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화 이론(objectification theory)은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여성이 겪는 삶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바라 프레드릭슨과 토미-안 로버츠가 1997년에 제안한 분석틀(framework)이다.
대상화 이론에 의하면 소녀와 성인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를 내제적 관찰자 관점에서 바라보는대에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스스로의 신체에 대한 습관적 감시(monitoring)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여성들이 부끄러움 또는 불안감을 느끼게 만드는 동시에 몰입을 방해하고 신체 내적 상태에 대한 인식을 저하시킨다. 저자들은 또한 우울감, 성 장애, 섭식 장애 등 유독 여성들이 더 많이 겪는 다양한 정신 질환들의 일부 원인이 성적 대상화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1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여 바라보는 시선
대상화 이론은 세 가지의 서로 연관된 영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는 시선(objectifying gaze)이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
실질적인 인간 관계에서의 시선: 사람들은 남성에 비해 여성을 더 많이 주시하며, 특히 여성이 남성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경우에 비해 남성이 여성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으며, 남성의 그러한 시선은 종종 해당 여성을 성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동반한다.
시각적 매체에서 인간 관계를 묘사하는 시선: TV나 잡지 등 각종 시각적 매체에서 인간 관계를 묘사하는 상황에도 편향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일레로 다양한 광고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을 주시하는 모습이 그 반대의 모습에 비해 훨씬 빈번하게 묘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청자 혹은 독자의 시점과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여성의 신체 혹은 신체 일부를 묘사하는 구도: 가장 교활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대상화 시선은 마치 시청자 혹은 독자가 직접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 방식으로 여성의 신체를 잡아내는 구도이다. 포르노 뿐 아니라 주류 영화, 시각 예술, 광고, 티비쇼, 뮤직 비디오, 여성지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시선은 인종차별적 편견과 결합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흑인 여성은 성적 대상이자 짐슴의 이미지로 묘사되는 식이다.
2 여성에 대한 차별적 대상화 시선은 왜 존재하는가
바바라 프레드릭슨과 토미-안 로버츠는 남성 이성애중심성이 여성에 대한 대상화 시선으로 이어지는 이유에 대한 기존의 여러 분석들을 간략히 소개한다.
진화심리학적 분석에 따르면 여성의 신체적 매력은 재생산 가치(reproductive value)에 대한 간접적 지표라는 점에서 남성의 짝 선택(mate selection)에 있어서 여성의 신체 매력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들의 신체를 면밀히 살피려는 경향을 보인다.
가부장제를 만들고 유지하고 표출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는 문화적 관습이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3 자기 대상화(self-objectification)
타인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적 대상화되는 문화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그러한 시선들을 내제화(internalize)하며, 그 결과 자기 스스로를 대상화하여 바라보는 자기 대상화(self-objectification)를 하게 된다. 저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여성들은 스스로를 다른 이들에 의해 평가받는 대상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되며 스스로의 신체를 습관적으로 감시한다.
스스로에 대한 습관적 감시는 여성의 지적 활동 및 일상 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