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강등, 현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년간 20개의 구단들이 총 38경기를 치른다. 먼저 각 리그마다 규정은 다르지만 승격&강등 제도가 존재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하위권을 기록한 세 팀이 2부 리그인 '챔피언쉽'으로 강등된다. 반대로 챔피언쉽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한 세 팀이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게 된다. 매년 20개의 구단들이 강등되지 않기 위해서 경기를 치른다. 왜냐하면 한 번의 강등이 곧 구단의 운명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축구 리그이다. 따라서 그들이 받는 중계권료는 다른 리그에 비해서 압도적이라 볼 수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2016-2017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중계권료로 44억 파운드(약 6조 4992억 원)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료가 많을수록 리그에 속한 구단들에게 돌아오는 이익도 많아진다. 중계권료의 50%는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구단들에게 고루 배분된다. 25%는 성적에 따라 배분되며, 나머지 25%는 시설 이용료 명목으로 지급된다.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팀인 레스터 시티는 중계권료로 약 9320만 파운드(약 1619억 원)을 받았다. 또한 아스톤 빌라는 20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6660만 파운드(약 1157억 원)의 중계권료를 받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16-2017시즌에는 이보다 더 높은 중계권료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와 같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하위권을 기록하더라도 약 1000억 원 이상의 중계권료를 챙길 수가 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강등을 당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높은 중계권료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높은 중계권료 덕분에 하위권 구단들도 스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에 위치한 구단들은 재정적인 문제로 인하여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하위권 구단들도 높은 중계권료를 받게 되면서 많은 돈을 투자하여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려 하고 있다. 때문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혼돈의 리그'라는 별명답게 강팀이 약팀을 쉽게 잡을 수가 없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챔피언쉽으로 강등되면 발생하는 일들 중에 하나가 '수익금 감소'이다. 먼저 잉글랜드에 모든 리그가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는 프리미어리그가 운영한다. 그리고 2부 리그 부터 4부 리그까지는 풋볼 리그가 운영한다. 따라서 프리미어리그와 풋볼 리그가 받는 중계권료는 관계가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된다면 그만큼 수익금도 줄어들게 된다. 챔피언쉽은 프리미어리그에 비해서 중계권료가 적기 때문에 시즌이 끝나고 받는 중계권료도 적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함께 했던 스폰서들이 구단을 떠나게 된다. 때문에 갑자기 수익이 줄어든 구단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챔피언쉽으로 강등당하면 팀 내 전력이 약해지게 된다. 자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가 챔피언쉽에서 뛰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 것 같은가? 하루빨리 구단을 떠나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뛰고 싶을 것이다.
선수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구단이 강등을 당하면 대부분의 스타 선수들이 팀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전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전력이 전보다 약해지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로 다시 승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대표적인 구단으로는 리즈 유나이티드가 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0년대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속해있던 구단이며 챔피언스리그, UEFA컵(현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가지고 경쟁하던 실력 있는 구단이었다. 리오 퍼디난드, 로비 킨, 앨런 스미스, 조나단 우드게이트 등의 선수들이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3-2004시즌에 강등을 당한다. 이후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축구팬들이 리즈 유나이티드를 그리워하면서 '리즈 시절'이라는 단어가 생기게 된다.
'생존왕'이라고 불리던 위건 애슬레틱은 현재 챔피언쉽에 있다. 이청용 선수가 활약했던 볼튼 윈더러스는 현재 3부 리그에 있으며, 박지성이 잠시 동안 있었던 퀸즈파크 레인저스도 챔피언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밖에도 풀럼, 아스톤 빌라, 울버햄튼, 버밍엄 시티 등이 챔피언쉽으로 강등당한 이후로 승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이 구단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실패하고 챔피언십으로 강등한 팀들은 주요 선수들을 팔아야 하는 운명에 맞딱뜨린다.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어하고, 강등되면 수입 측면에서 크게 손해를 보는 구단도 선수를 팔아 돈을 받아야 한다.
사우샘프턴도 충격의 강등을 당했다. 꼴찌였다. 프리미어리그 10년 체류를 마감해야 했다.
