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 Helicobacter pylori, 위나선균(胃螺旋菌)
나선형 그람 음성 간균으로, 미호기성의 박테리아이다.
위산이 난무하는 위 속에서 잘 살아가는 근성 있는 균으로 사람의 위와 십이지장에서 주로 번식한다. 위 내벽에서 만성적인 염증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킨다. 위암까지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위장의 관점에서는 만악의 근원이다.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의 위 생검시료에서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감염원인이 잘못 알려진 균 중 하나인데 '술잔을 돌려먹거나 찌개를 같이 먹어서 걸린다'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헬리코박터균의 정확한 감염원인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성인이 된 후의 식습관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유아기 때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주요 감염원인으로 입에서 입(보호자가 본인 입에 씹은 음식을 아기에게 전달), 항문에서 입(대변을 보고 손을 씻지 않은 상태로 음식조리나 섭취)으로 추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위에서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이 박테리아가 만들어 내는 유리에이스(요소분해효소, urease)이다. 이 분해 효소는 위 속에서 분비되는 요소(Urea,(NH2)2CO)를 분해해서 염기성인 암모니아를 만들어 내고, 이 암모니아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주변의 pH를 높이는 것이다. 유리에이스가 분비되지 않거나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제아무리 헬리코박터라도 위 속에서 살지 못한다. 또한 이때 만들어진 암모니아는 헬리코박터가 만든 다른 효소와 화학 물질들과 함께 위 내벽의 상피세포(epithelial cells)를 손상시켜 위염을 일으키고, 심해지면 위궤양을 일으킨다.
하지만 박테리아라서 고열에서는 죽는다. 박테리아답게 생장의 최적 온도는 30˚C - 37˚C인데 위산에서 버티는 능력이 있어봤자 95˚C 이상에서 5분 동안 가열하면 사멸한다.
위나선균들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이 파일로리지만 위나선균은 현재 최소 40종 이상이 발견되었다. 각 균들은 인간뿐 아니라 다른 포유류, 심지어 몇몇 조류에게도 기생한다. 후술할 마셜박사의 셀프 인체실험의 동기가 인수공통 감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추측에서 실행한 것이지만 실제론 파일로리도 개나 고양이 같은 인간과 긴밀한 동물들에게 기생할 수 있고, 다른 동물에 특화된 다른 위나선균도 인간에게 기생하고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인수공통 감염균이다.
왠지 친숙하게 느껴진다면 아마 대한민국에서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라는 요구르트 음료의 광고에서 언급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박테리아가 위궤양을 일으킨다는 직접적인 연관을 밝혀낸 배리 마셜 박사는 2001년 5월부터 2006년 6월 30일까지 직접 그 음료 광고에 출연(1편, 2편)한 바 있다. 그리고 2005년에 10월 노벨생리학·의학상 수상
앞서 살짝 언급했듯이 위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국제 암 연구소 지정 1급 발암물질로 등록되어 있다. 이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위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 최대한 빨리 제균치료를 받으라고 권하게 된다. 다만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제균치료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지 않은 데다 제균치료에 쓰이는 약물들이 워낙 강력해서 신체의 밸런스에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투여한 약 중에는 일부 환자에 대하여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약이나 환자의 체질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이러한 현상은 합병증을 일으키는 요소로도 작용되는데 앞에 서술된 내용처럼 익균과 해균을 모조리 개발살 내기 때문에 위가 무방비 상태가 된다. 약 투여 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1시간 정도 지난 직후에 약의 효력이 발휘된 직후에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약 투여 후에는 시간 경과에 따라서 소변이 나오며 익균과 해균을 모두 없앴다는 신호가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위에 좋은 과일이나 채소로 보충해줘야 한다. 또한 요구르트 등 위에 좋은 음식을 적당한 선에서 섭취하는 게 좋다.
식사는 하루 두 끼로도 충분하며 점심은 가급적 굶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면서 소변을 유도하고 의사가 지시한 처방대로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며 다른 약과 투여시에는 반드시 의사의 소견을 들어야 한다.
위내시경할 때 제대로 소독되지 않는 경우 감염의 위험이 크다. 강한 산성의 환경과, 일반적인 산도에서 모두 잘 적응하는 골치 아픈 세균. 위내시경 검사 후 복통이 심하게 발생했다면 이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이름 때문에 탱크로리, 브로리, 포로리 등과 함께 낚시용으로 자주 애용된다.
