)을 찾는다.

불을 밝히고 마음을 가다듬어 합장을 했지만 마음의 평정을 얻을 수 가 없다. 몰아치는 바람에 법당 불이 꺼진다. 마치 풍전등화와도 같은 조국의 현실에 대한 암시인 듯하여 그의 고뇌는 극에 달한다. 조국에 도움이 못되면서 또 자신의 포부(그림의 완성)도 펼치지 못한 자책감. 그는 법당을 나서다가 주지 스님과 마주친다. 주지는 고구려의 승전보를 알려준다.

담징은 복받쳐 오르는 희열과 함께, 비로소 자비로운 불심을 느낄 수 있었다. 목욕 재계하고 화필을 잡았다. 그의 손은 무학(舞鶴)같이 벽 앞에 나는가 하면 용의 초리같이 벽면을 스쳤다. 드디어 마지막으로 미간에 일점(一點)을 찍었다. 벽면에는 저녁놀이 물들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은 구현된 지상 열반의 세계에 도취하여 합장한 채 꿇어 엎드린다.

 

 

등장 인물

① 담징 : 고구려의 화가이며 승려. 예술적 포부로 조국을 떠나 일본에 거주하지만 조국에 대한 번민으 로 화필을 잡지 못함. 을지문덕의 승전보를 전해 듣고 불후의 명작을 남기게 됨

② 주지 : 담징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줌. 고구려의 승전보를 담 징에게 알려줌.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서기 612년 / 일본 나라현의 법륭사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서사적 묘사. 연상 수법을 주로 사용

▶ 제재 : 금당벽화

▶ 주제 : 조국애와 불심(佛心)의 예술적 승화(昇華)

 

 

 

 

 

 

 

 

◈ 전황당 인보기

 

 

작가 : 정한숙

 

줄거리

전각가(篆刻家) 수하인은 오랜 친구였던 석운이 높은 관직에 오르자 옛 정표로서 귀한 전황석을 얻어 전각자의 솜씨를 발휘하여 고졸(古拙)하고 품위 있는 인장을 새겨 선사한다. 그러나 돌도 전각도 이해하지 못하는 석운과 석운의 처는 이 귀한 도장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무시한다. 석운은 그에게 자주 출입하는 오준이라는 사람에게 수하인의 도장을 준다. 그것을 수하인의 제자에게로 가져가 속된 도장을 새겨 달라고 한다. 그 제자는 수하인의 고귀한 작품임을 알아 보고 그것을 수하인에게 다시 전해 준다. 수하인은 그의 정성이 무시당한 것을 알았지만, 시속의 흐름이 이미 그의 고전적인 멋과 품을 알아 주지 못함을 알고 체념에 잠긴다. 마지막에 이르러 수하인은 그를 이해하며 같이 사는 산홍과 밤늦게까지 평생을 새겨온 도장을 꺼내어 인보(印譜)를 만든다.

 

 

등장 인물

① 수하인 강명진 : 옛것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정신적인 것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세속의 어떤 때도 묻어 있지 않은 인물이다.

② 석운 : 한때 수하인의 세계에 공감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수하인의 정신 세계를 그다지 높게 여기지 않고 단지 한 때 친한 친구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을 뿐이다.

③ 오준 : 이 소설을 통틀어 가장 경박한 인물로 등장한다. 현실적 이익에만 눈이 어두운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한국 전쟁 직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전아(典雅)한 문체

▶ 성격 : 세태 비판적

▶ 주제 : 세태의 변화 속에서도 변함이 없는 가치와 옛것에 대한 그리움.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

 

 

 

 

 

 

 

 

 

 

 

 

 

 

◈ 낙동강

 

 

작가 : 조명희

 

줄거리

박성운은 낙동강 어부의 손자요, 농부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한을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고 성운을 도립간이농업학교에 보낸다. 학교를 졸업한 성운은 군청 농업 조수로 일하게 된다.

그는 독립 운동이 일어나자 직장을 그만두고 그 운동에 참여하였다가 투옥된다. 감옥에서 나와 보니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집도 없이 누이동생에게 얹혀 살고 있다.

중국 땅 서간도로 간 성운의 가족은 그곳에서도 힘든 삶을 살아야만 한다. 그는 사회주의 이념에 깊이 공감하게 되고, 귀향하여 소작 조합 운동을 전개한다. 농민들의 삶에 뛰어들어 고락을 함께 하며 지주의 횡포에 대항해 소작 쟁의를 일으키는 성운의 활동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점차 운동의 역량을 키워 간다.

성운이 살던 마을은 낙동강변인데, 그곳에는 주인 없이 방치된 하천 부지가 있어, 동네 사람들의 일터 구실을 하고 있었다. 일제가 들어와 일본인의 손에 불하하는 일이 일어나자, 성운을 앞세운 마을 사람들의 격렬한 항의가 시작된다. 일제는 이 봉기를 힘으로 제압하고, 성운은 주모자로 붙들려 들어가 모진 고문을 받다 병이 생겨 보석으로 풀려나게 된다.

한편, 성운의 농민 운동에 감화된 백정의 딸로서 고등 교육을 받은 로사(박성운의 말 - 폴란드 출신 사회주의 혁명가 로사 룩셈부르크)는 안락한 삶의 길을 버리고 성운과 의기 투합하여 농민 운동에 뛰어 든다. 두 사람은 혁명 동지이자 연인으로서 같은 길을 걷자고 굳게 다짐한다. 성운은 로사에게, 그녀 자신부터 봉건적 여성관을 떨쳐 버리고 혁명 여성으로서의 길을 갈 것을 고취한다. 성운의 병이 악화되어 끝내 사망하자, 로사는 성운이 말한 대로 '혁명의 폭발탄'이 되기를 다짐하면서 고향 구포역을 떠나 대륙으로 향한다.

 

 

등장 인물

① 박성운 : 낙동강 어부의 자손. 사회주의 운동가. 일경(日警)에 검거되어 모진 고문을 당한 후 사망함.

② 로사 : 백정의 딸. 신식 교육을 받은 여성. 안일한 삶을 거부하고 박성운을 도와 농촌 사업에 헌신한 다. 이 이름은 풀란드 출신 사회주의 혁명가인 로사 룩셈부르크에서 연유.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20년대 조선, 낙동강변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 : 이념을 여과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출함.

▶ 의의 : 1920년대의 신경향파 문학에서 본격적인 목적성을 추구하는 프로 문학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 하던 시기에 민족 해방 투쟁의 전망을 보여준 이정표적 작품으로 평가됨

▶ 주제 : 식민지하의 피폐한 농촌 현실과 이를 개혁하고자 했던 혁명가의 비극적 삶

 

 

 

 

 

◈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작가 : 조세희

 

줄거리

난쟁이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큰아들 영수, 둘째 아들 영호, 그리고 딸 영희는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도시 빈민 계층이다. 그들은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지만 집을 철거하겠다는 계고장이 날아들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영수네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 주민들 역시 야단 법석이다. 어느 날, 철거는 간단하게 끝나 버리고, 그들의 손에 아파트 딱지만 주어진다.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없는 마음 주민들은 시에서 주겠다는 이주 보조금보다 약간을 더 받고 거간꾼들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동안 난쟁이 아버지가 채권 매매, 칼 갈기, 건물 유리 닦기, 수도 고치기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였으나, 어느 날 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고 영수는 인쇄소 공무부 조역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으로 학교를 그만둔다.

투기업자들의 농간으로 입주권의 값이 뛰어오르고 영수네도 승용차를 타고 온 사나이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러나 명희 어머니에게 전세값을 갚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영희는 집을 나간다. 영희는 승용차를 타고 온 그 투기업자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에게 순결을 빼앗긴 영희는 투기업자가 자기에게 했듯이 그의 얼굴에 마취를 하고 가방 속에 있는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로 향한다. 서류 신청을 마치고 가족을 찾으러 이웃에 살던 신애 아주머니를 찾아간다. 아버지가 벽돌 공장 굴뚝에서 자살했음을 알게 된 영희는 큰오빠인 영수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여 버려.”

 

등장 인물

① 영수 : 큰 아들.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있고 주관이 뚜렷하다. 집안의 장남으로서 현실적 인 모습도 보인다.

② 영호 : 둘째 아들. 성격이 급하고 쉽게 흥분한다. 현실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

③ 영희 :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집의 막내로서 여린 모습을 보인다. 온갖 궂은 직업을 경험한다.

④ 아버지 : 변두리 생활로 전전. 삶의 절망 끝에 공장 굴뚝 위에서 ‘달나라’를 향해 종이 비행기를 날리 고 작은 쇠공을 쏘아 올리다 추락사한다.

⑤ 어머니 :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 어렵게 가계를 꾸려 나간다. 아버지를 감싸며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핵심 정리

▶ 주제 : 도시 빈민의 고통과 좌절

▶ 경향 : 사회 고발적. 사실적. 현실반영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배경 : 1970년대 서울 변두리의 산업화 과정.

▶ 구조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분법적 대립 구조

▶ 주제 : 도시 빈민이 겪는 삶의 고통과 좌절

 

 

 

 

◈ 사랑 손님과 어머니

 

 

작가 : 주요섭

 

줄거리

홀로 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우리 집’에 아버지의 생전의 친구였다는 아저씨가 하숙을 하게 된다. 아저씨는 이 동리 학교 교사로 온 것이다.

아버지가 쓰던 사랑에 기거하게 된 아저씨는 ‘나’와 금방 친해진다. 아버지 없는 ‘나’로서는 아저씨가 아버지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어느 날, 아저씨에게 불쑥 그 말을 꺼냈더니 아저씨는 까닭 없이 얼굴을 붉히며 못쓴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몹시 떨리었다. 또 어머니를 기쁘게 하려고 유치원에서 살짝 뽑아 온 꽃을 아저씨가 갖다 주라고 하였다며 어머니에게 주었을 때 어머니도 얼굴이 빨개진다.

어느 날 밤, 어머니는 달빛 속에서 아버지의 옷을 장롱 속에서 꺼내 보고 있었다. 아저씨나 어머니는 ‘나’로서는 잘 알 수 없으나 모두 깊은 시름에 빠져 있는 듯하다. 어머니가 종이가 든 아저씨 손수건을 ‘나’를 통하여 전한 며칠 뒤 아저씨는 예쁜 인형을 ‘나’에게 주고 영영 집을 떠나 버린다. 어머니는 ‘나’의 손을 잡고 뒷동산으로 올라가 아저씨가 탔을 기차를 멀리 바라본다. 요즈음 어머니가 가끔 치시던 풍금 뚜껑은 다시 닫히고 찬송가 책갈피에 끼워 있던 마른 꽃송이도 버려진다. 매일 사던 달걀도 이젠 사지 않게 되었다.

 

등장 인물

① 어머니 : 주인공. 젊은 과부로 사랑 손님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만,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 아이에 대한 사랑, 당대(當代)의 풍습과 세인의 이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끝내는 자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여인. →봉건적 인습의 굴레로 사랑을 버리는 전형적 한국 여인

② 나(옥희) :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관찰자(=신빙성 없는 화자). 여섯 살 난 계집애로 순진한 ' 관찰자'이다. 어머니와 아저씨와의 애정을 티없이 맑은 눈으로 바라본다.

③ 아저씨 : 또 다른 주인공. 옥희 아버지의 옛 친구로, 옥희 동네의 교사로 부임, 사랑에 하숙을 든다. 옥희 어머니에게 연정을 갖지만 얼마 후 집을 떠난다.

