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Cheese
우유나 다른 동물의 젖에 함유된 유단백 카제인(casein)을 추출하여 이를 미생물이나 효소를 통해 응고·발효시키고 수분을 제거하여 만드는 음식이다. 예스러운 한잣말로는 '건락'(乾酪)이라고도 한다. 단백질, 지방,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으며 그대로 식용하거나 요리, 제과, 제빵 등에 쓰인다.
영양
치즈는 대중적으로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식재로 인식된다. '같은 무게의 우유에 비해 단백질은 7배, 칼슘은 5배'등의 문구로 홍보되기도 하는데,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유는 수분이 80-90%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이렇게 계산하면 전지분유에도 우유의 8배가 넘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유장에는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성분이 있어서, 유장을 제거한 치즈는 칼슘 함량에 비해 흡수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밖에 굴처럼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흔히 먹는 치즈인 소위 '아메리칸 슬라이스 치즈'2 종류의 치즈는 한 조각당 대개 20~100 칼로리이다. 또 같은 치즈라 할지라도 종류나 숙성 상태, 첨가물, 원유(우유, 염소젖, 양젖, 물소젖)의 차이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치즈는 유당 함량이 적어서 동아시아인에게 가장 알맞은 식품이다. 유럽인/아메리카인/중동인/남아시아인/중앙아시아인은 유당을 소화할 수 있는 효소가 체내에 더 많은 편이지만4 동아시아인은 젖먹이일 때는 이러한 효소가 있다가 성인이 되면 사라지는 유당불내증5으로 바뀌는 사람이 많다. 한국의 성인 중 유당불내증 보유자는 약 70%~80% 남짓이다. 우유를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 케이스가 특이한 것이다.
대부분 성인들에게 우유는 오히려 소화가 안 되어 건강에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데, 치즈는 발효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유당의 상당량이 유산과 가스로 변해 날아가 없어진다. 에멘탈 같은 유럽식 발효 치즈에 송송 뚫린 구멍이 바로 이 가스의 흔적이다. 치즈에 유당이 전혀 없지야 않지만 우유에 비해서는 매우 적다. 발효를 오래 시킬수록 유당은 더 적어진다. 그러니까 딱딱한 치즈류에는 부드러운 치즈류보다 유당이 더 적다. 동아시아인에게 치즈는 유당이라는 문제를 발효라는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회피하는 동시에 우유의 영양소를 더욱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다. 많은 의사들은 우유에 대해 의견이 갈리지만 치즈에 대해서는 영양학적으로 호평이 많다.
다만 유당이 적을 뿐이지 전혀 없지는 않으므로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치즈를 과도하게 많이 먹으면 우유와 마찬가지로 배탈이 날 수도 있다. 지방 및 나트륨 함량도 덩달아 우유에 비해 매우 높아지니 너무 많이 먹으면 당연히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한편, 치즈의 포화지방이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의외로 치즈 많이 먹어도 콜레스테롤이 올라가지 않았다는 연구도 있다.
유제품 및 치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먹을 수 없다. 증상은 아토피나 알러지성 비염이 가장 흔하게 보인다. 아주 예민한 사람들은 페니실리움으로 만든 블루치즈나 흰 곰팡이 핀 연성치즈를 먹고 페니실린 쇼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치즈에는 카제인이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이 위장에서 소화되는 과정에서 카소모르핀이라는 성분이 생긴다. 이것이 어느 정도 의존, 탐닉 증상을 나타나게 하여 치즈 의존증, 피자 의존증을 일으킨다고 한다.
주의할 점은, 치즈는 칼로리가 상당히 높은 음식으로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00g당 무려 402kcal이나 한다는 점이다.7 우유에서 수분기가 빠진거라 크기가 작아서 자칫 본인도 모르게 많이 먹기 쉬우니 다이어트 중이라면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자.8 김정은도 에멘탈 치즈를 너무 많이 먹어서 돼지가 됐다는 기사가 한때 보이기도 했다.
역사
치즈는 인류가 동물의 젖을 먹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태곳적부터 만들어 온 발효식품이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치즈의 흔적. 기원전 2300년 무렵 제작된 고대 이집트의 토기에서도 치즈가 발견된 적이 있고, 크로아티아에서 7200년 전 치즈가 발견되었다.
치즈의 유래는 과거 아라비아의 카나나라는 상인이 염소 젖을 양의 위에 넣고 다녔는데, 오랜 시간 사막을 걸은 후 마시려고 보니 염소 젖이 하얀 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그래서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이 뛰어났고 이것을 사람들에게 전한 것이 치즈의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특히나 가축의 젖으로 수분 섭취를 해결하는 유목민족에게 치즈는 더욱 의미가 깊은 식품이다. 과거 유목민들은 양의 위로 만든 물통을 들고 다녔는데 이 양의 위에서 만들어지는 '레닛'이라는 효소에 우유가 반응하여 치즈가 만들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킨드스테드의 '치즈'에서는, 성인들이 우유를 분해할 수 있는 락타아제 분비 능력은 유제품 섭취 후 비로소 생겼기 때문에, 유제품 발명 전 레닛 효소가 있는 양의 위에 우유를 담고 다녔다는 이론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나왔다. 어쨌든 유목민과 치즈는 불가분한 관계라, 기원전 17세기 전후 무렵의 미이라인 일명 소하공주의 관에서도 검게 변색된 치즈 덩어리가 부장품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치즈를 먹었다. 그리스인들에게 치즈란 그저 만들어 먹기는 했다 정도인 듯하지만, 로마인들에게는 무척이나 선호하는 식품이었다. 예를 들어 로마군의 군단병에게 치즈는 언제나 부족한 고기를 대신해 주는 매우 소중한 단백질 공급원이었고, 치즈케이크는 로마에서 연회를 할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디저트로도 들어갔다. 또한 치즈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집단이 존재했고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등장한 것 또한 이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치즈는 상당수 지역에서 한땐 장기보단 단기간 보존하는 발효로 생긴 맛을 즐기는 음식에 가까웠다. 구약성경, 특히 모세오경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엉긴 젖을 내놓는다는 서술이 자주 나오는게 그런 관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시대를 거치면서 세계 각지에서 소금을 사용하거나 틀을 사용하여 압착, 수분을 제거하는 등의 가공을 거치고 발효시킴으로써 저장식품으로써도 기능하기 시작했다.
특히 레닛(Rennet) 발견과 축산업 발달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레닛은 단백질 분해 효소인데, 우유에 넣으면 커드(curd)와 유청(乳淸)으로 분리되어 치즈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레닛 없이도 우유를 분리시켜 치즈를 만들기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이 레닛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그뿐 아니라 우유를 커드로 바꾸는 과정에 변수가 더 많이 생기기에, 제조 중에 상해버리거나, 어찌어찌 분리에 성공하더라도 원하는 미생물학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바람에 원하는 형태로 발효하지 않고 이름 모를 말라 비틀어진 우유 부산물이 되기 십상이었다. 생우유는 금방 상해서 대량 보관하기가 어려운 식품이므로, 레닛을 제때 충분히 공급해야만 생우유의 잉여 생산분을 시행착오 없이 빠르고 균일하게 치즈로 만들 수 있다.