발견
이 박테리아의 존재가 밝혀지기 전에는 "인간의 위는 너무 강산성이라 미생물들이 살 수 없다"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져, 위궤양은 순수하게 위산과다로 인한 궤양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 때문에 의사들은 여러 가지 항산제들을 환자에게 처방했으며, 그 환자들은 평생 동안 항산제를 먹고살아야 했던 일종의 흑역사라면 흑역사가 있다. 또한 위암, 위궤양의 원인이 스트레스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1982년 호주의 생리학자 배리 마셜 박사(Barry James Marshall)와 로빈 워렌 박사(John Robin Warren)의 연구로 의해 이 박테리아가 인간의 위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1983년 배양에 성공했다. 특히나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마셜 박사가 그들의 연구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들이 배양한 헬리코박테르 퓔로리 균 군집을 직접 마셔버린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궤양에 걸려서 "아 우리의 연구가 헛된 것이 아니었구나"라고 외치며 기쁜 마음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항생제를 복용한 뒤에야 통증이 겨우 잦아들었다고 한다.
의학계에 끼친 영향
이 연구가 의약계에 미친 가장 큰 공로는 그때까지 평생동안 항산제를 먹으면서도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던 환자들이,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써 단기적인 치료로 완전한 회복이 가능했던 것이다. 약학적인 기준으로 처치(Treatment)와 치료(Cure)의 분명한 선을 보여주는 예로 자주 사용된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마셜 박사와 워렌 박사는 2005년 노벨생리학·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그래도 "그냥 위에 병 일으키는 균 하나 발견한 수준으로 무슨 노벨상까지"같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위나선균은 현재 위염/소화성 궤양에 있어서 내력만 들어도 파악이 가능한 약제/알코올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요인이며, 심지어 가장 큰 원인이다. 즉, 위나선균과 위 질환의 인과관계를 밝혀낸 것은 위라는 한 장기의 질병 대부분을 정복한 것과 같다. 현재 이렇게 명확한 인과관계를 가지면서 흔한 병인을 찾아낸 장기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위나선균 연구는 정말 대단한 인류 의학의 성취인 셈.
연구에 대해 인용
과거에 모든 의과 대학생들은 궤양이 스트레스에 기인한다고 배웠다. 스트레스로 산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이것이 위나 십이지장의 점막을 침식함으로써 소위 궤양이라는 웅덩이 같은 상처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몇십 년간 이에 대한 처방은 제산제나 히스타민 수용체 차단제, 미주신경절단(vagotomy : 위에 침투한 산 분비 신경을 절단하는 수술), 심지어 위절제술(gastrectomy : 위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행하는 것이었다.
의외로 위장에 있는 균이 위궤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1875년 독일의 과학자들이 먼저 밝힌 바가 있고, 이후 몇몇 과학자들이 비슷한 실험을 하여 거의 동일한 결과를 얻었으나 균 배양에 실패를 했다거나, 여러 외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다.
약물치료
검사는 일반적으로 내시경으로 상부위장관 조직을 떼내서 검사하는 방식이 유명하고, 감염 판정 시 항생제를 복용하고 시간이 지나 박멸이 됐는지 확인하는 요소호기검사도 있다.
병원 진단결과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면 7 ~ 14일 분의 약을 받는다. 첫번째는 위산분비 억제약, 두 번째는 헬리코박터 박멸용 약(항생제)을 주므로 빠짐없이 복용하자.
금식물은 몸에 해로운 술, 콜레스테롤, 소화제, 환기, 수면제 등등이 있으며 몸에 해로운 것들을 가급적 피하고 과일, 채소, 요구르트 같이 저렴한 가격에 구입 가능한 것들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1차 치료를 마치면 1달 내지 2달 이후 병원에 내원하여 헬리코박터균이 제균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제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도록 한다. 치료를 하면 재발 확률은 급격히 낮아지지만, 1차 제균으로도 제거가 안되면 2차 제균은 1차보다 더 많은 약을 투여받으니 반드시 지키도록 한다.
1차 실패자부터 점점 제균 성공률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나, 상술된대로 3차까지 실패해도 수년 뒤 미래에 재시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시도하는 것이 좋다. 단, 항생제라는 것 자체도 부작용이 있는 독한 약이긴 하니 복용기간에 과로나 흡연, 음주, 스트레스받는 일 등을 해서 전반적인 신체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게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부작용이 심해지거나 고생할 수 있어, 복용하는 시기 동안 일상생활의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
1차 치료(3제 요법)
1주일 동안 1일 2회 식후 즉시 복용한다.