④ 외삼촌 : 중학교에 다님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1930년대 시골의 작은 읍(邑)(예배당과 유치원과 학교가 있는 어느 조그만 소도시 배경)

▶ 경향 : 서정적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어머니와 사랑 손님 사이의 깨끗하고 청순한 사랑이 어린 딸인 ‘나'를 통 해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1인칭 관찰자시점)

▶ 문체 : 섬세한 여성적 문체.(경어체, 구어체)

▶ 특징 : 인간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

▶ 갈등 : 순종과 억압이라는 인습과 자유로운 사랑의 감정과의 갈등이 산뜻하게 그려져 있다

▶ 주제 : ① 애정과 봉건적 윤리관 사이의 갈등

② 남편의 친구인 사랑 손님과 어머니의 은근한 애정과 전통적 인습(因襲) 사이의 갈등

 

 

 

◈ 논이야기

 

 

작가 : 채만식

 

줄거리

일본인들이 토지와 그 밖의 모든 재산을 두고 쫓겨 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 생원은 우쭐해졌다. 일본인에게 땅을 팔고 남의 땅을 빌려 근근 살아오던 한 생원은 일본인들이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땅을 찾게 되리라는 기대에 부푼다. 일본인이 쫓겨 가면 땅을 다시 찾게 된다고 큰소리를 쳐왔던 터였다. 한 생원네는 아버지의 부지런함으로 장만한 열서너 마지기와 일곱 마지기의 두 자리 논이 있었다. 그런데 피와 땀이 어린 그 논을 겨우 오 년만에 고을 원[郡守]에게 빼앗겨 버렸다. 동학(東學)의 잔당에 가담하였다는 누명을 씌워서 말이다. 잡혀 간 지 사흘만에 열서너 마지기의 논을 바치고야 풀려났다.

일제 강점 바로 이듬해, 한 생원은 나머지 논 일곱 마지기를 불가불 팔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었다. 마침 일인 요시카와가 인근의 땅을 시세보다 갑절이나 더 주고 산다기에, 그 돈이면 빚도 갚고, 남은 돈으로 다른 논을 사리라 생각하고 모두 팔았다. 그러나 이미 부근 땅값을 올려 놓았기 때문에 빚만 갚고 논을 살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35년후, 해방.

한 생원은 요시카와에게 팔아 넘긴 일곱 마지기 논을 보러 나섰다. 그런데 한 생원이 그곳에 이르렀을 때는 한창 나무를 베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은 요시카와 농장 관리인 강태식이한테서 돈을 주고 샀다는 대답이었다. 잇속에 밝은 무리들이 일본인 농장이나 재산을 부당 처분하여 배를 불린 일이 있었는데 이 산판(山坂)도 그런 것의 하나였다.

그 뒤 일인의 재산을 조선 사람에게 판다는 소문이 들렸다. 돈을 내고 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생원은 그럴 재력도 없거니와 도대체 전의 임자가 있는데 그것을 아무에게나 판다는 것이 자기가 보기에는 불합리한 처사였다. 한 생원은 구장에게 달려갔다. 구장의 설명을 들은 한 생원은, “독립했다구 했을 제, 내 만세 안 부르기 잘 했지.”라고 중얼거린다.

 

등장 인물

① 한생원(한덕문) :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해방이 되면서 자신의 땅을 되찾으리라는 기대가 좌 절되 자, 분노를 금치 못하고 나라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가진다. 헤프고 허황된 성격의 소유자

② 한태수 : 한 생원의 아버지, 성격이 매우 부지런하여 품삯 받아 푼푼이 모아 논을 장만한다. 동학 란과 관련하여 무고한 감옥살이를 함.

③ 길천 : 일본인. 한 생원에게 땅을 산다.

 

핵심 정리

▶ 갈래 : 풍자 소설. 농민 소설. 사회 소설. 단편 소설

▶ 배경 : 광복 직후 / 군산 부근의 농촌

▶ 경향 : 풍자적 기법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어조 : 냉소적 어조

▶ 구성 : 역전적 구성. 입체적 구성

▶ 제재 : 동학 혁명, 일제 강점, 8․15해방이라는 근대사 속의 농민과 땅, 그리고 국가의 관계

▶ 주제 : 농민이 농토를 온당하게 지닐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농민의 우직한 기대감의 풍자

 

 

◈ 레디 메이드 인생(人生)

 

 

작가 : 채만식

 

줄거리

고등 교육을 받고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살아가던 주인공 P는 이력서를 들고 모(某)신문사 K사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일자리를 거절당하고, 오히려 농촌 운동이나 하라는 충고를 받는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농촌 운동과 문맹 퇴치란 허구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광화문 거리를 걸으면서 그는, 차라리 무식했다면 농민이나 노동자라도 되어 실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불행을 의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이 인텔리인 것을 원망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과 같은 지식인 실업자를 양산(量産)해 낸 사회를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던 차에 고향의 형에게서 편지가 온다. 아홉 살짜리 아들 '창선'이를 올려 보낼 테니 아비 구실을 하고 기르라는 것이다. 그는 M과 함께 H를 졸라 자신의 법률 책을 잡혀 술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술취한 계집들이 화대(花貸)로 이십 전이라도 좋다고 조르는 데서 P는 또 한번 분노를 느낀다. 밖으로 나온 P는 정조를 빼앗기고 자살하는 돈 많은 여자의 모습과 이십 전에 정조를 팔려는 무산 계급 여인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K사장의 화려한 생활과 위선적인 행동에 분개한다. 그러나 자신의 따분한 모습이 처량할 뿐이다.

‘창선'이가 온다는 날, P는 어느 인쇄소의 문선 과장을 찾아가서 아들놈을 무료 견습공으로 써 달라고 부탁하고 자취 도구를 장만한다. 아들에게만은 자신과 같은 인텔리 실직자를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리고 P는 자신과 아들 모두가 팔려 가기를 기다리는 레디 메이드(ready-made, 기성품)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등장 인물

① P : 무직 인텔리. 가진 기술은 없으면서도 배웠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눈은 높은 인물. 쓸데없는 잡 지식이나 가지고 있는 당시의 고등 실업자의 전형. 굶기를 밥 먹듯이 하는 가난한 속에서도 식 민지하의 체제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갖고 있지만, 결국 아무런 해답도 얻어내지 못하는 인물

② K : 언행 일치가 되지 않는 위선적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식민지하의 서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어조 : 풍자적. 자조적

▶ 주제 : 식민지 현실을 살아가는 지식인의 고통과 실의의 삶

 

 

 

 

 

 

 

 

 

 

◈ 역로(歷路)

 

 

작가 : 채만식

 

줄거리

‘나'는 기차 시각보다 세 시간이나 일찍 서울역에 나왔다. 거기서 친구 김 군(君)을 만났다. '나'는 성질이 고지식한 편이지만 김 군(君)은 넉살이 좋은데다 요령꾼이다. '나'는 사흘씩이나 여행 준비를 했지만, 그는 불과 몇 분만에 웃돈을 얹어 주고 차표를 사 온다.

비좁은 열차 안에서 젊은 사람과 늙은 농민이 언쟁을 벌인다.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청년은 토지 개혁을 하여 도지 안 무는 자영농(自營農) 시대의 도래와 평등한 세상이 올 거라며 농민을 설득하지만 누구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골 신사가 끼어들어 공산주의는 나라 망치는 지름길이라며 미국식 민주주의를 역설한다.

열차가 천안에 이르자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월급쟁이가 쌀 보퉁이를 차창으로 들이밀며 승차한다. 그는 지역마다 쌀값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경제 구조를 격앙된 어조로 비판하며 이념 논쟁에만 골몰하는 정치인을 비판한다. 청년과 시골 신사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한다.

이윽고 기차는 대전에 도착하고, '나'와 김 군(君)은 호남선으로 갈아타기 위하여 비 오는 새벽에 열차를 기다린다. 그러나 사람에 비해 객차는 턱없이 부족하여 곳간차 꼭대기에도 사람이 가득 찰 지경이다. 그때 좋은 객차 다섯 칸이 달려 나오고 거기에는 미군들이 한가로이 타고 있었다. 한 늙은이가 함께 타자고 애걸하지만 미군 병정은 무관심한 태도로 차 꼭대기를 가리킬 뿐이다. '나'는 음산한 정거장에서 언제 올 지도 모르는 기차를 민망히 기다리고 있다.

 

등장 인물

① 나 : 고지식하고 소심한 인물로 현실에 대해 비판적이다.

② 김 군 : 유들유들하고 넉살이 좋고 처세에 능한 인물이다.

③ 잠바 청년 : 좌익 이념을 신봉한다.

④ 농민 : 정치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보통 사람이다.

⑤ 월급쟁이 : 민생 문제를 팽개친 정치 형태를 비판하는 인물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여로형(旅路型) 소설

▶ 배경 : 좌우익으로 나뉘어 다투던 광복 직후 혼란기 / 서울역 대합실, 기찻길, 대전역 대합

▶ 성격 : 사실적. 풍자적

▶ 어조 : 냉소적 비판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과 관찰자 시점의 혼합

▶ 문체 : 풍자적 문체를 통해 해방직후 정치적 사회적 혼란에 대한 깊은 통찰과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 고 있다.

▶ 주제 : 해방 직후의 혼란스런 사회상

 

 

 

 

 

 

◈ 치숙(痴叔)

 

 

작가 : 채만식

 

줄거리

‘아저씨'는 일본에 가서 대학에도 다녔고 나이가 서른셋이나 되지만, '나'가 보기에는 도무지 철이 들지 않아서 딱하기만 할 뿐이다.

착한 아주머니를 친가로 쫓아 보내고 대학입네 하고 다니다가 신교육을 받았다는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무슨 사회주의 운동인지를 하다가 감옥살이 5년만에 풀려났을 때, '아저씨'는 이미 피를 토하는 폐병 환자가 된다. 식모살이로 돈 100원을 모아 이제 좀 편히 살아 보려던 참이었던 아주머니는 그 아무짝에도 쓸모 없게 된 '아저씨'를 데려가 할 짓 못할 짓 다해서 정성껏 구완하여 이제 병도 어지간히 나아가지만, 정작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면 또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고 말한다.

‘나'가 보기에, 경제학을 공부했다면서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돈을 벌어서 아주머니에게 은혜를 갚은 생각은 않고, 남의 재산 뺏어다 나누어 먹자는 불한당질을 또 하겠다니 분명 헛공부한 게 틀림없다.

‘나'가 친정살이하던 아주머니 손에 자라서 그 은공으로 딱하게 여겨 정신 좀 차리라고 당부를 해도 ’아저씨'는 도무지 막무가내다. 일본인 주인의 눈에 들어 일본 여자에게 장가들어 잘 살겠다는 '나'를 도리어 딱하다고 한다. 그러니 '나'가 보기에 '아저씨'는 도통 세상 물정도 모르는, 참 한심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등장 인물

① 나 : 화자. 일본인 상점의 점원으로서 현실에 만족하는 인물로 일제에 동화되어 가겠다고 생각함

② 아저씨 : 사회주의를 하다가 옥살이를 하고 이제는 병이 들어서 폐인이 되다시피 한 지식인으로서 일제하에서 무기력함.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풍자 소설. 고발 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 / 도회지, 군산→서울 / 이념이 대립하는 사회 / 역설적 심리 상태)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전지적 작가 시점의 효과를 냄)

▶ 어조 : 풍자적 어조

▶ 인물 유형 : 평면적 인물. 개성적 인물

▶ 문체 : 풍자적. 반어적. 독백체. 비어와 속어가 쓰인 대화적 문체.

▶ 기법 : 칭찬 - 비난의 역전(반어적) 기법(표현은 비난, 심층엔 긍정)

▶ 구성 : 역순행적 구성

▶ 의의 : 풍자의 심층화를 통해 식민지 사회의 병리적인 현상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데 성공

▶ 주제 : 일제강점기의 현실 적응적 생활관과 사회주의 사상적 삶의 방식과의 갈등.