레닛도 19세기 말까지는 소를 잡아야 조금 나오는 자원이었기 때문에 치즈는 나름대로는 사치품이었다. 물론 고대부터 치즈를 보존 식품으로 사용하려는 이들은 꾸준히 있었고, 로마인들도 치즈를 보급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레닛이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는 빠르게 대량 생산하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보존식품으로서 활용성은 건빵이나 염장 및 건조된 육류보다는 훨씬 제한적이었다.
강이나 바다에서 떨어진 농경 사회에선 오래전부터 치즈를 만들어 보존하려 한 듯하지만, 곡물을 정제해서 축적할 수 있는 사회에선 그럴 필요가 적어서 치즈는 (계란 외의) 보존 가능한 단백질원 정도일 뿐이었다. 군인들에게 매일 고기를 보급할 정도로 형편이 그나마 좋아진 대항해시대에 들어서 병조림 및 통조림이 발명되기까지 치즈를 통째로 주기적으로 보급하였다.
허나 당시 짬밥은 딱딱한 비스켓과 염장고기를 조합해 스튜를 만들어 먹는 것이 제일 보편적이었기에, 치즈란 요리에 조금 뿌려서 먹는 걸 제외하면 그냥 한 조각 집어서 우적우적 먹는 단순한 부식이었을뿐더러, 아무래도 통조림보다는 취급과 운송이 까다로운 만큼 그마저도 빨리 도태되었다. 치즈를 그 자체의 특화된 요리 재료로 이용하는 것은 고대 로마에서 반짝 행해지고 중세 초기로 접어들며 완전히 잊혔다. 그러다가 18세기 중후반 요리책들에 마카로니 앤 치즈와 피자의 원조 격인 음식들이 차차 알려지므로, 이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치즈를 단순한 부식이나 안주가 아닌 요리 재료로 다시 사용하기 시작한 듯 하다.
특징
냄새가 독특한 편이다. 발냄새, 암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미묘한 향이 난다. 한국에서 파는 시판 치즈는 대부분 향이 약하지만 유럽/아메리카/중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에서 먹는 치즈들은 향이 굉장히 세다. 그들도 그 독특한 향취는 익숙지 않은 건지 무언가 냄새나는 것을 치즈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땀이 자주 차는 신체 부위에서 나는 체취에 대한 비유로 많이 쓰인다. 참고로 나폴레옹의 부인이었던 조제핀 드 보아르네의 체취가 치즈와 비슷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나폴레옹이 어느 전투에서 승전한 후 이를 축하하려 개최한 연회 중에 잠들자 시종들이 깨우려고 치즈가 담긴 접시를 코에 들이대니 '오늘은 피곤해서 못 하겠소 조세핀'이라 잠꼬대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절인 채소는 식초 때문에 산 성분이 높은 음식으로 치아에 손상을 줄 수 있는데, 이때 치즈를 한 입 먹으면 좋다. 치즈는 산성이 아닌 데다 칼슘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산성을 중화시킨다. 관련 기사
표면이 딱딱하게 굳은 치즈는 우유를 바른 후 랩으로 싸서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면 원래의 맛을 되살릴 수 있다.
세계의 치즈
유럽
치즈 하면 흔히 떠올리는 문화권이다. 실제로 유럽 각 나라의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 가보면 유제품 코너에 각종 치즈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종류도 연성 치즈, 경성 치즈 등 다양하다.
유럽의 수많은 치즈는 주로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국가들에서 발달했다. 라틴족이 이주해서 주류가 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이나 로마 제국의 지배 하에 있던 라인 강 이서 독일 지역, 스위스, 네덜란드, 영국 잉글랜드 등지에서 발달하게 되었다.
이 중에서도 이탈리아는 남유럽 치즈 문화의 중심이었고, 라틴족과 갈리아인의 문화가 섞인 프랑스 역시 치즈 문화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샤를 드 골 프랑스 대통령이 246가지나 되는 종류의 치즈를 보유한 프랑스를 어떻게 다스릴 수 있냐는 우스갯소리를 한 것이다.
반대로 로마의 지배를 받지 않은 독일은 치즈 문화가 비교적 빈약한 편이다. 물론 이것도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이지 동아시아와 동유럽에 비하면 훨씬 발달되어 있는 곳이다. 같은 독일어권이라도 스위스, 오스트리아나 남부 독일 지역 등에서는 전통시장에 거대한 치즈 덩어리들을 쌓아놓고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서유럽의 여러 치즈를 보면 수도원을 중심으로 발전한 사례가 많다. 과거 한국, 일본, 중화권의 사찰에서 두부나 장류, 전통주를 만들듯이 서유럽의 수도원 역시 치즈, 맥주, 와인을 제조했다. 서유럽의 치즈 문화가 수도원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은 중세 서유럽사에서 수도원이 차지했던 특별한 입장 때문이다.
서로마 제국이 망한 뒤 시작된 중세 초기의 혼란기에 서유럽 전역은 심각한 산업 기반과 교역망, 기술 및 지식의 붕괴와 손실을 겪었다.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수도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수도원은 수도자들이 종교 공부도 하면서 동시에 기술, 지식을 기반으로 한 제조도 담당했다. 수도자들은 기본적으로 읽고 쓸 줄은 알아야 했기에 문맹율이 하늘을 찌르던 그 시대 기준으로는 상당한 지식인 계급이었고, 반면 수도원의 방침상 자급자족이 원칙이었으므로 삶을 꾸리기 위해 스스로 노동을 하는 꽤나 입체적인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문자와 문서라는 매개를 통해 과거로부터 전승되어 온 지식을 물려받고, 여기에 자신들이 직접 일을 하면서 얻은 경험적인 지식을 더하여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폐쇄적 공동체인 수도원의 특성상 들어오는 인원에 비해 나가는 인원은 적었다. 새로운 수도자의 입회라는 형태로 신규 인원이 계속 공급되고, 이들에게 안정적으로 기술과 지식을 전수할 수 있으며, 민간과 달리 인원의 유출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또 결혼하여 자식을 둘 수 없는 수도자의 특성상 기술이나 재산의 유출 및 분할도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세의 수도원은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한 고급 기술들을 보유한 자급자족적 공동체였고, 치즈 제조나 와인, 맥주 양조도 이런 기술의 일종으로 수도원을 중심으로 전수되고 발전해 나갔다.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치즈 문화가 주로 발전한 것 역시, 중세 초기~중기 당시 이탈리아는 서유럽 영역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고대 로마 제국 시기부터 인구가 밀집되고 개발이 진행되어 도시가 발전하고 자본이 축적된 지역이었기 때문에 기술 수준 역시 높았던 것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현대 기준에서는 목가적인 농촌에 어울리는 경공업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중세 당시 치즈 제작 기술은 매우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고급 기술이었다. 또한 저온 살균법이 없었으므로 우유를 오래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은 치즈로 만드는 것밖에 없었다.
다만 같은 유럽이라고 해도 서유럽, 남유럽과 북유럽은 치즈 문화가 발달한 반면, 동유럽은 치즈 문화가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동유럽에 자리를 잡은 정교회와 서유럽20에 자리를 잡은 가톨릭이 사순 시기 금식 기간 동안 치즈를 먹어도 되냐 마냐를 놓고 입장이 갈려서 그렇다는 설이 있긴 한데, 보다 근본적인 진짜 이유는 종교 문제 때문이 아니라 동방식민운동 때문이다.
