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퓰린
체내 성호르몬 농도에 따라 이성을 유혹하는 냄새가 분비된다. 남성이 땀을 통해 테스토스테론 분해물인 안드로스테놀과 안드로스테논을 분비한다. 안드로스테놀은 사향이나 백단향나무 향기와 비슷한 냄새를 나게 해서, 여성들이 이 냄새를 맡으면 각성 반응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급격히 증가해 혈압이 올라가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성적으로 흥분하게 만든다. 반면 안드로스테논은 오줌 지린내가 나기 때문에 보통 악취로 여겨지는데 정작 일부 여성은 이 냄새를 꽃이나 바닐라 향기로 느끼기 때문에 향수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여성 역시 질을 통해 코퓰린을 분비한다. 코퓰린은 아로마 향과 비슷한 냄새를 나게 해서, 남성들이 이 냄새를 맡으면 성적 흥분을 일으킨다.
코퓰린 향수
코퓰린은 여성의 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이를 이용해 만든 향수
코퓰린 향수의 특징
여성의 질에서 분비되는 코퓰린 호르몬을 이용해 만든 향수
아로마 향과 비슷한 냄새를 풍긴다
남성들이 이 냄새를 맡으면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암내와 향합(香盒) - 코퓰린
개화기 향수가 도입되기 전까지 우리네 여성들은 음문의 냄새를 뒷물로 닦아냈다. 백반가루를 곱게 푼 물로 사타구니를 청결하게 닦아 냄새를 제거했는데, 겨드랑이 냄새와 더불어 여성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암내라 하여 경계했다.
암내를 풍기는 것조차 이성을 유혹하는 나쁜 행실로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임금의 수청을 받고자 했던 궁중의 여인들이나 기생들은 사향주머니를 몸에 간직해 암내를 풍겼으나, 여염의 여성들은 분냄새도 삼가해야 했었다.
여성의 몸에서 나는 냄새의 원천은 질이다. 여성의 성적 체취를 카솔레트라는 별명으로 부르는데, 프랑스어로 ‘향합(香盒)’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어원은 기이하게도 ‘소스 냄비’를 뜻하는 에스파냐어이다.
질의 냄새는 30여 가지 물질의 혼합물인데, 그 가운데 많은 물질에서 치즈 냄새가 난다. 이들 혼합물은 여러 기관에서 분비되는데, 음문 주위의 피지샘이나 난관의 샘, 또는 자궁 내벽에서 주로 나온다.
주요 혼합물은 휘발성 지방산의 조성물인 코퓰린인데, 코퓰린을 다량의 농축물로 만들어놓으면 비린내가 난다. 임상실험의 결과, 남성들은 코플린 냄새를 좋아하며, 그 냄새를 맡으며 본 여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플린 냄새를 맡게 하면 별로라고 여겼던 여성도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의 몸에서 나는 암내는 자신의 매력을 높여주는 향취라고 할 수 있다.
해서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숙녀들은 겨드랑이 냄새의 성적 매력을 활용했는데, 사과껍질을 깎아 겨드랑이 속에 숨겨놨다가 애인에게 선물로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암내를 극도로 경계했던 우리나라 여성들은 개회기에 수입된 향수를 적극 사용했다.
당시 널리 팔린 오리지나루 향수는 ‘냄새 좋은 향수는 사람의 마음을 유쾌하게 인도하는 것이올시다. 이 향수를 사용하시는 분은 사용치 안는 분보다 얼마나 행복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라며 향수 행복론을 펼쳤는데, 여성들은 겨느랑이는 물론 사타구니에도 향수를 뿌렸다고 한다.
