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태평천하, 채만식, 가족의 붕괴, 풍자 소설

Jobs 9 2020. 6.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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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하여 세대 간의 가치관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한 대지주 집안이 붕괴되는 과정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수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 갈래 : 중편 소설, 풍자 소설
* 성격 : 풍자적, 반어적
* 배경 
① 시간 - 1930년대 후반
② 공간 - 서울의 어느 대지주 집안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일제 강점기 한 지주 집안의 세대 간 갈등과 이로 인한 가족의 붕괴
* 특징 
① 비유, 과장, 반어, 희화화 등을 통해 대상을 격하하고 독자의 웃음을 유발함.
② 일제 강점기를 태평천하로 믿는 윤 직원을 통해 당시의 현실을 풍자함.
③ 경어체를 사용하여 판소리 창자(唱者)와 같은 효과를 냄.
* 출전 : “조광”(1938)

 

어휘 풀이

* 장자 : 큰 부자를 점잖게 이르는 말.
* 빗밋이 : 비스듬히.
* 몸메 : ‘돈쭝’을 뜻하는 일본말. 한 돈가량 되는 무게. 28관은 대략 105kg. 600돈은 2.25kg임.
* 경망스럽다 : 행동이나 말이 가볍고 조심성 없는 데가 있다.
* 항투 : 항상 하는 말투. 인사치레로 하는 말투.
* 짯짯이 : 딱딱하고 깔깔한 성미로.
* 짜장 : 과연, 정말로.
* 경시청 : 일본에서 경찰 사무를 맡아보던 관청.
* 피검(被檢) : 수사 기관에 잡혀감.
* 지함 : 땅이 움푹 가라앉아 꺼짐.
* 영각 : 소가 길게 우는 소리.
* 참섭 : 어떤 일에 끼어들어 간섭함.
* 직분 : 재산을 나누어 줌.
* 면면상고 : 아무 말도 없이 서로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봄.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천하태평춘’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다가 단행본으로 출판되면서 ‘태평천하’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이 작품은 구한말(舊韓末)에서 개화기, 일제 강점기로 이어지는 우리 민족의 수난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일제 강점기의 대지주이자 고리대금업자인 윤 직원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의 부정적인 면모를 그려 냄으로써 당대 사회의 모순과 중산 계층의 부정적 인물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인물의 부정적 성격이 강할수록 희화적 풍자는 심해지는데, 윤 직원은 인색하고 탐욕스러운 인물일 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현실을 ‘태평천하’라고 여기는 등 역사의식을 지니지 못한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작가는 이렇게 주인공 윤 직원을 반어적이고 풍자적인 수법으로 묘사함으로써 식민 치하의 바람직한 가치관과 현실 대응 방식이 무엇인가를 암시하고 있다.

 

전체 줄거리

[발단] 윤 직원 영감은 인력거를 타고 와서는 그 삯을 깎으려 하고 나이 어린 기생을 데리고 다니면서도 인색하게만 군다.
[전개] 윤 직원 영감은 자신의 아버지가 구한말 시절에 화적들의 습격을 받아서 죽었던 집안의 내력을 가슴에 안고 일제의 권력과 결탁해 돈을 모으려고 한다.
[위기] 아들 창식은 노름으로 밤을 새며 가산을 탕진하고, 군수를 시키려던 손자 종수는 방탕한 생활에 빠져 많은 돈을 날린다.
[절정 · 결말]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고 있던 손자 ‘종학’이 사상 관계로 경시청에 피검(被檢)되었다는 전보를 받고 윤 직원은 이런 태평천하에 왜 종학이가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한다.

 

인물 소개

* 윤 직원 : 이 작품의 중심인물. 성격이 완고하고 독선적이며, 돈과 권력의 결탁을 통해 식민지 사회에 적응하는 처세술을 지닌 인물이다. 식민지 사회를'태평천하'로 바라보는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 윤창식 : 윤 직원의 아들. 개화기에 교육을 받은 세대지만 사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락에 빠진 무능한 부잣집 아들이다.
* 유종수 : 윤 직원의 큰손자로 부친 윤창식처럼 방탕한 인물로 그려진다.
* 윤종학 : 윤 직원의 둘째 손자. 작품 속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으나 윤 직원 집안의 붕괴를 촉진하는 인물. 윤 직원이 제일 믿는 인물이었지만, 그의 기대와는 달리 사상운동을 하는 식민지 지식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작품 연구

‘태평천하’의 표현상의 특징

경어체의 문장

‘~입니다’, ‘~습니다’ 등의 경어체는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면서 작중 인물에 대한 풍자 · 조롱을 극대화함.