동방식민운동에서 설치된 동유럽의 도시들은 동유럽에서 나는 곡물들을 서유럽에 주로 수출했는데, 이것은 서유럽의 곡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고, 때문에 서유럽의 도시 인근 토지들은 곡물 농업은 점점 줄어드는 대신 부가 가치가 높은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목초지로 전환되었고, 그로 인해 서유럽의 도시민들에게는 풍부한 고기와 우유가 공급되었기 때문에 치즈 문화가 발달한 것이다.
이 때 가장 크게 덕을 본 나라는 덴마크로 북해와 발트해로 이어진 동유럽 무역 네트워크와 서유럽을 중개하는 위치 덕에 이러한 현상이 그 어떤 나라보다 크게 나타났다. 덕분에 한국인들이 북유럽산 치즈는 이름 하나 잘 모르는데도 덴마크의 1인당 치즈 소비량은 세계 1위를 달린다.
반대로 서유럽에 곡물을 공급해야 하는 입장이었던 동유럽은 민중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질 못했고, 치즈 문화도 서유럽에 비해서 빈약하다. 물론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에 비해서이지 우유 섭취 문화 자체가 없었던 동아시아에 비해서는 훨씬 발달해 있다.
유럽인들은 치즈를 쉽게 구할 수 없는 곳에 여행을 갈 때 한국인들이 김치나 고추장을 가져가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치즈를 싸 가지고 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 비유럽권, 특히 동아시아 국가는 슈퍼마켓에서 가공치즈 위주로 팔며, 제대로 된 치즈가 있더라도 단가나 관세 등으로 인해 유럽권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치즈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장~노년층에 비해 치즈를 덜 먹는 경향이 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치즈 문화가 매우 발달한 프랑스와 같은 데서도 치즈를 싫어하고 전혀 먹지 않는 젊은이들은 많다.21
물론 치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유럽인이라고 해도 피자에 들어간 모차렐라라거나 햄버거에 들어간 슬라이스 치즈같이 대중성을 중시한 가공 치즈는 딱히 거르지 않고 잘 먹는 경우가 많다. 카망베르나 체다 같이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치즈를 단독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이 적어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연히 한국 같이 낙농업 역사가 짧은 문화권과는 정량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식생활 전반에 치즈 문화가 녹아 있다.22
세계적인 치즈 명성지들이 많은 국가와 지역이다 보니 각국에서 자랑하는 이름 있는 치즈들이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카망베르, 영국은 스틸턴과 체다, 웬슬리데일, 이탈리아는 모차렐라 등 다양한 치즈들이 많다.
미국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국은 육류 중심의 식문화에 치즈는 나초, 치즈 프라이, 피자, 햄버거 등 정크푸드에 쑤셔넣는 칼로리 폭탄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인식이 널려 퍼져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빈부격차가 심해서 그렇게 보여지는 것 뿐이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 소득이 되는 미국인들은 정크 푸드를 찾을 때는 그런걸 좋아하기도 하면서도 다양한 생치즈를 소비하려는 경향도 무시못할 정도로 높다.
예컨데 미국은 건국 이후로 지금까지 치즈 대국 중 하나다. 인당 소비량은 유럽에 견줄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높고, 인구까지 고려해도 생산량 자체는 가히 엄청나다 할만하다. 건국전/초기는 뉴욕과 펜실베니아를 기점으로 양키 체더와 양키 체셔치즈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영국으로 역수출을 하고, 19세기에 들어서 위스콘신의 낙농업과 치즈 제조업이 고도화되어 다양한 고품질의 유럽풍 치즈가 대량생산되어 소비되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산업혁명-대공황부터 2차대전까지 이어지던 가공식품 발전 기조에 휩쓸려 지금은 흔히 생각하는 노란색 아메리칸(=가공 치즈)치즈와 몬트레이 잭 등을 주로 생산하고 소비해서 유럽인들에게는 치즈맛도 모르는 무식한 야만인들이라고 까내려지기도 하지만 돈만 있다면야 일부러 맛없는 가공치즈류만 찾지는 않는다.
17~18세기의 미국의 치즈 소비양상은 모국이라 볼수 있는 당대 영국과 마찬가지로 부식으로 한덩이씩 그냥 먹거나, 아니면 신선한 우유, 크림, 버터등의 유제품이 없을때 수프나 소스류 등에 첨가하는 보존가능한 대체제로 쓰는 경향이 강했다. 이 기조에 맞춰 공산품으로는 주로 양키 체더와 체셔 등의 잘 녹는 반경성 치즈나, 제과제빵에 줄곧 쓰이던 염장된 염소치즈가 주로 생산됐고, 젖소를 키우던 가정들도 우유를 모아서 코티지 치즈로 만들어먹었다. 양차대전기에는 어육류를 병참용으로 끌어쓰면서 민간시장에 단백질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져서 젖소를 키우는 시골지역을 중심으로 코티지 치즈 제조법을 국가가 뿌리기도 했다.
19세기에 들어서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지의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위스콘신 일대에 낙농지대를 일구면서 별의별 유럽제 짝퉁치즈가 생산되어 전미로 퍼졌다. 애초에 그 당시 치즈는 원산지나 전통따위보단 제조방식으로 추구하는 맛과 보존성 자체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값싼 국산을 두고 비싼데다 배타고 넘어오느라 상태도 영 안좋은 수입산은 고향산을 그나마 따질 만한 이민자들한테도 큰 메리트가 없었다. 일례로 18세기에 들어서 이미 미국산 체셔치즈는 잘 숙성시키면 풍미로나 식감으로나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대체할 수준의 맛이 난다고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에도 이미 소문이 자자한 판국이였다.
그러다 산업혁명, 대공황, 양차대전 등을 거치고 식품가공을 통해 높은 보존성과 칼로리 밀도를 추구하는 풍조가 확대되기에 이르어 미국 낙농계와 치즈 제조의 기조는 소위 자연치즈에서 가공치즈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그 정점이 바로 2차대전기 식량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과 매입으로, 육고기, 밀, 설탕, 유제품 등의 생산량을 엄청나게 키워서 이를 싸그리 보존가능한 상태로 가공된걸 렌드리스와 마셜플랜의 일환으로 전세계에 뿌린 것인데, 이 일환으로 우유 또한 엄청난 양을 생산해내 치즈와 분유로 가공해서 전세계에 뿌리다가 마셜 플랜까지 종점을 찍으면서 엄청난 양이 비축되는 상황에 이르어 소위 정부치즈(Government Cheese) 신화가 열리게 된다.