이성을 유혹하는 냄새와 질환 사이
여자의 향기라고 하면 몰라도 여자에게 냄새라는 단어는 어쩐지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남녀 모두 특유의 냄새를 풍기는데, 이러한 체취는 털이 많은 겨드랑이나 외음부 주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아포크린(apocrine) 땀샘 때문이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땀 성분은 대부분이 물이고 소량의 염화나트륨과 염화칼륨 등으로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비된 땀이 1시간 정도 지나면 피부의 박테리아에 의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변질되어 냄새가 난다. 선천적으로 아포크린 땀샘의 수가 많거나 땀의 양이 늘면 냄새가 강해지고,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냄새가 많이 난다.
남자와 여자의 냄새가 다른 이유
남자와 여자의 냄새가 다른 이유는 성호르몬의 차이 때문이다.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의 분해물질인 안드로스테놀(androstenol)과 안드로스테논(androstenon)을 땀으로 배설한다. 안드로스테놀은 사향 혹은 백단 향나무와 비슷한 냄새로 여성에게 성적 흥분을 일으키고, 안드로스테논은 지린내 비슷한 냄새가 난다. 여성은 땀으로 배설되는 테스토스테론 분해물질의 양이 극히 적어 냄새가 나지 않는다. 대신 여성은 질에서 코퓰린(copulin) 호르몬을 분비하여 냄새를 풍기는데, 이 냄새가 여성들을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며 남성의 성욕을 자극한다. 이러한 냄새를 이성을 유혹하는 페르몬이라고 주장하며 향수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페르몬에 관한 어떠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오래전부터 여성들은 몸의 체취 대신 과일, 꽃 등 냄새를 가진 물질을 이용하여 다른 향기가 나게 하였다. 성경에도 의복과 침대에 향수를 뿌리고, 침향·발삼유·계피 등이 향수의 원료가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대에는 향수가 의료용이나 종교 행사에만 사용되었으나, 그리스에서 꽃 향수를 미용 목적으로 처음 사용하였고 로마시대에는 목욕 시에 향수를 사용하였다. 아라비아에서는 증류기술을 이용한 향수 제조기술이 발달하여 에센스, 장미수, 팅크 등을 생산 하였다. 중국은 사향과 함께 레몬, 오렌지, 만다린 등의 감귤류 향수를 사용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목욕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몸에서 심한 악취를 풍겼는데, 대신 향수산업이 발전했다.
향수보다 체취가 풍기는 매력
향수보다 몸에서 나는 체취를 더 매혹적으로 여기기도 했다. 영국의 에드워드 7세는 여름날 애인에게 두꺼운 옷을 입혀 땀을 흘리게 한 후 냄새를 맡으며 사랑을 나눴다. 남성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냄새는 배란기에 있는 여성들이 입은 티셔츠에서 나는 냄새라는 연구도 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도 황후 조세핀의 체취를 좋아해서 전쟁터에서 몸을 씻지 말고 기다리라는 편지를 보내기까지 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연인, 조세핀의 체취는 독특하여 카망베르(Camembert) 치즈 향과 비슷했는데 실은 질에서 나는 냄새였다. 여성의 질에서 분비되는 남성을 유혹하는 코퓰린 호르몬은 특별히 냄새가 나지 않는데, 독특한 치즈 냄새와 함께 치즈나 두부 으깬 것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 칸디다 질염에 의한 경우이다. 여성의 질염은 대단히 흔한 질환이지만 대부분은 잘 모르고 지내거나 부끄러워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여성의 질은 산도 3.8~4.2의 산성으로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난다. 질에서 외부의 나쁜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젖산균(lactobacillus)이 분비하는 젖산 때문이다. 질염은 난잡한 성생활, 임신, 항생제 남용, 피임기구, 폐경, 잘못된 질 위생관리, 스트레스, 과로 등의 원인으로 젖산균 등 정상 상재균(common flora)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대부분은 세균성질증, 칸디다질염, 트리코모나스질염이고, 염증성질염, 위축성질염 등도 있다. 세균성질증은 여성의 50%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으나 분비물이 증가하고 특유의 질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곰팡이에 의한 칸디다 질염은 가려움증과 하얀색의 분비물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