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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 기원 - 만파식적, 신문왕, 전제 왕권 확립

Jobs9 2021. 12. 1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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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의 기원 -만파식적 이야기

이듬해 임오(壬午, 682) 5월 초하루【어떤 책에는 천수(天授) 원년(690)이라고 했으나 잘못이다.】에 해관(海官) 파진찬(波珍湌) 박수청(朴夙淸)이 아뢰기를, “동해 중의 작은 산 하나가 물에 떠서 감은사(感恩寺)를 향해 오는데, 물결을 따라서 왔다 갔다 합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를 이상히 여겨 일관(日官) 김춘질(金春質)【또는 춘일(春日)】에게 점을 치도록 하였다. 그가 아뢰기를, “돌아가신 부왕께서 지금 바다의 용이 되어 삼한(三韓)을 수호하고 있고, 또 김유신(金庾信) 공(公)도 33천(天)의 한 아들로서 지금 인간 세상에 내려와 대신이 되었습니다. 두 성인이 덕을 같이 하여 나라를 지킬 보배를 내어주려 하시니, 만약 폐하께서 해변으로 나가시면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큰 보배를 반드시 얻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중략)……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에 들어가니, 용이 검은 옥대(玉帶)를 가져다 바쳤다. 왕이 영접하여 함께 앉아서 묻기를, “이 산과 대나무가 혹은 갈라지기도 하고 혹은 합해지기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고 하였다. 용이 대답하였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한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두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아서, 이 대나무라는 물건은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납니다. 성왕(聖王)께서는 소리로 천하를 다스릴 좋은 징조입니다. 대왕께서 이 대나무를 가지고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할 것입니다. 이제 대왕의 아버님께서는 바닷속의 큰 용이 되셨고, 유신은 다시 천신(天神)이 되셨는데, 두 성인이 같은 마음으로, 이처럼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를 보내 저를 시켜 이를 바치는 것입니다.”

……(중략)……

왕이 행차에서 돌아와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월성(月城)의 천존고(天尊庫)에 간직하였다.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에는 날씨가 개며, 바람이 잦아지고 물결이 평온해졌다. 이를 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 부르고 나라의 보물이라 칭하였다.

『삼국유사』권2, 「기이」2 만파식적


明年壬午五月朔【一本云, 天授元年, 誤矣.】, 海官波珍湌朴夙淸奏曰, 東海中有小山, 浮來向感恩寺, 隨波往來. 王異之, 命日官金春質【一作春日】, 占之, 曰, 聖考今爲海龍, 鎭護三韓, 抑又金公庾信, 乃三十三天之一子, 今降爲大臣. 二聖同德, 欲出守城之寶, 若陛下行幸海邊, 必得無價大寶.

……(中略)……

王泛海入其山, 有龍奉黑玉帶來獻. 迎接共坐, 問曰, 此山與竹, 或判或合如何. 龍曰. 比如一手拍之無聲, 二手拍則有聲, 此竹之爲物, 合之然後有聲. 聖王以聲理天下之瑞也, 王取此竹, 作笛吹之, 天下和平. 今王考爲海中大龍, 庾信復爲天神, 二聖同心, 出此無價大寶, 令我獻之.

……(中略)……

駕還, 以其竹作笛, 藏於月城天尊庫. 吹此笛, 則兵退病愈, 早雨雨晴, 風定波平. 號萬波息笛, 稱爲國寶.

『三國遺事』卷2, 「紀異」2 萬波息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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