쉽게말하면 더이상 필요없어서 이제 안 산다고 딱 잘라버리면 농민들이 대거 파산할 것이 너무나도 뻔하기에 식량 자급률도 챙길겸 계속 매입하면서 이 치즈를 병참으로도 뿌리고, 급식용으로도 뿌리고, 하다못해 저소득층 영양보조 명목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마구 뿌리게 된것. 레이건 2기, 그 양이 너무 많아서 해치우는게 더 급급했던 시절에는 푸드 스탬프 수급자가 아니라도 인근 사회보장국 사무소(Social Security Admin. 한국의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을 한대 합친 기관으로 생각하면 된다)에 들러서 "치즈 좀 주세요" 하면 그냥 내줄 정도였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 전통 낙농업 및 치즈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위스콘신 주가 직접나서서 원산지 인증마크, 공인 치즈 제조기사 자격 수여 및 다양한 홍보/지원 등의 사업을 벌여서 나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유럽인들에게 미국은 야만적이다('uncultured')라고 까이는 경향이 있지만 방대한 영토와 엄청난 인구의 체급은 어디가지 않아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게 미국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리 좋지 못한다고 한들 다양한 국제 치즈 대회에 입상하고 나름 쏠쏠한 수출 실적도 올리는 등 19세기 시절 명성을 어느 정도는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그렇게 까이는 미국의 가공치즈도 사실 대개 위스콘신산 생 체다 및 몬트레이 잭 치즈가 베이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은 그 까다롭기로 악명높은 FDA가 한국 이상으로 빡센 식품관리규제를 적용하는데, 자연치즈 함량이 어지간히 높지 않으면 제품명 및 홍보물에 'Cheese'라는 표현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게끔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구려 가공치즈같이 생겼어도 일단 라벨에 "Cheese"라는 단어가 앞뒤에 "Product" 혹은 "Food"30 등이 붙어있지 않다면 일단 소량의 조미료, 방부/보조제나 색소 등을 제외하면 100% 60일 이상 숙성된 자연 치즈를 가공하여 제조했다는 의미다.
여담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프레이 캔에서 치즈(?)가 나오는 제품을 만들어 파는 나라가 미국이다. 1960년대에 미국 나비스코가 발명한 물건으로 이제는 다른 미국 회사들도 스프레이 치즈를 만들어 판다. 주로 Ritz 크래커에 뿌려 먹는 용도인데 그냥 스푼에 뿌려 치즈만 먹는 괴식가들도 있다고 한다. 먹어보면 알겠지만 제품명이 치즈일 뿐 치즈와 비슷하지도 않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영국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지역이고, 영국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다보니 유럽의 치즈 문화와 비슷하다.
캐나다의 경우 영국의 치즈인 체다 치즈, 글로스터 치즈, 스틸턴 치즈도 있고, 프랑스의 치즈인 카망베르 치즈, 브리 치즈 역시 존재한다. 영국식 치즈는 온타리오, 브리티시 컬럼비아, 뉴브런즈윅,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등에서 생산하고 프랑스식 치즈는 퀘벡에서 생산한다.
호주, 뉴질랜드는 세계적인 낙농업 국가이며 치즈 생산 분량 중 상당수를 동아시아, 동남아시아로 수출한다. 체다 치즈, 글로스터 치즈, 스틸턴 치즈 등 영국식 치즈가 많이 생산되지만 프랑스나 타 서유럽 스타일의 치즈 역시 많이 제조한다.
중동, 북아프리카
최초의 원산지가 이 지역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 지역의 치즈 역사도 굉장히 오래되었다. 대표적으로 아랍치즈, 나블루스 치즈, 악카 치즈 등이 있다.
남아시아
남아시아 역시 역사적으로 중동 지역과 교류가 많았던지라 치즈가 들어와 있었다. 대표적인 치즈가 바로 파니르. 커리에 넣어먹기도 하며 특히 시금치와 치즈로 만든 팔락 파니르는 인도의 채식주의자들이 즐겨먹는다. 또한 파니르와 비슷한 코야 치즈는 둥글게 말아 기름에 튀긴 후 카르다몸, 설탕을 졸여만든 시럽에 담가 굴랍자문을 만든다.
동아시아
유럽/아메리카/중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에서는 일상적으로 먹는 대표적인 디저트 중 하나였지만, 과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애초에 낙농업 비율이 적은 편이라서 유제품 자체를 접하는 사람들도 적은 편이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선 치즈를 자주 먹었는데, 바로 몽골 등 소를 떼로 키우는 유목국들이 그런 케이스였다. 다만 유목/목축이 발달한 지역에서도 유제품은 근현대 들어 품종 개량으로 우유 생산량이 증가한 여러 젖소 품종들이 등장하기 전에는 가격대가 나름 비싼 축에 드는 식품이었다고 한다.
사실 지금도 치즈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원유량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무척 적은 편이라, 중량 대비 가격은 어지간한 고기보다 비싼 편이긴 하다. 별걸 다 만들어 보는 만화 은수저에서도 주인공인 하치켄이 치즈 만들기를 실습해 보며 "고기도 아닌 치즈의 가격이 비쌀 만하다"고 납득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아시아 농경국들은 소 자체는 많이 먹었지만, 일소가 많았던 것에 비해 젖소가 없었고 그러므로 우유도 귀했기 때문에, 우유를 가공한 치즈를 접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농경민들에게 있어서 소는 귀한 노동력 공급원인데, 송아지가 어른 소로 자라는 데 필요한 우유를 사람이 취하는 것은 낭비로 보였을 법하다.
그래도 농경 사회 역시 아예 안 먹은 것은 아니라, 한국은 삼국유사에 근거해 4세기부터 왕실과 귀족들 중심으로 유가공품인 락(酪)을 먹었다고 보며, 이는 6세기경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래되었다. 나라현에서는 실크로드를 통해 전래되었다는 치즈를 재현해서 팔고 있다.33
대승불교 경전인 법화경에는 깨달음의 경지의 단계를 우유 가공품과 그 맛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유, 락, 생소, 숙소, 제호가 그것이다. 이 중 제호는 지금의 치즈, 혹은 고급 요구르트나 우유에 갈분을 타서 쑨 죽을 말한다.)
비단 법화경이 아니더라도, 불교 자체가 상대적으로 동북아보다는 우유 제품이 흔한 인도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깨달음의 경지를 우유와 그 가공품에 빗대는 표현이 나온다. 이런 종교적인 의미에 더불어 채식을 하는 한국 및 동아시아 승려들의 식생활에 유제품이 균형을 맞춰 주기 때문에 승려에게 음식 선물을 하고자 한다면 치즈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성 영양소를 계율에 어긋나지 않게 보충해 주는 데다 유통기한이 제법 길다.
중국의 경우 2016년 기준 인당 치즈 소비량이 0.1kg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그나마도 소모되는 치즈의 절반 이상이 어린이용이고 일반 성인들은 패스트푸드점이나 샌드위치집 같은 서구식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에 치즈가 들어가 있는 것을 먹는 수준이다.
이는 중국이 한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근대 이전까진 전통 요리에 유제품이 잘 쓰이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애초에 요리 취미로 치즈를 굳이 사는 게 아닌 한 치즈를 쓸 일이 거의 없는 데다 인구까지 많다 보니 평균치가 확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예 안 먹는 건 아니라, 중국도 전통적으로 치즈를 많이 먹어온 윈난성 같은 지역은 있었다. 또 소수민족 주요 거주 지역은 이야기가 좀 달라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받아서 '쿠르트'를 만들어 먹고, 티베트 자치구에서는 야크 젖으로 만든 치즈를 먹었다.
그리고 중국인의 식생활 자체도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서구화되기 때문에 이전보단 치즈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중국 내 소비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 소비량이 휘청거리는 물품들이 많다. 심지어 이걸 일컫는 경제용어까지 있을 지경이다.