지식인이 정상적으로 살 수 없는 사회적 모순과 노예적 삶의 비판

 

 

 

 

 

 

 

◈ 탁류(濁流)

 

 

작가 : 채만식

 

줄거리

군산에 미두(米豆)라는 투기 노름이 성행하던 때, 군(郡) 고원을 지낸 정 주사는 식민지 시대라는 역사적․사회적 변동기를 거치면서 도시 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는 점차 시대의 탁류 속에 휩쓸려 미두를 시작했으나 가산만 탕진하게 된다. 그는 경제적인 몰락과 함께 정신적인 타락까지 하여 돈에 대한 탐욕 때문에 자신의 딸 초봉이를 사기꾼이요 호색한인 은행원 고태수와 결혼하도록 강요한다.

제중당이란 약국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초봉에게는 장래성이 있는 애인인 의학도 남승재가 있었다. 그러나 초봉은 부모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다는 생각으로 고태수와 결혼한다.

결혼 후 오래지 않아 꼽추인 장형보의 흉계로 그 남편을 잃게 되고 그에게 몸까지 버린 초봉은 약국 주인이었던 박제호의 유혹으로 이제는 그의 첩이 된다.

청순하기만 하던 초봉이 뭇남성을 겪는 가운데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딸을 낳게 되고, 그때 장형보가 나타나 그 아이가 자기의 아이라고 하며 박제호에게서 초봉이를 빼앗다시피 한다.

자신의 모든 불행이 장형보 때문임을 깨달은 초봉은 마침내 초봉이를 살해한다. 동생 계봉이와 이제는 그녀의 연인이 된 남승재가 초봉이를 구출하려 노력하지만, 초봉이는 뒷일 부탁하며 경찰에 자수한다.

 

등장 인물

① 초봉 : 여주인공으로 정 주사의 맏딸. 가족의 삶을 위해 희생하지만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려다 살인자로 전락하는 비극적 인물

② 정 주사 : 미두전에 빌붙어 사는 도시 하층민으로 딸을 팔아 자신의 안일을 추구하는 무능한 가장

③ 고태수 : 은행원이며 호색 방탕아로서 초봉의 첫 남편. 장형보의 흉계로 비참하게 죽음

④ 장형보 : 꼽추이며 고태수의 친구로 간악함

⑤ 남승재 : 의사 지망생으로 온건한 사회주의자. 긍정적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 / 군산과 서울

▶ 경향 : 세태 풍자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구성 : ‘인간 기념물’에서 시작해 ‘서곡’으로 끝맺는 19개의 소제목으로 된 모자이크식 구성

▶ 주제 :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한 식민지 시대의 혼탁한 현실 고발 및 풍자

 

 

 

 

 

 

 

 

 

◈ 태평 천하(太平天下)

 

 

작가 : 채만식

 

줄거리

1930년대 후반의 어느 늦가을. 서울 계동의 만석꾼 부자 윤직원 영감은 명창대회를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소작료와 수형 장사로 1년에 십 수만 원을 챙기는 이 거부 윤직원 영감은 타고 온 인력거에서 내리자마자 인력거꾼과 요금 시비를 벌인다. 30전은 주어야겠다는 인력거꾼과 15전밖에 못 주겠다며 옥신각신하다가 마침내 25전으로 낙착을 보자 거만의 갑부 윤직원은 몹시 속이 상해서 집으로 들어간다. 매년 십 수만을 버는 윤직원 영감이지만 밖으로 나가는 돈은 이처럼 절치부심, 아까워하는 것이다. 치재의 비결이 워낙 이러한지라 윤직원 영감은 버스를 타더라도 짐짓 큰돈을 내밀어 거스름돈을 받지 못한다는 핑계로 무임승차를 즐기는 터이기도 하다.

거만의 부를 움켜쥐고 있는 윤직원이지만 그에게도 비참한 역사는 있다. 노름꾼이던 그의 아비 윤용규가 어찌어찌 한몫을 잡아 가산이 일게 되면서부터 윤두섭(윤직원의 본명) 부자는 화적떼로부터 무수한 약탈을 당했는데, 급기야는 어느 날 밤 들이닥친 화적떼에게 윤용규가 무참히 살해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때 고의춤도 여미지 못한 채 달아나 명을 보전한 윤두섭은 화적들이 물러간 뒤 돌아와 참경을 목도하고 비장하게 외친 바 있다. "오오냐,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 화적떼에게 뺏기고 관리들에게 수탈당하던 두꺼비 윤두섭이 세상에 외친 위대한 선언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연고를 겪으면서 모은 거만의 재산이니 그가 한푼의 돈을 쓰는 것에도 벌벌 떠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 하겠지만, 그는 착취니 무엇이니 하는 말에도 펄쩍 뛰는 무치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만큼 돈을 번 것은 자신의 치재 수단이 좋았고 시운이 따라 가능했던 것이지 절대로 남의 것을 뺏은 것은 아니라는 탄탄한 소신이 그에게 내장되어 있는 탓이다. 시골 치안의 허술함과 후손 교육을 기회삼아 서울로 올라온 윤직원 영감에겐 지금이야말로 '태평천하'이다. 든든한 경찰이 있어 도둑 걱정없고 자신의 고리대금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으니 이런 좋은 세상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니만큼 현재의 그에게는 사회주의 운동 운운하는 자들이야말로 가장 경멸스럽고 두려운 인물들이다.

그러나 현실적 위협이 없으니 그것도 피안의 불일 따름, 윤직원 영감에게 절박한 위협이 없으니 그것도 피안의 불일 따름, 윤직원 영감에게 절박한 근심은 없다. 단지 남은 소원이 있다면 그의 두 손자 - 종수와 종학이 각각 하나는 군수, 하나는 경찰서장이 되어 집안에 지위와 명성을 보태어주는 것뿐이다. 돈이 있으니만큼 이러한 자리 욕심이 생긴 터인데, 사실 직원이라는 그의 직함도 시골에 있을 무렵, 향교의 수장자리를 돈주고 사들인 것이다.

자신의 만수무강과 후손의 영화를 위해 자신의 소변으로 눈을 씻고 어린아이의 소변을 사 서 매일 아침 장복하는 등 갖은 양생법을 실천하는 윤직원 영감이지만 실인즉 그의 집안 사정은 난맥상을 드러내가고 있다. 그의 외아들 창식은 진작 첩살림을 차려나가 하는 일이라곤 노름에 계집질뿐으로 주색잡기에 수천금을 뿌리고 있으며, 맏손자인 종수는 군수가 되리라는 명목으로 시골 군청의 고원으로 취직해 있으면서 역시 첩살림에 갖은 주색잡기로 수만의 가산을 탕진하고 있는 판이다. 둘째 손자 종학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윤직원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터이지만 이도 서울집에 있는 본부인과 이혼하겠다며 성화를 피우고 있다.

또 윤직원 영감은 회춘을 하려고 여러 차례 동기를 바꾸어 가며 동접(童接)을 기도하나, 이번에는 열다섯 살짜리 동기(童妓) 춘심이년이 애간장을 태우게 한다. 실은 춘심이는 윤직원의 증손자 경손이와 눈이 맞아 연애를 즐기는 중이었다.

이런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윤직원 영감에게 비보가 날아든다. 맏아들 창식이 동경으로부 터 온 전보를 윤직원에게 전해 주는 바, 거기에는 '종학, 사상 관계로 피검' 이란 활자가 선연히 찍혀 있다. 윤직원의 차손 종학이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증오하고 두려워해 마지 않는 사회주의에, 가장 큰 희망이요 보람이었던 장래 경찰서장감인 종학이 연루되었다는 것을 안 윤직원은 격노하여 비틀거리며 소리 지른다. 왜 태평천하에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는 사랑으로 사라진다.

 

등장 인물

① 윤직원 : 미천한 신분 출신으로 치부에 성공한, 만석지기 지주이자 전형적 고리대금업자. 사회에 대 한 불신과 피해 의식이 강하다.

② 윤창식 : 윤직원의 장남. 치산(治産)에는 관심이 없음. 개화기에 교육을 받았지만 가치관을 상실하고 향락만을 추구하는 타락한 인물

③ 종수 : 윤직원의 맏손자이자 창식의 아들. 향락만을 추구하는, 그 부친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인물.

④ 종학 : 윤직원의 둘째 손자. 동경 유학생으로 윤직원이 가장 믿는 인물. 그러나 윤직원의 기대와 달 리 사회주의자가 된다. 작품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사회 소설. 풍자 소설. 가족사 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 / 서울의 한 평민 출신의 대지주 집안

▶ 경향 : 사실주의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어조 : 부정적 인물을 비판하는 풍자적 어조

▶ 문체 : 판소리 사설의 원용(援用)

▶ 주제 : 개화기에서 일제 시대에 이르는 윤직원 일가의 타락한 삶과 몰락의 과정

 

 

 

 

 

 

 

 

 

 

 

 

 

 

 

 

 

 

 

 

 

 

 

 

 

◈ 탈출기

 

 

작가 : 최서해

 

줄거리

‘나(박 군)’는 자신이 탈가한 이유를 친구인 김 군에게 편지로 밝힌다.

‘나’는 5년 전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새 삶의 터전이요 기름진 땅이라는 간도를 찾아갔다. 그곳에만 가면 농사를 지어 배불리 먹고 무지한 농민을 가르쳐 이상촌(理想村)을 만들겠다는 부푼 꿈이 있었다. 그러나 간도에는 빈 땅이 거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중국인 소작인 노릇을 해보지만 빚을 갚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면 잘 살 수 있다는 신념으로 노력하지만 빈곤은 날로 심해만 갔다.

어느 날, 임신한 아내가 귤 껍질을 주워 먹는 것을 보고 ‘나’는 심한 갈등과 자책감에 빠졌다. 생선 장수, 두부 장수를 하면서 연명했지만 갓난아이는 젖 달라고 보채고, 겨울이 닥쳐와 땔나무가 있어야 두부 장수도 할 수 있어 산에 가서 나무를 하다가 순사에게 잡혀 매를 수없이 맞았다.

‘나’는 세상에 충실하려고 했으나 세상은 ‘나’와 어머니와 아내까지도 멸시하고 학대했다. 그리하여 하루라도 괴로운 생활과 기한(飢寒)에서 벗어나려면 가족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 ‘우리는 여태까지 속아 살아왔다. 우리는 우리로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어떤 험악한 제도의 희생자로서 살아왔었다.’는 분노가 머릿속에서 꿈틀대었다. 그리하여 이 제도는 그냥 둘 수 없다는 생각에 ‘민중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마음으로 어머니와 아내와 자식까지 버리고 ××단에 가입하게 되었다.

 

등장 인물

① 나(박군) : 주인공으로서 고향을 떠나 간도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탈가(脫家)한 가난한 지식인이다. 현실의 모순을 개혁하기 위해 어느 단체에 가입한다.

② 아내 : 순박하고 수줍음을 잘 타는 시골 여인으로 굶주림에 귤껍질을 주워 먹는다.

③ 어머니 :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아들의 고통을 대신하기를 바라는 전형적 모성의 여인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서간체 소설

▶ 배경 : 시간(일제 강점기). 공간(만주의 간도 지방)

▶ 경향 : 신경향파 문학

▶ 성격 : 사실적. 자전적. 고백적. 저항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 : 서간문 형식으로 사실성을 높이고, ‘나’의 성격 변화로 주제를 명시적(明示的)으로 제시함

▶ 주제 : 절대 궁핍의 원인과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적 삶의 결의. 가난한 삶의 고발과 부 조리한 현실에 대한 저항

 

 

 

 

 

 

◈ 홍염

 

 

작가 : 최서해

 

줄거리

서간도 한 귀퉁이에 있는 가난한 촌락 바이허[白河]. 문 서방은 사위 인가(殷哥)가 사는 달리소로 향한다. 그는 죽어 가는 아내가 인가에게 빼앗긴 딸 용례룰 데려다 달라고 애원하던 것을 생각한다.