서술자의 직접 개입

판소리 사설과 비슷한 문체로, 독자와 등장인물의 중간에 서서 인물과 사건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판단을 드러냄.

풍자적 수법

겉으로는 치켜세우지만 실제로는 격하시키는 반어적 표현으로 인물의 추악함을 드러냄.

‘진나라를 망할 자, 호’가 상징하는 것

진시황은 ‘호(胡)’가 진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랑캐(胡)가 자신을 망하게 할 것이라 생각해 만리장성을 쌓았다. 그러나 정작 진나라는 오랑캐 때문이 아니라 진시황의 아들인 ‘호해’ 때문에 망하게 된다. 이 구절을 사용한 것은 윤 직원 영감의 집안을 망하게 하는 것이 자손들임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전보’의 여러 가지 기능

윤창식이 들고 온 전보에는 종학이 사회주의 운동으로 검거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전보’를 중심으로 그것이 제시되기 전과 후의 작품 분위기가 상반되게 전환된다. 또한 ‘전보’는 내용상으로는 윤 직원 집안을 몰락으로 내몰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사실의 전달

윤종학이 검거되었음을 알림.

서사의 전개

사건 전개에 극적인 반전을 유도함.

인물의 제시

이 작품에서 유일한 긍정적 인물이지만 사상범인 까닭에 전면에 등장시키기 곤란한 종학을 간접적으로 제시함.

주제의 암시

윤 직원과 그의 집안의 몰락을 예고함.

 

판소리 사설 형식의 문체

이 작품에서 서술자는 단순히 사건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과 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평가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술자가 자신의 의견을 해설하면서 마치 판소리 창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서술자는 작품 내부의 세계와 독자의 중간에서 등장인물을 끊임없이 비꼬고 조롱한다. 이러한 풍자적 수법은 판소리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태평천하’의 작중 진행 시간

‘태평천하’의 이야기 시간은 하루 남짓이다. 윤 직원이 춘심이를 데리고 명창 대회 구경을 갔다가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윤 직원의 집안 내력과 윤 직원의 아들과 손자가 벌이는 행동이 몇 장면 소개되는 데까지가 하루이다. 다음 날, 손자 종학이 동경 경시청에 체포되었다는 전보가 날아들면서 윤 직원의 모든 기대가 무너지고 마침내는 처절한 절규를 하는 데서 소설은 끝난다. 중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중 시간이 짧다는 것은 그만큼 묘사가 세밀하고 사실적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가족사 소설

한 가족이 여러 대에 걸쳐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하는 소설로, 가족을 구성하는 각 성원들의 개인적 특징들이 역사적, 사회적인 발전 속에서 변모해 가는 모습을 그린다. 즉 가족의 변화를 통해서 역사의 변화를 조망하는 것이다.
우리 현대 문학에서는 1930년에 들어서 가족사 소설이 양산되기 시작하였다. 일제의 탄압이 극심해짐에 따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작가들은 자기 시대의 상황을 몇 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들의 삶의 변화와 관련지어 파악해 봄으로써 현실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모색한 것이다.

 

작가 소개 - 채만식(蔡萬植, 1902 ~ 1950)

소설가.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 1924년 단편 소설 ‘새길로’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300편에 가까운 소설과 희곡, 수필 등을 썼다. 소설을 통하여 당대 지식인의 고민과 약점을 풍자하고, 사회의 모순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레디메이드 인생’, ‘태평천하’, ‘미스터 방(方)’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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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 ‘삼대’/당시 세태를 그려 낸 가족사 소설

서울의 이름난 조씨 집안의 몰락 과정과 당시 청년들의 고민을 사실적인 수법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에 이르는 삼대의 이야기를 다루며 시대상을 잘 그려 냈다는 점에서 ‘태평천하’와 유사하다.

채만식, ‘치숙’/풍자적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 폐인이 된 지식인과 그를 비판하는 조카를 통해, 당시 지식인의 좌절을 그린 작품이다. 일제 강점하의 현실 순응적인 삶의 태도를 풍자적 수법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과 역사의식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 주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태평천하’와 유사점이 있다. 

‘대하(大河)’, 김남천

20세기 초 평안도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봉건 사회가 붕괴되고 초기 상업 자본주의가 태동하기 시작한 과도기적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동학 농민 운동 때 장사로 부를 축적하여 양반 행세를 하며 돈놀이로 한 마을을 좌지우지하게 된 박성권 집안을 중심으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과거의 행적만을 되뇌이며 몰락해 가는 박이균 집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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