한국
한반도 지역은 상기했듯 유제품 자체는 4세기부터 왕실과 귀족들 중심으로 유가공품인 락(酪)을 먹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나오는 걸 보면 4세기 혹은 그 이전부터 공급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에는 왕실 목장인 우유소를 두고 유제품을 왕실과 귀족들에게 공급하기도 했으며, 조선 시대 들어서는 내의원에서 음식으로 만들어 임금이나 신하, 환자들에게 영양식으로 공급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도 酪 으로 검색을 하면, 표현이 뒤섞여 있으나, 생우유는 생락(生酪)으로 쓰며, 낙장(酪漿)은 마유주 혹은 요거트를 뜻하며, 낙죽(酪粥)은 우유를 넣은 죽인 타락죽, 유락(乳酪) 등의 표현이 보인다. 이걸 보면 주로 상류층에서 먹는 특식에 가깝기는 했지만, 우유를 다양하게 가공한 가공품은 충분히 먹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치즈가 아닌 버터나 다른 유제품류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치즈를 만들 때 몇몇 종류를 제외하고는 송아지를 죽여 레닛을 얻어야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치즈 얻으려고 농사짓는 데 필요한 중요 재산이었던 소를 조선에서 죽이진 않았을 테니 치즈 공급 역시 거의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버터의 경우 버터를 만들던 관청이 세종 시대에 여러 폐단으로 인해 사라진 이후로는 명맥이 끊긴 것으로 보인다.41 다만 중국에서 명 청대에는 궁중요리로 달달하게 만든 치즈가 별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중국으로 다녀온 사신단들은 다녀오는 중에 치즈를 맛보기도 했기는 했다. 구한말에 서양으로 여행간 사절단들은 서양식 치즈를 맛보았는데, 사절단 입장에서는 치즈가 영 맛이 안 좋았던지, 누르스름 절편이라며 맛도 향기도 고약했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었다.
본격적인 치즈 유입은 1950년대 당시 미군 부대를 통해 어느 정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국내 자체 생산은 1958년 한국에 온 벨기에 출신 가톨릭 선교사 지정환 디디에 신부가 이후 전북 임실군에 설립한 임실 치즈 공장에서 처음 시작하였다. 실제 지금도 임실 치즈는 국산 치즈 중 가장 유명한 편이다.
서울 우유의 치즈 외에도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기성 유제품 회사에서 가공 치즈를 선보이며 1980년대에는 시장에 완전히 정착했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각종 한식 요리에 치즈를 얹어 만든 퓨전 요리도 많이 선보여지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치즈닭갈비인데 이 물건은 2010년대 후반 이후 바다 건너 일본에서까지 음식 한류 붐을 일으켰을 정도다. 한창땐 코리아타운이 있는 도쿄의 신오쿠보역에 두 시간이 넘는 긴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였다.
많은 한국인들은 치즈닭갈비 보고 한식이라고 열광하는 외국인들에게 의아함을 가지기도 하지만, 애초에 세계화 시대에 이런 퓨전 시도는 꾸준히 이뤄지고 실제로 먹히고 있다. 그래서 현지에서 치즈닭갈비, 치즈 찜닭에 대한 호응이 강하다.
사실 치즈 혹은 치즈 가루 자체가 첨가물로 나쁘지 않은 음식이라, 그냥 메뉴 하나에 치즈가 첨가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메뉴가 될법할 정도. 잘못하면 느끼함만 배가될 수도 있지만, 맵고 자극적인 요리가 상당한 한국 요리엔 의외로 궁합이 좋은 편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는데, 예를 들어 치즈 하나 넣었다고 가격도 크게 오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분식점 메뉴들에 이런 현상이 많은데, 슬라이스 치즈 1장 올린 거치고는 너무 올리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가격 차가 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요리에서 사용되는 치즈의 특징이라면 구하기 쉬운 가공 체다 치즈나 모차렐라 치즈 위주로 사용한다는 점, 맵고 자극적인 음식의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첨가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치즈불닭, 치즈곱창, 매운치즈등갈비 등이 그 예. 매니아층도 많다.
아무래도 한국 요리에는 비교적 최근에야 요리에 들어가기 시작한 식재료라서 대부분의 요리들이 처음 보면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희한하게 치즈의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기름진 맛과 한국 요리 특유의 맵고 칼칼하고 단 맛, 감칠맛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첫인상과 달리 먹어 보면 대체로 먹을 만하다는 게 신기한 점이다.
현대에 한국에서 소비되는 치즈의 다양성은 의외로 그냥저냥 고른 편이다. 시장 규모가 대단히 크지는 않지만 식자재용 가공치즈와 디저트용으로 주로 쓰이는 자연치즈의 시장 점유율은 6:4 정도. 다만 시판되는 국산 자연치즈의 맛과 향은 대개 거기서 거기다. 대기업들이 치즈에 향을 낼 줄 몰라서 그런 건 아니고, 한국인들이 별미를 찾아 다니는 듯하면서도 막상 냄새 없고 적당히 깔끔하고 고소한 제품들 아니면 쳐다도 안 보기 때문.
2018년대엔 고급 호텔 뷔페에서만 휠 치즈들을 전시하여 크래커 및 햄을 같이 썰어 안주류처럼 플레이팅 하였는데 2022년부터 빕스나 다른 양식 뷔페에서도 이를 따라해 휠 치즈는 아니어도 일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치즈들을 플레이팅 하고 있다.
해외여행 후 치즈를 사서 오는 경우가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검역신고 대상이며 살균증명서가 있어야 검역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개 여행객이 현지 업체를 상대로 살균증명서를 받아오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공장제로서 완전밀봉 및 살균표시가 된 제품에 한해서는 확인 후 반입할 수 있다.
만드는 방법
일반적인 치즈 제작 공정
우유를 가열하고 산이나 레닛을 섞는다. 식초, 레몬즙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젖산으로 인해 우유의 pH 수치가 낮아지고 응고되기 시작하며 치즈의 독특한 향이 나타나게 된다.
보통 흰 치즈지만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치즈는 노란색 염료를 섞는다.
응고를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소량의 레닛을 이용하여 요구르트와 같은 형태로 만든다.
이때 반쯤 완성된 치즈는 응고물인 응유(Curd)와 액체인 유장(Whey)으로 나뉜다. 커드는 치즈의 부드러움에 맞춰 잘게 자른 후, 씻고, 온도를 낮추고, 소금을 투입한다. 이는 젖산을 씻어주고, 박테리아의 활동을 멈추게 하는 용도이다. 액체인 유장은 리코타 치즈나 유청 버터 같은 물건을 만드는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치즈 제조에서는 별 쓸모가 없기 때문에 예전에는 태반을 버렸다. 지금은 버리지 않는다. 보충제의 대표적 제품인 유청단백질이 이것을 원료로 하기 때문. 대부분 건강식품 회사로 넘긴다.
이후, 잘린 커드를 틀에 넣고 압력을 가해 완성한다.
