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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정(鄭瓜亭), 정서, 고려속요, 충신연주지사

Jobs 9 2024. 4. 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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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정(鄭瓜亭)

원문
현대어 역
내 니믈 그리수와 우니다니
山 졉도ᇰ새 난 이슷ᄒᆞ요ᅌᅵ다
아니시며 거츠르신 들 아으
殘月曉星이 아ᄅᆞ시리ᅌᅵ다
넉시라도 니믄 ᄒᆞᆫᄃᆡ 녀져라 아으
벼기더시니 뉘러시니ᅌᅵᆺ가
過도 허믈도 千萬 업소ᅌᅵ다
ᄆᆞᆯ힛 마러신뎌
ᄉᆞ릇브뎌 아으
니미 나ᄅᆞᆯ ᄒᆞ마 니ᄌᆞ시니ᅌᅵᆺ가
아소 님하 도람 드르샤 괴오쇼셔
내 님을 그리워하여 울고 있으니
산 접동새와 내 신세가 비슷합니다.
(모함들이 사실이) 아니며 거짓인 줄을
잔월효성(지는 달 뜨는 별)이 아실 것입니다.
넋이라도 님과 함께하고 싶구나 아아
(내가 죄가 있다고) 우기시는 이가 누구입니까
잘못도 허물도 천만 없습니다.
모함에 지나지 않는 것을
서럽구나 아아
님이 나를 벌써 잊으셨습니까
아소 님아, 다시 들으시어 사랑해 주소서

현대어 풀이

(전강) 내, 님을 그리며 울고 지내더니
(중강) 산 접동새와 난 (처지가) 비슷합니다
(후강) (역모에 가담했다는 나에 대한 참소가 ) 옳지 않으며 거짓이라는 것을
(부엽) 잔월효성(殘月曉星 :지는 달 새벽 별)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대엽) 넋이라도 님을 함께 모시고(지내고) 싶어라.
(부엽) (내 죄를) 우기던 이, 그 누구입니까
(이엽) (나는) 잘못도 허물도 전혀 없습니다
(삼엽) 뭇 사람들의 참소하던 말입니다.
(사엽) 슬프구나!
(부엽) 님께서 나를 벌써 잊으셨나이까
(오엽)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아!) 님이여, 내 사연 들으시고 다시 사랑해 주소서

 

시어 풀이

이슷ᄒᆞ요ᅌᅵ다: 비슷합니다.

녀져라: 있고 싶어라.

ᄉᆞ릇브뎌: 슬프도다.

아소: 감탄사. 금기의 뜻.

도람: (마음을) 돌려, 도로, 돌이켜.

괴오쇼셔: 사랑해 주소서.

 

정과정(鄭瓜亭) 개관

 작가가 밝혀진 유일한 고려 가요이자 유배 문학의 효시로, 화자의 태도 면에서는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의 성격을 보이며 형태와 내용 면에서는 향가의 맥을 잇고 있는 작품이다.

* 갈래 : 고려속요, 향가계 고려 가요
* 성격 : 애상적
* 제재 : 임과의 이별
* 주제 :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절
* 특징 
① 형식 면에서 향가의 전통을 이음.
② 내용 면에서 신충의 ‘원가(怨歌)’와 통함.
③ 감정 이입을 통해 정서를 표현함.
* 의의 
① 고려 가요 중 작가가 밝혀진 유일한 작품
② 유배 문학의 효시
③ 향가의 잔영이 엿보임.
* 연대 : 고려 의종
* 출전 : “악학궤범”

 

짜임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국문으로 전하는 고려 가요 중 작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노래로, 고려 의종 때 문인 정서가 귀양지인 동래에서 임금의 소환을 기다리다가 소식이 없자, 자신의 결백을 밝히고 선처를 청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에 대한 참소가 거짓임을 말하면서 억울하고 원통한 심정과 임을 모시고 싶다는 충절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는데, 임을 그리워하며 울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접동새’라는 자연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이 노래는 충신연주지사로 사람들에게 널리 애송되었으며 궁중에서도 모두 익히도록 할 만큼 귀하게 여긴 고려 가요이다. 고려 가요 중 향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 작품으로 마지막 행의 ‘아소 님하’를 통해 형식 면에서 10구체 향가의 전통을 잇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감탄사의 위치가 바뀌고, 내용상의 격조가 떨어지는 등 향가 해체기의 특징도 반영되어 있다.

 

작품 연구

자연물에 대한 감정 이입

‘접동새’는 고전 시가에서 흔히 자규, 소쩍새, 귀촉도, 두견새 등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밤새 우는 소리로 인해 한(恨)과 고독함의 정서를 드러내는 상징물로 쓰인다.