문 서방은 본래 경기도 어느 곳의 소작인이었다. 10여 년 소작인 생활에 지친 그는 남부여대(男負女戴)로 딸 하나를 앞세우고 서간도 바이허로 이주했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생활도 나아진 것이 없었다. 중국인 지주인 인가의 소작인이 된 것이다. 겹친 흉년으로 인가에게 소작료를 납부하지 못하자, 인가는 그것을 빌미로 딸 용례를 욕심내었다. 결국, 빛을 못 갚는 대신 딸을 빼앗긴 문 서방 내외는 절망에 빠졌고, 홧병으로 몸져 누운 문 서방의 아내는 용례를 한번이라도 만나 보기를 원했다. 한겨울, 죽어 가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문 서방은 지금 인가를 찾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인가는 용례를 보여 주지도 않는다. 지전(紙錢) 몇 장을 주며 야박하게 내쫓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그의 앞에서 아내는 용례를 부르다가 피를 토하며 죽는다.

아내가 죽은 이튿날 밤, 세찬 바람과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가의 집 근처에 문 서방이 나타난다. 그는 달려드는 개들을 먹이로 달래 놓고 인가의 집 뒤에 쌓아 놓은 보릿짚 더미에 불을 지른다. 치솟아 오르는 홍염(紅焰)을 바라보며 문 서방은 쾌감에 젖는다. 이어 불붙은 집에서 뛰어나온 인가를 도끼로 찍어 죽이고, 문 서방은 딸을 품에 안는다.

 

등장 인물

① 문 서방 : 간도로 이주하여 중국인의 땅을 경작하는 소작인으로 입체적 인물이다.

② 문 서방의 처 : 용례를 빼앗긴 후 홧병으로 용례를 부르며 죽는다.

③ 용례 : 문 서방의 외동딸. 빚으로 인가에게 빼앗긴다.

④ 인가 : 문 서방의 사위. 중국인 지주. 탐욕스럽고 몰인정하고 악독하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시간(1920년대). 공간(서간도 바이허의 조선인 이주민 마을)

▶ 성격 : 저항적. 민족주의적. 현실 고발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경향 : 신경향파 경향

▶ 문체 : 속도감, 강렬한 인상을 주는 간결체하고 직설적인 문체 → 주제와 결합하여 강렬한 인상을 줌

▶ 주제 : 간도 이민 생활의 곤궁과 지주에 대한 울분과 징계. 일제 강점기의 민족의 수난과 울분

 

 

 

 

 

 

 

 

 

◈ 광장(廣場)

 

작가 : 최인훈

 

줄거리

주인공 이명준은 해방 후 만주에서 귀국하였다. 서울에서 그의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 이형도가 당신의 이념에 따라 월북하자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변 선생의 후의로 더부살이를 한다. 대학의 철학과에 다니면서 그는 변 선생의 아들인 태식과 가까이 지내면서 현실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지내지만 현실에 대하여 깊은 환멸을 느낀다.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앉아 현실을 관념적으로만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중 월북한 남로당원 아버지로 인해 명준은 경찰서에 끌려가 취조를 당하게 되고, 고문을 당하게 된다. 이 일로 인하여 비로소 현실에 눈을 뜬 그에게 비친 남한의 현실은 타락하고, 부조리하며,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는 윤애라는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이 관념과 현실의 간격을 없애려 노력하나 실패하고 번민과 환멸 속에 인천에서 배를 얻어 타고 월북하고 만다.

그러나 그가 찾아 월북한 북한도 만족한 곳은 아니었다. 이상적인 혁명가로 생각했던 아버지는 젊은 여자와 재혼하여 부르주아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북한은 혁명은 간데 없고 혁명의 자취만 있는 곳이었다. 즉, 이데올로기와 허위에 가득찬 곳이었다. 공개적인 광장만 있을 뿐, 개성적인 삶은 없는 곳이었다. 북한에서 그는 아버지의 힘으로 노동신문의 기자가 되지만 그가 작성한 기사가 당 간부들에게 핀잔을 듣자, 기자 생활을 버리고 노동판에 뛰어들어 작업한다. 그러던 중 실족으로 다리를 다치게 되고, 위문 온 무용수 은혜와 만나 새로운 사랑을 누리게 된다. 북한 사회에서 못 느끼는 삶에 대한 애착을 은혜를 통해 느끼려는 듯 명준은 은혜에게 매우 집착한다. 은혜와의 사랑에서 이념의 무의미함을 다소나마 보상받지만, 그것은 개인적 삶의 한정된 행복일 뿐이고 진정한 의미의 광장은 사라지고 없다. 은혜의 모스크바 유학으로 명준은 은혜와 헤어지게 된다.

한국 전쟁이 발생하고 인민군 정치보위부 장교가 되어 서울로 남하한 명준은 그곳에서 친구인 태식과 그의 아내가 된 옛 여인 윤애를 만나게 된다. 점령군 장교로서 그는 간첩 혐의로 잡혀온 태식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윤애를 겁탈하려고 하나, 하지 못하고 둘을 탈출시킨다. 그리고는 치열한 낙동강 전투에 배치받아 가게 된다. 거기서 명준은 뜻밖에 간호병으로 자원 참전한 은혜를 다시 만나 동굴 속에서 재회의 기쁨을 누린다. 재회 속에 명준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명준에게 말하고 헤어져 가던 중 그녀는 전사하고 만다.

결국 밀리는 전투 속에서 포로가 된 명준은 포로 송환 과정에서 남이냐 북이냐의 선택의 갈림길을 맞게 된 그는 중립국을 택한다. 그가 본 두 사회는 모두 환멸만이 있으며, 그가 나설 광장은 어느 곳에도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립국을 선택한 포로들을 싣고 가는 인도의 상선 타고르 호가 남지나해를 지나 항해하는 어느 날 밤, 갈매기를 은혜와 딸의 환영으로 보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만다.

 

등장 인물

① 이명준 : 철학도. 진정한 광장을 찾아 월북, 남하, 전쟁 중에 포로가 되었으나 중립국을 선택함. 배위 에서 투신 자살.

② 이형도 : 명준의 아버지. 월북한 혁명가. 이상적인 혁명가가 아닌 부정적 이미지를 보임

③ 윤애 : 남한에서의 명준의 애인. 명준의 월북 후 명준의 친구인 태식과 결혼

④ 은혜 : 명준의 북에서의 애인. 발레리나. 북한군 간호장교로 종군, 명준의 아이를 배고 낙동강 전투에 서 폭사함.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배경 : 8. 15 해방에서 6. 25 종전 사이의 남한과 북한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과거 회상의 독백체와 관념적 문체

▶ 주제 : 분단 이데올로기 속의 바람직한 삶과 사회의 추구. 분단 이데올로기 속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의미 추구

◈ 웃음 소리

 

 

작가 : 최인훈

 

줄거리

그녀는 ‘바 하바나' 종업원으로 자기가 근무했던 마담에게서 밀린 돈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가 순정을 받쳤던 ‘검은 안경을 쓴 해사한 눈자위의 그'와 헤어진다. 이튿날, 그녀는 자살을 감행하기 위해서 기차를 타고 P온천을 찾는다. 그곳은 ‘그'와의 추억이 서린 장소이다. 기차 안에서 신사가 말을 건넨다. 그러자 같이 데리고 가서 죽어 버리고 싶은 생각을 한다. P온천의 여관에서 묵은 다음날, 그녀는 작정한 장소가 있는 산 속으로 간다. 한 쌍의 남녀가 잔디에 누워 있다. 여자의 짧은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이튿날, 같은 시간에 그 장소에 갔더니 오늘도 그 남녀는 벌써 와 있다. 그녀는 여자가 베고 있는 남자의 팔이 햇빛 속에서 환한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본다. 그 여자의 짤막한 웃음 소리가 들려 온다. 이틀이나 허비하고 꿈과 환각에 사로잡혀 괴로움을 당한다. 그녀는 빈터의 남녀가 자기 자신과 ‘그'처럼 언젠가 갈라지는 날을 그려 본다.

다정스럽게 팔을 베고 있던 숲 속 빈터의 그 여자가 자기처럼 혼자 그 빈터를 찾게 될 어느 날인가를 생각한다. 그러자 그녀는 거짓말처럼 마음이 가라앉는다. 오랫만에 깊은 잠에 빠져 아침까지 한번도 깨지 않았다. 사흘째 되던 날, 그녀는 점심 때가 되어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이번엔 그 자리를 차지한 남녀를 보더라도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공지에는 십여 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거기에는 그 남녀의 주검이 거적때기에 덮여 있다. 이미 일주일 전에 죽은 시체였다. 그 후 일주일을 더 묵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여자의 짤막한 웃음소리'가 들려 옴을 느낀다. 아주 귀에 익고 사무치는 목소리, 그것은 바로 그녀 자신의 웃음 소리였다.

 

등장 인물

① 그녀 : 익명의 주인공으로 바의 여급이다.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 실연(失戀)으로 인해 정신 적 고통을 겪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외지(外地)의 환상적 체험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구성 : 현재 공간(서울) 떠남 → 체험(P온천) → 새 삶의 현장(서울)으로의 복귀

▶ 배경 : 서울 인의 내면 심리를 중심으로 한다. / P온천

▶ 표현 : 실제와 환상을 교차시키면서 한 한 여인의 내면 심리를 중심으로 함.

▶ 주제 : 환상적 체험을 통한 한 인간의 내적 성숙과 새로운 삶의 선택

 

 

 

 

 

 

 

 

 

 

 

 

◈ 수난 이대

 

 

작가 : 하근찬

 

줄거리

박만도는 삼대 독자인 아들 진수가 돌아온다는 통지를 받고 마음이 들떠서 일찌감치 정거장으로 나간다. 그런데 그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병원에서 퇴원하는 길이라 하니 많이 다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는 팔이 없어서 늘 주머니에 한쪽 소맷자락을 꽂고 다닌다. 아들의 귀향 생각에 휩싸여 시간이 빨리 가기를 기다린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언젠가 술에 취해 물에 빠져 옷을 널어 말리면서 사람들이 지나가면 물 속으로 들어가 얼굴만 내놓던 일을 생각한다. 정거장 가는 길에 진수에게 주려고 고등어 두 마리를 산다.

정거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만도는 과거의 일을 회상한다. 일제 강제 징용에 의해 남양의 어떤 섬에 끌려갔었다. 비행장을 닦는 일에 동원되었는데, 굴을 파려고 산허리에 다이너마이트를 장치하여 불을 당기고 나서려는 순간 연합군의 공습이 시작되었다. 당황한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장치했던 굴로 들어가 엎드렸다가 팔을 잃었다.

기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하는데도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만도는 초조해진다. “아부지”하고 부르는 소리에 뒤로 돌아선 만도는 다리를 하나 잃은 채 목발을 짚고 서 있는 아들을 보고 눈앞이 아찔해진다. 만도는 분노를 씹으며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가다 주막에 이르러 어찌할 수 없는 부정(父情)을 나타낸다. 술기운이 든 만도는 진수에게 자초 지종을 묻는다. 수류탄에 그렇게 된 것을 알게 되며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살겠냐는 아들의 하소연에 아들을 위로한다.

외나무 다리에 이르러 만도는 머뭇거리는 진수에게 등에 업히라고 한다. 진수는 지팡이와 고등어를 각각 한손에 들고 아버지의 등에 슬그머니 업힌다. 만도는 용케 몸을 가누며 조심조심 걸어간다. 눈앞에 우뚝 솟은 용머리재가 이 광경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등장 인물

① 박만도 : 아버지. 일제 징용에 끌려갔다가 왼팔을 잃고 돌아옴. 수난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품은 긍정 적인 인물로 성격이 다소 급하고 직선적이다. 의지적이고 낙천적이며 익살기가 있다.