직접 만들어보면 알겠지만 우유에서 물 빼고 단백질, 지방만 걸러내는 것이라 우유를 많이 넣고 만들어도 나오는 양이 적은 것을 보고 적잖이 실망할 수 있다. 치즈를 만들 때 산(레몬즙/식초)을 이용하는 방법이나, 무화과즙 같은 식물성 재료에서 얻는 레닛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46, 이 방법들은 같은 양의 우유에서 얻을 수 있는 치즈의 비율이 동물에서 얻는 레닛을 쓴 것에 비해 많지 않고 응집력 또한 떨어졌기 때문에 생산성의 문제로 동물의 위장을 말려 채취하는 동물유래 레닛이 주로 쓰였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공급의 어려움, 종교적인 문제, 식품안전상 문제, 동물권 이슈등 다양한 흐름에 따라 동물 없이도 특정 박테리아만 배양하여 채취한 레닛을 재조합 하는 기술이 빠른속도로 자리잡았다. 연구에 따르면 상기한 요인들로 인해 2022년 현재 미국 전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치즈의 약 5%정도만이 동물 위장에서 채취한 레닛을 사용하고, 대부분은 키모신이라는 박테리아에서 유래된 레닛이 사용되고있다. 박테리아 배양 방식이 생산 비용과 공급 안정성 면에서 뛰어나고, 동물 위장에서 유래된 레닛이 사용된 치즈를 거부하는 채식주의자들의 영향 등 수요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채식주의가 자리잡은 국가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아예 우유조차 넣지 않은 비건용 치즈도 있다고 한다. 식물성 기름, 코코넛, 전분 등을 넣어 응고시킨 것으로 맛은 치즈보다는 짭짤한 버터크림에 가깝다.
냉장고의 냉장실이 아닌 야채칸에 보관하면 곰팡이가 번식하면서 맛이 진해지나 부피가 살짝 줄어들 수 있다. 기본 제조, 숙성 과정에서 생기는 곰팡이가 아니라면 곰팡이가 핀 시점에서 보관에 문제가 있으며, 육안으로 보이는 곰팡이가 핀 부분 뿐만 아니라 주변 부분까지 반드시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유산균을 이용할 경우 치즈가 아닌 요구르트가 된다. 유장을 뺀 그릭 요구르트는 치즈와 식감이 비슷하다.
종류
기본적으로 천연치즈와 가공치즈로 나뉘는데, 천연치즈는 위에 말한 것과 같이 우유와 박테리아를 이용해 만들며, 가공치즈는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유통되는 슬라이스 치즈, 치즈 휘시 등을 얘기한다. 크림 치즈는 가공치즈가 아니다.
천연치즈는 또한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된다.
원유: 우유(물소젖), 염소젖, 양젖
밀도: 연질(소프트), 반경성(세미하드), 경성(하드)
균종: 흰곰팡이, 푸른곰팡이, 구더기, 진드기, 검은 곰팡이
처리: 압착 - 비압착, 가열 - 비가열, 세척
숙성: 생치즈(프레시), 숙성치즈
스트링 치즈
모조치즈(합성)
치즈가루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치즈를 상품으로 치는 경향이 있다. 일반인의 입에는 치즈 전문 서적에서 표현하는 맛과는 상당히 괴리감 있게 느끼는 일이 흔한데, 대표적으로 로커포르 같은 푸른곰팡이 계통이나 크로땡 같은 염소젖 계통이 그러하다.
한국에서는 서양 요리 중 유난히 이탈리아 요리가 강세를 보이는 특징이 있어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치즈의 지명도가 높은 편이다. 모차렐라 치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마스카르포네 치즈 등. 의외로 일상적으로 흔히 보는 체다 슬라이스 치즈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치즈 요리
카르보나라: Carbonara.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와 계란, 후추로 만든 파스타 소스.
달마시안
그릴드 치즈: 치즈만 넣고 만드는 토스트. 주로 체다나 슈레드를 사용해서 만든다.
라클렛: Raclette. 감자, 햄, 계란 등 위에 녹인 치즈를 얹어 먹는 프랑스계 스위스 요리를 지칭하기도 한다.
마카로니 앤 치즈: 맥 앤 치즈라고도 한다. 마카로니를 치즈를 녹인 크림에 버무린 후 빵가루를 뿌려 오븐에 구운 음식. (미국인들이 먹는 인스턴트 맥앤치즈의 경우 빵가루와 오븐 굽는 과정을 생략하기도 한다.)
인살라타 카프레제: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 바질의 삼합. 가장 맛있게 만들기 힘든 요리로 재료가 너무 단순해서 재료간의 조화가 매우 좋아야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토마토, 바질은 전부 유기농에 치즈는 가내 수공해서 신선도를 높여야 다른 인살라타 카프레제들보다 맛있다.
치즈라면
치즈버거
치즈 후렌치 후라이
치즈볼: 코스트코에서 파는 치즈볼이 대표적이다. 동글동글한 옥수수 과자에 치즈 시즈닝이 입혀져 체다 치즈 특유의 주황색을 띠는 것이 특징으로, 감자칩보다 짭짤한 진한 치즈 맛에 술안주로 애용되곤 한다.
치즈스틱: 모차렐라 치즈 혹은 체다 치즈 스틱을 튀긴 것.
치즈케이크
바스크 치즈케이크
카쵸 에 페페: 이탈리아의 경성치즈와 후추로만 간을 한 파스타.
티라미수: 마스카르포네 치즈로 층을 채운 크림케이크
아이스크림
피자
퐁뒤
라자냐
그라탕
푸틴(요리)
콘치즈
하차푸리
휠 치즈 요리: 원형으로 된 대형 휠 치즈를 가로로 반으로 절단하거나 통으로 윗부분을 그릇처럼 파내고 버너로 그릇부분을 녹여 거기에 익힌 파스타이나 라면 생면, 밥을 리소토처럼 넣어 해먹는 요리. 당연하지만 요리 조리법보단 휠 치즈의 가격이 비싸다.
치즈를 뜻하는 낱말들에게는 공통된 유래가 있는데, 카세우스(우유, 라틴어)와 포르모스(유청바구니, 고전 그리스어)이다. 그러나 북유럽에서는 게르만조어 justaz에서 유래한 낱말을 사용한다.
영단어인 치즈(cheese)는 카세우스(caseus)와 케세(kese)에서 변형된 것이다.
치즈가 한국에서는 고급 음식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보존상태가 안좋거나 조악한 환경에서 제조된 싸구려 치즈의 고무같은 질감과 이상한 냄새를 생각해본다면, 정말 최악의 식품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9세기 말 영어권 대학생들 사이에서 cheesy라고 함은 싸구려를 의미하였고 이것이 지금까지 사용되는 유서 깊은 은어이다. 북미나 호주에서는 비슷한 단어로 corny가 있는데 이 역시 노잼의, 시시한, 진부한, 촌스러운 이라는 뜻이다. 미국에는 워낙 옥수수가 시골에서 유명한 작물이다 보니 'corn-fed humor'라는 표현이 유명했는데, 이 표현에서 corny라는 표현이 시골 총각이 하는 듯한 농담이라는 뜻에서 위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서 유래한 것이 북미에서 예전부터 쓰이던 게임 은어로 초보도 할 수 있는 싸구려의 방법으로 어려운 구간을 쉽게 넘어간다, 한국 용어로 '날먹'한다 뜻의 동사 혹은 명사로 쓰이는 치즈(cheese)이다. 치트오매틱은 아예 아이콘이 치즈 모양이라 한 때 '치즈오메틱'이라는 이름으로도 퍼졌고, 트레이너 중에 '피자 트레이너(pizza trainer, 약칭 pztrainer)'도 있는데 관계는 불명. 치즈 러시의 치즈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파니르 계열은 치즈의 일종이지만 유럽의 치즈와는 많이 다르다. 이는 위장효소인 레닛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치즈를 가리키는 한자어로 건락(乾酪)이란 표현이 있다. 건(乾)은 (물기 있는 무엇가를) 말린다는 뜻이며, 락(낙)(酪) 자는 소나 동물의 젖을 뜻하므로 건락은 '말린 젖'이라는 뜻이 된다. 병리의학에서 생체의 조직이 손상을 입어 죽는 현상을 괴사(Necrosis)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치즈 형태로 조직이 변하는 치즈양 괴사(Caseous Necrosis)를 '건락괴사'로 번역했다. 개역한글판 성경과 같이 번역이 오래된 성경에선 '건락'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치즈를 뜻한다. 한문으로 쓰인 고서들에서만 등장하긴 하지만 치즈를 가리키는 다른 한자말로 내수(奶酥)란 단어도 있는데, 지금도 중국에서 치즈를 가리키는 한 가지 표현으로 사용한다.