혹은 2주일 동안 1일 2회 식후 즉시 복용한다.
PPI 표준용량 1일 2회 + 클래리스로마이신 500mg 1일 2회 + 아목시실린 1000mg 1일 2회
또는
PPI 표준용량 1일 2회 + 클래리스로마이신 500mg 1일 2회 + 메트로니다졸 500mg 1일 2회
2차 치료(4제 요법)
1차 치료에서 실패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1~2주일 동안 1일 4회 복용한다.
비스무스 525mg 1일 4회 + PPI 또는 H2길항제 1일 2회 + 메트로니다졸 250-500mg 1일 4회 + 테트라사이클린 500mg 1일 4회
구제요법
2차 치료에서도 실패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7~10일 동안 복용한다.
PPI 1일 2회 + 비스무스 525mg 1일 4회 + 메트로니다졸 250-500mg 1일 4회 + 테트라사이클린 1일 4회
또는
PPI 1일 2회 + 아목시실린 1000mg 1일 2회 + 레보플록사신 250mg 1일 2회 또는 500mg 1일 1회
치료시 유의점
헬리코박테르 퓔로리 감염의 치료로는 비스무트 제제와 항생제, 그리고 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복합요법이 쓰인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산성이 약한 환경에서 취약하기 때문에 위산을 억제한 상태에서 항생제로 박멸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복합요법은 bisthmus subcitrate, metronidazole 및 amoxicillin (tetracycline으로 교체 가능)의 3중 요법이다. 이 약들이 상당히 독하다. 약을 먹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냥 위에 뭐가 들어만 있으면 되겠지 하고 대충 먹고 약을 먹었다간 속이 쓰리고 아프다 못해 나중엔 목구멍까지 아프다. 헬리코박테르균을 잡으려다가 내 위까지 잡는 거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선천적으로 위가 안 좋으면 속쓰림이 배가 되니 더 신경 쓰도록 하자. 또한 위산분비 억제 작용을 하는 헬리코박테르균을 제거했을 때 이후 위산 분비가 지나치게 많아져 역류하며 식도염등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근데 어차피 표준요법에서 PPI라는 가장 강력한 위산 생성 억제제를 항생제와 같이 복용하기에 복용치료 당시에 큰 문제는 없다. 치료가 끝난 이후에 그럴 확률이 있다는 것뿐.
오히려 이 약물치료의 진짜 부작용 쪽은 위장이나 십이지장 쪽이 아닌 대장의 결장 쪽의 클로리스트리듐 디피실 박테리아가 번식해서 발생하는 장염인데 보통은 복용 중 심각하지 않은 감염 정도로 끝나 일상생활의 약한 배탈 정도의 설사가 발생하여 겪는 수준이고, 위궤양 치료가 성공으로 끝나서 항생제와 PPI를 복용하지 않으면 다시 위장의 산성이 원래대로 돌아오므로 그때부터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지만, 소수 사례에서 이미 심각한 감염상태로 인해 회복되지 않고 계속 장염이 발생하기도 하니 주의가 요구된다. 위궤양 치료가 끝나서 약물 복용을 안 하는데도 일상적인 범위보다 약간 심한 설사가 주기적으로 자주 발생한다면 이 세균감염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그 세균용 항생제가 따로 있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3차까지 실패하는 소수의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는 안타깝고 좋지 않은 상황이긴 하나, 헬리코박터가 있다고 무조건 바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니 방법은 최소 1년에 1번은 내시경 검사를 계속해서 질병 상태를 검사하는 것이다. 보통 그렇게 검사받으며 몇 년간 질병이 없이 살다가 어느 시점에 다시 양성질환이 발병하면 그때 약물 제균치료를 다시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계속 질병이 없더라도 첫 제균 시도로부터 5년 이상 지나면 다시 제균치료를 시도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이런 경우, 1차 약물 요법부터 다시 시작한다.
또한 유산균을 위에 넣어주면 헬리코박테르균의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유산균(락티스, 비피두스)이 들어간 요구르트를 먹는 것이 헬리코박테르균의 억제와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괜히 헬리코박터 요구르트가 나온 게 아니다.