 

10구체 향가의 전통을 잇는 향가계 여요로서의 특성

‘아소 님하’와 같은 여음구나 3단 구성은 이 작품이 향가계 여요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낙구에 감탄사가 있는 점이 10구체 향가와 같고, 형태상으로는 11행이지만 8행과 9행을 묶어 3단 구성으로 보면 10구체 향가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작품은 향가에서 고려 가요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형식의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의 시초로 불리는 ‘정과정’

이 노래는 오랫동안 귀양살이에서 풀려나지 못하는 자신의 억울한 심정과 왕에 대한 충정을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여성 화자의 마음에 빗대어 표현한 ‘충신연주지사’이다. 이처럼 외로운 신하의 처지가 된 남성 작가가 연인에게 버림받은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빌려 자신의 정한을 드러내는 ‘충신연주지사’의 전통은 ‘정과정’을 시작으로 하여 정철, 한용운 등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버림받은 신하와 버림받은 여인의 처지가 유사할 뿐만 아니라, 이별의 아픔이나 슬픔, 그로 인한 기다림의 정서를 드러내는 데에는 남성의 목소리보다는 여성의 목소리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러한 작품들이 생겨난 것이다.

 

〈‘충신연주지사’의 계보〉

‘만전춘별사’와 가사가 유사한 이유는?

고려 가요의 율격은 3 음보라는 점에서 민요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당시 서민 계층이 고려 가요를 즐겨 불렀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3 음보의 율격을 따르는 ‘정과정’의 일부분은 또 다른 고려 가요인 ‘만전춘별사’와 매우 유사하다. 고려 가요가 민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서가 당시 사람들 사이에 구전(口傳)되어 유행되던 민요의 곡이나 노랫말을 자신의 창작물에 첨가해서 지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정과정’의 창작 배경

정서는 역모에 가담했다는 죄명으로 동래(지금의 부산)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의종(毅宗)은 유배를 가 있으면 곧 다시 부르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유배지에서 아무리 자신을 부르기를 기다려도 임금의 소식이 없었으므로, 정서는 임금에게 자신의 억울함과 결백을 밝히고자 이 작품을 지었다고 한다. 정서가 스스로 호를 과정(瓜亭)이라 했기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이 노래를 ‘정과정’이라 이름 붙였다. 또 이 노래를 불렀던 곡조의 이름을 따서 ‘삼진작(三眞勺)’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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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 정서(鄭敍, ? ~ ?)

고려 중기의 문인. 호는 과정(瓜亭). 의종의 모친인 공예태후(恭睿太后) 동생의 남편으로 왕의 총애를 받았으며 문장이 뛰어났다. 1151년 김존중의 참소로 귀양을 떠날 때 왕(의종)으로부터 곧 다시 부르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정중부의 난으로 의종이 쫓겨난 20년 뒤에야 다시 관직에 등용되었다.

 

 



 Q  다음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내 니믈 그리수와 우니다니
山 졉도ᇰ새 난 이슷ᄒᆞ요ᅌᅵ다
아니시며 거츠르신 들 아으
殘月曉星이 아ᄅᆞ시리ᅌᅵ다
넉시라도 니믄 ᄒᆞᆫᄃᆡ 녀져라 아으
벼기더시니 뉘러시니ᅌᅵᆺ가
過도 허믈도 千萬 업소ᅌᅵ다
ᄆᆞᆯ힛 마러신뎌
ᄉᆞ릇브뎌 아으
니미 나ᄅᆞᆯ ᄒᆞ마 니ᄌᆞ시니ᅌᅵᆺ가
아소 님하 도람 드르샤 괴오쇼셔


①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② 천상의 존재를 통해 화자의 결백함을 나타내고 있다.
③ 설의적 표현을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부각하고 있다.
④ 큰 숫자를 활용하여 임을 향한 화자의 그리움을 강조하고 있다.

【해설】 정답 ④

정과정(鄭瓜亭)
 작가가 밝혀진 유일한 고려 가요이자 유배 문학의 효시로, 화자의 태도 면에서는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의 성격을 보이며 형태와 내용 면에서는 향가의 맥을 잇고 있는 작품이다.
* 갈래 : 고려속요, 향가계 고려 가요
* 성격 : 애상적
* 제재 : 임과의 이별
* 주제 :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절
* 특징 
① 형식 면에서 향가의 전통을 이음.
② 내용 면에서 신충의 ‘원가(怨歌)’와 통함.
③ 감정 이입을 통해 정서를 표현함.
* 의의 
① 고려 가요 중 작가가 밝혀진 유일한 작품
② 유배 문학의 효시
③ 향가의 잔영이 엿보임.
* 연대 : 고려 의종

① “산 졉동새 난 슷ᄒᆞ요ᅌᅵ다”에서 알 수 있다. 접동새는 한과 고독함의 표상인데, 화자는 접동새에 감정을 이입하여 유배된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② “잔월효성이 아ᄅᆞ시리ᅌᅵ다”에서 천지신명을 의미하는 ‘잔월효성’은 천상적 존재이다. 이를 통해 화자는 자신이 결백함을 호소하고 있다.

③ “벼기더시니 뉘러시니잇가[(내게 허물이 있다고) 우기던 이는 누구였습니까?]”에서 설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을 모함한 자들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 니미 나ᄅᆞᆯ ᄒᆞ마 니ᄌᆞ시니ᅌᅵᆺ가(임께서 나를 벌써 잊으셨습니까?)”에서 설의적 표현으로 자신을 잊은 듯한 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④ “과도 허믈도 천만 업소이다”에 큰 숫자인 ‘천만’이 나온다. 그러나 이 구절은 (자신에겐) 잘못이나 허물이 없다는 말로, 이를 통해 화자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지, 그리움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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