레닛(Rennet)
반추동물의 배 안에서 생산되는 효소복합체이다. 이것은 치즈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된다. 레닛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키모신은 우유 속의 카세인을 분해하는 단백질 가수 분해 효소이다. 이는 새끼들이 어미의 젖을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레닛은 우유 속에서 치즈를 만들기 위한 고체인 응유와 액체인 유청을 분리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그리고 레닛은 키모신 외에 펩신과 리파아제같은 중요한 효소들도 포함하고 있다. 레닛을 얻기 위해서는 이 효소복합체를 가진 동물을 죽여야만 얻을 수 있다. 레닛의 비동물성 대체품은 채식주의자들이 섭취하기에 적합하다.
치즈는 상당수 지역에서 한땐 장기보단 단기간 보존하는 발효로 생긴 맛을 즐기는 음식에 가까웠다. 구약성경, 특히 모세오경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엉긴 젖을 내놓는다는 서술이 자주 나오는게 그런 관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시대를 거치면서 세계 각지에서 소금을 사용하거나 틀을 사용하여 압착, 수분을 제거하는 등의 가공을 거치고 발효시킴으로써 저장식품으로써도 기능하기 시작했다.
레닛(Rennet) 발견과 축산업 발달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레닛은 단백질 분해 효소인데, 우유에 넣으면 커드(curd)와 유청(乳淸)으로 분리되어 치즈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레닛 없이도 우유를 분리시켜 치즈를 만들기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이 레닛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그뿐 아니라 우유를 커드로 바꾸는 과정에 변수가 더 많이 생기기에, 제조 중에 상해버리거나, 어찌어찌 분리에 성공하더라도 원하는 미생물학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바람에 원하는 형태로 발효하지 않고 이름 모를 말라 비틀어진 우유 부산물이 되기 십상이었다. 생우유는 금방 상해서 대량 보관하기가 어려운 식품이므로, 레닛을 제때 충분히 공급해야만 생우유의 잉여 생산분을 시행착오 없이 빠르고 균일하게 치즈로 만들 수 있다.
레닛도 19세기 말까지는 소를 잡아야 조금 나오는 자원이었기 때문에 치즈는 나름대로는 사치품이었다. 물론 고대부터 치즈를 보존 식품으로 사용하려는 이들은 꾸준히 있었고, 로마인들도 치즈를 보급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레닛이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는 빠르게 대량 생산하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보존식품으로서 활용성은 건빵이나 염장 및 건조된 육류보다는 훨씬 제한적이었다.
가공치즈
Processed cheese
식품공전에 따르면, "자연치즈를 원료로 하여 이에 유가공품, 다른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한 후 유화 또는 유화시키지 않고 가공한 것으로 자연치즈 유래 유고형분 18% 이상인 것"을 말한다. 18% 이하의 자연치즈 유고형분이 들어간 경우 치즈류가 아닌 유함유가공품으로 분류된다.
모조치즈라 불리는 유사(가짜)치즈와는 다른 것이다.
제조법
숙성도가 다른, 같은 종류 혹은 다른 여러 종류의 자연치즈를 혼합하고 분쇄한 것에 유화염을 첨가하고 부분 진공 하에서 서서히 섞어주면서 균일한 조직이 얻어질 때까지 열처리한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자연치즈를 가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공치즈는 자연적으로 숙성된 치즈를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적 공정으로 만들어진 자연치즈와는 다른 점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가공치즈로는 체다치즈로 불리는 노란 슬라이스 치즈가 있는데, 이건 실제로는 자연치즈로서의 체다치즈가 아닌 가공된 치즈이다. 체다 치즈를 베이스로 해서 만들기 때문에 종종 체다치즈라 불리지만, 실제 체다(Cheddar) 치즈는 가공치즈가 아닌 영국산 자연치즈이며, 이 노란색의 가공치즈는 "아메리칸 치즈"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슬라이스 치즈는 체다 치즈를 베이스로 한 것이 많지만 그보다 비싸고 맛있는 하우다 치즈나 그라노 파다노 등 고급 치즈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도 있다. 이런 고급 슬라이스 치즈는 치즈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먹어봐도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국내 업체에서는 서울우유에서 생산하는 고다치즈가 유일하며 그 외에는 모두 외국 제품이다.
치즈가공품의 원조는 1908년 스위스에서 남아 도는 치즈를 이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최초이다. 1911년에는 에멘탈 치즈를 이용해 상업적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도 만들어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한 가지나 여러 가지 종류의 치즈를 130~140℃로 녹여 섞은 후에 자연적인 향이나 견과류, 마늘, 향초 및 향신료를 첨가하여 한 종 혹은 여러 종의 경성 치즈를 제조한다. 이 과정에서 우유, 버터, 크림과 섞기도 한다. 그 덕분에 치즈가공품은 대개 여러 종의 향이 첨가된 부드러운 맛과 짙은 농도를 자랑한다. 현대적인 미국식 가공치즈는 1916년 크래프트 푸드에서 처음 선보였다. 지금도 크래프트 싱글즈(Kraft Singles)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치즈버거에서 패티 위에 올라가는 치즈는 대부분 이렇게 공장에서 만들어진 가공 치즈다. 보통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슬라이스 치즈나 피자치즈, 스트링 치즈 등이 그렇다. 이들은 자연치즈가 일정비율 들어가고 각종 지방질이나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
가공치즈와 자연치즈의 차이
식품공전과 통합되기 전인 2016년 이전의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에는 자연치즈와 가공치즈에 대한 세세한 규격이 존재하였으며, 가공치즈의 경우, 규격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34% 이상의 유고형분(유지방량+유단백질량+유회분량)을 포함해야 했다.
자연치즈의 경우, 규격에 따라 유고형분이 가공치즈보다 낮은 경우도 있으며, 자연치즈 규격 중 생치즈는 최저 기준이 18%의 유고형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가공치즈 중 가장 적은 유고형분을 포함하는 연성가공치즈의 34%보다도 훨씬 낮았다.