그러나 이 의견에도 다른 의견이 있다. 많은 의사들이 말하기를 이것을 복용하는 것으로는 헬리코박테르를 없앨 수 없다고 말한다. 단지 치료시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의 사멸, 불균형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헬리코박테르 제균요법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급여를 인정해주는 기준이 너무 협소해서 약 처방을 하는 의사들이 고민을 할 때가 많다. '소화성 궤양'과 'MALT 림프종'이 있을 때 제균요법을 하는 것까지가 심평원에서 인정하는 급여 적응증이고, '조기위암 내시경 치료 후'의 제균요법은 본인 부담인 '인정비급여'이다. 그리고 그 외의 경우는 모두 '임의비급여'이고 불법이 된다. 의사가 많은 논문들을 근거로 헬리코박테르를 동반한 화생성 위염이나 림프여포성 위염 등에 제균요법을 쓰면, 규정 위반이 되어 제균요법에 대한 진료비와 약값을 의사가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된다. 또한 심평원에서 7일까지의 제균요법만을 인정하기 때문에 7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논문이 많은 상황에서도 7일 이상을 처방하기 어렵다. 소신에 따라 14일 처방을 할 경우도 8일째부터의 약값을 의사가 물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소신 진료는 너무 먼 나라의 이야기이다.
또한 복용 도중에 투약을 중단하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1차 치료 자체가 실패하게 된다. 이 경우 2차 치료로 1차보다 더 많은 약을 투여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투약 포기자가 상당수 나온다는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3차 치료의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서 할 수도 있고 2차에서 끝을 낼 수도 있다.
2018년 11월부터 헬리코박테르균 검사와 치료가 일부 요건하에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고 한다.
올해 1월부터 조기위암 수술후 제균 치료 ‘건강보험 적용’
"헬리코박테르균 검사 키트 11월부터 건보 적용"
헬리코박테르균, 검출하고 내성까지 파악하는 검사 '건보' 급여 시작
헬리코박테르균 보균자가 제균치료에 성공하면 위암 위험이 73% 감소한다는 연구가 NEJM에 실렸다.
헬리코박터와 위장질환
위 안에는 소화를 위해 분비되는 강산 때문에 세균이 살수 없을 것으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지난 1983년 호주의 워렌과 마샬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가 경구감염을 통해 위점막병변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위암, 위 말트림프종 등의 위장질환을 일으킬 뿐만이 아니라 혈액질환(빈혈, 자반병), 동맥경화증, 편두통, 불임, 만성두드러기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는 등 많은 질환의 원인 인자로 지목되고 있다.
◇ 헬리코박터는 정말로 흔한 감염균인가?=헬리코박터는 전세계인의 50%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매우 흔한 감염균이지만 경제력이 낮고 위생상태가 불량한 사람에서 주로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도 60%정도 감염이 되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위생상태의 개선등으로 감염빈도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감염은 수돗물, 분변 등에 있는 균이 입을 통해 전염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 전파가 쉽게 이루어 질수 있다.
◇ 헬리코박터 관련 위장질환에는 어떤것들이 있는가?=헬리코박터에 감염이 되면 거의 100%의 환자들이 활동성 위염을 일으키며, 상피세포에 백혈구가 침윤되고, 여러 독성물질을 분비해 위점막에 직접적으로 또는 다른 염증매개물질을 통해 염증반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이 되면 위점막에 미란이나 출혈성 병변을 일으킬 수 있지만 대개 내시경 소견은 정상소견을 보인다. 감염초기에 명치부의 가벼운 통증이나 몸살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대개는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한번 감염이 되면 세균은 오랫동안 위점막에 존재하면서 만성표재성위염을 거쳐 만성위축성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으로 진행해도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헬리코박터 감염은 위십이지장궤양 발병의 제일 중요한 원인인자이다. 궤양환자에서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게 관찰되고 헬리코박터를 치료함으로써 재발률을 5%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헬리코박터는 소화성궤양의 발병과 치료에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헬리코박터 감염이 오래 지속되면 염증이 진행되어 위점막의 위축성변화 및 장형화생등의 조직변화가 수반되고, 숙주의 유전적인 인자나 식이 같은 환경인자등에 의해 위선암, 위 말트림프종 등의 발생이 증가한다. 아직도 확실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균주의 독성인자(CagA, VacA, BabA, OipA 등), 개인의 면역체계나 유전적인 다형성 등이 관여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은 위장질환없이 입냄새가 나는 사람의 입에서 헬리코박터균의 DNA를 검출했다고 보고했으며, 균이 검출된 사람에서 치주질환의 빈도가 높아 헬리코박터와 치주질환과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 어떻게 진단하는가?=헬리코박터의 진단은 내시경으로 채취한 조직을 이용하는 침습적인 방법과 혈액, 호기가스 그리고 대소변을 이용하는 비침습적인 방법에 의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이중 요소호기검사는 헬리코박터의 치유판정에 가장 정확한 검사로 제균 치료 성공여부를 검사하는데 이용된다. 혈액검사는 헬리코박터에 대한 항체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대단위 선별검사에 이용되지만 과거의 감염과 현증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내시경을 시행하기 어려운 소아에서는 대소변을 이용한 방법도 이용되고 있다.