② 박진수 : 박만도의 아들. 삼대독자. 6 25에 참전, 한쪽 다리를 잃고 돌아온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전쟁과 인생과 역사의 의미 같은 거창한 것에 대한 사색은 할 줄 모 르지만, 자기에게 닥치는 사태를 감수하면서 살아가는 의지적 인간성이 엿보임

③ 술집 여편네 : 부자 간의 우울한 기분을 해소시켜 주는 분위기 조정자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본격 소설. 전후(戰後) 소설

▶ 배경 : 1950년대 한적한 시골 마을 / 일제 말기부터 6.25 전쟁까지의 민족 수난의 장(場)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과 작가 관찰자 시점 혼용

▶ 문체 : 간결 명료한 문장. 관형어 · 부사어 · 사투리 사용

▶ 성격 : 사실적. 토속적. 해학적. 비극적

▶ 인물 : 박만도와 진수 부자는 현대사의 수난을 경험한 우리 민족을 상징함

▶ 갈등 : 개인 ↔ 사회

▶ 구성 : 분석적 구성(과거와 현재의 상호 교차)

▶ 제재 : 민족의 수난사(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 주제 : 수난으로 일관된 현대사의 비극적 단면과 그 극복의 의지

 

◈ 고향

 

 

작가 : 현진건

 

줄거리

'나'는 서울행 기찻간에서 기이한 얼굴의 '그'와 자리를 이웃해서 앉게 된다. 이 좌석에는 각기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 앉아 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짜르게 끊은 꼿꼿한 윗수염을 비비면서' 마지못해 고개를 까딱거리는 일본인과 '기름진 뚜우한 얼굴에 수수께끼 같은 웃음을 띠운' 중국인 사이에 한국인 '그'와 '나'가 합석하고 있다. 즉, 세 나라 사람이 모이게 된 것이다.

'그'라는 사나이에 대하여 '나'는 처음에 남다른 흥미를 느끼고 바라보다가 이내 싫증을 느껴 애써 그를 외면하려 하였지만, 그의 딱한 신세 타령을 듣게 되자 차차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술까지 함께 마시게 되고, '나'는 '그'의 얼굴에서 '조선의 얼굴'을 발견한다. '그'는 정처 없이 유랑하는 실향민이었으며 '나'는 '그'의 유랑의 동기와 내력을 듣는다.

대구 근교의 평화로운 농촌의 농민이었던 '그'는 동양 척식 주식 회사에 의하여 농토를 빼앗겼다. 떠돌이가 되어 간도(間島)로 떠났으나 거기서 부모는 굶어 죽고, 구주 탄광을 거쳐 다시 폐허의 고향에 돌아왔다. 그러나 무덤과 해골을 연상하게 하는 고향에서 '그'는 이십 원에 유곽(遊廓)에 팔려 갔다가 질병과 부채(負債)만을 안고 돌아온 옛 연인과 해후했다. 그는 괴로운 심정으로 일자리를 찾아 지금 경성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그는 취흥에 겨워서 어릴 때 부르던 아픔의 노래를 읊조린다.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 묘지로 가고요―.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

 

등장 인물

① 그 : 당대의 우리 민족의 비참한 현실을 집약적으로 드러내주는 인물이다. 작품 초반부에서는 현실에 순응적인 태도를 견지하다가 작품 말미에 가면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과 저항성을 미약하게나 마 드러낸다. 동적 인물이다.

② 그녀 : 농촌의 황폐화로 20원에 유곽에 팔려간 여성이다. 당대의 한국 여성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명징하게 드러내 준다. 정적 인물이다.

③ 나 : 당대의 지식인으로 작품 초반에서 보면 애써 현실을 외면하려 한다. 그런데 그의 한탄을 들어 면서 '나'는 조선의 현실을 재인식하고 그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서 '나'와 그의 대화는 작중인물과 독자의 대화로까지 확산되면서 우리 독자들은 당대의 사회현실에 대해 비 분을 느끼게(공감대의 형성) 된다.

 

핵심 정리

▶배경 :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 서울행 열차 안

▶문체 :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문체(특히, 주인공 '그'에 대한 인물묘사에서 두드러짐)와 영탄 위주의 감 격조로 서술되어 있다. 특히 치밀한 묘사, 인물들 사이의 대화, 적절한 사투리 사용 등으로 각 기 다른 인물 창조에 성공하고 있다.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작가의 서술자에 의한 개입 또한 나타남.)

▶갈등 : 세계와 자아, 즉 식민지의 피폐화된 현실 세계와 그 속에서 억압당하는 '그'와의 갈등이다.

▶경향 : 사실주의

▶특징 : 작중 화자의 이야기 속에 주인공 '그'의 이야기가 내부 서사를 이루고 있다.

▶주제 : 일제의 수탈로 인한 우리 민족의 비참한 삶

◈ 불

 

 

작가 : 현진건

 

줄거리

시집온 지 한 달 남짓, 열다섯 살밖에 안 되는 순이는 낮이면 일의 고통, 밤이면 남편의 정욕에 시달린다. 어느 날, 잠이 어릿한 가운데 숨이 갑갑해짐을 느끼다가 바위가 덮친 것 같은 무게와 오장 육부를 들쑤시는 고통으로 인해 정신이 드니, 남편의 솥뚜껑 같은 얼굴이 제 얼굴을 덮고 있다. 염치없는 잠에 취하기도 하고 무서운 현실에 눈을 뜨기도 하지만, 유월은 밤이 짧아 벌써 날이 새는 것이다.

시어머니의 집 떠나갈 듯한 호통 소리에 순이는 몸을 빨딱 일으켰다. 아침을 짓고, 보리를 찧고, 점심을 지어 모심는 일꾼에게 밥을 날라야 한다. 국이며 밥을 잔뜩 이고 냇물을 건너던 순이는 현기증과 함께 쓰러지고 만다. 눈을 떠 보니 그는 또다시 그 원수 같은 방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과 무서움으로 뛰쳐나온 순이는 밥과 국을 못 먹게 만들고 사발을 두 개나 산산조각 냈다고 매를 맞지만 그 매는 오히려 짜릿한 쾌감으로 변한다. 해는 저물어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나 한없이 서럽고 슬퍼서 눈물만 솟아난다. 그때 일터에서 돌아온 남편이 위로를 하지만 오히려 지긋지긋한 느낌이 들어 ‘밤 피할 궁리’만 앞선다. 밥이 익을 무렵 부뚜막에서 성냥을 발견하고 생그레 웃는다.

그날 밤, 그 집에는 불이 일어나고 삽시간에 지붕으로 번진다. 순이는 근래 없이 환한 얼굴로 모로 뛰고 세로 뛰며 기뻐한다.

 

등장 인물

① 순이 : 열다섯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육체적 고통과 남편의 성적 횡포에 시달리는 여자

② 남편 : 부지런하며 일에만 열중하는 인물. 인정이 없지는 않으나 순이에게는 성적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③ 시어머니 : 순이에게 모질게 일만 시키는 인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농사일이 한창 바쁜 유월의 농촌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열다섯 살 어린 민며느리에게 가해지는 가혹한 학대에 대한 비판

 

 

 

 

 

 

 

 

 

 

 

 

 

◈ B 사감과 러브 레터

 

 

작가 : 현진건

 

줄거리

C학교의 교원 겸 사감(舍監)인 B여사는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로 '딱장대'(온화한 맛이 없이 딱딱한 사람), '독신주의자', '찰진 야소꾼'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주근깨 투성이인데다 시들고 마르고 떠서 곰팡 슨 굴비를 연상케 하는 외모를 지녔다.

그녀는 기숙생에게 온 남학생들의 러브 레터를 가장 싫어한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배달되는 러브 레터를 대할 때마다 그녀는 성을 내고 편지 받을 학생을 불러 발신인을 밝히려 애를 쓴다. 그녀의 문초는 하학 후에 이루어지며 대개 두 시간 이상 계속된다. 그녀는 사내란 믿지 못할 마귀이며 연애가 자유라는 것도 마귀의 소리라고 억지를 늘어 놓기 일쑤이다.

그녀가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것은 남자들이 기숙사로 여학생들을 면회하러 오는 것이다. 가족을 포함하여 남자들의 면회를 허용하지 않자 학생들은 동맹 휴학을 하고 교장이 나서서 그녀를 타일렀으나 그 버릇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금년 가을 들어서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밤이 깊어 학생들이 곤히 잠든 새벽 한 시경, 난데없이 깔깔대는 웃음 소리와 속삭이는 듯한 말 소리가 새어 흐른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이런 일이 있자, 한 방을 쓰는 세 학생이 소리를 따라 갔다가 사감실에서 뜻밖의 광경을 보고 놀란다. 그것은 그렇게 엄격하던 B사감이 학생에게 온 러브 레터를 품에 안고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등장 인물

① B사감 :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로 성질이 괴팍하다. 이중적인 면을 갖고 있어 풍자의 대상이 된다. 겉으로는 본능을 감추고 남자를 혐오하는 독신주의자처럼 보이나 나중에 그 본성이 드러난다.

② 세처녀들 : B사감의 본성을 발견하고 B사감을 정신병자로 생각하기도 하고 동정심도 보이는 기숙사 생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설명적 묘사체

▶ 주제 : 위선적인 인간성 풍자. (인간의 이율 배반적 심리.)

 

 

 

 

 

 

 

 

 

 

 

 

◈ 빈처(貧妻)

 

 

작가 : 현진건

 

줄거리

아침거리를 장만하려고 전당포에 잡힐 모본단 저고리를 찾는 아내를 생각하니 마음이 처량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한성 은행에 다니는 T가 찾아와 처에게 줄 양산을 샀노라고 자랑한다. 그것을 본 아내는 매우 부러워하는 눈치였고, 아내의 모습에 ‘나’는 불쾌한 생각이 든다.

‘나’는 6년 전 결혼하여 중국과 일본에서 공부를 하였으나 변변치 못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 사이 곱던 아내의 얼굴에는 주름이 나타나고 세간과 옷가지는 전당포에 잡혀 있었다. 보수 없는 독서와 가치 없는 창작밖에 모르는 ‘나’의 생활이었다.

처가에서 장인의 생일이라고 할멈이 데리러 왔다. 그런데 막상 입고 갈 옷이 없다. 비단옷 대신 당목옷을 입고 나서는 아내를 보고 ‘나’의 마음은 쓸쓸했다.

장인 집에 모인 처형과 아내의 모습을 보니 너무 대조적이었다. 부유한 모습의 처형과 초라한 아내. 처형은 인천에서 기미(期米: 쌀 투기)를 하여 돈을 잘 버는 남편을 만나 비단옷을 입고 부유하게 보였다. 모두가 나를 얕잡아 보는 것 같았다. 쓸쓸하고 괴로운 생각을 잊으려 술을 마셨다. 그때 처형의 눈 위에 시퍼런 멍이 든 게 보였다.

그날 ‘나’는 술을 여러 잔 마시고 집에 돌아왔다. 처형의 멍든 눈자위 이야기를 하며, 없더라도 의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이란 아내의 말에 ‘나’는 흡족해 한다. 처형이 사다 준 신을 신어 보며 좋아하는 아내, 물질에 대한 욕구를 참고 사는 아내에게 ‘나’는 진정으로 고마움과 사랑을 표시한다. 이에, 아내의 눈과 ‘나’의 눈에 눈물이 넘쳐흐른다.

 

등장 인물

① 나 : 현실적으로 경제 능력이 없는 소설가

② 아내 : 잠시 속물적 유혹에 빠지기도 하지만, 남편에 대한 사랑과 신뢰로 인내함.

③ T : ‘나’의 친구. 은행원으로 경제적 능력이 없음

④ 처형 : 물질적 만족을 추구하는 여인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신변 소설(자전적 고백 문학)

▶ 배경 : 개화기 초, 서울 종로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주제 : 가난한 부부의 생활고와 사랑

 

 

 

 

 

 

 

 

 

 

 

◈ 술 권하는 사회

 

 

작가 : 현진건

 

줄거리

아내는 남편을 기다린다. 남편은 중학을 마치고 자기와 결혼을 하자마자 곧바로 동경에 가 대학까지 마치고 돌아왔다. 남편이 돌아오면 부유하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남편은 여러 달이 지나도 돈벌이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집에 있는 돈만 쓰고 걸핏하면 화만 냈다.

