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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지방의 실체

Jobs 9 2008. 10. 3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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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estion  :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을 굶는 것과, 간단하게 커피와 도우넛으로 아침을 먹는 것 중,
    어느 것이 몸에 더 안 좋을까?

2~3년 전에 한창 먹을 거리의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주인공이 변형지방, 변성지방, transfat으로 불리는 물질이다. 변성지방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호도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이름부터 바꾸었으면 한다, 바로 ‘가짜 지방’으로. 가공치즈(한판에 만원 미만인 피자의 경우 자연산 치즈대신에 이 가공치즈를 사용했다고 보면 대부분 맞다.)의 영문 이름이 imitation cheese이듯이 소비자의 가치 판단을 막는 ‘변성’이라는 말 대신 솔직하게 ‘가짜 지방’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이름이 자신들의 존재를 반성하는 데에 적합할 것이다.

막연하게 ‘몸에 안 좋다더라’가 아니라 과연 어디에 얼마나 안 좋길래 아직까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일까?

≫ 원숭이에게 트랜스 지방 먹여보니…

‘미국당뇨병학회지’는 트랜스 지방과 관련된 놀라운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6년 동안 원숭이에게 트랜스 지방과 불포화 지방을 사료로 각각 먹인 후 이들을 관찰한 것. 결과적으로 트랜스 지방을 먹은 원숭이들은 체중이 7.2% 증가했으며 CT 촬영 결과 복부에 체지방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포화 지방산을 먹인 그룹은 1.8%밖에 늘지 않았다. 또한 영국의 의학회지 『랜싯』에 따르면 트랜스 지방 섭취를 2% 늘리면 심장병 발생 위험이 28%나 높아지고 당뇨병 발생률도 39%나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적으로 말하자. 담배만큼이나 백해무익하다. 지방은 인간의 필수영양소 중에 하나로 중요 에너지원이다. 과학시간의 기억을 되살려 보면 1g당 9kcal의 열량을 가진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액체상태인 식물성지방에 운반과 이동을 편하게 하기 위해 수소를 인위적으로 첨가하여 지방의 분자구조를 변형시켜서 만든다. ‘trans’라는 접두어가 붙은 이유이다. 나폴레옹 3세 시대에 전쟁 중에 만들어 졌으니 대략 200년 정도라고 보면 된다.

≫ 트랜스 지방 섭취 2% 증가 시

- 복부 지방 증가
- 심장병 발병률 28% 증가
- 당뇨병 발생률 39% 증가
- 기억력 감퇴
- 면역력 저하
- 학습능력 퇴보
- 우리 아이 과잉 행동 증후군
- 신생아 저체중,
- 전립선 질환,
- 남성호르몬 감소

그 동안 연구되었던 트랜스지방과 관련된 질환들이다.

하지만, 트랜스 지방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질환이 심장병일 것이다. 심혈관이 막히는 질환인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 지방의 섭취가 2% 늘면, 심장병 발생률은 28%나 증가하게 된다. 또한, 임산부가 섭취한 트랜스 지방은 고스란히 태아에게 전달되어 두뇌발달에 손상을 입힌다. 또한 출산 후 모유 수유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트랜스 지방을 섭취한 산모의 모유를 먹은 아이는 시신경에 문제를 야기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요즘 나오는 과자들에서 ‘트랜스지방 0’이라는 글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트랜스지방 0은 ‘트랜스지방 전혀 없음’과는 다른 의미이다. 현재의 식약청 기준으로, 1회 섭취 기준 0.2g 이하이면 0으로 표시할 수 있다. 또한, 제과업체의 입김 때문에 ‘1회 섭취라는 모호한 기준이 적용되었다. 과자봉지에 쓰인 1회 기준은 과자 한 봉지가 아니라 과자 하나가 기준이다. 따라서, 10개들이 과자라면 10회라는 의미이다. 산술적으로 예를 들어, 한 개에 0.2g의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과자가 한 봉지에 10개가 들어 있다고 보자. 식약청 기준으로 이 과자는 ‘트랜스지방 0’으로 표시될 수 있다. 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과자 한 봉지를 다 먹을 경우, 0.2*10=2. 즉, 2g의 트랜스지방을 먹게 되는 결과를-본인이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섭취하는 것이다.

트랜스지방의 또 한가지 해로운 점은 반감기에 있다. 반감기는 물질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뜻한다. 트랜스지방의 반감기는 6개월 이상이다. 위의 과자를 다시 예로 들면, 2g의 과자 한봉지를 다 먹을 경우, 6개월 후에도 이 과자로 인한 트랜스지방의 1g이 아직 몸 속 어딘가에서 혈관을 막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패스트푸드업계에서는 아주 큰 경사가 있었다. 식약청이 5개 패스트푸드업체의 트랜스지방 사용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평균 0.1g/100g으로 모두 ‘트랜스지방 0 수준’으로 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꺼림칙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감자튀김 한 번 하고 기름을 모두 버릴까? 자연상태의 지방도 열을 가하면 약간의 변성이 일어난다. 야채를 볶는 수준의 열에서도 변성이 일어나는 마당에, 규산마그네슘으로 정제시킨 하루 종일 쓰는 기름을 과연 안심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은 지울 수 없다. HNE 문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그냥 트랜스지방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문구만 발표했다. HNE는 기름을 계속 가열할 때 발생하는 독성물질이다. 이 물질도 트랜스지방과 마찬가지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물질이다.

≫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라는 방법의 문제로 다가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트랜스지방의 문제점이 알려졌을 때, 뜨거운 호응을 받은 기름이 올리브유이다. 하지만, 올리브유는 식용유보다도 발화점이 더 낮다. 사실이 이런데도, 올리브유로 닭을 튀긴다는 치킨집은 과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트랜스지방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곽재욱 약학박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튀긴 올리브유를 먹는 것보다 돼지비계를 삶아 먹는 것이 건강에 훨씬 낫다.’
밖에서 음식을 사 먹을 때 튀긴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집에서도 사용했던 기름은 아깝다고 모아두지 말고 한 번만 사용하고 버려야 한다. 튀김요리는 빠른 시간 안에 먹어야 한다.
튀기거나 굽는 조리법 대신, 삶고 데치는 요리법이 건강에 더 좋다. 그래도 튀김의 바삭한 질감이 그립다면, 건조법을 이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제일 처음 했던 질문에 대한 답.
굶는 것은 위장에 병이 생기고, 마가린과 흰 밀가루를 반죽해서 쇼트닝 기름에 고온으로 튀겨낸 도우넛은 심장에 치명적이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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