◇ 치료 대상은?=헬리코박터 제균요법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는 대상은 헬리코박터가 양성인 1) 소화성궤양 궤양환자 2) 저등급 위 말트림프종환자 3) 조기위암의 내시경절제술을 받은 환자이다.
이외에도 2촌 이내의 가족에서 위암발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심한 위축성위염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는 제균요법을 시행해볼 수 있다. 치료연령은 20세 전후에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치료는 어떻게 그리고 그 효과는?=치료는 일차적으로 1∼2주간 강력한 위산분비억제제인 PPI와 아목시실린, 클래리스로마이신, 비스무스, 메트로니다졸 등의 항생제를 2개 병합해 투여한다. 이러한 병합요법에 의한 균제거율은 80% 정도이나 최근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증가하면서 치료율이 조금씩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1차요법에 실패할 경우에는 2차요법을 시도하며 PPI와 3개의 항생제를 병합 투여한다. 이차치료에도 실패한 경우는 균배양검사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제균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환자에서 재감염률은 10% 미만이다. 항생제를 복용하기 때문에 복통, 쓴맛, 설사등의 위장장애를 호소할 수 있으나 대개는 경미하다.
제균요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위염이 치료되고, 소화성궤양의 재발을 막아주며, 저등급의 위 말트림프종은 80% 정도까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제균요법에 의해 조기 위암의 내시경절제 후 재발을 3분의 1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위암의 예방에도 이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위장 속 ‘헬리코박터’ 없애주는 식품 6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pylori)는 몇 개의 편모를 가지고 있는 나선형 세균이다. 이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점막에 주로 감염되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암, 위 림프종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헬리코박터균은 음식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발표한 논문을 토대로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데 효과적인 식품
1. 홍삼
홍삼 성분 중 사포닌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가 종양괴사인자를 억제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1백여 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등을 투여한 뒤 10주간 홍삼을 함께 먹였다.
이를 통해 항생제 등만 복용했을 때 70%에 그쳤던 헬리코박터균 제균 비율이 홍삼을 먹은 후 85%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 김치
맵고 짠 김치가 위 건강에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연구팀이 마늘과 고춧가루, 홍삼, 갓 등 각종 채소와 식물 영양소를 추가한 특수 암 예방 김치를 만들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생쥐들에게 먹인 결과, 위의 염증과 위 선종 등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3. 감초
한약재로 널리 쓰이는 감초도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에 효과적인 식품으로 꼽혔다. 연구팀이 혈압 상승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감초의 글리시리진 성분은 줄이고, 몸에 유익한 리코 A 성분은 늘린 감초 추출물을 생쥐에게 먹인 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해 위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는 것이 억제됐다.
4. 요구르트
요구르트의 유산균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에 유익한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유산균을 먹으면 헬리코박터균 제균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헬리코박터균을 죽이기 위해 복용한 항생제의 부작용은 감소하고, 염증 억제 효과도 발생한다.
5. 마늘
마늘은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장수식품의 하나이자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추천한 대표적인 암 예방 식품이다. 연구팀은 “마늘을 음식으로 직접 섭취하거나 마늘 추출물 또는 합성물질을 이용하는 것 모두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염은 물론 위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6. 오메가-3 지방산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다. 연구팀이 생쥐를 이용해 45주간 오메가-3 지방의 염증 억제와 암 예방 효과를 추적한 결과, 오메가-3 지방을 섭취한 생쥐에서 위축성 위염을 동반한 위암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균은 우리 몸 중에서 위에서만 발견되는 특징이 있다. 이 균에 감염될 경우 일반인에 비해 6~10배 정도 소화성 궤양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데, 특히 십이지장궤양 환자는 90% 이상에게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될 정도로 그 연관성이 크다.
헬리코박터균 진단에는 위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 요소호기검사, 항체검사, 소변·대변검사 등의 방법이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균일하게 퍼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균이 없는 곳의 조직을 검사하면 음성이 나올 수 있으므로 요소호기검사나 항체검사, 소변·대변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