남편이 돌아오지 않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새벽 두 시경 행랑 할멈이 부르는 소리에 나가 보니 남편은 만취가 되어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돌아왔다. 그래도 남편은 행랑할멈의 도움을 거절하며 간신히 방에 들어와 옷도 벗지 못하고 벽에 기대어 쓰러진다. 아내는 남편의 옷을 벗기어 자리에 뉘려 하나 옷이 잘 벗겨지지 않자 짜증을 내며 남편에게 이토록 술을 권한 사람들을 탓한다. 남편은 쓸쓸하게 웃으며, 현 사회가 유위 유망(有爲有望)한 나의 머리를 마비시키지 않으면 안 되게 하므로 이것저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니, 내게 술을 권하는 것은 화증도 하이칼라도 아니고 현 조선 사회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편은 조선의 현실을 비판하며, 그런 사회에서 자신이 할 것은 주정꾼 노릇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편은 아내의 무지에 답답하다고 하며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을 나가 버린다. 아내는 절망한 어조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등장 인물

① 남편 : 중학을 마치고 동경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다. 그러나 그의 생활은 술마시고 밤늦게 귀가하는 등 매우 문란하다. 일제강점기에서의 답답하고 절망적인 한 지식인이다.

② 아내 : 결혼한 지 7-8년 되었지만 늘 혼자 있는 여인. 가난을 참고 견디지만 남편의 내면적 고통을 이해할 수 없기에 자신도 괴로워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1920년대 도심지

▶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일제 강점 하 지식 청년의 고뇌

 

 

 

 

 

 

 

 

 

 

 

 

 

◈ 운수 좋은 날

 

 

작가 : 현진건

 

줄거리

동소문 안이 가난한 인력거꾼인 김 첨지는 며칠간 줄곧 공을 쳤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중병을 앓고 있는 아내가 오늘만은 나가지 말라고 하는 부탁을 뿌리친 채 나왔는데, 아침 댓바람에 80전을 벌어 오랜만에 닥친 운수 좋은 날을 기뻐하며 아내의 소원인 설렁탕을 사 줄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행운은 계속 이어져 김 첨지는 빗속을 계속 뛰어다니며 돈을 벌지만 아내에 대한 불길한 예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서둘러 귀가하던 김 첨지는 집 부근 선술집에서 친구 치삼이와 술을 마시면서 돈벌이 자랑을 하고 아내가 죽었다는 등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다가 설렁탕을 사 가지고 귀가한다.

그의 불길한 예감은 무덤같이 침묵에 쌓인 방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최고조에 달하고, 아내의 죽음을 확인한 그는 통곡한다.

 

등장 인물

① 김 첨지 : 동소문 안의 가난한 인력거꾼으로 비극의 주인공. 하층민을 대표하는 전형적 인물로 욕지 거리 잘하고 몰인정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아내를 걱정하는 선량한 인물이다.

② 아내 : 김 첨지의 아내. 설렁탕을 먹어 보았으면 하는 최소한의 욕망도 이루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의 서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일제 강점하 하층민의 비참한 삶

 

 

 

 

 

 

 

 

 

 

 

 

 

 

 

 

 

 

◈ 무사(武士)와 악사(樂士)

 

 

작가 : 홍성원

 

줄거리

소학교 때부터 '나'(정동근)의 친구인 김기범은 영민(英敏)한 두뇌의 소유자이자 배신의 명수이다. 그러나 그의 배신은 결코 밉지가 않다.

일본 유학 시절 학도병으로 끌려가는 조선인 학생들을 위한 출정식인 장행회(壯行會)에서 '조선 만세'를 부르자는 거사를 계획한 일이 있었다. 그때 김기범은 조선 만세, 일본 만세, 대동아 만세를 모두 부름으로써 거사를 계획한 동지들의 체면을 살리면서 그들의 감옥 행을 막아 주었다. 또, 해방 후에는 신문 기자로서 친일 행위자를 옹호하는 기사를 썼다가 테러를 당하기도 했는데, 그의 주장은 그들이 반민족적 행각을 하면서 마음의 고통이 심했을 것이니 인정상 무자비한 처단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그의 유연한 성격은 아내의 불륜까지도 너그럽게 숨겨 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어느 날,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얻고 있던 오일규가 교통 사고로 죽는다. 오일규가 정치적 야심에 불타 민의원에 출마했을 때, 김기범은 그의 조직원으로 맹활약을 하다가 상대방 후보에게 매수되어 그를 배반하게 된다. 이 일로 오일규는 김기범과 절교(絶交)했던 사이였다. 그런데 지금 그의 장례식에 나타난 김기범은 다음과 같이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 일규는 세상이 편안할 때면 칼을 뽑는 운 좋은 무사이고 나는 그 무사를 칭송하면서 살아가는 악사였다. 무사님들이 모순에 찬 작업을 할 때, 악사들은 뒷전에서 옳소 소리나 하면서 배고프지 않게 살면 그것이 우리의 사는 즐거움이다. 그래서 무사와 악사는 서로 경멸하면서도 사이 좋게 살아가는 법이다.

그 후, 김기범 역시 돌연 자취를 감춘다. 그는 변성명을 한 채 시골에 들어가 도인(道人)의 삶을 산다. 십 년 후 김기범 역시 교통 사고로 사망한다.

 

등장 인물

① 나(정동근) : 김기범의 친구. 노년의 화가로 이 글의 서술자.

② 김기범 : 주인공.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 기발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감행하는 돈키호테적(的) 인간. 혼란기를 교묘하게 피해 간다.

③ 오일규 : 학창 시절 김기범과 선두를 다투던 친구.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얻는다. 그러나 그 인간적 가치를 '나'와 김기범은 각각 달리 평가하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 배경 : 일제 시대부터 1950년대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성격 : 우의적(寓意的). 비판적. 풍자적

▶ 주제 : 지식인 계층의 부정적 존재 방식 비판

 

 

 

 

 

 

 

 

◈ 폭군(暴君)

 

 

작가 : 홍성원

 

줄거리

어떤 산속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친다. 그 호랑이는 사람들이 놓은 덫에 상처를 입어 인간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는 위험한 짐승이다. 이 호랑이를 잡기 위하여 수렵 협회에서 두 사람의 포수가 파견된다. 한 사람은 평생 동안 사냥을 업으로 삼아 온 노인이고, 또 한 사람은 퇴역 장성으로 대기업을 경영하며 사냥을 여기(餘技)로 즐기는 중년 사나이다.

이 둘은 사냥에 대한 기본적 자세부터 차이를 보이는데, 노인은 자기가 쫓는 짐승을 마음속으로 깊이 사랑하며 지혜와 인내력을 겨뤄 승부를 내는 데에 사냥의 진정한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중년 사나이는 사냥을 통해 인간적 우월감을 느끼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짐승을 사살하는 데 사냥의 목적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이 현지에 도착했을 때, 호랑이를 두려워하면서도 신성시하는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두 사냥꾼은 마을 사람들의 진술, 호랑이가 남기고 간 자취, 호랑이가 가축을 잡아갈 때 보여 준 습성을 근거로 하여 잡을 방도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중년 사나이의 성급한 욕심과 자기 능력에 대한 과신, 분별없는 행동 때문에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겨난다. 사나이는 결국 호랑이의 신중한 대응에 말려 큰 부상을 당한다.

노인은 이 호랑이가 가장 강한 적수이자 포수로서 생의 마지막을 불태울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임을 깨닫는다. 노인은 마침내 호랑이를 홀로 추적한다. 서로 피할 수 없는 곳에서 맞닥뜨린 노인과 호랑이는 이것이 서로에게 마지막임을 알게 된다. 노인은 방아쇠를 당긴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은 노인과 호랑이가 한 덩어리로 엉켜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등장 인물

① 노인 : 평생을 사냥꾼으로 살아온 포수. 사냥의 올바른 자세를 지키며, 짐승과 대결하는 순간에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인물.

② 중년 사냥꾼 : 퇴역 장성으로서 대기업의 사장이며 사냥을 여기(餘技)로 즐기는 인물. 그에게 있어 사냥의 목적은 오로지 짐승을 사살하는 데 있다

③ 마을 사람들 : 부수적 인물들로서 호랑이에 대해 외경감(畏敬感)을 품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중편 소설

▶ 배경 : 호랑이가 나타난 어느 산촌.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경향 : 사실주의

▶ 문체 : 간결한 문장과 현재법의 사용으로 긴장감을 주는 문체.

▶ 주제 :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향해 묵묵히 행동하며, 전 생애를 그것에 바치는 숭고한 정신.

 

 

 

 

 

 

◈ 삼포(三浦) 가는 길

 

 

작가 : 황석영

 

줄거리

공사판을 떠돌아 다니는 영달은 넉 달 동안 머물러 있던 공사판의 공사가 중단되자 밥값을 떼어먹고 도망쳐 나온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정씨를 만나 동행이 된다. 정씨는 교도소에서 목공, 용접 등의 기술을 배우고 나와 영달이처럼 공사판을 떠돌아다니던 노동자인데, 그는 영달이와는 달리 고향인 삼포로 가는 길이다.

그들은 찬샘이라는 마을에서 백화라는 색시가 도망을 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술집 주인으로부터 그녀를 잡아오면 만 원을 내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들은 감천으로 행선을 바꾸어 가던 중에 그 백화를 만난다. 백화는 이제 겨우 스물두 살이지만 열여덟에 가출해서 수많은 술집을 전전해서인지 삼십이 훨씬 넘은 여자처럼 늙어 보이는 작부였다. 그들은 그녀의 신세가 측은하게 느껴져 동행이 된다.

그들은 눈이 쌓인 산골길을 함께 가다가 길가의 폐가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인다. 백화는 영달에게 호감을 느껴 그것을 표현하지만 영달은 무뚝뚝하게 응대한다. 그들은 다시 길을 나선다. 눈길을 걷다가 백화가 발을 다쳐 걷지 못하게 되자 영달이 백화를 업는다. 일곱 시쯤에 감천 읍내에 도착한다.

역에 도착하자 백화는 영달에게 자기 고향으로 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영달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비상금을 모두 털어 백화에게 차표와 요기 거리를 사 준다.

백화가 떠난 후 영달과 정씨는 삼포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던 중 삼포에도 공사판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달이는 일자리가 생겨 반가웠지만 정씨는 발걸음이 내키질 않는다. 그는 마음의 정처를 방금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등장 인물

① 노영달 : 착암기 기술자. 공사판을 찾아 돌아다니는 뜨내기 노동자로, 행동과 말은 거칠지만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인물이다.

② 정씨 : 출옥한 후 고향인 삼포로 찾아가고 있는 인물로서, 생각이 깊고 인정이 있다.

③ 백화 : 술집에서 도망친 작부. 18세에 가출하여 군 부대 주변의 술집을 4년여간 전전하며 군인들에게 순정을 바친 인물이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여로 소설

▶ 성격 : 사실주의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70년대 어느 시골 마을

▶ 주제 : 급속한 산업화 속에서 고향을 상실하고 떠돌아다니는 뜨내기 인생의 애환

 

 

 

 

 

 

 

 

◈ 장길산

 

 

작가 : 황석영

 

줄거리

조선조 효종 때 계집종의 몸에서 태어난 길산은 광대 장충의 구원으로 재인(才人) 마을에서 성장한다. 그는 같은 마을의 역사(力士) 이갑송, 송도 상단(商團)의 행수 박대근, 구월산 화적인 마감동 등과 사귄다.

창기(娼妓)였다가 버려진 묘옥과 정분을 맺은 길산은 해주 간상배(奸商輩) 신복동을 징벌하려다 붙잡혀 사형수가 되지만, 박대근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다. 그는 양부모의 뜻을 어길 수 없어 누이 동생인 봉순과 결혼한다. 그러나 뜻한 바 있어 금강산에 들어가 운부 대사의 가르침을 받으며, 차츰 󰡐백성󰡑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한다.