그럼에도 빛나는 선수가 있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제임스 워드-프라우스다. 워드-프라우스는 이번 시즌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다해냈다. 당연히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영국 매체 '더선'은 사우샘프턴이 다음 시즌 팀 재건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워드-프라우스를 매각할 수 있으며, 최소 4000만파운드(약 653억원)의 거액을 받길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워드-프라우스는 28세로 이제 전성기에 접어드는 시점이라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선'은 웨스트햄이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한 데클란 라이스의 대체자로 워드-프라우스를 점찍었다고 주장했다. 웨스트햄의 경우 리그에서는 14위로 부진했지만,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해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피오렌티나를 꺾으면 유로파리그에 진출한다. 그렇게 되면 워드-프라우스를 유혹하는 무기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게 이 매체의 전망이다.
맨시티 2025년 2부 강등, 현실될 수 있다...'115건 위반 혐의' 유죄시 강등 징계 가능
맨체스터 시티가 2025~2026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 아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 속한 팀일 수도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을 비롯한 복수 매체는 13일(한국시각) '맨시티는 115건의 금융 규칙 위반 혐의를 변호하고 있으며, 지난 밤에 10주간의 청문회가 다음 달에 시작될 예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맨시티의 혐의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입증이 될 경우, 챔피언십으로 강제로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맨시티는 2009년부터 9년 동안 재정적으로 부적절 혐의로 저질러 기소됐으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가장 강력한 처벌은 강등이다. 승점 삭감 및 벌금도 잠재적인 징계 처벌 수위다'고 설명했다.
셰이크 만수르가 맨시티의 구단주가 된 후 맨시티는 오일머니를 통해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원래 EPL 중위권 정도에 머물던 팀이 이제는 전 세계 최고의 전력을 구성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에 부임한 뒤로는 EPL은 맨시티의 세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축구 팬들은 맨시티의 천문학적인 돈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를 궁금해했다. 이러한 내용이 전 세계적으로 공개된 사건이 풋볼 리크스 스캔들이다. 풋볼 리크스 스캔들은 2018년 11월에 터졌다.
독일 매체 슈피켈을 통해 풋볼 리크스가 확보한 유럽 빅클럽들의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풋볼 리크스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맨시티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지키지 않기 위해 온갖 편법,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계속해서 선수 영입에 돈을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에 유럽축구연맹(UEFA)는 풋볼 리크스에서 폭로한 자료를 기반으로 맨시티에 유럽대항전 진출 2년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맨시티는 곧바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다. 결과적으로 CAS는 풋볼 리크스의 자료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수집됐으며 공소시효가 지났다면서 UEFA가 맨시티에 내린 징계를 철회시켰다.
하지만 지난 2023~2024시즌 도중에 EPL에서 맨시티를 재정 규칙 위반으로 기소했다. 혐의는 115개나 됐다. 맨시티가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정확한 재정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54건,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선수 및 감독 급여 지불에 대한 정확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14번, 2013~2014시즌부터 2017~2018년까지 FFP를 포함한 UEFA 규정을 지키지 않은 5건 등을 포함해 총 115개다.
EPL은 독립 위원회를 설립해 맨시티 혐의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고, 다음 달부터 청문회가 시작될 예정이다.
청문회는 약 10주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늦어도 2025년 상반기 안에는 맨시티의 처벌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일단 맨시티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중이다. 징계가 결정되도 맨시티가 항소할 수 있기에 이번 사건의 최종 결말을 보는 건 더 늦어질 수도 있다.
2부 리그 강등이라는 사상 초유의 징계가 나올 가능성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시즌 EPL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을 위반해 승점이 삭감된 에버턴이나 노팅엄 포레스트와 같은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115개의 혐의를 통해 맨시티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 것인지는 아직까지는 정말 미지수다.
맨시티한테 최악의 결말인 강등이라는 징계가 나오면 맨시티 선수단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다른 리그 이야기지만 이탈리아 세리에A 승부조작 징계로 2부 리그로 강등됐던 유벤투스는 남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떠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 맨시티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가 하나 같이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라 2부에서 뛰는 걸 원하지 않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맨시티가 2부 강등 징계를 받는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의 거취로 엄청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