이것이 2016년에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이 "식품의 기준 및 규격"으로 통합되어 들어가면서 치즈에 대한 규정이 대폭 삭제되었고, 가공치즈의 기준을 자연치즈의 최저기준에 맞추어 18%로 내리면서, 현재로서는 자연치즈와 가공치즈 모두 유고형분이 18% 이상이라는 기준만이 존재한다.
결국 자연치즈와 가공치즈를 구분하는 것은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이 첨가되었느냐의 여부 뿐이다. 물론, 이것은 식품법 상 국내에 유통되는 식품 분류 기준에 따른 구분이고, 실제로는 맛, 풍미 등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모조치즈와의 차이
가공치즈는 자연치즈에 식품첨가물을 첨가하여 공장에서 가공한 것으로 베이스 자체가 자연치즈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치즈가 맞고, 국내 식품공전 분류 상으로도 유가공품류 중 치즈류로 분류된다. 심지어 자연치즈와 비교했을 때, 자연치즈보다 가공치즈의 유고형분(유지방량+유단백질량+유회분량)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즉, 가공치즈는 첨가물이 들어갔다는 차이를 제외하면 자연치즈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반면, 모조치즈는 우유에서 유래한 카제인 단백질이 들어가긴 하지만, 유지방이 아닌 식용유를 베이스로 만들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치즈라고 보기 어렵고 식품공전 상에서도 식용유지가공품으로 분류된다.
다만, 모조치즈가 치즈 본연의 풍미나 식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근의 실제 사업장에서는 자연치즈와 일정 비율로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반대로 가공치즈는 가공 과정에서 식물성 유지가 첨가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연치즈가 첨가된 모조치즈와 식용유가 첨가된 가공치즈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어쨌거나 국내법 상으로 가공치즈와 모조치즈를 구분하는 건 18% 이상의 자연치즈 유고형분이 들어갔느냐의 기준이다. 18% 이상의 자연치즈 유고형분을 넣고도, 굳이 인식이 안 좋은 모조치즈로 이름 붙여서 판매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가공치즈가 모조치즈에 비해 자연치즈 유래 성분이 더 많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한창 논란이 일었던 식용유 치즈는 가공치즈가 아닌 모조치즈를 의미한다. 다만 가공치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18%의 자연치즈 유고형분 함량만 유지하면 식용유를 첨가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가공치즈의 나머지 성분을 모조치즈로 채운다면 실질적으로 모조치즈와의 다를 게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한다. 결국 일괄적으로 가공치즈와 모조치즈를 나누기 보다는 특정 가공치즈가 자연치즈 외에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2016년 4월 축산물위생심의위원회 기준규격분과 회의록에 따르면, 낙농 선진국 중의 하나인 호주, 뉴질랜드의 경우 가공치즈(프로세스 치즈) 유형에 자연치즈 함량 기준이 없으며, 따라서 식품법 상 가공치즈와 모조치즈를 구분하는 기준이 없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2016년 치즈류 분류 기준을 개정하면서, 여러 기준을 검토하였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모조치즈가 가공치즈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가공치즈 기준에 원유나 유가공품도 아닌 "자연치즈"를 명시하여 기준으로 넣었다고 한다.
영양적 가치
영양학적으로 자연치즈와 가공치즈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찾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가공치즈는 단순히 자연치즈에 식품첨가물을 첨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공치즈는 자연치즈의 영양성분을 거의 동일하게 포함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가공치즈가 자연치즈 보다도 유고형분(유지방량+유단백질량+유회분량) 함량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다만 각종 첨가물과 염분, 지방 등이 추가로 들어가므로 이것이 몸에 안 좋을 수는 있다.
영양 보다는 오히려 맛이나 풍미 등의 관능 평가적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실제로는 이마저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거론되는 것으로는 향과 맛, 텍스쳐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가공치즈의 경우,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비누취, 지방 분리 현상, 거친 조직 결함, 조직 연화, 결정화 등의 품질 결함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치즈로서의 지위
무엇이 "진짜" 치즈인가에 대한 대중의 감각이나, 맛, 위상 등의 평가 차이가 존재할 순 있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첨가물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가공치즈와 자연치즈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맛이나 풍미 등 관능 영역에서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진짜" 치즈가 무엇이냐는 전통적, 기예적 관점에 따르면,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제대로 된 치즈로 간주하지 않는다. 본래 치즈라는 것은 저마다 다른 발효균을 가지고 각기 다른 조건(습도, 온도, 일조량, 균종 등) 다년 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 저마다 다른 풍미와 감촉을 지닌 예술 작품으로 여기는데, 가공치즈는 여러 첨가물과 식물성 유지등을 섞어서 천편일률적으로 공장에서 찍어내고 있으므로, 치즈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만약 가공치즈가 진짜 치즈로 인정받았다면 치즈 공장의 공장장들은 전부 프로마주 기사 자격을 받았을 것이다. 당연히 품평회에서도 인정이 안 된다.
다만 국내에서 치즈라고 말하면 아무래도 천연 치즈 중에선 가장 흔한 모차렐라 치즈를 제외하곤 사실상 거의 다 가공치즈를 의미한다. 유럽권이 아닌 미국에서도 치즈하면 모차렐라를 제외하고는 가공치즈로 유명한 체다 베이스의 아메리칸 치즈를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고급화된 측면이 있어 자연 치즈 함량이 80% 이상 되거나 각종 첨가물을 최소화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치즈 함량이 낮은 저품질도 공존해서 잘 살펴 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공치즈의 대표주자가 노랗고 얇은 "아메리칸 치즈"이긴 하지만, 모든 미국산 치즈가 다 가공치즈인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외면받는 수준도 아니다. 특히 오랜 낙농업과 치즈 제조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위스콘신의 치즈는 최근들어 원산지 인증마크 사업까지 벌일 정도로 상당한 권위와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는 엄연한 특산품이다. 실제로 미국 역사를 보면, 영국에서 체다 치즈가 들어온 후, 미국에서 체다 치즈를 만들어서 영국까지 수출을 했고 영국에서는 이 치즈를 짝퉁 체다 치즈라는 의미에서 양키 체다나 아메리칸 체다라고 불렀다. 즉, 현재의 가공치즈가 나오기 전에 "아메리칸 치즈"는 미국산 자연 체다치즈를 의미했다.
그리고 진짜 치즈냐 아니냐를 떠나서 모차렐라 급으로 잘 녹고, 특유의 고소함과 지방맛이 있어서 핫도그, 치즈버거 등 요리에서 선택되는 치즈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햄버거의 경우 고급일수록 오히려 개성 강한 치즈가 소고기의 풍미를 덮을수 있어서 일부러 가공치즈를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고급 햄버거에서 용납되는 치즈는 아메리칸과 블루밖에 없다고 말하는 미식가들도 있으니 말 다했다. 해스턴 블루멘설도 “완벽한 햄버거” 제작중, 치즈는 고소함을 더하고 고기 위에 얹어서 육즙이 빵에 흡수되는걸 막는 용도라고 직접 가공치즈를 만들었다.
그리고 우유의 활용성이 모조치즈에 비해서 높고 대량으로 빠른 시일 내에 생산 가능하며 단백질 자체는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소화 잘되는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는 사실 자체는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군인을 위한 대량 군납, 구호품이나 각종 2차가공 제품에 들어가는 치즈 용도로서 활용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