숙종 10년, 대(大)기근이 발생하자 길산은 관아와 부호를 털어 기민 구휼에 힘쓰고, 그의 이름이 백성의 입에 오르내린다. 조정에서는 토포(討捕, 토벌하여 잡음.)를 명하나 길산의 활약은 더욱 빛날 뿐이다.

정묘년 4월, 입국(立國)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구월산에 모인다. 길산의 활빈도, 운부 대사의 승병, 해서의 무계(巫系),근기 지방의 미륵교도 등이 결속한다. 백성들 사이에서 왕조가 망한다는 괴서가 나돌고, 미륵이 도래하여 용화(龍華) 세계를 이룩한다는 믿음이 번져 나간다.

길산은 언진산에 터를 잡고 관군과 맞설 자금을 조달한다. 이 때 고달근이 큰 이익을 꾀하다 관가에 검거되자 길산 일당을 밀고한다. 토포관 최형기가 급습하지만 길산은 이미 달아난 뒤이다. 길산은 고달근을 찾아 징계하여 다스리고 최형기를 처단한다. 해서와 관북 일대에는 장길산을 자처하는 무리들이 출몰해 조정을 괴롭히지만, 이후 길산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등장 인물

① 장길산 : 쫓기는 노비의 몸에서 태어나 광대들의 손에서 길러진 그는 총명하고 날렵하고 힘 있는 젊 은이로 성장한다. 같은 마을 역사(力士-이갑송)과 함께 백성을 괴롭히는 간상배(奸商輩)들 을 혼내 주며 송상(박대근)과 손을 잡고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결 심한다. 비운의 여인 묘옥과 평생을 함께 할 약조를 하지만 관가에 사로잡힌 그가 탈옥하 는 사이에 헤어지고 만다.

② 이갑송 : 장길산과 같은 재인말 출신의 광대로 힘이 장사다. 간상배 신복동 패거리를 징치하며 괴력 에 가까운 힘으로 길산을 도와 준다.

③ 박대근 : 송도 상인 차인 행수로 상단을 거느리며 장길산과 손을 잡는다. 길산이 옥에 갇혔을 때 교 묘히 탈출시키고 구월산 일당들과 광대패들을 돕는다.

④ 묘옥 : 흉년에 색상(色商)에 팔려 창기(娼妓)가 되었던 그녀는 재인말 총대 손돌 노인에게 건져져서 그의 딸로 살게 된다. 뛰어난 미모의 그녀는 길산과 정분을 맺고 평생을 기약하며 가슴에 '길 (吉)'자의 연비(聯臂)를 새긴다.

⑤ 마감동 : 구월산 화적패의 모사꾼인 그는 길산의 도움을 받아 잔인한 두목 노가를 처치하고 두령의 자리에 오른다.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역사 소설

▶ 배경 : 조선 효종조 말기부터 숙종조까지 / 구월산, 금강산 및 경기 일대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제재 : 장길산의 생애와 민중들의 미륵 사상

▶ 주제 : 민중들의 힘에 의한 대동(大同) 세상의 구현 의지

 

◈ 독 짓는 늙은이

 

 

작가 : 황순원

 

줄거리

“이년! 이백번 죽여도 쌀년! 앓는 남편두 남편이디만, 어린 자식을 놔두구 그래 도망을 가? 것두 아들놈 같은 조수놈 하구서···. 그래 지금 한창 나이란 말이디? 그렇디구 이년, 내가 아무리 늙구 병들었기루서니 거랑질이야 할 줄 아니? 이녀언! 하는데, 옆에 누웠던 어린 아들이, 아바지, 아바지이! 하였으나 송영감은 꿈속에서 자기 품에 안은 아들이, 아바지 아바지이 ! 하고 부르는 것으로 알며, 오냐 데건 네 에미가 아니다!

송영감은 자기와 어린 자식을 버려 두고 조수와 도망 가버린 아내에 대한 분노를 느끼면서도 자기네 부자가 살아 가기 위해 독을 구워내기로 한다. 송영감은 병들어 자주 쓰러지면서도 생존을 위한 독 짓기를 계속 하는데 앵두나무 집 할머니가 미음을 쑤어다 주면서 당손이를 어디 좋은 자리에 양자로 줄 것을 제의한다. 날이 갈수록 송 영감은 자리에 눕는 때가 많아지고 앵두나뭇집 할머니는 마침 당손이를 보낼 좋은 자리가 있다고 송 영감을 채근한다. 송 영감은 어서 독을 한 가마 구워 내려고 조급해진다.

한 가마가 채 차지 않은 독들을 말려 가마에 넣고 불질을 시작하는데, 조수가 만든 독은 터지지 않고 자기가 만든 독이 터져 독 튀는 소리를 듣고 다시 쓰러져 버린다. 그는 장인으로서 생명이 다해 감을 느끼며 죽음을 예감한다.

깨어난 송 영감은 앵두나뭇집 할머니에게 전에 말한 집으로 당손이를 데려 가게 하고 누워서 죽은 체하며 눈물을 흘리며, 송영감은 무심한 손이를 양자 보내고, 송 영감은 독가마 속으로 들어가 자신이 만든 독 조각 위에, 터져나간 독 대신에 꿇어앉는다. 그리고 장인으로서의 최후를 맞는다.

송영감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단정히, 아주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렇게 해서, 그 자신이 터져 나간 자기의 독 대신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등장 인물

① 송영감 : 주인공으로서 평생 독을 짓는 장인 정신의 소유자. 조수와 달아난 아내를 원망하며, 어린 자식을 위해 독 짓는 일에 전념하는 인물

② 당손이 : 송영감의 아들. 남의 집 양자가 됨.

③ 앵두나뭇집 할머니 : 방물장수. 인정 많은 할머니로 당손이를 양자로 보내는 데 일조를 함.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가을 어느 시골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문체 : 간결체

▶ 상징 : 독(전통적 가치)

▶ 표현 : 대화에 의한 장면 제시가 거의 없음. 서술자가 직접 인물과 사건의 정황을 해설. 내면 심리의 분석적 제시

▶ 주제 : 사라져 가는 것을 일으켜 세우려는 한 노인의 집념과 좌절. 현대 사회에서 파괴되어 가는 한 국의 전통적 인간상 제시. 투철한 예술 정신의 표현. 인간의 본연적인 삶의 집착과 한국의 전 통적 인간상 제시

 

 

◈ 땅울림

 

 

작가 : 황순원

 

줄거리

인간은 누구나 금기를 깨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옛부터 이를 표현하고 있는 설화들이 많다. 우리 나라의 '나무꾼과 선녀', 중국의 '담생(談生)', 일본의 '우라시마다로' 설화는 모두 금기를 소재로 한 것들이다.

'나'는 대학을 정년 퇴임한 작가로서 금기를 소재로 한 소설을 구상중이다. 모델이 될 인물은 이웃에 사는 강 노인이다. 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며, 바둑이를 데리고 어린이 놀이터 벤치에 나와 '나'를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강 노인이 어느 날부터인가 바둑이 없이 혼자 나와 시무룩해 있다. 사연인즉, 바둑이를 팔았다는 것이다.

그는 6.25 때 북에 처자를 두고 남으로 와서 곧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살지만 결국에는 새살림을 꾸린다. 그리고는 결코 북에 두고 온 가족 생각을 떠올려서는 안 된다고 다짐한다. 두 아들을 둔 그는 지금 둘째와 함께 사는데, 손주들이 졸라서 사 온 바둑이와 친구가 된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타서 쓰는 그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끊는다.

그러나 남북 회담이 열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기대와 함께 결코 해서는 안 될 두고 온 가족들 생각을 하게 된다. 술, 담배 생각에 바둑이를 팔아 버린다. 그는 지금까지 지켜 온 금기를 깨면서 힘들게 유지해 왔던 안정을 잃고 만 것이다. 술과 담배, 그리고 한숨으로 '나'를 만나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나'는 마침 대학의 영문과 교수가 건네준 영자 신문에서, 사할린에서 죽은 어느 노인의 사연을 읽에 된다. 그 노인은 사할린에 가 지금까지 고향의 소식을 모른 채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40년 만에 고향에서 처와 아들로부터 편지를 받느다. 편지를 읽고 난 노인은 심장마비로 죽는다. 한국 친척들의 편지가 아니었으면 아버지는 더 살았을 것이라는 딸의 편지도 신문에는 실려 있었다.

'나'는 문득 강 노인을 모델로, 금기에 관한 소설을 쓰려고 했던 작품의 결말을 구상한다.

 

등장 인물

① 나 : 작가이자 서술자. 대학을 정년 퇴임한 소설가이다.

② 강 노인 : ‘나’와 이웃에 사는 노인. 북에 처자를 두고 월남하여 새 가정을 꾸렸으나 늘그막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6․25 이후 / 서울의 변두리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제재 : 금기(禁忌)를 깼을 때의 불안정

▶ 주제 : 남북 이산 가족의 슬픔

 

 

 

 

 

 

 

◈ 나무들 비탈에 서다

 

 

작가 : 황순원

 

줄거리

순수를 추구하는 이상주의자이며 결벽주의자인 동호는 휴전 협정을 앞둔 1953년 칠월 열사흗날 밤 중부 전선의 한 전투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동호는 살인에 대한 죄책감보다 생존하였다는 사실에 희열을 맛본다. 정작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은 술집 색시인 옥주에게 동정을 더럽힌 뒤 애인 장숙에 대한 순수가 더럽혀졌다고 느꼈을 때이다.

가책과 후회로 고민하던 동호가 피동적인 관계를 능동적 욕구로 바꾸면서 죄책감을 잊으려 하던 중 다른 남자와 자고 있는 옥주에게 총을 난사하여 살해하고 부대로 돌아와 자살한다.

현실적이고 행동적인 현태는 전쟁 중의 의도적인 살인에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았으나, 제대 뒤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에 다니며 현실에 충실하다가, 수색 중에 자기가 죽인 모녀를 연상하게 된 어느 날 이래로 푹음을 하며 무위와 권태 속에서 방황한다.

이 무렵 현태와 윤구 앞에 나타난 동호의 애인 숙은 함구하려던 현태에게서 끝내는 동호의 자살 원인을 알아 내고 만다. 현태의 입회 아래 유서를 읽고 싶어하는 숙을 따라간 현태는 송도의 호텔에서 죽을 법한다.

그 뒤 평양집의 어린 계향의 자살을 방조한 죄로 현태는 형무소에 수감된다. 석달 뒤 홀몸이 아닌 숙이 윤구를 찾아와 양계장에 은신처를 구하지만 이기주의자가 되어버린 윤구는 거절한다. 숙은 현태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감당하여야 할 일이라며 몸을 돌린다.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주제 :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은 젊은이들의 전후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통한 인간 구원

 

 

 

 

 

 

 

 

 

 

 

 

 

 

 

 

 

 

◈ 목넘이 마을의개

 

 

작가 : 황순원

 

줄거리

어느 곳으로 가려 해도 지나쳐야 하는 목넘이 마을에는 서북간도로 유랑가는 이사꾼들이 들러, 물을 마시고 발을 씻고 가고는 한다.

어느 날, 이 마을에 황토에 물들어 누렇게 되다시피 한 신둥이(흰둥이) 한 마리가 흘러 들어온다. 몸이 지저분하고 다리까지 저는 이 개는 유랑민이 끌고 가다 버린 개로 보인다. 이 개는 마을 방앗간과 동장네 집을 돌아다니며 주인집 개가 먹다 남긴 밥으로 힘을 추스린다.

마을 사람들은 미친개라고 잡으려 하나 신둥이는 도망친다. 그러나 간난이 할아버지만은 신둥이가 굶주리긴 했으나 미친개는 아니라고 믿는다. 동네 개들이 신둥이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동장 형제는 개들을 잡아먹어 버린다.

