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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9 2021. 10. 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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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미식가들의 대부분이 19세기 파리라는 거의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살았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시대 파리의 식문화가 무르익은 데에는 역사적인 사연이 있었다.   바로 프랑스혁명이다.

 

  1789년에 파리 민중이 일으킨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은 혁명을 상징하는 투쟁의 시작이었는데, 이에 앞서 1782년 프로방스 백작의 요리사였던 보빌리에 Beauvilliers라는 사람이 세계 최초로 '레스토랑'을 개업했다.

 

  원래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레스토랑이라는 명칭을 쓴 것은, 보빌리에 가 개업하기 1세기 전, 어느 술집 주인이 '원기를 회복시켜준다'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레스토랑이란 단어를 수프 이름에 붙여 가게 간판에 내건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혁명 전날 저녁까지는 손님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지금과 같은 의미의 레스토랑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빵가게에서는 과자를 만들지 못했고, 파이 가게에서는 끓인 요리를 만들 수 없게 규제한 동업자 조합 제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혁명을 전후로 구체제舊體制적인 조합 제도나 특권은 폐지되었다.  술집이나 여관에서는 필요에 따라 주문배달 전문 요리점이나 반찬 전문점 등에서 이것저것 배달받아서 사용하다가, 그제야 비로소 자유롭게 요리해서 상품으로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귀족 밑에서 일하던 많은 요리사의 '실직失職'이 파리를 미식의 도시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망명하는 주인을 따라 영국, 스위스, 독일로 가거나 부유한 부르주아 집안으로 들어간 요리사들은 다행이었지만, 그 밖의 적지 않은 수의 요리사가 보빌리에의 선례先例를 따라 파리에 호화스러운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 결과, 100년 뒤에는 '고급' 레스토랑이 약 1000개나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혁명이 계기가 되어 레스토랑이 유행했고, 그 결과 음식에 집착하는 사람을 많이 키워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야말로 음식 비평가의 등장이야말로 레스토랑의 유행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부르주아 벼락부자들도 레스토랑의 유행 덕분에 왕후 귀족들의 대저택에서 열리는 연회宴會에서나 경험할 수 있던, 극도로 세련되고 호사스러운 식문화를 이제는 손을 뻗치면 만끽滿喫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때까지는 먹는 즐거움에 익숙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을 위하여 가이드 구실을 한 것이 미식가라는 사람들이었다.

 

  동시에 레스토랑에서 지배인- 매트르도 텔 maitre d'hotel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미식가는 자신이 쌓은 온갖 지식을 동원하여 음식 유행을 이끌어갔고, 지배인은 현장에서 요리와 와인, 나아가서는 식사 예절에 대한 가이드의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1802년 귀족 출신 그리모 드 라 레이니에르 Alexandre Balthazar Laurent Grimod de la Reyniere라는 변호사가 미식에 관련된 가이드북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식가의 연감 Almanach des Gourmands〉을 발간했다.  또한 1825년에는 브리야 사바랭이라는 사법관이 〈미각의 생리학〉이라는 저서에서 먹는 즐거움을 역설했다.  이 두 사람을 쌍벽으로 하여, 이후 미식의 전문가, 미식가라는 사람들이 '미식 문학'이나 음식에 대한 담론을 저술했다.  뒤마의 〈대요리 사전〉이나 로트렉의 요리책도 시대적으로는 좀 뒤의 일이지만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태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요리 특징


많은 프랑스 요리에 생크림과 버터가 사용된다. 한국에서는 생크림을 고작해야 케이크에 발라놓는 정도로 생각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종류만 해도 셀 수가 없으며 여러 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맛이 없으면 버터와 크림을 넣으면 된다나. 슈크림도 사실 프랑스 크림이다. 유제품 같은 경우 기름지고 짠 것들이 많아서 프랑스 마트에 장을 볼 때 구매에 주의하길 바란다.

치즈와 포도주 또한 고대 로마 시대부터 요리에 사용되었다. 특히, 프랑스 요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와인이다. 와인은 프랑스 요리와 같이 발전하다시피 했고, 많은 프랑스 요리에서도 와인을 직접 사용한다. 식사 전이나 후에서 프랑스인들은 와인을 한두 잔씩 마신다. 식사의 일부이자 요리의 재료로 자리 잡고 있는 게 이 와인이다. 전에 마시는 건 Apéro 혹은 Apéritif라고 부르며 후에 마시는 것은 Digestif라고 부른다. 