다시 신둥이가 마을에 나타나자 사람들은 신둥이를 잡으려 한다. 간난이 할아버지는 개가 새끼를 밴 것을 알고 차마 죽이지 못하고 다리 사이로 빠져 나가게 하여 살려 준다.

얼마 후, 간난이 할아버지는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신둥이의 새끼들을 발견한다. 어느 정도 커지자 강아지들을 동네 사람들 모르게 데려와 다른 동네에서 얻어 온 것이라고 거짓으로 말하며 이웃에 나누어 준다. 옆 마을에도 나누어 준다. 그래서 인근 마을의 개들도 신둥이의 피를 이어받게 된다.

이것은 ‘내’가 중학 시절 외가가 있는 목넘이 마을에 가서 그 간난이 할아버지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기이다.

 

등장 인물

① 간난이 할아버지 : 신둥이를 이해하는 유일한 인물로서 생명에 대한 외경감을 보여 준다. 사건의 전 달자이기도 함

② 큰 동장, 작은 동장 : 신둥이를 핍박하고 죽이려 하는 인물. 민족에게 고난을 주는 요인

③ 신둥이 개 : 주인을 잃고 마을에 흘러 들어와 모진 박해를 받음. 한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을 암시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일제 강점기. 평안도 어느 산간 목넘이 마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결말-에필로그 : 1인칭 관찰자 시점)

▶ 문체 : 간결체. 담화체. 설화체 문체로 대화와 묘사 서술

▶ 표현 : 묘사나 대화의 사용 절제. 사실 전달에 충실

▶ 구성 : 액자 구성(내화는 순행적 구성, 단순 구성)

󰠆󰠏 도입(프롤로그) 액자 : 배경

󰠉󰠏 액자부 : 주제와 관계된 중심 이야기

󰠌󰠏 결말(에필로그) 액자 : 구비(口碑) 전승되어 온 이야기를 소설화하였음을 밝힘

▶ 주제 : 생명의 강인함과 그 외경성. 한민족의 강인한 생명력과 끈기

 

 

 

 

 

 

◈ 별

 

작가 : 황순원

 

줄거리

동네 애들과 노는 아이를 한 과수 노파가 보고, 젊은 여인에게 무심코, “쟈 동복 뉘가 꼭 죽은 쟈 오마니 닮았디 왜” 한 말을 얼김에 듣자, 아이는 동무들과 놀던 것도 잊어버리고 일어섰다.

의붓어머니에게 자란 아홉 살 난 사내아이는 어느 날, 동네 과수 할머니로부터 자기의 못생긴 누이가 죽은 어머니를 닮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사내아이의 환영 속에 남아 있는 죽은 어머니의 모습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예쁜 어머니였다.

단지 죽은 어머니와 자기의 누이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죽은 어머니가 그렇게 못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사내아이는 누이의 애정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사내아이는 누이에 대한 혐오감과 반발이 심해져서 누이의 호의를 번번이 뿌리치는 한편 누이에게 공격적인 된다. 누이가 만들어준 헝겊 각시 인형을 버린다든지, 당나귀에서 떨어진 아이에게 애정을 보이는 누이의 호의를 거부한다든지, 누이가 건네준 옥수수를 버린다든지 하는 등 누이의 애정을 번번이 물리치는 것이다. 또한 이복동생을 업고 있는 누이에게 다가가 이복동생의 엉덩이를 꼬집어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어느 날 소년은 예쁜 소녀를 알게 되지만 곧 실망을 느낀다. 소년의 누이에 대한 반발은 누이가 시집갈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시집간 누이의 부고를 받게 된 후에는 누이를 추억하게 된다. 누이가 만들어 주었으나 파묻어 버린 헝겊 인형을 찾으려 하지만, 이미 썩어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과거 누이가 사내아이에게 베풀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하면서 사내아이는 누이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으로 어쩔 수 없어 하는 것이다. 사내아이가 열네 살 때였다. 그러나 끝내 사내아이는 왼쪽 눈에 내려온 누이의 별을 몰아내면서 오른쪽 눈에 내려온 어머니 별과의 동일시를 거부하고 만다.

어느새 어두워지는 하늘에 별이 돋아났다가 눈물 고인 아이의 눈에 내려왔다. 아이는 지금 자기 오른편 눈에 내려온 별이 돌아간 어머니라고 느끼면서 그럼 왼편 눈에 내려온 별은 죽은 누이가 아니냐는 생각에 미치자 아무래도 누이는 어머니와 같은 아름다운 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머리를 옆으로 저으며 눈 속에 별을 내몰았다.

 

등장 인물

① 사내아이 :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의 영상을 찾아 방황한다. 누이의 죽음을 통해서 그 누이의 사랑을 새롭게 깨닫는다.

② 누이 : 소년을 지극히 사랑하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서 시집 간 후 얼마 안 되어 사망한다.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성장 소설

▶ 배경 : 어느 가을 대동강변 어느 성밖 마을. 어느 소년이 삶과 죽음에 대하여 눈뜨는 시절

▶ 성격 : 동화적(소년의 내적 체험을 심리주의적 수법으로 묘사함). 신비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인물 : 개성적. 평면적

▶ 구성 : 평면적 구성

▶ 주제 : 죽은 어머니를 절대화하는 소년이 누이의 죽음을 통하여 생사와 애증 등을 인간의 운명적 관 계를 지각하게 되는 성장 과정

 

 

 

 

 

◈ 카인의 후예

 

 

작가 : 황순원

 

줄거리

해방 직후, 삼팔선 이북 평안도의 어느 고을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박훈은 그 고장 대지주의 아들로,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고향을 떠나 평양에서 살다가 3년 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야학당을 개설하고 학교에 가지 못한 청소년을 가르치며 지내 오던 중이다.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박훈은 3년 동안 뒷바라지해 준 사람은 오랫동안 박훈네 집 토지를 관리해 온 도섭 영감의 딸 오작녀이다. 오작녀는 결혼한 몸이지만 남편이 가출해 박훈과 한 집에 머무르면서 박훈의 시중을 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해방이 되고 소련 군대가 들어온 삼팔선 이북은 소련식 공산주의 체제가 되면서 세찬 변혁이 일기 시작했다. 지주의 땅을 빼앗아 소작하던 농민들에게 나누어준다는 명목으로 토지 개혁령이 반포되고, 지주와 지주의 가족들은 반동으로 몰려 숙청당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또한 공산당에서 파견된 공작원이 인민 재판을 시작했다. 농민들을 선동해 지주에게 형벌을 주는 즉석 약식 재판이었다. 지주 계급인 박훈의 삼촌은 인민 재판을 받고 끌려가 행방이 묘연해졌고, 박훈 자신도 인민 재판에 끌려 갔다. 그러나 무산 계급이 딸인 오작녀가 인민 재판 중에 뛰어들어 박훈과 자기가 결혼한 사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박훈은 무사히 풀려나게 된다.

박훈과 오작녀는 박훈이 고향을 떠나 평양으로 이사 가기 전, 어렸을 때부터 서로 호감을 지닌 사이이다. 박훈이 고향으로 돌아와 오작녀와 한 지붕 밑에 지내면서 그러한 호감은 이제 애정의 경지에까지 다다른 상태다. 그리하여 오작녀는 남편이 자신에게 돌아왔는데도 가지 않았고, 아버지인 도섭 영감이 박훈에게서 떼어 놓으려고 애써도 듣지 않고, 오히려 동생 삼득이를 시켜 박훈을 적극 보호한다. 그러나 박훈은 오작녀에게 애정을 품었으면서도 오작녀와 육체적 관계를 맺지 않는다.

그러던 중 박훈의 삼촌 용제 영감이 끌려갔던 탄광에서 탈출해 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자 박훈은 사촌 동생 혁과 함께 삼팔선 이남으로 탈출할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이 소설은 혁이 도섭 영감을 죽이고 떠나겠다는 결심을 전해 듣고, 박훈이 대신 도섭 영감을 산으로 유인해 칼로 찌르는 장면에서 끝난다.

 

등장 인물

① 도섭 영감 : 한 청년의 협박(脅迫)에 못 이겨 토지개혁의 행동대원으로 일하게 되는 것은 사회주의에 대한 동조가 아니라 자기 생존 본능, 보호 본능으로 보아야 한다.

② 박훈 : 토지개혁에 직면해 삼촌(박용제)과 같이 일말의 미련을 보이지도 않고 윤주사처럼 증오심(憎 惡心)이나 최후의 몸부림을 보이지 않고, 관념과 체념의 상태에 빠진다.(패배의식과 충동)

③ 오작녀 : 매사에 적극적이며 열정적, 모험적, 분명한 성격임.

 

핵심 정리

▶ 갈래 : 장편 소설

▶ 배경 : 8·15 해방 전후의 북한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제재 : 1945년 8·15 해방 전후의 토지 개혁

▶ 주제 : 분단 상황의 민족적 비극

 

 

◈ 학

 

 

작가 : 황순원

 

줄거리

한 마을에서 단짝동무로 지냈던 성삼이와 덕재는 6․25가 나면서 이념을 달리하는 적대 관계로 만나게 된다. 치안 대원이 된 성삼이는 덕재가 체포되어 온 것을 보고는 청단까지의 호송을 자청하여 덕재를 데리고 나선다.

호송 도중, 성삼이는 유년 시절 때 호박잎 담배를 나눠 피우던 생각과 혹부리 할아버지네 밤을 서리하다가 들켜 혼이 난 추억들을 떠올리며 내적 갈등을 느낀다.

농민 동맹 부위원장까지 지낸 덕재에 대한 심한 적대감을 품기도 했으나, 대화를 하는 사이에 점차 적대감이 누그러지면서 덕재의 몰(沒)이념성을 알게 된다. 즉, 덕재는 스스로 공산주의 이념에 동조한 것이 아니라 빈농(貧農)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용당했을 뿐으로 사실은 땅밖에 모르는 순박한 농민이었던 것이다.

덕재는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있었고, 또 농사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착으로 인해 피난하지 않고 마을에 남게 된 사실을 이야기한다. 성삼이는 자신이 피난 가던 때를 회상하면서 농사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피난하기를 끝까지 거부하시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덕재의 처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어느덧 덕재에 대한 증오심이 점차 우정으로 바뀌면서 '고갯마루'를 넘는다.

성삼이는 고갯길을 내려오면서 전처럼 살고 있는 학 떼를 발견하고는 옛일을 회상하게 된다.

어린 시절, 학을 잡아 얽어매 놓고 괴롭히다가 사냥꾼이 학을 잡으러 왔다는 소문을 듣고 놀라서 학 발목의 올가미를 풀어준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에는 제대로 날지 못하다가 자유로워진 학이 푸른 하늘로 날아 갔던 일에 대한 추억이 그것이다.

성삼이는 덕재의 포승줄을 풀어 준다. 덕재는 처음에는 성삼이가 자기를 쏘아 죽이려고 이러나 보다고 멈칫거렸으나, "어이, 왜 맹추같이 게 섰는 게야?" 하는 성삼이의 재촉에 무엇을 깨달은 듯 잡풀 사이로 도망친다. 때마침 단정학(丹頂鶴) 두세 마리가 가을 하늘을 날고 있었다.

 

등장 인물

① 성삼 :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받지 않은 농민. 덕재와 한 마을에서 자란 친구로 전쟁과 함께 치안 대 원이 됨

② 덕재 : 전쟁 발발 후 본인의 이념적 동조 없이 단지 빈농(貧農)이라는 이유만으로 농민 동맹 부위원 장이 된 인물. 순박하고 선량한 마음씨를 지닌 농민.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 배경 : 1950년 6·25 전쟁 당시의 가을 삼팔 접경의 북쪽 마을

▶ 경향 : 휴머니즘

▶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부분적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이 나타남)

▶ 표현 : 암시와 상징을 통한 주제 유도

▶ 주제 :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인간애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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