이렇게 와인을 좋아하면서도 남의 집에 (특히 저녁 초대받으면) 와인을 들고 가는 건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거든 실례이므로 주의하자. 예전에는 와인을 직접 담가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초대를 받으면 그 집의 와인을 내놓는데(물론 현대에는 집주인이 사놓은 와인이다.) 직접 와인을 가져오는 것은 "너네 집 와인 맛없어!"라는 뜻. 이 때문에 많은 프랑스인 아저씨들은 '손님'을 구실로 고급 와인을 사재기한다고 한다. 와인의 나라답게 수없이 많은 종류의 와인이 존재하며 자신의 요리에 어떤 와인을 덧붙이는가는 그 집 주방의 취향이자 자존심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도시화와 세계화가 진행된 요즘은 어지간하면 그런 거 신경 안 쓴다. 안 친해도 대부분 와인 등 주류를 들고 온다. 그래도 상황을 봐가며 눈치껏 행동하자. 

스위트 와인 같은 것들도 흔해서 보통 8유로선에 750ml 한 병을 구매할 수 있다. 드라이 와인 종류면 가격이 더 싸진다. 간혹 스위트 와인을 포도주스로 착각해서 프랑스 어린이들이 모르고 마시는 경우가 프랑스에선 흔하다.

그리고 해물은 프랑스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취급된다. 이는 다른 재료들에 비해 상하기 쉬워, 신선한 상태로 조달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 심지어 조개껍데기조차 보석 수준의 보배로 대우받아 수집품 목록에 오를 정도였다. 그러한 이유로 보존성이 뛰어나고 잔뜩 잡히는 데다, 문자 그대로 막 만들어 빵 대신 먹는 수준인 말린 대구와 훈제 청어는 논외. 그리고 해초를 식재로 취급 안 하는 건 서양의 공통된 특성이니 또한 제외. 

또한 물을 넣어 끓인 수프와 스튜 같은 요리는 싸구려로 치는데, 물에 요리의 맛을 우려내서 재료의 맛을 희석시켜 양이나 불리려는 수작으로 여기기 때문. 다만 코코뱅처럼 물 대신 포도주에 삶아내거나 부야베스같이 고급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간 것, 콩소메 같이 재료의 진액을 짜낸 소스에 가까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예외로 치는 듯하다. 즉, 국물이 있는 건 괜찮은데 그 국물에 물이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 

그런지라 주된 조리법이 오븐에 구워내거나 프라이팬에 지져내는 식이라 버터와 올리브유를 엄청나게 많이 쓰는 게 프랑스 요리의 특징. 고기를 구울 때도, 채소를 볶을 때도, 소스를 만들 때도 엄청나게 버터와 올리브유를 많이 사용한다. 거기에다 크림과 치즈까지 들이붓는다. 거기다 샐러드에 이르러선 샐러드 소스 자체가 양념한 기름. 그렇기에 소위 '풀코스'라는 것을 먹으면 내장이 약한 사람은 탈이 나기 마련이다. 

다른 재료와 요리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 요리에는 중요한 지역 요리가 많으며, 이러한 요리는 국가적이기도, 지역적이기도 하다. 한 번 지역화된 다수의 요리는 오늘날 국가 간의 장벽을 넘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역의 구분은 보통 크게 북쪽과 서쪽 지방, 서남쪽과 서동 쪽으로 크게 4가지로 갈리며, 작게 나누면 아마 동네마다 나눠야 할 것이다. 

다른 서양식 요리에 비해 캐주얼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비스트로풍 요리라 하여 그나마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프랑스 요리하면 비단 한국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격식을 제대로 차려야 하는 정찬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편견과는 달리 프랑스인(특히 파리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스테이크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것(steak-frites)이라고 한다. 덧붙여 돈이나 시간이 없는 학생들이나 노동자들은 바게트 샌드위치 같은 것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는 경우도 많으며 2000년대 이후로는 햄버거나 케밥 같은 값싼 외국음식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 르 그랑 나지옹의 멸망 사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이 돈과 시간이 꽤 많이 들기 때문이고, 특히 파리의 경우에는 부동산 값과 서비스 비용이 추가되어 레스토랑에서 외식하는 비용이 더욱 비싸진다. 식문화가 극도로 발달한 국가라고 해도 일반인들은 역시 평범하고 편안한 음식을 즐기는 게 진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가족들이 모이거나 손님을 초대하는 등의 격식 있는 식사 자리라면 아무리 간소화하더라도 앙트레, 정식, 치즈 코스, 디저트 정도는 반드시 지킨다. 

현재 정식 레스토랑의 식사 순서는 거의 프랑스가 만들었다. 사실 '거의'라고 하면 어폐가 있고 코스 요리의 원조는 러시아라지만 규격화하고 형식화하여 세계적으로 마케팅한 건 프랑스라 보면 되겠다. 이게 19세기의 일이며 영국 - 미국을 거쳐 한국에까지 들어오게 된 것. 프랑스 요리의 순서는 식전 음료-전채 요리-수프-샐러드-생선 요리-고기 요리-가금류 요리-디저트-과일-커피-코냑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심한 경우는 메인 디시(생선, 고기, 가금류 요리) 사이사이에 '소르베'라고 하는 셔벗을 입가심용으로 먹기도 하고, 메인 디시를 2번 반복하기도 한다. 요리마다 다른 와인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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